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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을 통해 간혹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선 안에서 체력을 단련하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우주비행사들은 왜 우주선 안에서 체력을 단련하는 것일까? 체력단련이 가능할 정도로 우주선도 지상처럼 평화롭고 일상적인 곳이라는 걸 연출하려는 것일까? 그건 아니다. 사실 우주비행사들에게 있어 체력 단련은 생존의 문제이다. 인간의 몸은 매우 약해서 단 1-2주의 우주비행만으로도 근육을 퇴화시킨다. 수년 간 체력적으로 준비해온 우주비행사들도 사정이 그렇다면 노인들은 어떨지 생각해볼 문제이다. 수명이 연장된다는 것은 왕성한 청년기보다는 병약한 노년기가 더 연장된다는 의미이다. 아무리 의학기술이 발달한다 하더라도 노년기는 각종 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노년기에는 우리가 아는 모든 질환들의 발병 확률이 높아질 뿐 아니라 운동이 조금만 부족해도 근육이 쉽게 퇴화되어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고 침대 생활을 하게 될 위험도 매우 커진다. 따라서 고령 인구가 많은 사회에서는 의료비 지출이 당연히 많아진다. 그런데 사회가 노인의료비를 부담해야 하는 실질적이고도 정치적인 이유들이 분명 존재하며, 그로 인해 사회의 재정적, 정서적 스트레스가 증가될 뿐 아니라 나아가 세대간 균열이 초래될 수도 있다. 미국에서 메디케어(Medicare)가 도입된 것도 같은 맥락이지만, 일본에서 노인 무상 의료가 제공된 것도 노인층이 여러 측면에서 중요한 계층이 되었기 때문이다. 고령화에 현명하게 대비하는 것은 단순히 통계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 자체의 존립에 대한 문제가 되었다. 이 책은 2001-2002년 동안 저자가 일본 니가타 현 야마토마치에 머물면서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쓴 글이다. 저자의 직접 경험, 인터뷰, 신문 기사, 그리고 기존 연구들을 적절하게 섞어서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직접 경험과 인터뷰 내용을 인용한 부분은 매우 절절하다. 체험에서 느낀 감상을 기본 뼈대로 하고 있고(2장), 고령화의 사회적 문제(1장)와 고령화로 인한 일본의 연금, 재정, 의료 등의 문제(3장)를 별도로 다루고 있다. 그다지 분석적인 글은 아니라서 쉽게 읽힌다. 이미 10년 전에 쓰인 책이지만, 이미 오래 전에 고령화를 경험하면서 이에 대비해 온 일본의 경험은 고령화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는 우리 나라에 여러모로 시사점을 준다. 특히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야마토마치는 일본 내에서도 많은 복지 관련 담당자들이 모범 사례로 꼽고 공부할 정도여서 배울 점이 많다. 야마토마치의 성공은 30여 년 전부터 운동권 출신 의사 세 명(구로이와, 사이토, 곤다이라)이 지역공동체와 함께 꾸준히 노력해 온 결과다. 1970년대 들어 전공투로 대변되는 일본 학생운동은 철저히 몰락했지만 이들 세 명의 의사 같은 사회운동가들을 낳았으니 열매가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야마토마치는 신칸센이 연결되기 전까지 철저히 고립된 농촌 지역이었다. 노인 인구가 전국 평균을 훨씬 상회한다. 여름엔 찌는 듯 덥고 겨울에는 폭설이 내려 마을이 고립된다. 겨울에 노인들이 할 일이라고는 술을 마시는 것밖에 없다. 이 때문에 당시에 야마토마치에는 뇌졸중 같은 노인성 질환으로 누워 지내는 와상(네타키리) 노인이 많았다. 그렇지만 가족들은 농사일에 바빠 실질적인 수발을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들 세 명의 의사는 식습관 개선 교육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종합병원∙검진센터∙재택개호센터를 신축하였을 뿐더러 이 모든 프로그램들을 한 데 연결하여 의료∙복지∙보건을 통합하고, 무의탁 노인을 위한 특별양호노인홈을 신축하였다. 이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재택개호 시스템이다. 재택개호란 “시설개호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노인 혼자거나 노부부가 사는 세대, 또는 자녀와 동거를 하더라도 맞벌이 등으로 낮 동안 노인을 돌볼 사람이 없는 가정에 간호사나 홈헬퍼가 방문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간호, 개호, 가사지원 서비스 등으로 구성된다. 재택개호는 의료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노인의 존엄을 존중한다는 의미도 있다. 잘 훈련받은 홈헬퍼들이 정기적으로 집으로 찾아가 노인을 수발함으로써 동거자녀들은 마음 놓고 직장에 다닐 수 있고 독거노인들은 집에서 지내면서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다. 훗날 일본 내에서 재택개호가 제도화되기 훨씬 전부터 야마토마치에서는 이를 자발적으로 시행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재택개호는 노인뿐 아니라 자녀들에게도 큰 혜택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수명 연장으로 자녀들의 부모 수발 기간이 늘어나면서 수발로 인한 가정 내 불화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다. 특히 며느리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말할 것도 없고 그로 인한 부부간 갈등, 부모-자식간 갈등, 노인 부부간 갈등 등이 이혼, 자살 및 타살로 이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때문에 ‘돈으로 산 서비스가 마지못해 하는 자식의 보살핌보다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재택개호를 제도화하는 데에는 ‘효’의 문제와 관련하여 약간의 문화적 저항도 있었지만, 재택개호 덕분에 가족 간병인은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덜고 직업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재택개호는 의료비 절감 효과도 있다. 일본은 1972년 ‘복지 원년’을 선포하면서 노인 의료비를 무료화(이후 약간 유료화)했기 때문에 이른바 ‘사회적 입원’이라는 것이 문제가 되었다. ‘사회적 입원’이란 큰 질환이 없는데도 병원에 장기 입원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노인들로서는 집에서 혼자 사는 것보다 입원하는 것이 훨씬 지불하는 (경제적)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거동이 점점 불편해지는데 돌봐줄 가족이 없을 경우 입원을 할 정도로 큰 질환이 없더라도 병원에 입원하는 편을 택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의료보험 재정난과 병상 부족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였다. 재택개호 시스템은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매우 효과적인 해결책이었다. 야마토마치에서 자발적으로 도입된 재택개호 시스템의 성과를 교훈으로 일본에서는 2000년부터 공적개호보험이 실행되었다. 한국에서도 2008년 7월부터 장기요양보험이 실시되어 피보험자에게 일본의 재택개호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한국과 일본의 경제 시스템, 경제력, 행정 체계, 보험 체계 등등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이 두 보험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중요한 것은 제도를 얼마나 실효성 있게 실천하느냐이다. 제도, 조직, 인력이 고루 갖추어지지 않으면 시스템은 실패하기 쉽다. 재택개호 시스템을 위해서는 인력(홈헬퍼) 양성과 모니터링이 중요하다. 한국의 경우는 직접 지켜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캘리포니아에 있는 In-Home Supportive Services(일본 재택개호의 가사 파트에 해당)와 Home Care(일본 재택개호의 간호 파트에 해당하는 단기 재활 서비스)의 경우, 그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세금만 축내는 시스템이라는 부정적인 평가(서비스 시간과 내용 부풀리기를 통한 과다청구, 서비스 제공자의 무능력, 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사기와 도둑질 등)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홈헬퍼에 대한 훈련과 철저한 모니터링과 아울러 노인들을 위한 복지 시스템이나 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미래 사회에 대해 디스토피아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기계문명이 가져올 파괴적 영향력이나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대재앙을 우려하지만, 디스토피아는 우리가 오랫동안 무시했던 기본 중의 기본인 인구 문제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다분히 커지고 있다. 고령화와 저출산은 한국과 일본이 공통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현상이다. 한국은 2000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7% 이상인 ‘고령화사회’에 도달했고, 2019년에는 같은 연령층 인구가 14% 이상인 ‘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 2025년이면 인구 세 명 중 한 명이 65세 이상 고령자가 될 것이다. 현역세대 2명이 노인 한 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뜻이다. 노인 인구 증가와 그로 인한 부양 부담은 가족과 지역사회의 문제를 넘어 국가적 문제로까지 확대된다. 최근 일본에서는 세금 부담을 꺼리는 현역세대가 비공식 경제부문으로 흘러들어가는 경향이 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국가 세입이 줄고 복지 예산 편성이 어려워진다. 늘어가는 세금 부담과 복지 비용 지출자-수혜자의 불일치는 나아가 세대간 대립의 촉매제가 될 가능성도 크다. 이번 한국 대선에서도 당락을 결정한 것은 연령대별 인구분포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세대간 이해관계가 점점 상충한다면 머지않아 보수 대 진보를 대신해 노인 대 청년의 대결 구도가 형성될 것이다. 야마토마치의 성공에서 아주 사소한 교훈이라도 얻어낼 수 있다면 우리는 인구 문제로 인한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유토피아 쪽으로 조금이라도 옮길 수 있는 동력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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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만장하던 사람들도 대략 35세를 넘어가면 늙음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하는듯하다. 우연히 책제목을 보게 되었는데 왠지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하에 읽었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고도 유용한 정보가 가득했다. 개인적으로 이론을 떠들어대는 것보다 현장의 분위기가 전달되면서 이를 적절한 통찰력으로 분석하는 종류의 글을 좋아하는데 이 책은 정말 새로운 내용과 적절한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사회는 늘 후발주자라고 불리워지는데 일본을 보면 그 문제점을 미리 깨달아 여러가지 보완을 할 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이다. 야마토마치에서 만난 노인복지이야기는 사회복지사나 정부관련자들 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늙음에 대핸 이런저런 준비중에 꼭 필수적으로 들어가야할 정보인듯하다.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것이라면 미리 예견하고 준비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일것이다. 저자와 만나보고 싶을 정도로 이런저런 이야기거리, 생각해볼 거리, 진정한 노인부양과 효도에 대해 생각해볼 거리들이 넘치는 책이다. 이런 책을 만나면 정말 행복하다. 좋은 다큐멘터리 한편 보는 것같다. 그만큼 현장감이 있는 책으로 느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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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고령화율이 1970년 7%, 1994년 14%로서 우리 나라가 향후 고령화 사회에 대처하기 위한 사회정책 모델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