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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그 중심에는 산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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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레인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저자다. 그의 『미토콘드리아』와 『생명의 도약』은 진화학 교과서로도 최상위급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통속적인 진화학이 아니라 분자생물학, 생화학 등을 모두 포괄하는 지적인 수준에서 가장 고급의 진화학에 관한 책들이다. 이 책, 『산소』는 『미토콘드리아』나 『생명의 도약』보다 먼저 낸 닉 레인의 첫번째 저서다. 이 안타깝게도 순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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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레인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저자다.

그의 『미토콘드리아』와 『생명의 도약』은 진화학 교과서로도 최상위급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통속적인 진화학이 아니라 분자생물학, 생화학 등을 모두 포괄하는 지적인 수준에서 가장 고급의 진화학에 관한 책들이다.

, 『산소』는 『미토콘드리아』나 『생명의 도약』보다 먼저 레인의 첫번째 저서다. 안타깝게도 순진한 제목의 책은 전부터 절판 중이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제목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해봤어야 했다. 『미토콘드리아』라는 제목도 단순하기는 마찬가지지만 산소 미토콘드리아라는 제목의 순진함은 조금 류가 다른 하다(적어도 2009년에 나온 『미토콘드리아』는 아직 절판이 되지 않았다).

 

『산소』는 지구의 생명의 역사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미토콘드리아』나 『생명의 도약』와 비슷한 책이다. 그러나 『미토콘드리아』가 미토콘드리아를 중심으로 생명의 역사를 다루었고, 『생명의 도약』이 생명의 역사를 단계별로 구분 지어 다룬 반면 『산소』에서는 그대로 산소 중심이다. 사실은 산소와 관련해서 생명체에서 산소와 가장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이 미토콘드리아이긴 하다. 그래서 내용들이 많이 연결될 밖에는 없다.

 

우리가 산소라는 것을 떠올렸을 드는 생각은 여러가지다. 그것은 모순되기도 하는데, 이를테면 배우 이영애가 처음 등장했을 (광고 문구였던) ‘산소 같은 여자라는 표현과 산소 노폐물을 없애기 위한 항산화제선전은 완벽히 산소를 향한 정반대의 시선이 담겨져 있다. 어느 쪽은 산소가 깨끗하고, 생명의 원천으로 여겨지는가 하면, 다른 쪽에서는 산소가 노화의 원인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그런데, 책의 핵심은 바로 그것이다. 산소가 그런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의 생명체가 탄생하는데, 진핵생물이 진화하고, 다세포생물이 진화하고, 그리고 인간과 같은 의식을 가진 동물이 진화를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물질이 바로 산소이다. 하지만 산소를 이용한 호흡에는 필수불가력하게 자유 라디칼과 같은 물질이 나올 밖에 없고, 그것이 노화와 죽음의 원인이라는 이론이 있고, 실험 데이터도 많다.

 

레인은 바로 지구와 생명의 탄생과 진화를 산소의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다. 사실 산소와 거의 연결되지 않을 듯한 장면도 있다. 그러나 그것도 어찌 되었든 산소와 관련을 맺고 있다는 것을 책은 증명하고 있다. 또한 책은 우리가 지구의 초기 생명 진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지구의 생명이 탄생과 진화에서 교과서적인 설명은 산소가 없는 대기 조건에서 무기호흡을 하는 단세포 생물이 출현하고, 이후에 광합성을 하는 생명체가 진화한 대기상에 산소가 증가(광합성을 통해 산소가 부산물로 나오니까)하고, 산소를 이용하는 생명체가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책에서는 이런 설명이 논리적이기는 하지만 이에 반하는 (설득력 있는) 데이터를 제시하고 있다. 요점은 산소는 처음부터 생명에게 중요한 요소였다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항산화제의 효용성을 극히 의심하고 있다. 산소 대사의 노폐물(산화 물질) 병을 일으키고 노화를 일으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항산화제는 별로 효용이 없다고 하는 이율배반적인 아닌가 싶지만, 자유 라디칼 같은 산소 대사의 노폐물, 혹은 중간 산물의 역할을 너무 단순하게 파악하고 있고, 항산화제라고 하는 것이 이용되는 메커니즘에 대해서도 모르는 상황에서 돈벌이 수단으로만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생명의 모든 물질과 작용이 가지 면만 있는 아닌데, 과학자들도 그렇거니와 사업가들의 경우는 더욱더 한쪽 면만을 보고 과장해서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미래의 의학이 나아갈 바를 제시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지금도 유행하고 있는 개인 맞춤형 의학(personalized medicine)이 오히려 해답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보편적인 메커니즘에 대한 탐구와 진화적 설명에 대한 이해가 더 타당하고 가능성 있다고 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2015. 4)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n*****m 2015.11.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