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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 요보비치가 바로 '잔 다르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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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밀라 요보비치(이하 밀라) 하면 좀비와 뱀파이어 사냥을 다룬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 때문에 여전사 이미지가 강하다. 작년에 스릴러 '퍼펙트 겟어웨이'와 최신작 외계인 페이크 다큐 영화인 '포스 카인드'로 찾아온 그녀지만 그녀의 명성을 가져다 준 영화는 1997년작 뤽베송 감독의 SF물 '제 5원소'였다. 깡마른 몸매에 빨간과 하얀색 띄를 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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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밀라 요보비치(이하 밀라) 하면 좀비와 뱀파이어 사냥을 다룬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 때문에 여전사 이미지가 강하다. 작년에 스릴러 '퍼펙트 겟어웨이'와 최신작 외계인 페이크 다큐 영화인 '포스 카인드'로 찾아온 그녀지만 그녀의 명성을 가져다 준 영화는 1997년작 뤽베송 감독의 SF물 '제 5원소'였다. 깡마른 몸매에 빨간과 하얀색 띄를 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하지만 그녀의 명성과 함께 연기력으로 승부하며 21세기 여전사로 명성을 날리기전에 전조가 된 영화가 있었으니 감히 '잔 다르크'라 말하고 싶다.

 

그렇다. 이 영화는 역사물이다. 다들 알다싶이 백년전쟁의 끝자락에서 위기에 처한 프랑스를 구한 구국소녀 잔 다르크.. 채 20년밖에 못살았던 아주 짧은 생애였던 그녀가 남긴건 무엇이고, 지금은 역사가들에 의해서 성녀라 불리며 추앙받고 있는데.. 여기 밀라가 분연하며 열연한 영화 '잔 다르크'가 제대로 백프로 표출이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11년전에 나온 1999년작으로 95년 뤽 베송이 또 연출을 하며 둘의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먼저, 이 영화를 감상하기 전에 역사적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 좀 살펴보면 이렇다. 1420년 영국과 프랑스가 체결한 트루아 조약(샤를 6세 이후 프랑스의 왕위는 영국왕에게 귀속된다)에 따라 프랑스 샤를 6세가 서거하자, 아직 갓난 아기였던 영국인 헨리 6세가 프랑스의 왕위를 차지하게 된다. 황태자 샤를 7세가 영국의 젖먹이에게 순순히 프랑스를 내주려 하지 않자, 영국은 부르고뉴파 군대와 프랑스를 침공한다. 

침략군이 루아르 강의 거센 물결 앞에 주춤하는 사이, 황태자 샤를 7세는 시농성으로 피신한다. 그는 대관식을 위해 렝스로 가고자 하나 렝스(Rheims: 이곳에서 왕관을 쓰지 않으면 왕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영국군의 수중에 있었고 존폐의 위기에 놓인 절대절명의 순간, 한줄기의 희망도 기대할 수 없는 역사상 가장 암울했던 이 시기에 프랑스를 구할 수 있는 건 오직 기적뿐이었는데..

이렇게 시작된 이야기의 서막은 잔 다르크의 어린 시절부터 나온다. 하지만
그녀의 어린 시절 추억은 영국군에게 처절하게 짓밟히며 자신의 엄마조차 강간당해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격하며 복수를 다짐한다. 그러는 사이 그녀는 어느 순간 신으로부터 계시를 받고 샤를 7세를 찾아가서 군대의 지원을 요청해 조국을 구하겠다고 말한다. 여기서 신의 계시를 받은 영혼의 전달자는 더스틴 호프먼이 샤를 7세는 존 말코비치가 맡았는데.. 특히 말코비치의 행동거지나 헤어스타일이 웃기다는..ㅎ

암튼, 영화의 제목 "The Messenger: The Story Of Joan Of Arc"처럼 메신저의 역할을 잔 다르크가 하며 신의 부름, 계시, 사자의 역할로서의 모습에 중점을 둔 그림이 많이 연출되었다. 마지막 화형의 순간까지도 말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영국군의 기세를 꺽고 대승한 난공불락의 요새 오를레앙 전투의 그림은 15세기의 공성전을 카메라 웍이 아닌 실제 그대로 리얼하게 잘 묘사가 되었다.

이후에도 승승장구한 잔 다르크에 대해서 프랑스 왕가는 잔의 활약에 위기감을 느끼고 자신을 왕위에 오르게 도와준 샤를 7세마저 어머니 다라곤의 사주로 잔을 귀찮은 존재로 생각하니 그녀는 이제는 홀로 된 신세.. 급기야 또 다른 전투과정에서 성에 들어오지 못하고 영국군에 잡혀 종교 재판에 회부된다. 그러면서 계속 신의 계시를 외치는 그녀는 끝내 이단아 마녀로 몰려 화형을 당하며 이야기의 끝을 맺는다.

이렇게 역사적 기록대로 잔 다르크의 일대기를 그린 이 영화는 당시 20살을 갓 넘은 밀라를 캐스팅하며 그녀는 온 몸을 바쳐 열연을 펼쳤다. 전투 과정에서 응원 단장뿐이었다는 역사적 비아냥의 모양새는 물론 직접 싸우는 여전사의 이미지까지 때로는 영화가 말하고자 했던 신의 계시로 메신저의 역할까지.. 그녀가 바로 잔 다르크였다. 결국 당시 19세였던 잔 다르크는 1431년 5월 30일 화형당했고 로마 교황청에선 그녀를 성녀로 시성하는데 약 500년이란 세월이 걸렸다고 마지막에 언급한다.

r*****2 2010.03.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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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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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가는 동안 거실 소파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조용히 박수를 쳤다. 기립박수를 치지 못한 것은 압도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곧이어 미국의 노예 해방,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레옹이 연상의 가지를 뻗었다.   자유를 얻은 남부 흑인들 중의 상당수가 다시 주인에게 자발적으로 돌아갔다고 역사는 기록한다. 자유란 그 신체의 예속되지 않음보다 그 정신의 자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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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가는 동안 거실 소파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조용히 박수를 쳤다. 기립박수를 치지 못한 것은 압도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곧이어 미국의 노예 해방,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레옹이 연상의 가지를 뻗었다. 
 
자유를 얻은 남부 흑인들 중의 상당수가 다시 주인에게 자발적으로 돌아갔다고 역사는 기록한다. 자유란 그 신체의 예속되지 않음보다 그 정신의 자유를 뜻하는 것인지 모른다.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사람들이 피난 생활이 고달파지자 이집트에서의 노예 시절을 그리워했다는 기록도 이와 비슷한 예다. 자유를 어디에 쓸지 모르는, 정신으로부터 노예된 이들은 자유를 두려워한다. 긴 전쟁에서 패배에 길들여진 프랑스 왕실과 귀족은 잔의 기적 같은 승리와 침략군을 완전히 몰아내려는 그녀의 의지를 두려워한다. 그들은 문 닫을 뻔했던 왕조를 다시 이어가게 된 것에, 이전의 기득권을 적당히 되찾은 것에 만족하고 19세의 처녀 야전 지휘관을 용도폐기한다. 권력의 속성이 그러할 것이다. 영화는 당연히 픽션을 가미했지만 대체로 기록으로 남아있는 잔의 역사를 충실하게 옮겼다. 뤽 베송이 역사극을 한번 잘 만들어보기로 결심한 것일까? 
 
<레옹>의 총격전 장면 중에 성모상이 산산조각나는 장면을 보면서, 저 감독 가톨릭에 대한 반감이 좀 있나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이 영화에서도 어린 잔이 텅빈 성당에서 성혈을 마구 들이키는 불경스러운(!) 장면은 나온다. 그런데 영화 전반부에서 혈혈단신으로 적진에 뛰어들어 영국군을 물러서게 만드는, 역사에 기록되어 있으되 영화에서는 별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기적" 같은 장면을 삽입한 감독의 의중이 정말 궁금했다. 후반에 가서는 뤽 베송의 의도를 조금 알 것 같았다. 잔은 자신이 지키고자 했던 프랑스의 왕 샤를 7세로부터 버림을 받는다. 그리고 신으로부터도 버림받은 것이 아닌지 고통스러워 한다. 전반부 전투 장면에서의 소름끼치는(!) 카리스마보다 오히려 감옥에 갇힌 잔의 내면 연기에서 밀라 요보비치는 빛이 난다. (현존하는 배우 중에 뤽 베송의 잔다르크를 밀라 요보비치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마치 민중의 지지를 받는 예수의 처형에 부담을 느끼고 서로 결정을 떠넘기는 예수 시대의 권력자들처럼, 잔의 예정된 최후를 앞두고 세속권력과 교회권력은 쓴웃음나는 핑퐁게임을 벌인다. 이런 가운데 독방에 갇힌 잔은 자신의 내면-더스틴 호프만이 분한-의 의심과 처절하게 싸운다. 여기에서 감독의 통찰이 빛난다. 사실 기록으로 남아있는 역사 속의 잔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끝까지 지킨다. 영화에서도 그녀는 화형을 두려워 하는 게 아니라 고해성사를 받지 못하고 죽임을 당하는 것을 두려워할 뿐이다. 심문관들(역사) 앞에서의 당당한 태도 역시 기록과 일치한다. 그러나 독방(내면)에서의 잔은, 십자가에서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라고 절규한 예수처럼 완전한 단절과 공포에 떤다. 그녀의 "의심"은, 전장에서의 사소한 행위 하나, 말 한마디까지 다시 더듬는다. 이것은 잔의 영혼의 순결함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여기에서 뤽 베송은 기록으로 남은 잔보다 실존의 잔에 더 가까이 다가갔는지 모른다. 아니, 다가간 것이 확실하다. 평전과 성인전의 모든 용감하고 거룩한 최후는 사실 두려움과 신념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마침내 신념을 지키기로 선택한 이들에 대한 기록으로 읽혀야 할 것이다. 가톨릭 교회는 인정하지 않겠지만, 뤽 베송이 한 성녀에 대한 훌륭한 종교영화이자 한 인간에 대한 눈부신 평전을 만들었다고 해도 기꺼이 동의하고 싶다. 
 
<레옹>과 그에 앞서 만든 <니키타>에서부터 뤽 베송은 확실한 자기 스타일을 가지되, 그 변주에 놀라울 정도로 현란하다. 긴장감을 극대화하고 흐름의 완급을 조절하는 데 크게 기여한 음악 역시 오늘 찾아보니까 같은 사람(Eric Serra)이었다. <레옹>에서, 마틸다가 가족이 몰살당한 직후 레옹의 방 문 앞에서 필사적으로 벨을 누르다가 마침내 문이 열리는 장면, 그런 걸 두고 영화사에 빛나는 장면이라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장면은 한 소녀의 슬픔과 공포와 구원을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의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생각된다. 이 영화에서 <레옹>에서의 그와 같은 인상적인 장면 하나를 꼽기는 힘들다. 그런 장면이 여럿 있기 때문이다. 영화 초반에서 들판에 떨어져 있던 칼 한 자루를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잔의 혼란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로 만든 시나리오 작가의 천재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영화가 현대의 고전으로 길이 남을 만큼 대중적인 찬사를 받을 거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 머릿속 Best 5에서 한 편은 오늘자로 밀려나게 된 것 같다. 

e***i 2008.02.01. 신고 공감 0 댓글 0
가장 자주 영화화한 캐릭터라면 '셜록 홈즈'라는 조사 결과가 몇 년 전 기사화되기도 하였으나, TV 매체가 아닌 스크린으로 옮겨진 게 맞느냐는 기준, 다수의 원작과 그 스핀오프로 분산된 캐릭터의 저밀도성을 모두 고려한다면 진정한 1위를 가리는 건 좀 유보해야 할 작업인지도 모른다.셜록홈즈야 그 활약상이 이미 다채롭게 짜여진 넓은 원작의 텃밭이라도 있지만, 실존 인물인 탓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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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자주 영화화한 캐릭터라면 '셜록 홈즈'라는 조사 결과가 몇 년 전 기사화되기도 하였으나, TV 매체가 아닌 스크린으로 옮겨진 게 맞느냐는 기준, 다수의 원작과 그 스핀오프로 분산된 캐릭터의 저밀도성을 모두 고려한다면 진정한 1위를 가리는 건 좀 유보해야 할 작업인지도 모른다.


셜록홈즈야 그 활약상이 이미 다채롭게 짜여진 넓은 원작의 텃밭이라도 있지만, 실존 인물인 탓에 상상력을 발휘하려 해도 그 한계가 너무도 명확한 케이스라면, 더군다나 그가 논란의 대상이기까지 하다면 자주 영화화하는 데에는 더 큰 장애가 존재하는 셈이겠다. 내가 세어 본 바로는 딱히 그럴 이유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자주 스크린에 옮겨진 '캐릭터'로 바로 이 잔다르크가 있겠다.


기념비적 무성영화로 1928년작이 테오도르 드라이어의 솜씨로 이미 만들어졌지만 그 이전 헐리웃에서도 이미 크고작은 과정에서 이 인물의 서사화가 시도되었으며, 컬러포맷이 도입된 후엔 현대 관객의 눈에도 제법 볼만한 솜씨로, 무려 잉그리드 버그만의 캐스팅을 통해(또 그녀의 대표작격이기도 하다) 제법 스펙터클한 사극이 제작되었다. 이뿐 아니라 진 세버그를 쓴 다소 실험적인 작품이라든가, 알 파치노가 나온 '88분(2008)'에서 아주 똑똑한 법대생으로 나오는 릴리 소비에스키가 소녀 시절에 찍은 1999년작까지 해서, 진정 이 잔다르크야말로 그 닳고닳은 뻔한 스토리를 질리지도 않는지 백 년에 걸친 기간 동안 거의 영화의 장르 역사와 맞먹는가 싶게, 관객과 미학을 상대로 한 구애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s****o 2012.10.28. 신고 공감 0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