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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하 씨를 본건 얼마 전 TV 에서였다. 그때 받은 느낌은 책을 `쓰는` 작가가 아닌, 책을 `그리는` ,`만드는` 한 소녀라는 느낌이었다. 강하지 않지만 절대 잊혀지지 않는... 자그마한 키에 나이를 온통 속일 것만같은 맑은 눈망울로 그녀는 자신의 작업실에서 실과 돌 따위를 만지작거리며 말하는 그림, 말하는 책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녀의 책에서는 문학적인 글귀나, 심오한 문장 또는 교과서적인 교훈을 바래서는 아니된다. 깨알같은 글씨의 두꺼운 서적을 탐독하며 그 책을 `읽어냈다` 는 자부심을 느끼는 것을 좋아하는 독자는 그녀의 책을 읽어서도, 손에 들어서도 아니될 것만 같다. 그녀의 책은 `읽는` 책이 아닌...`느끼는` 책이기 때문이다. 어떤 것이 책의 내용인지 모를 정도로 그녀의 책은 그림책에 가깝다. 그녀가 자연 속에 살아가며, 우리는 모른척했던 작고 사소한 물건들을 어린 아이처럼 줍고 모아다가 그녀의 책상 위에서 꼬물꼬물 만지작댄다. 그렇게 해서 나온 그녀의 이야기들을 담은 사진이 책의 반을 차지한다. 나머지 반은 변함 없이 그녀의 `책`이 되어준 어머니에 대한 사랑으로 꼼꼼히 채워 나간다.
이 얇은 책 한권에서 그녀의 마음을 다 헤아린다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복잡하게 얽힌 시간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그녀는 성글고 엉성한 그물로 우리의 마음을 더욱 모여들게 만든다. 그녀로부터 조여짐을 경험한 우리는 타이트하고 답답한 마음이 아닌, 손가락 사이로 유유히 흝어지는 모래알같이 자유로운 마음의 경험을 하게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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