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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지고 있는데 들리는 소식들이 우리 가슴을 더욱 차갑게 만들고 있다. 주가는 빠지고 경제상황은 좋아지는 기미가 없고, 말도 안되는 세기말적인 뉴스들이 우리 가슴을 더욱 을씨년스럽게 만든다. 이런 때에는 우리 가슴을 따뜻하게 만드는 조그만한 사랑 이야기를 듣는 것이 제격이다. 시인 정호승이 부드러운 언어로 들려주는 주변의 따뜻한 이야기들은 삶의 체감온도를 몇 도 올려주는 것 같다. 책의 제목인 <너를 위하여 나는 무엇이 될까>는 소록도에 대한 이야기이다. 소록도가 아름다운 것은 자연경관의 절경 때문이 아니다. 소록도 국립병원에서 일하는 젊은 간호사들 때문이다. 이들을 대부분 자발적으로 이곳에 온 사람들이다. 나환자들을 위해 젊음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꽃피우고 있는 아름다운 분들이다. 소록도 병동 간호사실 앞에는 그분들의 생각이 담긴 글이 붙어 있다고 한다. 너를 위하여 나는 무엇이 될까/ 너의 등불이 되어/ 너의 별이 되어/ 달이 되어 너의 마스코트처럼/ 네가 마주보는 거울처럼/ 나는 네가 되고 싶다. 우린 서로 지켜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외에도 수많은 작은 사랑이야기들이 소개된다. 함께 놀다가 실수로 자기 아들을 죽게 한 아들 친구를 용서하고 양아들로 맞이하겠다는 어머니의 이야기, 죽음을 앞둔 어느 암환자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편지, 졸업한 지 30년이 된 어른들이 어린 시절에 하던 보물찾기 놀이를 다시 하며 배우는 교훈, 주차장 확보를 위해 어린 아이들 놀이터를 다 없애 버린 어른들의 이야기.... 때론 아름답고 때론 가슴아린 사연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이건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글도 만났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미리 고민부터 많이 하는 우산장수 이야기이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우산장사가 되려는 한 젊은이는 날씨도 제멋대로 바꿔 우산을 많이 팔아보려는 방법까지 고민한다. 그런 그에게 평생 우산을 팔아온 노인은 딱하다는 듯 이렇게 충고한다. 최근에 나도 개인적으로 생각이 너무 많다는 충고를 들었다. 기우는 과감하게 떨쳐 버리자고 다짐한다. 날씨 걱정은 하지 말고, 자넨 그저 꾸준히 우산을 팔기만 하게. 비가 올까 안 올까 걱정하지 말란 말일세. 자네가 걱정을 한다고 해서 비가 오고, 자네가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비가 안 올 줄 아는가? 진정한 우산 장수는 날씨에 신경을 쓰지 않네. 그것은 하늘에 달려 있는 문제네. 우리가 해가 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해서 어디 해가 지지 않던가? (102~103쪽,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우산 장수'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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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이야기라는 글자를 봤을 때는 남녀 사이의 사랑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내가 '사랑' 이라고 말하는 것은 모든 사랑을 뜻하는 것인데 다른 사람이 쓴 사랑에서는 그저 남녀 사이의 사랑을 떠올리다니……. 그렇다고 남녀 사이의 사랑 이야기가 하나도 없는 것은 아니기도 하다. 이 세상 어디에나 사랑은 있는 것이다. 봄이 오고, 꽃나무에 꽃이 피는 것도 바로 사랑이다. 정호승 님은 시인이며, 예전에도 어른을 위한 동화를 썼다. 여기 있는 글도 동화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있었던 일도 있으리라고 본다. 누군가에게 듣거나 어딘가에서 본 것을 이렇게 글로 썼다는 것이 부럽다. 작은 것 하나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은 바로 작은 씨앗이라고 할 수 있다. "소록도의 간호사들" 안에 나오는 '너를 위하여 나는 무엇이 될까' 를 제목으로 쓴 거 좋다고 생각한다. 사랑은 받는 것이라기보다는 주는 것이라는 것을 잘 나타내는 말이 아닌가 싶다. "순한 양과 풀밭" 에서는 너에게 바라기보다 내가 '순한 양', 내가 '풀밭' 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한다. <너를 위하여 나는 무엇이 될까>는 잔잔한 감동을 준다. 그리고 사랑과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책을 보고 꼭 뭔가를 얻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다보면 저절로 느껴지는 것이다. 나도 늘 흘러 넘치는 샘물이고 싶다. 희선 [인상깊은구절] 너를 위하여 나는 무엇이 될까 너의 등불이 되어 너의 별이 되어 달이 되어 너의 마스코트처럼 네가 마주보는 거울처럼 나는 네가 되고 싶다 우린 서로 지켜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