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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yth where targets were mis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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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리가 늙은 아서 왕으로 나오고 랜슬롯 역을 리처드 기어가 맡은 어찌 보면 참 근사한 배역인데 결과가 극악으로 나온 작품이다. 장 마르칼의 대역작이 근래 정전(canon)취급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본래 이런 이야기, 설화에 절대적 권위를 부여 받은 스크롤은 없는 것이니 아서 왕이 좀 늙었다 한들 탓할 건 아닌데, 첫째로 사람들의 선입견이 그리 쉽게 바뀌지는 않고, 둘째 코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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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리가 늙은 아서 왕으로 나오고 랜슬롯 역을 리처드 기어가 맡은 어찌 보면 참 근사한 배역인데 결과가 극악으로 나온 작품이다. 장 마르칼의 대역작이 근래 정전(canon)취급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본래 이런 이야기, 설화에 절대적 권위를 부여 받은 스크롤은 없는 것이니 아서 왕이 좀 늙었다 한들 탓할 건 아닌데, 첫째로 사람들의 선입견이 그리 쉽게 바뀌지는 않고, 둘째 코너리의 연기나 감독의 가이드가 부족한 탓이 크지 않나 생각해 본다.

첫번째 포인트에 대해서는, 여하간 대중은 1981년작 '엑스칼리버'에서 받은 이미지를 아서 왕 모티브의 오리지널로 확고히 간주하고 있는 터라, 이런 창의적(?)인 시도는 여간 야무지게 하지 않으면 씨가 안 먹히1)는 이유가 있다. 다른 이야기인데, 신화나 전설에 정전(正典)이 있느냐의 문제는 때로는 참 민감한 이슈이기도 하다.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웅진의 빼어난 마케팅에 힘입어 노년에 놀라운 상업적 성공을 거둔 이윤기씨도, 강단 인문학계의 무자격-오역 시비에 휘말려 상심깨나 한 적이 있는데, 나는 그가 이때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때이른 죽음을 맞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이윤기 씨 글쓰는 스타일 보면 은근 섬세하고 상처 잘 받는 인간형이 떠올랐었기 때문인데, 그가 생전 조선일보에 기고하던 수필에서도 간간히 느껴지던 점이었다. 여하간 정전성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이심률을 보이느냐를 따지자면 이 영화는 낙제이고, 격에서 벗어나면 재미라도 있었어야 했는데 그렇지도 못했다는 게 총평이라 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두번째 포인트로 논의가 옮아 오는데, 이 영화 감독은 '무려' 제리 주커다. 나는 이 양반이 본래 하던 거나 했으면 이런 일은 없었잖느냐 이런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본래 그 정도의 스토리텔링 능력이 있으면 이런 장르에서도 기본은 해야 하는데, '차라리' 놀랍게도 전혀 맥을 못 쓰는 이상한 영화를 찍고 만 것, 그 이유는 내가 알 수 없는 것이겠으나 그의 재능의 밀도(외연은 말할 것도 없고)에 대해서는 재고를 하게 되는 계기였다고나 하겠다. 코너리의 연기에 대해서는 딱히 말할 것도 없다. 그가 아서 왕에 안 어울린다는 게 아니라, '이상한 아서 왕'의 역에 재수 없이 걸렸다고 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영화가 실패한 데에는 두 남성과 귀니비어 역의 줄리아 오몬드가 참 절묘한 부조화의 삼각관계를 이룬 것도 한몫을 하는데, 영화에서 그녀는 정말로 하는 일이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이다. 기어에 대해서는, 모든 영화에 나와 똑같은 연기만 할 줄 아는 사람에게 더 이상 뭘 바라겠냐는 한마디로 족하고, 다만 눈이 가는 것은 모드레드 경(불핀치의 작품에서 '이중의 배신자'로 묘사된) 역을 맡은 벤 크로스이다. 이 사람은 참... 뭐랄까. 한국 가수에 비유하자면 김국환 옹을 연상시킬 정도로 교과서적인 정확한 발음으로 연기에 임하는 사람인데, 이런 악당 역이나 혹은 '스피시즈 4'에서의 고지식한 law -abiding citizen 역이나 두루두루 어울리는 좋은 배우이다. 이 사람 연기 하나 보는 재미로 15년 전 그날 극장에서 버텼다고 회고하고 싶다.


1) 그런 의미에서 잭 니콜슨 오리지널(...)을 생각조차 안 나게 만든 히스 레저의 명연은 정말 유례 없을 정도로 놀라운 feat라 할 수 있다. 정말로 그가 해 낸 일은, 현대의 클래식에 가깝다고나 해 줘야 한다.



s****o 2010.11.22. 신고 공감 3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