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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중국에 갔다가 우연히 중국 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실크로드' 패키지 여행에 묻어간 적이 있다. 평소 꼭 걸어보고 싶던 길이기도 하고, 패키지로 가면 여행이 좀 수월할 것 같기도 해서 별 생각 없이 따라갔던 것인데, 우루무치에서 베이징으로 돌아오는 내내 다시는 패키지 여행은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워낙에 가고 싶어했던 곳이라 코스에는 별 불만이 없었으나, 중간중간 여행사와 연계된 상점에서 불필요한 시간을 보내야 했고, 또 가이드의 역량에 의해 여행의 즐거움이 상당 부분 가감되었기 때문이다(코스가 길어 가이드가 중간에 교체되었는데, 후반부의 가이드는 정말 형편없었다!).
이후 나는 항상 '나만의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를 정하고, 휴가 기간에 맞는 일정을 짜고, 예산을 세우고, 발품을 팔아 할인 항공권을 구하고, 가이드북과 인터넷을 통해 이것저것 정보를 구하고... 그렇게 하자 내 맘 내키는 대로 머물고 또 떠날 수 있어 길 위에서의 시간은 늘 행복으로 채워졌다. 옆에서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사라고 압박을 가하는 사람도 없으니 얼마나 좋은가.
그런데 계속 '나만의 여행'이 되풀이되자 슬슬 준비할 게 너무 많고 복잡하다는 생각이 고개를 들었다(난 소심쟁이에다 완벽주의적인 성격 탓에, 막상 여행을 떠나면 늘 변수가 생기게 마련이건만, 아무리 짧은 여행일지라도 여행지에 대한 모든 지식을 마스터하고 떠나야 된다는 생각에서 이것저것 준비하는 게 너무 많다 ^^;;). 한 달 이상도 아니고 길어야 일주일뿐인 시간을 위해 몇 달씩 준비한다는 게 말이 되냔 말이다(물론 여행을 떠난다는 생각에 대부분 좋아라 하지만).
그래서 가끔 내가 목적지만 정하고 누군가 나 대신 휴가 여행 계획을 세워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하곤 하는데, 얼마 전 뜻하지 않게 그런 이를 만났다. 스스로를 '여행 중독자'라 칭하는 한 언니가 일 년에 한 번 있는 휴가 기간에 쌈박하게 여행할 수 있는 비법들을 모조리 <넌, 이번 휴가 어디로 가?>라는 책에서 친절하게 이야기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이놈의 회사 당장 때려치워야지 하다가도 달콤한 며칠의 휴가와 그 휴가 기간에 어딘가로 떠날 생각에 주춤하는 직장인들에게, 더욱이 여행 준비에 지친 나 같은 이에게 정말이지 금쪽같은 구원자가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이 책은 우선 소개하고 있는 여행지부터 색다르다. 베트남·캄보디아, 시베리아, 태국북부트레킹, 인도네시아와 족자카르타, 규슈 이렇게 다섯 곳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들에게는 우리가 기존에 떠났던 여행지들과는 다른 생소함(신선함)이 있다. 그리고 직장인에게 허용된 한정된 시간(6~8일)에 여행지를 속속들이 느껴볼 수 있도록 지역별 즐길거리와 먹거리, 심지어 선물로 사 오면 좋을 것들까지 세심하게 알려주고 있어 그 어떤 가이드북도 부럽지 않다. 특히 '이 책을 보는 법'에 쓰여 있듯, 각 나라별로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해 얼마 만에, 얼마만큼의 비용을 들여 여행을 했는지 먼저 'schedule'에 대강의 지도를 그린 다음, 'look inside'에서 생생한 이야기들을 쫙~ 풀어놓고, 마지막으로 'tip alive'에서 몇 가지 알짜정보를 제공하는 구성에 짝짝짝 박수 세 번 쳐주고 싶다.
그러면서도 '과거를 공부하고, 현재를 느끼며, 미래를 내다보는' 저자 특유의 여행관과 소회, 여행지에서 겪은 재미난 에피소드가 그 여행지의 문화와 역사까지 더듬어볼 수 있게 해주고 있으니 읽는 글맛까지 느껴진다.
이런 알찬 구성과 내용만으로도 저절로 손이 가는 책인데, 페이지 수에 어울리지 않게 가격까지 저렴하니(요즘 다른 여행서들 넘넘 비싸다 ㅠㅠ) 아! 정말 감동이다.
올 휴가 계획 이 책 덕분에 벌써 다 세웠네. 앗싸~! [인상깊은구절]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감동이다. 앙코르를 보고 나는 감동했고, 크게 변했다. 무엇이 변했냐고 구체적으로 물으면 뭔가 꼬집어 내지는 못하겠지만, 나의 여행과 인생에 크고 작은 변화들이 일어났다. 세상에 대한 관심의 폭도 커졌고, 공부에 대한 욕심도 많아졌다. 지금까지 '피부로 느끼는 문화 체험'에서 '과거를 공부하고 현재를 느끼며 미래를 내다보는 여행'으로 내가 지향하는 여행이 달라졌다. |
| 여행은 준비할 때가 가장 설레고 즐겁다!!!! 직장인이든 학생이든 주부든 휴가와 방학을 위해 1년을 산다 해도 과언이 아닐게다. 매년 휴가를 다녀오고 나면 또 내년 여름을 바라보며 열심히 뛴다. 그러나, 모처럼의 멋진 외국여행이 계획대로 되지 않아 망가질 때의 심정이란.... 이 책은 시간 별로 없고, 예산도 넉넉친 않은, 그러나 늘 여행과 이국을 동경하는 이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여행서적을 즐겨보고 여름이면 여행관련 인터넷을 뒤지느라 눈이 빨개지는데 이 책은 여타의 책들과 비교하여 실용과 재미면에서 가장 탁월하다. 많지도 않고 딱 5개의 챕터로 베트남/캄보디아, 시베리아, 태국 트래킹, 발리/족자카르타, 규슈로 나누어져 이 5 지역은 다른 거 필요없이 이 책만 덜렁 들고 가면 될 정도로 재미있고 자세히 안내가 잘 되어 있다. 좋은 점은 이 지역 관련 전문가, 사이트, 서적까지 나와있어 다른 걸 뒤져볼 필요가 없다. 특히 마음을 끈 점은 몇가지는 여행기자가 쓴 책이라 그런지 글이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고 사진과 안내가 깔끔하여 조잡하지 않고 보기 좋은 점. 요긴하고 짭잘한 인포메이션이 많다는 점이다. 위의 5 지역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한번 읽어보고 가시길. 내 생각인데 이런식으로 유럽의 작은 나라나 중국 도시들, 남미국가 등도 만들면 참 좋을거 같은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