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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수익을 향상시키는 가장 쉬운 방법은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1%의 가격차가 32%의이익을 창출한다”는 저자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지만, 가격 상승으로 인한 효과는 다른 노력에 비해 그 파급효과가 가장 클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아쉽게도 가장 불편한 방법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수익 향상을 위해 판매량 증대, 비용 감소, 생산성 향상, 품질 개선에 사활을 걸고 것이다.
저자는 “가격은 각 손님과 개별 교섭으로 결정되는 것이지, 결코 일률적인 가격표로 표시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시장 상인이야 말로 진정한 프라이싱의 실천자”라고 말한다. 하지만, 세상은 변했고 그런 흥정 자체가 비호감인 시대이다. 인터넷에서 상품명을 검색해보면 아주 쉽게 제품의 가격대를 확인할 수 있는데 손님 표정 살피면서 물건 가격을 제시하는 시장 상인과 말이나 섞고 싶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프라이싱과 관련하여 우리가 고민해 보아야 할 몇가지 단초를 제공하고 있으며, 실무에서 적용해 볼 수 있는 방법뿐만 아니라 미래의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작가의 깊은 통찰력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작가는 책을 통해 지속적으로 가격은 ‘원가+이익’이 아니라 ‘고객이 느끼는 밸류’라는 이야기를 반복한다. 가격을 결정할 때 바로 이 ‘고객이 느끼는 밸류’가 큰 인사이트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제품의 가격을 정할 때 무의식적으로 유사품이나 대체품의 가격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제품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제품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밸류를 명확히 하고, 고객이 느끼는 밸류를 수치화하여 속성은 전혀 다른 제품이지만 동일한 수치의 밸류를 제공하는 제품과 비교할 수 있다면, 그 전혀 다른 속성의 제품을 가격의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때 나이키는 아디다스나 리복 같은 스포츠 브랜드가 아닌 소니, 닌텐도, 애플 등을 경쟁상대로 규정했던 적이 있지 않았는가? 실제로 나이키 운동화 한 켤레나 닌텐도 DS 한 대 가격이 비슷한 수준이기도 하다.
또한, 높은 가격 설정을 위해 책에 소개된 ‘브레이크 포인트’의 개념에 대해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브레이크 포인트’란 상품이나 서비스의 효용을 증대함으로써(아무리 증대되어도 CS가 그다지 향상되지 않은 영역도 있지만) CS가 비약적으로 높아지는 임계점(이곳을 경계로 행동이나 효용이 크게 바뀌는 지점을 말한다)이라고 설명하면서 필름 현상 서비스를 예로 들고 있다. 필름 현상 서비스의 소요 시간은 며칠 → 하루 → 5시간 → 3시간 → 50분으로 점점 짧아졌지만 고객의 만족도가 비약적으로 높아진 단계는 하루와 50분으로 서비스 소요 시간이 짧아진 시점이었다고 한다. 소비자의 행동 패턴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수준의 필름 현상 시간 단축을 통해, 고객의 만족도를 비약적으로 높여 소비자가 기꺼이 가격의 인상분을 지불할 용의가 생기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포켓 프라이스 워터폴’이라는 분석 방법은 실무에 접목시켜 볼만한 방법인 것 같다. 간단히 말하면 개별 고객 전표에서 확인이 가능한 할인과 인센티브 외에 고객별 비용으로 집계되지 않고 일반관리비의 항목으로 합산되어 계상되는 비용을 고객별로 집계하여 개별 고객과의 거래 결과로서 발생하는 실질적인 이익을 분석하여 가격을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분석 방법이다.
그 외에도 저자의 통찰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 ‘프라이싱의 미래’라는 장에 포함되어 있는데 “고객은 소유와 이용을 분리하기 시작했다”면서 ‘이용 프라이스’라는 개념을 제공한다. 이제는 너무도 당연하게 수용되는 거래의 한 형태지만 책이 출간된 시점을 고려하면 저자의 통찰력에 감탄하게 된다. 이 책의 국내 초판 발행일은 2004년 6월로 적혀있다. 국내 출판 계약 및 번역에 최소한 6개월 정도는 소요되었을 것이고, 자국에서 출판하는데도 계약 및 기획 등에 역시 최소한 6개월 정도 소요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저자가 이 책의 집필을 마친 시점은 2002년 말 혹은 2003년 중반 정도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는 이제 비즈니스의 대세가 된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 서비스가 시작되기 최소 5년 전 그리고 우버 서비스가 시작되기 최소 7년 전에 공유 서비스의 미래에 대해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참으로 대단하지 않은가?
(BOOK : 2021-040-028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