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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긴 글밥이면서 두꺼운 그림책인데, 효진이는 아주 잘 집중해서 들었다. 길었는지 지루한 면이 있었는지, 중간 중간에 효진아 재미 있어? 재미 없어? 물어보니 재미 없다고 한다. 마음이 난 또 철렁^^ 책 잘못 골라왔나? 하고 아이의 한 마디에 작은 마음이 된다. 도서관에 새 책이 들어오면서 눈에 확 띈 책이며, 냉장고에 정리해 놓고 붙여놓은 읽어야 될 책 목록에 <채마밭의 공주님>이 있다. 가장 먼저 손과 시선이 간 책이라서 글밥 길다고 중간에 읽기를 그만두면 다음에 또 긴 책을 읽어야할때 혹시나 효진이가 쉽게 포기 하면 어떡하나 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읽어줬다. 싫든 좋든..... 그럼에도 끝까지 잘 듣고 중간 중간에 함께 대화하고..... 수월하게 긴 책도 글밥 많은 책도 읽었다^^
그림책 <채마밭의 공주님>은 특이한 구성의 책이다. 누나 하나와 남동생 마테, 그리고 늘 서류며 글쓰기에 바쁜 아빠와 함께 산다. 엄마는 일찍 하늘나라로 가셨다. 엄마가 필요한 어린 아이들에게 아빠는 신경을 전혀 못 쓰고 있다. 그래서 더 엄마가 그리운지도 모른다. 엄마의 방. 엄마의 화장대와 쇼파, 차를 마시는 식탁과 엄마의 피아노.... 엄마의 추억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방이었다. 그리고 엄마의 손길이 가장 많이 스쳐 지나간 곳, 채마밭. 텃밭이며 정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대화가 없는 엄마 없는 집. 누나는 마테에게 쪽지를 남기고 이사를 가기로 한다. 집 바로 옆에 있는 엄마의 채마밭으로. 몸만 왔기에 세간살이들이 필요할 터.... 동생 마테에게 쪽지를 날마다 보낸다. 채마밭이라 말하지 않고...... 적힌 것을 도랑까지 갖다 놓으라고..... 엄마의 방 안에 있는 화장대, 쇼파, 식탁, 엄마의 피아노..... 모든 것이 옮겨진다. 하나씩 하나씩 옮겨지고.... 그리고 알 수 없는 누군가와의 대화. 엄마 방에 들어 간 마테. 그리고 그 방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꼭 엄마 목소리인 것처럼 포근하면서도 잔소리들..... 그리고 채마밭에서 엄마와 하나의 대화^^ 전혀 어색하지 않은 정겨운 대화들. 역시 아빠는 전혀 모르는 사실들이 집과 채마밭, 마테와 하나 그리고 엄마..... 그들은 소통하고 있었다.
집과 채마밭 사이를 흐르는 도랑이 마음 아프게 한다. 건널 수 없는 단절 같은 느낌이 들어서. 서로 소통되지 못하는 마음들을 갈라놓는 것 같아서..... 채마밭에서 아이는 엄마의 사랑과 손길을 느끼고, 엄마가 아끼던 파랑공주를 친구를 삼고, 채마밭의 누나가 책 속 장미공주인 줄 아는 동생 마테. 그렇게 그들은 인형과 책 속에서, 누군지 모르는 그 누군가와 소통하고 있었다.
바람이 불었다. 아주 큰 바람이 불었다. 아빠의 모든 서류들을 날려보낼만큼, 아빠를 두둥실 날릴만큼 큰 바람이 불었다. 채마밭의 담장이 무너졌다. 바람에 날려 온 아빠. 그들은 엄마의 채마밭에서 비로소 다 모였다^^ 아빠는 아이들을 걱정하고 아이들은 아빠를 걱정했다. 그들은 이제서야 가족임을 느꼈다. 아빠가 채마밭의 지붕을 고친다고 한다. 서류가 날아가서 홀가분하다고 한다. 서류는 아빠와 아이들을 갈라놓은 주범이었다고 할 수 있기에.... 하나는 눈물을 훔치며 이제 숨을 곳이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시 도망가고 싶으면 마당 건너 돌집으로 가면 된다고 하지만.... 채마밭이 이젠 그들의 따뜻한 보금자리가 될 것 같다. 엄마 품이 그립고, 모인 가족의 자리가 그리웠던 아이들. 그리고 일상의 분주함에 빼앗긴 아빠를 다시 찾은 아이들. 가족이란 이름으로 모일 수 있도록 회복시켜 준 그 고마운 바람....... 엄마가 보내 준 바람이 아니었을까^^ <채마밭의 공주님>.... 의미심장한 아주 괜찮은 완전 추천도장 있는대로 다 붙일 수 있는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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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마밭과 공주님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않는것 같아 잠시 구입을 망설였는데 책장을 펼치다 그림에 빠져들었습니다. 섬세하게 그려진 동물들과 집 안의 물건들, 나무와 꽃들이 연필로 그려진 스케치와 채색된 그림으로 번갈아 그려졌습니다. 엄마를 잃은 후 일에 파묻힌 아빠와 어린동생 마테를 돌보다 지친 하나는 엄마의 채마밭으로 도망갑니다. 그 곳에서 엄마의 목소리와 만나지요. 삶과 죽음, 자아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자신의 공간을 새로이 만들고 작가라는 자신의 꿈을 찾는 하나를 통해 저를 다시 생각해보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