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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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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라는 책을 읽었는데, '거꾸로 된 세상'이 어떤 세상이었는지 벌써 까먹어버린 느낌이다. 내가 거꾸로 된 세상에서 잘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는 모양이다.  80년대말 한참 '거꾸로'라는 말이 유행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시절, 이 세상은 거꾸로 보지 않으면 제대로 볼 수 없어서 그랬었겠지. 아니, 지금은 거꾸로 서지 않아도 제대로 보이나? 도대체가 술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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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라는 책을 읽었는데, '거꾸로 된 세상'이 어떤 세상이었는지 벌써 까먹어버린 느낌이다. 내가 거꾸로 된 세상에서 잘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는 모양이다.  80년대말 한참 '거꾸로'라는 말이 유행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시절, 이 세상은 거꾸로 보지 않으면 제대로 볼 수 없어서 그랬었겠지. 아니, 지금은 거꾸로 서지 않아도 제대로 보이나? 도대체가 술취한 놈마냥 세상이 빙글빙글 돌기만 할 뿐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내 눈이 결코 맑아지질 않는다. 어쩌면 좋겠냐고! 나는 먹고 살기 위해, 세상에서 매장되지 않는 사회성을 가진 인간으로 지내기 위해 바쁘게 정신없이 이러저러한 일에 신경쓰는 와중에 조금씩 갉아먹듯 이 책을 읽었다. 한참을 읽다가 문득, 예전같으면 거꾸로 서야 제대로 보였던 세상이 왜 지금은 내가 바로 서 있다고 느끼는대도 제대로 보이지? 라는 생각을 했다. 똑바로 서서 바라보는 세상의 모습이 이런데 왜 나는 비틀거리거나 어지럼증조차 없이 살아가고 있는걸까?그 생각이 든 순간 이 책을 재미있게만 읽을수가 없었다. 세상만 거꾸로 된 줄 알았는데 나 역시 거꾸로 된것만 같았다. 슬프구나... 통계수치에 위장되어버린 세상, 관점에 파묻혀 포장된 세상, 말로 인해 달라져 버린 세상.... 우리가 사는 곳이 바로 그렇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힘 센 녀석이 자기 맘대로 지구의 한 쪽에 막대를 푹 꽂고 그 막대선을 중심으로 지구는 돈다, 라고 말하는 어지러운 세상인 것 같다. 거꾸로 된 세상에서 과학은 이미 가치중립적이라는 말의 적용조차 해당되지 않는 가진자들의 변명을 위한 정당성의 시녀일 뿐이다.힘 센 녀석이 낮에 살고 있으면 세상은 낮이 되어버리는 것이고, 크리스마스는 예수와 상관없이 언제나 하얀 눈이 내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어야 멋있는 것이 되는 것이다.
r***2 2006.12.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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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 - 아두아르도 갈레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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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레아노의 문장은, 이건 마치 부드러운 봄바람처럼 상쾌하고 분명하지만 그 속에 잘디잔 면도날 파편이 들어있는 것 같아, 피부를 베이고, 망막이 찢기고, 코가 잘리고, 입술이 저며지고 영혼이 칼바람에 위협을 당해, 그러나 결국 가장 크게 당하는 건 영혼이다. 왜냐하면, 갈레아노가 말하는 건 환한 대낮에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 말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에, 그러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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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레아노의 문장은, 이건 마치 부드러운 봄바람처럼 상쾌하고 분명하지만 그 속에 잘디잔 면도날 파편이 들어있는 것 같아, 피부를 베이고, 망막이 찢기고, 코가 잘리고, 입술이 저며지고 영혼이 칼바람에 위협을 당해, 그러나 결국 가장 크게 당하는 건 영혼이다. 왜냐하면, 갈레아노가 말하는 건 환한 대낮에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 말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에, 그러나 그 ‘사실’을 알게 된다는 건 생명 가진 자로서 반드시 느껴야만 하는 고통과 슬픔과 모멸과 허무를 견뎌야한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에. 서글프고 사무치지만, 이 책을 읽은 이후 우리의 세계는 이전과 많이 달라진 것이 돼버릴 것이기에, 이 책을 읽는 경험 이전과 이후가 너무나 거대한 간극을 가지고 있기에, 이 책은 반드시 널리 읽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 읽은 책 중에서 손꼽힐만한 책이다. 세계를 알기 위한 지침서로 청소년들에게 선물해주고 싶은 책이다. 주먹을 쥐어가면서 읽고 이 세계가 어떠한지에 대해서 분명히 알아주길 간절히 바란다.
n******s 2005.05.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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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갑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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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두아르도 갈레아노'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장 많이 한 행동은 바로 '한숨쉬기'였다.강대국과 일부 정치인, 군인 그리고 미디어를 비롯한 일부 부유 권력층 때문에중남미가 몰락하는 것을 드러내는 이 책은굳이 멀리 볼 것도 없이바로 우리나라를 보고 있는 것 같아 저절로 한숨이 나왔었다.지금 이렇게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동등한 기회를 받지 못하고소외되고 버림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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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장 많이 한 행동은 바로 '한숨쉬기'였다.

강대국과 일부 정치인, 군인 그리고 미디어를 비롯한 일부 부유 권력층 때문에
중남미가 몰락하는 것을 드러내는 이 책은

굳이 멀리 볼 것도 없이
바로 우리나라를 보고 있는 것 같아 저절로 한숨이 나왔었다.

지금 이렇게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동등한 기회를 받지 못하고
소외되고 버림받고 아파하는 이들이 그렇게 내리는 빗방울만큼이나 많은데

우리나라는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돌아보면
정말 한숨만 나오기 때문이다.

신문과 텔레비젼을 돌아보고 인터넷을 뒤져보면
한숨과 절망이 저절로 터져나오는 이야기꺼리들이 널리고 널린 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런 몰락과 절망의 전개과정과 기가 차버리는 일들을
때로는 역설적으로 때로는 직설적으로 호되게 후려쳐 내린 것이 바로 이 책이었다.

아마 10여년 전에 이 책이 나왔다면,
분명히 빨갱이들의 책이라고
책을 배포하고 읽은 사람들을 모조리 잡아가둬버렸을지 모를 일이다.
아니! 분명히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자기네들의 참고서로 활용하며
자신들의 앞길을 열어갔을 것이다.


기가 막힐 따름이다.
어떻게 우리 사회가 저자가 말한대로 흘러가는지 말이다.

어디에나 똑같이 버러지같은 인간들은 항상 존재하는가보다.....



참 답답하다...
d****x 2008.11.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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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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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에어컨 작동하는 소리만이 고요를 깨뜨리고 있는 도서관 한 켠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전 세계 어디에선가는 폭력이 자행되고 있을 것이다. 왜 나는 살아야 하고 너는 죽어야 하는지를 묻지 않은 체 누군가는 누군가를 죽여야만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말이 없다. 아니, 힘의 논리에 의해 아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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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에어컨 작동하는 소리만이 고요를 깨뜨리고 있는 도서관 한 켠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전 세계 어디에선가는 폭력이 자행되고 있을 것이다. 왜 나는 살아야 하고 너는 죽어야 하는지를 묻지 않은 체 누군가는 누군가를 죽여야만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말이 없다. 아니, 힘의 논리에 의해 아픔에 대해서 조차도 가치 매김에 행해지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자국에 위협적이라는 이유로 침략을 감행하고 있는 미국, 이라크의 아이들과 여성들이 자국에 그토록 위협적인 존재였던 것인지... 평화가 정착될 날은 보이지 않고, 미국의 개입으로 인해 오히려 이라크는 혼란에 혼란만을 거듭하고 있는 듯하다. 비단 미국만의 잘못이 아니며 이라크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수만명이 굶어죽어가고 있을지도 모르는 아프리카 대륙의 국가들에서조차도 식량 수출이 행해지고 있으며, 마약과의 전쟁을 이야기하며 힘없는 이들의 목숨을 빼앗는 몇몇 국가들의 지배자들은 오히려 마약 판매를 통해 돈을 벌고 있는 실정이다. 힘의 논리란 그런 것이다. 도덕의 잣대 조차도 바꾸어 버릴 수 있는 어마어마한 무언가... 이런 류의 책을 읽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강대국의 논리가 강해질수록 그에 저항하는 목소리도 강해지기 때문일까? 신자유주의의 물결이 거칠어질수록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신자유주의는 기존에 존재하던 부당한 지배질서를 오히려 고착화시킨다. 그 질서에는 단위가 없어 작게는 하나의 가정에서부터 시작하여 크게는 국경을 초월하기도 한다. 먹고 살기 어려울 정도의 저임금이 괴롭지만 그나마 일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만 하는 시대이기에 어느 누구도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나의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지금껏 함께 일하던 동료도 잠재적인 적으로 돌변하기 마련이다. 보다 높은 생산성, 보다 나은 능력을 보이지 않으면 나는 존재할 수 없는 세상인 것이다. 나를 지키기 위한 투쟁은 실로 눈물겹다. 직장 생활이 필수 아닌 선택으로 여겨지는 여성, 특히 결혼한 여성은 일자리를 잃을 확률이 높아진다. 그나마 노동 시장에 머무는 이들은 남성들의 낮은 임금보다도 더 낮은 임금을 감내해야만 한다. 그녀들은 가정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그들(남성)의 일자리를 빼앗는 부수적인 존재에 불과한 것으로 치부된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또 어떤가? 그러잖아도 실업자가 넘쳐나는 판국에 남의 나라 사람들의 일자리까지 빼앗아야 하는 것인지... 자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들 역시 저임금에 시달린다. 그들은 타국의 부를 갈취하는 대상이기 이전에 자본에 의해 노동력을 갈취당하는 존재이니 말이다. 힘의 논리는 곧 배제의 논리이다. 보다 큰 소리를 낼 줄 아는 자는 부유한 국가 출신, 백인, 남성이다. 그들의 문화는 보다 우월한 것으로 여겨지고 그들의 언어는 세상의 질서를 정의하는 언어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가난한 국가의 사람들은 모두 부패한 것으로 여겨지고, 유색 인종은 원숭이 혹은 그 이하의 무언가를 닮은 존재로, 여성은 독립적인 영혼을 지니지 못한 남성에 종속된 존재로서 그려진다. 그들이 저지른 범죄는 범죄의 테두리에 속하지 않은 것이며, 그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축재한 재산은 결코 국고에 귀속되지 않는다. 아주 가끔 처벌을 받기도 하지만 그 처벌은 그들의 삶에 아무런 흠집을 내지 못할 정도로 여린 것에 불과하다. 이는 곧 거꾸로 된 세상이다. 소득이 있어야 소비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먼저 할 것을 광고는 끊임없이 부추긴다. 핵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설파하는 목소리의 주체는 자국이 언제라도 위협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핵을 소유하다 못해 무차별 폭격도 감행할 수 있다. 질서를 유지해야 될 경찰이 폭력조직과 연관되어 범죄에 앞장서고, 정당하게 세워진 정권은 세계 평화를 수호하는 미국의 입김에 의해 무너지는... 우리는 이런 사회에서 살고 있으며, 지배자의 위치에 있기 보다는(물론 지배자의 위치에 있다고 하여 이런 사회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종속자의 위치에 속해 있다. 주체성 없는 삶이 지속되고 있고 소수의 부유한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점차적으로 가난해지고 있는... 그것은 단지 책 속에만 존재하는 피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정도는 각자 다르겠지만 나의 가족이 겪고 있고 우리가 모두가 겪고 있는 문제이다. 이 책을 읽는 것이 그리 유쾌하지 않았던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희망은 없는 것 같은 현실, 이 책이 담고 있는 현실은 책의 빨간 표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으니 말이다.
이달의 사락 q*****2 2005.06.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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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세상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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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세상을 위하여 1. 진실을 보기가 두려운가? 그렇다면 이 책을 봐서는 안 될 것이다. 진실과 거짓 중, 어느 것이 더 옳은가는 굳이 묻을 것도 없다. 누구나 진실을 원한다. 그러나 감당하기 어려운 진실과 달콤한 거짓 중에서 우리는 무엇에 더 안도하는가. 무엇을 선택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쉽지 않다. 내가 알고 있던, 내가 믿고 있던 모든 것들을 무너뜨리는 진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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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세상을 위하여

1.

진실을 보기가 두려운가? 그렇다면 이 책을 봐서는 안 될 것이다. 진실과 거짓 중, 어느 것이 더 옳은가는 굳이 묻을 것도 없다. 누구나 진실을 원한다. 그러나 감당하기 어려운 진실과 달콤한 거짓 중에서 우리는 무엇에 더 안도하는가. 무엇을 선택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쉽지 않다. 내가 알고 있던, 내가 믿고 있던 모든 것들을 무너뜨리는 진실과 마주하게 될 때, 사람들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아니,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것은 필연적인 자기 방어이자 자신의 존재를 형성해 왔던 모든 것들을 지켜내기 위한 필사적인 몸부림일지 모른다. 그러나 진실은 기대를 배반하는 법이다. 진실은 거짓 장막을 걷어내고 진짜 현실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왔던 세계가 거짓 투성이였음을, 우리가 진짜라고 믿어왔던 것들이 실은 강자의 기만이었을 뿐임을 진실은 여과 없이 보여준다. 진실은 기어코 우리를 아프게 하고 만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아무리 불편하고 충격적인 진실일지라도 결코 그것을 외면할 수는 없다는 것을. 결국 진실은 드러나고 만다는 것을.
그래서 이 책은 불쾌하다. 숨겨왔던, 사실 알고는 있었지만 애써 덮어두었던 진실들을 너무나도 태연스럽게 끄집어내기 때문이다. 작가는 때로는 해학적으로, 때로는 준엄하게 왜곡되었던 진실들을 바로 잡는다.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겠지만 거짓에 익숙해져 있던 우리들에게 그것은 충격, 아니 그보다 더한 공포가 된다. 이러한 충격을 견딜 자신이 있을 때에만 이 책을 들라. 그만큼 이 책은 믿어지지 않는 진실들로 가득 차 있고, 그것들은 우리의 고정관념과 타성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존재 기반들을 마구 뒤흔든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이겨내고 나면 우리에겐 진실을 볼 수 있는 새로운 눈이 하나 더 생긴다. 생각지도 못했던 기쁨과 놀랄 만한 통쾌함과 함께. 자유란 것이 있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이 책을 통해 나는 그전 어떤 상태보다도 더 자유로워진 느낌이다. 나의 눈을 가리고, 강대국의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며 그들의 입맛에 맞도록 조종해왔던 거짓과 압제의 갑옷들을 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에서 벗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비로소 자유란 것과 처음 만난 듯 하다.
선하든, 선하지 않든 강요된 이데올로기가 세상을 지배하는 곳에서 인간의 자유란 결코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의 세상은 하나의 이데올로기, 즉 서구 강자들의 지배 논리에 점령당해 있다. 때문에 우리가 진정으로 자유로워지고자 한다면 우리를 옥죄고 있던 이데올로기를 털고 일어나, 어느 것에도 오염되지 않은 올바른 시각을 가지고 주체적·전지구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데올로기에 경직된 사고를 역으로 접근하여 가공되지 않은 진실 그 자체를 캐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너무 어려운 작업인가? 그런데 이것 참 다행이다. 에두아르노 갈레아노가 '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를 지었단다. 그곳에서 우리들은 이 어렵기만 한 과정들을 쉽게 체험하고 느끼며 깨달을 수 있다. "입학 시험도 등록금도 없으며, 모든 과정은 무료이다. 이 학교에서 납은 수면 위로 떠오르는 법을, 코르크는 가라앉는 법을 배운다. 독사는 날아오르는 법을 배우고, 구름은 땅 위에서 기어다니는 법을 배운다."(15쪽) 사람들은 '거꾸로' 된 세상을 '거꾸로' 바라 보아 '똑바로' 볼 수 있는 법을 배운다. 어찌 여기에 입학하지 않을 수 있으리...... 이 곳에서 나는 서구 중심적으로 강요된 편협한 이데올로기의 두터운 외투를 벗고 진정한 자유로 가는 길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진실은 진실을 찾아 나서는 떠남에 있지, 항구에 정박되어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을, 진실을 모색하는 것보다 더한 진실은 없다는 것을......"(342쪽) 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에서 나는 불쾌하고도 유쾌한 세상의 온갖 진실들을 찾아내었고 그것은 뜻밖에도 내게 '자유'라는 선물을 안겨주었다.

2.

세상은 거꾸로 되었다.

도둑놈이 좋은 집안 출신이면 도둑이 아니라 도벽이 있는 사람(52쪽)이 되고, 어떤 사람은 지배하기 위해 태어나고 어떤 사람은 지배받기 위해 태어난다.(55쪽) 침공과 약탈 행위에 법적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국제법이 탄생했고(57쪽), 국제연합은 평등권을 설교하지만 실천하지는 않는다.(88쪽) 사람들은 '빈민가 어린이 하나 죽이는 건 사회에 봉사하는 일'(103쪽)이라고 생각한다. 권력은 잊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당화하기 위해 과거를 기억하며(45쪽), 결코 '처벌되지 않는다'(222쪽) 미국의 군수 산업은 테러리스트 정부에 무기를 팔면서 반테러 운동을 동시에 전개(133쪽)하며, 유엔이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1달러를 들이면 세계는 전쟁을 유지하기 위해 2,000달러를 투자한다.(136쪽) 지구상에서 최대의 성공을 거둔 기업들은 지구를 가장 많이 죽여 없애는 기업들이고,(229쪽) 지구의 주인들은 지구가 마치 일회용인 것처럼 사용한다.(283쪽) 물건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중요해지고, 사람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덜 중요해지는 이 문명사회에서 목적은 수단에 납치됐다. 물건이 당신을 사고, 자동차가 당신을 조종하며, 컴퓨터가 당신을 프로그래밍하고, 텔레비전이 당신을 본다.(263쪽) '우리는 우리가 만든 도구의 도구'(322쪽)가 되어 버렸다. 우리는 모든 것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있다. 그러나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294쪽)

이렇듯 우리는 거꾸로 되어도 한참 거꾸로 된 세상에 살고 있다. 무엇이 우리의 세상을 이토록 뒤집어 놓은 것일까. 비참하고 슬픈 마음 가눌 길 없다. 부조리와 불의가 대접받고 모든 것은 강대국의 논리로 재단되는 이런 세상에 산다는 것은 분명 잔인한 일이다. 오늘날 이 세상의 주인은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들이 아니다. 지구는 우리 모두의 것일진대 이상하게도 강대국과 그들이 운영하는 (다국적)기업들은 마치 자신들이 이 세상을 소유하기라도 한 것인 양 모든 것을 지배하고, 지배하려 하고 있다. 세계는 지배하는 '사람'과 지배받는 '물건이자 소비자' 이렇게 두 가지로 나뉘어져 있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저자 에두아르노 갈레아노는 말한다. "비록 우리가 잘못 만들어졌어도 아직 다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현실과 우리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다"(343쪽) 그는 우리에게 아직은 희망이 있다 한다, 우리가 거꾸로 된 세상을 제대로 바꿔 놓을 수 있다 한다. 그러나 촌철살인적인 풍자로 가득한 두툼한 강의 노트에 비해 그가 제시하는 대안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언제까지 '사람이 희망이다, 우리가 해낼 수 있다!' 라는 말이 모든 대안을 갈음할 수 있겠는가. 사람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고,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사람 뿐이 없다는 것에 나 또한 동조하는 입장이지만, 그것만으로 대안을 찾기엔 그가 보여준 세계가 너무나 섬뜩했다, 너무나 아찔했다. 그렇기에 기본적이고 당연해 보이기까지 한 그의 대안이 왠지 모르게 불안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이런 부조리한 세상을 만든 사람들이 과연 그렇게 쉽게 바뀔 수 있을까하는 막연한 회의가 든 까닭이다. 한편으로는 저자가 참 나쁘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렇게 잔인한 세상을 보여주기만 하고 해답은 명쾌하게 내려주지 않으니 말이다. 아마도 저자는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지독하리만큼 정확한 현실 인식을 할 수 있는 힘을 길러 각자 새롭고 발전적인 대안을 만들어 낼 수 있기를 바랐던 것 같다. 그러한 힘들이 하나 하나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도록..... 오노 요코가 이런 말은 하지 않았던가. '혼자서 꾸는 꿈은 꿈일 수밖에 없지만, 같이 꾸는 꿈은 현실이 될 수 있다'라고. 그렇다. 세상을 바로 잡고자 하는 개개인의 날카로운 현실 인식과 강렬한 의지가 모이면 그것은 곧 현실이 될 수 있다, 꿈은 이루어지는 것이다.
어떤가. 이래도 우리에게 쓰레기 같은 현실만이 있다고 할 것인가. 이래도 우리에게 이 비극의 시대를 헤쳐나갈 희망은 없다 할 것인가. 기억하자, 보고타의 담벼락에 씌어진 어느 누군가의 낙서를. "더 좋은 날들을 위해 염세주의는 내버려 둡시다"(334쪽)라는 이 위대한 격언을. 당장은 어렵지만 조금씩 변화시켜 나가면 된다. 상황이 힘들다 해서 희망마저 없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힘의 논리대로 편집되고 짜여지는 세계라 해도 그것에 대항하는, 그것을 바꾸려는 작은 행동들이 모이다 보면 어느새 큰 힘이 되어, 진정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제대로 된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해야만 하고, 그래서 나는 할 수 있다’는 칸트의 격언을 거꾸로 된 세상이라는 중대 문제에 봉착한 우리 인류에게 적용한다면‘우리는 해야만 하고, 그래서 우리는 할 수 있는' 것이다. 제대로 된 세상은 환상일 수도, 믿음일 수도, 목표일 수도, 현실일 수도, 현실이 될 수도 있다. 닥칠 수밖에 없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좀더 나은, 좀더 살만한 세계와 만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그것을 이룰 첫 발걸음은 바로 당신, 우리의 의지에 달렸다. 멋지지 않은가. 나의 의지가, 당신의 의지가 만나서 세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 평등하고 인간다운 전지구적인 세상을 지향하는 모든 발전적 사회운동과 인간의 행위들은 변혁을 이루어 가는 희망의 증거이다. 피하지 말자. 희망이 벌써 이만큼 다가왔다. 염세주의는 버려 두고 이제는 희망을 이야기 하자. 모든 것이 제대로 된 세상을 신나게 꿈꿔보자. 들리는가, 희망이 현실로 바뀌는 이 소리가! 거꾸로 된 세상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이 소리가!

y***2 2008.04.2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