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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3.25일(금) 대구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는 계명아트센터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대강당이라 평소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크게 선호되지는 않는 홀로 평가됩니다. 이날도 음악감상에 가장 적합한 2층 자리는 계명대학교 교직원, 학생들로 채워져서 많은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아쉬움이 남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날 기대되는 것은 프로코피에프의 칸타타 <알렉산더 네브스키>를 감상할 수 있는 날이란 것이 음악애호가들에게 큰 어필을 한것 같습니다.
먼저 첫곡은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연주였습니다. 초반, 관악연주가 약간 불안한 듯 시작되었지만 이어서 현악의 아주 수려한 연주로 이여졌습니다. 관악의 불안함이 다소간 있었으나, 바이올린을 위시한 고음현의 조직적인 사운드, 강렬한 힘이 느껴지는 선율로 인해 바그너 오페라 서곡의 감상의 묘미를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저음현의 부드러움도 느껴져, 전체적으로 현악기들의 수려함의 승리라고도 할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현의 음감이 무척 좋아 생생하고 살아있는 소리를 듣는 듯한 부드러운 연주였다고 생각됩니다. 곡의 분위기도 괜찮았고, 오페라의 줄거리가 잘 표현된듯 했습니다.
두 번째 연주곡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연주였는데, 이날 연주의 ‘백미’였고, 하이라이트였다고 평하고 싶습니다. 원래 예상으로는 이날 연주 하이라이트는 프로코피에프의 <알렉산더 네브스키>였지만, 음악감상자로서 이날 연주의 하이라이트이자 가장 감동적인 연주는 피아니스트 김정은(이화여대 교수)이 연주한 바로 이곡 이었습니다. 왜냐하면 평소 듣는 모차르트와는 다른 해석과 연주를 들려주었고, 그 연주가 연주자 자신만의 완벽히 체화되고 재해석된 제대로된 연주였다는데 그 가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평소듣는 모차르트가 발랄하고 즐거움을 추구한다고 한다면 이날 모차르트 해석은 무척 현대적 감각이 묻어나는 맑고 무겁지 않은 느낌의 청명한 터치감이 느껴지는 연주였습니다. 소리가 과하게 부드럽거나 물흐르듯하지 않았고 적당한 무게감과 소프트한 터치감이 있는 소리였습니다. 얼핏 힘없는 소녀의 연주같아 보이지만, 완벽히 체화된 곡 해석이 가미된 연주였습니다. 현악 반주 역시 일체감 있게, 피아노 연주의 대위적 요소를 잘 충족시켜주고 만족감 주는 연주였습니다. 근래 듣기 힘든, 가볍고 편안한 터치의 모차르트 연주였습니다. 과도한 건반터치가 느껴지지 않았고, 인공조미료 같은 인공의 요소가 제거된, 무척 신선한 자연의 미감이 느껴지는 듯한 해석이었습니다. 듣는 이로 하여금 맑은 감성을 느껴보게 만드는 음악이었습니다. 무엇이든 과도해진 시대에, 과도하지 않으면서도 빼어난 개성적인 해석의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1악장 코다에서 다소간 화려한 연주미를 과시하지만 그것도 강하지 않고 부드럽습니다. 전체적으로 1악장은 여성의 섬세한 해석이 묻어나는, 여성만이 연주가능한 해석, 김정은 만의 해석이었습니다. 2악장은 유명한 현의 선율로 시작되어 다소 묵직한 느낌이 오는듯했으나 너무 과한 중량감이 얹히지 않았고, 역시 1악장에서의 느낌처럼, 무늬없는, 무덤덤한 듯한 터치감의 묘한 매력이 감상자의 귀와 맘을 매혹시키는 연주였습니다. 다소 창백한듯한 해석이 감상자로 하여금 해석의 여지를 풍부하게 해줍니다. 여백의 미가 한가득한 연주입니다. 여려보이고 창백해보여 슬픈듯, 애처로운 듯한 느낌이 몰려옵니다. 이런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해석이 감상자들에게 무척 포스트모던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너무 행복감에 겨운, 참기어려운 느낌이 들게 만드는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모차르트 곡은 무척 흔하고 익숙하지만 이날 김정은처럼 해석연주한다면 다른 피아니스트들은 자신만의 해석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연주였습니다. 3악장은 다소 많은 건반터치와 많음 음배열로 1~2악장 연주의 맛고 묘미가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러나 그 속에서도 청명한 상승감, 가벼운 무게감의 아름다움이 느껴졌습니다.
휴식후 연주된 프로코피에프의 <알렉산더 네브스키>는 몽골로부터 러시아를 지켜낸 국민영웅 <알렉산더 네브스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한 7악장의 음악입니다. 대구초연이며 국내에서도 거의 연주되는 적이 없어 생소하게 느껴질수 있지만 음반등으로 감상해보면 느낌이 무척 친숙하게 느껴지는데, 그 선율이나 음악적 특성이 여느 오페라의 합창이나 독창의 느낌과 오케스트라 연주와 다르지 않은게 그 이유입니다. 1악장 <몽고지배하의 러시아> 연주는 곡 줄거리의 느낌이 잘 표현 되는데, 익숙한 바흐의 칸타타와는 다른 느낌을 줍니다. 2악장 <알렉산더 네브스키의 노래>는 러시아적 느낌, 승자의 노래같은 느낌, 러시아어 발음의 독특한 음색이 느껴지고 노래의 분위기는 무척 굳건하고 강인한 소리가 들립니다. 3악장 <프스코프의 십자군>은 탐탐의 연주가 적군과 대치하고 있는 모습을 묘사하는 듯합니다. 고전적이면서도 러시아적 느낌이 잘 살아있고, 칸타타의 이야기 흐름을 잘 살리고 있는 음악이 이어집니다. 한편의 오페라 같은 느낌이 소리로 잘 묘사됩니다. 아쉬운점은 노래가사의 해석자막이 제공되거나 아니면 번역된 가사로 노래불려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악장 <러시아 국민들이여, 일어나라>는 오페라 합창의 느낌이 느껴지지만, 그 보다 한단계 더 정제된 고급 합창곡으로서의 느낌이 느껴지는 곡이었습니다. 감동의 느낌이 흠씬 묻어 나는 러시아적 선율이 느껴집니다. 5악장 <빙판 위의 전투>는 작은북과 탬버린의 박자감, 긴박감과 더불어, 높아지는 합창소리와 여러 악기의 가세와 합주로 적군이 물에 빠져 패배하는 모습을 묘사합니다. 6악장 <죽음의 벌판>은 사랑하는 이를 찾는 소녀의 슬픈노래인데 웅장한 러시아가곡의 저음과 묵직한 중량감이 느껴지는 연주를 들을수 있었습니다. 7악장 <알렉산더 네브스키의 프스코프 입성>은 축제장면으로 자일로폰과 글로겐슈필의 명랑한 맑은 소리와 경쾌한 합창이 특색있게 들립니다.
http://artcenter.daegu.go.kr/arthall/stage/stage01_01.html?bmod=view&cd_id=concert&cd_cd=0000000692&cd_part=&v_year=2011&v_month=03&v_day=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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