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단순히 아무 것도 아닌 무언가가 되는 것일까. 보인다는 것은 의미 있는 무언가를 볼 수 있는 것일까. 세상이 보이는 것으로만 가득 차있다면, 보이지 않는 것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다른 것이 된다. 유령이나 귀신을 보는 것처럼 괴기하고 이상한 것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이상한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감춰져 있던 것이 드러나버리기 때문에, 현실 아닌 기괴한 존재이기 때문에 배척 당한다. 진실로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보지 않고, 보이지 않는 것을 믿어버린다. 그야말로 아이러니한 이야기.
닿는 것만으로 누군가의 과거를 엿볼 수 있다면 행복한 일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남이 숨기고 싶어하는 과거를 부러 보고 싶어할 사람은 없을 테고, 그 때문에 보통의 사람들 속에 어울리지 못한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게다가 끔찍한 사고나 시체 같은 '다른 사람이 잊어버린 것'까지 모두 다 읽어내 버린다면, 특별한 능력이기보다 불행한 능력에 가깝다. 더군다나 의도하지 않아도 읽혀버리는 탓에 혼잡한 인파 속을 걷기라도 한다면 '자아'란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뒤덮여 버린다. 과거나 미래를 알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자아'를 잃어버리는 예언자처럼 말이다.
반대로 미래를 볼 수 있다는 건 어떨까? 경마의 우승을 알고, 주식의 주가를 먼저 안다. 때문에 손 하나 까닥이지 않고 돈을 벌 수는 있지만, 누군가의 죽음을 읽어내었을 경우는 어떻게 할까? 미래에 슬퍼하게 될 사람들, 미래에 죽어버릴 사람들, 상처 받을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미래를 변화시킬 수 없는 것에 대한 무력감을 느끼지는 않을까?
그리고 공통적으로 자신의 능력으로 인해 배척 당하고 상처 받아본 적이 있는 아이들은 분명 사람들에게 쉽게 마음을 터놓을 수 없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숨기고 싶은 과거가 있고, 누구에게나 미래를 미리 알고자 하는 용기는 없다. 어느 쪽이든 숨기고 싶은 부분이고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가깝다면, 허락도 없이 문을 열고 들어올 방문자를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한 사람이라도 이해해줄 사람이 있다면-.
단지 같은 능력과 유사한 능력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보이지 않는 대신 전해질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만일, 보이지 않는 나라가 있다면, 보인다는 것을 이해해줄 수 있을까. 설령 보인다는 걸 이해해주진 않는다 하더라도, 누군가 널 이해해줄 지도 몰라. 사람의 마음은 보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너는 혼자가 아니니까.
마음이라는 것은 보여지는 게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마음을 믿고 의지해서 사람과 함께 살아간다. 보인다고 해서 모든 것을 믿을 수 있는 게 아니고,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믿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분명 누군가를 위해 소중히 생각하고 있는 마음이다.
사람은 누구나 보이지 않는 나라를 가지고 있고, 그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분명 마음으로 이어져 있을 테니까. -라고 생각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