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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영화일 뿐...[카이로의 붉은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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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민후보로 나온 박원순 변호사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한테 이겼다. 그래서 오세훈 시장이 물러간 자리를 꿰찬 일은 내 일인 양 가슴이 뿌듯하고 보기에 좋았다. 내가 미는 삼성 라이온즈가 에스케이 와이번스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먼저 두 판이나 이겨 기뻤다. 이렇게 나한테 기쁜 일이 벌어졌지만 일터에서 나가려는 내 아랫사람을 잡을 수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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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민후보로 나온 박원순 변호사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한테 이겼다.

그래서 오세훈 시장이 물러간 자리를 꿰찬 일은 내 일인 양 가슴이 뿌듯하고 보기에 좋았다.

내가 미는 삼성 라이온즈가 에스케이 와이번스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먼저 두 판이나 이겨 기뻤다.


이렇게 나한테 기쁜 일이 벌어졌지만 일터에서 나가려는 내 아랫사람을 잡을 수가 없으며,

내가 맡아하던 일이 요즈음 잘 풀리지 않았는데 그런 일들이 시원스레 풀리지는 않는다.

나를 둘러싼 일은 내가 몸소 풀어가지 않으면 되는 게 없다. 


책도 비슷할 것이다. 때와 곳을 뛰어넘어 온 세상 사람들을 다 만나는 곳이 책이라지만

그 책도 나한테 바로 달콤한 무엇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 소설 <삼국지>를 읽어도

내가 유비나 조조, 손권이 되지는 못하는 것이고 제갈공명처럼 무슨 일이든 척척 풀어내지도 못한다.

책을 읽을 때의 시원함은 책에서 손을 떼자마자 답답함으로 바뀔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영화 속에서 매끄럽게 풀리거나 멋있게 보이는 일들도 보기엔 좋을지 모르나,

그건 영화에서나 그렇지 현실에선 손을 대고 공을 들이지 않으면 쉽게 풀어낼 수가 없다.

영화는 영화일 뿐, 현실이 아니다.

영화관을 나오거나 영화 디뷔디가 끝나면 볼 때의 시원스런 마음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내 앞에 놓인 차가운 현실과 마주해야 한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프로야구를 구경하고 제가 미는 구단이 이기길 바라는 마음에서 소리친다.

또한 다른 영화 가운데 볼 만한 것이 없나 하고 기웃거린다. 새로 나온 책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본다.

 

나도 오늘은 무슨 영화를 볼까 하며 영화 디뷔디를 고르고,

삼성 라이온즈가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점수를 낼 때는 주먹을 불끈 쥐고는 "앗싸!!!" 하면서 팔을 휘두른다.


왜 그럴까? 나를 둘러싼 현실을 하나도 바꿔줄 수 없는 그것들을 가까이 하는 까닭이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들이 주는 즐거움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리라.

현실에서 힘겹고 어려운 삶을 살아가지만, 그런 것들을 보면서 잠깐이나마 시리거나 아픈 가슴을

다독거리고 거기서 다시 힘을 얻을까 싶어 구경하거나 읽지 않을까.


2.

우디 알렌 감독이 1985년에 만든 영화 <카이로의 붉은 장미 The Purple Rose of Cairo>는

영화와 현실을 오가며 겪는 이들의 사랑과 아픔, 기쁨을 잘 드러낸 작품이었다.


영화를 즐겨보는 이가 영화가 현실이 될 때는 즐거워 하고,

그렇지만 현실을 떠난 영화가 현실이 될 수 없음을 알고는 아파하며,

영화와 현실을 오가는 다리에서 헤매며 살게 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밥집에서 일하는 씨실리아(미아 패로우)는 하루하루를 고단하게 산다.

멀쩡한 몸이지만 옆지기 몽크(대니 앨로)는 제 삶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불황이라며 일하러 나가지 않고, 빈둥거리면서 바람이나 피우고, 돈을 달라며 씨실리아한테 손을 내밀 뿐,

하는 게 하나도 없다. 요즈음이라면 몽크 같은 사람과 같이 살 옆지기는 없을 것이다.


씨실리아는 기댈 데가 없으니 그저 영화를 보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겨우 달래며 힘겨운 삶을 견딘다.

이번에 마을 영화관에 걸린 흑백 영화는 <카이로의 붉은 장미>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같이 가자고 해도 가지 않는 옆지기를 두고 씨실리아는 혼자 가서 본다.

그런데 언니와 같이 일하던 곳에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자 가게 임자는 씨실리아를 그만 두게 한다.
씨실리아한테는 되는 일이 없다. 저를 사랑하지 않는 옆지기는 늘 말썽을 부리고, 일자리는 잃고...

3.
씨실리아는 서러운 마음을 달래려 영화관을 찾았고, 이미 보았지만 다시 영화를 본다. 눈물을 흘리며.
영화 속에서 탐험가로 나온 탐 백스터(제프 다니엘스)는
제 대사를 하다 말고 영화관에 앉아서 저를 지켜보고 있는 씨실리아한테 묻는다.
"여기 종일 계시는군요?" 놀란 씨실리아가 영화 속에 있는 탐한테 맞대꾸를 한다. "저요?"

"그래요. 이제 다섯 번째 보는 거잖아요?" 하며 탐이 영화 속에서 걸어나온다.
"우리 어디 가서 얘기 좀 해요" "당신은 영화 속에 있어야 할 사람이잖아요..."
"난 자유예요. 같은 영화를 2,000번 상영하고서 드디어 얻은 자유죠"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놀라운 일이다.
영화 속에 나오는 사내가 영화 밖으로 나와 영화를 구경하는 이와 이야기를 나눈다?
흑백인 영화에서 컬러인 현실로 나온다? 영화 속에 남아있는 이들은 어쩌고?

게다가 이젠 영화에서 탐으로 나온 배우인 길 쉐퍼드(제프 다니엘스)가 헐리우드에서 뉴저지로 달려온다.
도대체 이런 일이 어떻게 해서 일어났는지 궁금했던 영화의 제작자나 기자들도 몰려 들었다.

4.
영화는 세 사내의 틈바구니에 낀 씨실리아가 어디로 가는지를 보여준다.
현실에선 "난 당신이 정말 좋아" 하며 구슬려 돈이나 뜯어내는 몽크와 같이 살아야 하고,
영화 속의 탐이 좋았다고 말하자 탐은 씨실리아한테 빠져서 같이 카이로에 가서 살자고 나섰으며,
뒤쫓아온 길한테 "당신이 나온 영화는 다 보았어요. 멋졌어요" 하자 
길도 씨실리아와 같이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하려 하고 같이 헐리우드로 가자고 한다.

말로만 사랑한다고 거짓말을 해대는 놈팽이 옆지기는 이제 버려야 하나?
저를 사랑해주고 보기에 멋있는 탐과 길 가운데 누구를 골라 사랑해야 하나?

씨실리아의 머리는 어지럽기만 하다. 

이 영화는 두 편의 영화를 보게 만든다.
씨실리아가 영화관에서 보는 흑백 영화 <카이로의 붉은 장미>와
씨실리아가 나오는 컬러 영화인 <카이로의 붉은 장미>인데, 둘 다 볼만 하다.

그 사이를 씨실리아와 탐은 오간다. 다른 이들은 한 곳에서만 움직일 뿐이지만.
현실 세계와 영화 속을 넘나들 수 있는 그들이 부럽다.
이렇게 영화를 만든 감독이 다시 보인다. 새롭고 상큼하다. 이야기도 잘 짜여져 있고.

5.
세 사내로부터 사랑을 받는, 복이 많은(?) 씨실리아를 맡은 미아 패로우는
티나지 않으면서 잔잔하게 끌어가는 모습이 좋았으나, 확 끌어당기는 멋은 보이지 않았다.
대공황을 맞아 모두 어렵게 살 던 때에 잘 나지도 못한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그런지는 모르지만.

오히려 씨실리아의 옆지기로 나온 대니 앨로가 더 눈에 들어왔다.
안 되겠다 싶을 때는 큰 덩치가 가녀린 씨실리아한테 싹싹 빈다.
"내가 당신 없이 살 수 없다는 걸 잘 알잖아...술 마실 때만 그래. 술이 잘못이야..." 
그래도 씨실리아가 집을 나가자 그 뒤에다 퍼붓는다.
"그래, 얼마나 가나 보자. 바깥 세상이 얼마나 험한데...금방 돌아오게 될 걸. 괜히 헛 폼 잡지마!"

영화 속의 사내인 탐과 탐을 연기하는 배우인 길을 맡아 두 사람 몫을 하는 제프 다니엘스는 돋보였다.
씨실리아의 착한 모습에 흠뻑 빠져 같이 어디라도 가고 싶어하는 탐이나  
아직은 손꼽히는 배우가 아니지만 제 값어치를 알아주는 씨실리아한테 마음이 가는 길,
사뭇 다른 두 사내의 모습을 어색하지 않게 잘 보여주었다.  

찍기도 잘 찍은 영화다.
탐과 길이 같이 나올 때 따로 찍어서 하나로 만들었거나,
둘의 얼굴이 마주할 때는 비슷하게 생긴 다른 이를 내세웠는지는 모르지만,
제프 다니엘스가 두 사람 몫을 한 게 아니라 마치 다른 사람 둘이 나와서 연기하는 듯하다.

또 극장 안에서 영화를 볼 때 영화 속과 극장 안의 모습도 비슷하다.
화면에 보여주는 영화 속의 모습이 평면으로 보이지 않고 마치 같이 영화를 찍고 있는 듯 보여주기도 해서,
영화 두 편이 같이 맞물려 돌아가는 듯이 보이기도 했다. 솜씨가 좋다.

6.
우디 알렌 감독은 제가 만든 영화에 거의 다 나오지만, 이 영화에는 나오지 않는다.
그렇지만 감독의 생각은 고스란히 묻어 나온다.
영화를 볼 때 극장에서 시끄럽게 하는 이들을 나무란다. 영화 밖으로 나온 탐의 입을 빌려서 말한다.
"사람들이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느라 내는 바스락 거리는 소리는 귀에 거슬려요"
사랑만 있으면 된다고 하는 탐한테 씨실리아가 말한다. "현실 속에서는 돈 없이는 살기 힘들어요"

현실과 영화 속을 잘 버무린 덕분에 맛깔스런 영화였다.
끝무렵의 씨실리아가 고른 길은 나라도 그렇게 골라 잡을 수밖에 없는 길로 보이지만,
감독은 영화는 영화이고 현실은 다르다는 걸 말하고 싶었나 보다.
감독이 다른 영화에서 즐겨 보여주는 뉴욕 사람들의 차가운 가슴을 보는 듯해서 씁쓸했다.
그래서 별 넷과 다섯을 오가며 망설이다 이렇게 남다른 영화가 잘 있을까 싶어서 다섯을 주고 말았다.

그런데 영화 이름을 '붉은 장미'로 옮겼는데, 영어로 퍼플(Purple)이 붉은 게 맞을까?
<카이로의 보랏빛 장미>는 맛이 떨어져 보였을까?
보랏빛 장미는 나도 본 적이 없으니 많이 본 붉은 장미가 눈에 잘 들어올 수도 있겠지만.

만든 지 스물여섯 해가 지난 영화라 그런지 디뷔디 화면이나 소리는 썩 좋지는 않다.
노름을 놀음으로 써놓기도 해서 우리말 맞춤법이 틀린 곳도 더러 있으며, 덤은 예고편만 들어 있었다.
그래서 8,800원이면 싸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비싼 것도 아닌 듯하다. 값은 알맞다.

b******g 2011.10.29. 신고 공감 5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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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의 붉은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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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실리아는  식당여급이다.남편은 실직자이면서도 일거리를 찾으려 애쓰지도 않고 허구헌날 노름이나하고 시실리아가 벌어오는 돈을 받아쓰며, 술마시고 그녀를 때리기도한다. 이런  우울한 현실에서 벗어나는 길은 영화관에 가서 그 세계에 푹 빠지는 것이다. 그  정도가 지나쳐서 식당일을 하면서도 영화얘기에 정신이 팔려 실수하기 일쑤다. 접시를 깨뜨리거나, 주문과 다른 음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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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실리아는  식당여급이다.남편은 실직자이면서도 일거리를 찾으려 애쓰지도 않고

허구헌날 노름이나하고 시실리아가 벌어오는 돈을 받아쓰며, 술마시고 그녀를 때리기도한다. 이런  우울한 현실에서 벗어나는 길은 영화관에 가서 그 세계에 푹 빠지는 것이다. 그  정도가 지나쳐서 식당일을 하면서도 영화얘기에 정신이 팔려 실수하기 일쑤다. 접시를 깨뜨리거나, 주문과 다른 음식을 갖다주거나...



그날도 영화관에서 카이로의 붉은 장미를 다섯번째로 보고있었다. 극중에서 잘생기고 낭만적인 고고학자 톰이 그녀를 향해 시선을 던지더니 화면에서 빠져나와

시실리아와 함께 도망쳐버린다. 극중 인물들은 탐의 도주로 더이상 영화를 진행하지도 못하고, 영화를 중단하면 그 인물들이 다 사라질 가능성때문에 영화를 끝내지도 못하고 초유의 황당환 사태에 극중 인물과 관객 모두 어찌할 바를 모른다.



한편 영화에서 빠져나온 탐은 시실리아와 사랑에 빠져서, 다시는 영화로 돌아가지않고 자유로운 삶을 누리겠다고 한다. 시실리아에게는 정말 깨고싶지않은 꿈이다.

탐역을 했던 배우 길은 영화에세 빠져나온 탐이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불안하다.

힘든 과정을 거쳐 겨우 성공을 거두려는 찰나에 갑작스런 사태로 이 모두를 잃게될까봐 전전긍긍한다. 사태를 수습하고자 그 마을에 오게되고 시실리아를 만나 이야기하다   그녀가 자신을 너무 잘 이해하고 그의 능력에 신뢰를 보내자 그 또한 시실리아를 사랑하게된다. 천덕꾸러기로 암담한 삶을 살던 그녀에게 믿기지않는 일들이 벌어진 것이다.



두남자가 모두 그녀를 사랑하고 그녀의 사랑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 사는 그녀는 영화속 인물에 작별을 고하고 길과 함께 헐리우드에

가려고 남편을 버리고 나서지만, 문제가 해결된 길은 이미 떠나고 없다.

그녀는 쓸쓸하게 다시 영화관에 앉아 영화를 보며 현실을 외면한다.

 

 나비꿈을 꾸는  사람일까, 사람꿈을 꾸는 나비일까?

아마  우디 앨런이  장자를 읽으면  매우 기뻐할 것 같다.

현실을  농담삼아 영화와 뒤섞어놓고 즐거워하는 그가   연상된다.



탐이 나간뒤 영화 속 인물들의 대사가 상상력을 맘껏 작동시킨다.

어떤 인물은 자신들도 더 이상 극중 역할에 머물지말고 독자적으로 살자고한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탐때문에 자신들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불평하기도 하고.

시실리아가 탐에게  신을 설명해주자 그는 그것을 영화감독과 같은 개념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극에서 낭만적이고 다정한 역인  탐이 영화 바깥에서 그 개념에 충실하게 사는  모습도 재밌다.



실제 인간들은 그렇게 일관성있게 살지는  못하는데..



 



 



 

3****g 2008.07.23. 신고 공감 2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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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도 와줬으면 좋겠다, 이 달콤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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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이로의 붉은 장미>     우디 알렌 할아버지 영화를 찾아보다가 접하게 된, 환타지(?) 영화.ㅋ     주인공 시칠리아가 늘 빠져사는 영화. 영화 속에서는 풍요롭고 행복한-가질 수 없는- 꿈이 펼쳐진다. 드레스, 파티, 해외 여행, 이집트, 성대한 식사, 반짝이는 것들로 가득하다.   주문을 받다가 실수를 한다거나 그릇을 정리하다가 깨먹는다거나 수다를 그만 떨
"나한테도 와줬으면 좋겠다, 이 달콤한 꿈!" 내용보기

영화 <카이로의 붉은 장미>

 

 

우디 알렌 할아버지 영화를 찾아보다가 접하게 된, 환타지(?) 영화.ㅋ

 

 

주인공 시칠리아가 늘 빠져사는 영화.

영화 속에서는 풍요롭고 행복한-가질 수 없는- 꿈이 펼쳐진다.

드레스, 파티, 해외 여행, 이집트, 성대한 식사, 반짝이는 것들로 가득하다.

 

주문을 받다가 실수를 한다거나

그릇을 정리하다가 깨먹는다거나

수다를 그만 떨라는 주의를 들어야 할 웨이트리스의 삶이 아니다.

사람들은 모두 화려하고 다정하며 믿을 수 있는 사람들 같다.

 

 

어느 날, 영화 속에 등장하는 멋진 남자가 내 앞에 갑자기 나와준다면?

아니, 그 남자가 당신 뿐이오~라며 사랑을 고백해준다면?

 

이 달콤하고 아름다운 상상이 주인공 앞에 펼쳐진다.

무능력하고 주색잡기에 빠져서 가끔 자신을 때리기도 하는 남편과는 다른,

낭만적이고 다정하며 잘 생긴 젊은 남자가

내 눈을 보면서 다정한 말로 고백을 한다고!

 

고민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다 가질 수 있는 행복은 없는 법.

영화 속에서 빠져나온 왕자님(?)은 '현실'을 모르는 아이같기만 하다.

 

대공황이라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식당에서 내야할 돈도

모든 것이 낯선

이 남자와 사랑만으로 도망을 가?

어차피 배불뚝이 남편한테 벌어온 돈을 뜯기느니

사랑하는 이 남자와 행복하게 살면서 벌어온 돈을 써?

 

 

(당연한 결론이 보이는 것 같은데, 여기서 우디 알렌 할아버지의 신공이 들어간다.ㅋ)

더 큰 문제는

영화 '카이로의 붉은 장미'를 상영하던 중

스크린 속에서 뛰쳐나온 이 남자 때문에,

'카이로의 붉은 장미'의 모험가 역할을 했던 배우까지 이 혼란 속에 등장해준 것.

여기서 끝나면 시시할까봐 이 배우마저 여인에게 끌리는 설정?!

 

이 남자는 잘 생겼고 젊고 능력있는 배우인데다가, '가짜'가 아니다.+_+

잘 생겼고 젊고 낭만적인, 영화 속에서 뛰쳐나온 '가짜' 모험가가 아니라는 점, 얼마나 달콤한가.

게다가 시칠리아는 이 배우의 모든 작품을 다 봤다고.

어떤 역할을 하건 그 속에서 진심을 알아볼 수 있는 '골수팬'이라고!!

 

내가 늘 좋아하고 찾아보던 그 스타가,

어느 날 내 앞에 짜잔~하고 나타나 '함께 갈래요?'라고 물었다면

그 후가 얼마나 복잡하고 힘든 삶이 있을지 뻔히 알면서도 '그....그럴까?'하고 고민에 빠지는 건 당연한 거 아닐까.

 

 

 

 

 

 

나를 괴롭히는 무능력한 남편,

영화 속에서 등장한 낭만적인 연인,

배우로서 발돋움하고 있는 젊고 패기있는 남자.

어제까지는 어딜가나 천덕꾸러기였던 시칠리아는 행복한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결론은 뭘까?

글쎄, 뭐게요? ㅎㅎㅎㅎㅎ

 

 

 

 

영화를 보면서 함께 행복했고, 간질간질 설레기까지 했다.

마지막 장면의 보일 듯 말 듯한 시칠리아의 미소를 읽으면서 묘한 기분을 느끼기도 했고.^^

우디 알렌 할아버지의 장난스런, 이 환타지적 요소에 감탄을 할 뿐.ㅎㅎㅎ

 

 

 

 

 

 

p.s.

근데 이 남자 배우.

젊고 귀엽고 달콤해 보이기까지 했는데.

어맛- <덤 앤 더머>의 짐 캐리 옆에 있던 아저씨래.ㅠ_ㅠ

 

심지어 나는, 1985년 작인 이 영화보다 먼저 찍은

<애정의 조건(1983)> 보면서 '저 남자 가증스럽다'며 싫어했던......;;;;

 

 

아, 세월은 무서운 것이구나.

아, 배우는 팔색조구나.

o****2 2013.06.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