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친구와 술 한 잔 하고 카페에 갔습니다. 한참 옛 얘기에 열을 올릴 무렵, 이 음반의 세번째 곡, chega de saudade(no more blues)가 흘러 나오더군요. 나름대로 음악 좀 듣는다고 자부하던 우리는 바로 토론에 돌입했습니다. 마일즈 데이비스처럼 쿨한 트럼펫이네, 하지만 그 이는 아니고. 안토니우 까를로스 호빙의 느낌은 그대로이지만 참으로 모던하네, 도대체 누구일까(4번째 곡인 Insensatez(How Insensitive)를 들으면서)... 느끼함(?)이 없는 걸로 봐서는 유럽 출신 아티스트가 분명한데, 그럼 틸 브뢰너? 하지만 사이드맨의 이토록 정석적인 연주는 도대체??? 실례를 무릅 쓰고 연주 도중에 이 음반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카페 주인에게 물었습니다. 메모지에 적힌 이름은 도대체가 생소한 두스코 고이코비치. 나중에사 확인한 앨범 타이틀은 '바다의 삼바'. 여름 끝에 만난 깔끔하고도 깊이 있는 삼바(보사 노바라 해도 좋고요) 앨범에 우리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고이코비치의 오리지널로 시작해 호빙과 브라질풍의 바흐 5번 등으로 이어지는 곡 순서도 참 좋고요. 포터블 CDP에 자체 앰프가 달려 있는 싸구려 중국산 5.1 스피커 시스템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깔끔한 사운드는 예술입니다. 18인치 베이스 드럼 소리가 이토록 분명하고도 가슴 울리게 들리는 녹음은 그야말로 오래간만입니다(특히 첫 두 곡에서). 적절하게 등장하는 기타와 베이스도 아티스트의 무게감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뭔가 새로운 시도로 차별성을 확보하려는 시류에 과감히 정통을 부르짖는 이 4명의 아티스트에게 기립 박수를 보내고 싶은 마음입니다. 음악만큼이나 깔끔한 재킷 내지를 보니 고이코비치는 올해로 환갑이더군요. 90 넘어까지 너무나 멋진 연주를 들려 주었던 Doc Cheatham처럼 좋은 음악 계속 발표하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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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에 누워 채널을 마구 돌리다가 괜찮은 음악소리에 채널을 고정하게 된 곳이 EBS였지요. 두스코 고이코비치를 초청 음악회였습니다. 음악도 두스코 할배도 유쾌한 것이 꽤나 마음에 들어 음반을 구매해 보았지요.
들으면서 느낀건 참 이 나라 사람들은 낙천적이구나하는 거였습니다.
극동 아시아 사람들로서는 넘모기 힘든 삶에 대한 낙천성 바닥에 깔려있다고나 할까요. 유연하면서도 힘이 있습니다.
삶이란건 아둥바둥 계획하고, 극복하고, 성취하고 일등하고 뭐 그런데에만 쓰라고 있는게 아니란다.
매일매일 사소하고도 신나게, '나는 참 내 인생이 맘에 들어' 뭐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사는 건 어떠냔말이지.
라고 얘기하는 듯한 두스코 할배 트럼펫 소리에 궁둥이가 들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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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가끔 기분이 쳐지면 침대에 배를 깔고 발을 쳐들고 발바닥으로 박자를 맞춰가며 한참 듣다 보면 어느새 온몸을 리듬에 맡기고 기분마저 하늘로 떠오르게 하는 음악이 있다. 그건 보사 노바.
아주 쉽게 노래를 부르던 Gilberto 부부부터 시작해서 Stan Getz, Antonio Carlos Jobim 등 웬만한 대표앨범은 갖고 듣고 있던 참에, 우연히 남의 블로그에서 이 앨범에 수록된 곡을 듣고는 뭔가 해서 찾아나섰다.
Samba do Mar. 불어를 배운 덕에 대강 비슷하게 해석하기로는 [바다의 삼바]. 평생 녹색 계통의 색조를 좋아해 본 적은 없는데 작년말부터 끌리기 시작했는데, 우연히도 이 앨범타이틀 색조는 에메랄드보다는 조금 어두운, 마음을 끌기 시작했다. 연휴 전날 책을 들고 누워 90도 각도를 보다가 이 CD를 넣고 플레이시켰다. 배경음악으로 삼으려고. 근데, 와우! 내 평생 이렇게 한순간에 끌린 건 그리 흔지 않는데. 바로 책은 접고 음악에 젖어들었다. 말그래도 젖어들었다.
이 앨범은 그동안 관심있었던 CD들 중에 끼어 산 것이라 사전 정보가 없었는데, 중간쯤 Antonio Carlos Jobim은 확실히 알 수 있었는데 궁금해서 펴보니..역시나 유럽정서의 멜로디 (댄스음악도 꼭 비트보다는 멜로디가 더 주로 나와 내 정서에는 더 맞는다)였으며, 트럼펫 연주자는 두스코 고이코비치. 흰머리의 깔끔한, 어쩌면 조금은 차갑게 보이는 북유럽인이다. 이를 받쳐주는 기타 리듬은 비르투오소 페렝 스넷버거. 베이스에 마르틴 야코노비스키, 드럼엔 재로드 캐그윈까지 4명의 연주는 두스코 고이코비치가 작곡한 곡들에서부터 세르지오 미하노비치의 바로크곡, 안토니오 까를로스 조빔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 정말 거품을 물고 권하고 싶은, 아니 사실은 나만 몰래 듣고 싶기도 하지만 - 그런 앨범이다.
p.s: 맨처음부터 그랬는지, 내 부주의였는지 모르지만 플라스틱 CD커버 아래가 깨졌다. 정말 가슴이 아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