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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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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눈에 안경이란 말이 있듯, 사람은 한번 눈에 콩깍지가 씌면 실체를 온전히 바로 보지 못하고, 주관과 객관을 혼동하며 여기저기에 걸려넘어지며 덜컹거리는 촌극을 빚기도 한다. 허나 이는 인간이란 존재가 어느 정도는 숙명적으로 겪는 불편이며, 자발적으로 빠져드는 함정이자 즐겨 뒤집어쓰는 코믹 마스크이기도 하다. 그에 그치지 않고, 때로는 가족이나 지인들더러 자신의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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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눈에 안경이란 말이 있듯, 사람은 한번 눈에 콩깍지가 씌면 실체를 온전히 바로 보지 못하고, 주관과 객관을 혼동하며 여기저기에 걸려넘어지며 덜컹거리는 촌극을 빚기도 한다. 허나 이는 인간이란 존재가 어느 정도는 숙명적으로 겪는 불편이며, 자발적으로 빠져드는 함정이자 즐겨 뒤집어쓰는 코믹 마스크이기도 하다. 그에 그치지 않고, 때로는 가족이나 지인들더러 자신의 이런 촌극에 자발적으로 동참해 달라며 의도적으로 현실을 왜곡한 소동을 주변에까지 확장하기도 한다. 물론 알고서 하는 짓이면 딱히 나무랄 것 없고, 오히려 과민 반응하는 타인이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공감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점 누구나 동의할 만하다.

이는 그와 아무 연계를 맺지 않은 타인이 보기에 미친 광대짓이지만, 심지어 그런 타인이 지켜 볼 때조차 흐뭇한 웃음을 머금을 때가 있다. 왜냐하면 그런 (냉정해 보이는) 관망자 역시, 자신만의 작은 환상을 품고 누가 이를 존중해 주었으면 하는 욕구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역사에서 체제가 말기적 모순을 노정할 때, 종교를 빙자한 농민 폭동이 일어나 역사의 근본 줄기를 바꾸는 사건이 자주 일어나기도 하는 것도, 그 사이비 종교의 가르침이 옳아서가 결코 아니다. 객관적 현실의 비능률과 모순이 극에 달하면, 무지한 자들이 공유하는 미신적 환상의 공감대가 뻗치는 위력조차 감당 못 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잭 블랙(할 역)은 자신만의 완강한 잣대로 주변 환경을 평가하는 고립형 인간이다. 사회적 권력 관계는 결국 누구의 비전이 얼마나 넓은 범위에까지나 타인의 그것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므로, 이런 성격의 개성 자체는 그 사람이 후과를 감당할 수나 있고 제 고유의 인간 관계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딱히 뭐라할 것은 아니다. 헌데 어느날 갑자기 모종의 초자연적 섭리가 작용하기라도 했는지, 이 할의 망막에는 그간 거들떠도 안 봤을 스펙의 엄청난 비만도의 추녀가 갑자기 미녀로 비주얼 변환되어 비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 할이, 과거나 현재나 여전히 과하게 왜곡된 필터로 주변을 인지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으나, 하루아침에 방향성이 정반대로 틀어졌다는 데서 관찰자들은 웃음의 포인트를 찾게 된다. 왜곡은 객관과의 괴리 그 자체가 문제인 것이지, 그것이 어느 방향의 극단으로 치닫느냐는 정신의 건강성 진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다. (쉽게 말해 극좌든 극우든 또라이라는 건 마찬가지란 소리)

할은 타인, 그 중에서도 이성(異性)의 평가에 있어 극단적 왜곡인지를 행하는 모습이 타인에게 웃음을 주지만, 세상에는 이와는 정반대로 자신에 대한 터무니없는 과대평가로 황당함을 안겨 주는 인간도 있다. 성장 과정에서 그저 자기 주변의 형편없는 자들보다 간신히 나은 레벨의 경제 수준만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세상에서 축복과 풍요는 다 누린 듯 과장과 뻥튀기를 입버릇처럼 달고 사는가 하면, 스스로 내세운 성장 배경이나 물질적 풍요와는 정반대되는 표징, 예를 들면 무지, 품위 없음, 외모에 배어난 찌들고 궁핍한 이미지, 애들이나 입고 다닐 법한 싸구려 패션, 변변치 못한 직업, 맞춤법 오류, 천박한 품성, 극단적 의사 표명 따위로, 이건 무슨 푸줏간 백정 댁에서 자란 둘시네아 공주가 드디어 그녀의 챔피언과 함께 미쳐 돌아다니는 꼴인지 웃지 못할 처참한 촌극을 요란하게도 연출하고 다니는 것이다.

이런 인간은 주변에 친구가 없다. 당연한 게, 비뚤어진 현실 인식과 (자칭 풍요하고 안정된 성장 환경과는 전혀 거리가 먼) 피해의식 가득한 인성을 누가 관대하게 감당하고 맞장구를 쳐 주겠으며, 한두 개를 받아 주면 열 개 스무 개의 과장과 허위를 또 들고 나오며 이게 나라고, 제발 나로 인정해 달라며 미친 광대극을 벌이니, 좀 모자란 사이드킥 산초조차 그 속보이는 자기 중심성에 경멸감을 감출 수가 없을 판이 아니겠는가.

현실에서 판판이 좌절하면서도, 알파벳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지적 열등자가 무슨 러시아어니 라틴어니 하며 새로운 허위과장광고 아이템을 들고 나오며 꿋꿋이 정신 승리를 보여 주는 지극히 평면적인 인간, 오로지 선천적으로 손상된 해마의 장애만 믿고 끝없이 기억을 리셋하며 어느날 하늘에서 돈벼락이라도 떨어져 인공 지능 칩만 심을 수 있기를 기대하는 허황된 정신병자. 과연 누가 지인으로 친구로 곁에 두고 참아낼 수 있겠는가. 현실 감각 능력을 잊어버려 느닷 사실무근 정체불명 왜곡 진화론을 제멋대로 왜곡 요약하고는, 무훈을 이뤄야 할 영역으로 제멋대로 접수한후, 이론에 대한 이해 부족과 태생적 저능함을 극복 못하고 반대로 얻어 터지고는 이를 승리로 둔갑하여 무한 정신 승리의 퇴행 고리에 스스로 감금되곤 한다.

파탄난 가정, 일찌감치 정을 뗀 남편, 아이들 눈에도 맛이 간 엄마 취급을 받고 영원히 왕따로 떠돌면서도 인공지능 로봇학습 영어 불어 러시아어 라틴어 생명과학 물리학 기생충학 등 지식 전방위에 걸쳐 모르는 게 없는 미친 모집인. 정말 허위 선전대로인가 싶어 뭔가 가르침을 청하려는 누가 물어보기라도 하면 금세 꿀먹은 벙어리가 되는, 한치 앞을 못 내다보고 내키는 대로 내뱉다 금방 현실의 한계에 부딪히며 똑같은 실패와 침체를 되풀이하는 그. 이런 자신의 모습을 여전히 무한반복 합리화할 수 있는 장애 해마의 여신. 이런 사람도 '나는 최소한 저지경까지는 가지는 않았다'며 반면 교사(이것도 교사의 일종이긴 하니 가업 계승으로 봐 줄수도) 노릇을 하니, 스스로 거창한 이름을 내걸고 정체불명의 귀족, 학자, 천재 행세를 하는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는 우리의 정신 나간 모집인일망정 마냥 경멸의 시선으로 볼 건 아니다. 최소한 한바탕 웃음이라도 선사하지 않는가. 본인의 인생이야 지옥일망정 그 역시 허위와 망상에 빠질 때만큼은 누구 부럽지 않을 인생일테니.

s****o 2023.11.3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