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영화와 동영상을 찍는 기초적인 지식, 그 중에서도 정말 기초적인 기술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내 생각엔 동영상을 찍는 데는 수 백가지 기술은 족히 필요하고도 남을 것 같은데 이 책은 동영상을 찍는 데 있어서 이것만 알면 된다고 말하고 있다. 다소 건방진 타이틀을 단 이 책은 일단 표지도 약간 오래되고 딱딱해 보이지만 이래봬도, 미국 300여개 대학에서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도대체 뭘 믿고 이런 타이틀을 달고 나왔나 생각하면서 책을 펼쳐보았다.
일단 이 책은 영화를 전공하지 않았으면 접하기 힘든 여러 가지 용어들이 나오는데, 그래도 한번쯤은 들어봤던 단어들이다. 생각해보면, 이런 단어들은 들어는 봤어도 내가 내 입으로 뱉었던 일은 없었다. 시퀸스라든지, 색온도라든지, 이런 단어들. 어디서 한번 본 거는 같은데 솔직히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는 단어들이 책속에서 우수수 쏟아지는데, 생각보다 풀이를 명쾌하고 군더더기 없게 해놓았다. 읽다가 이해가 안 되면 그림을 한번 보고, 다시 읽으면 ‘이게 이런 뜻이었군.’ 이란 생각이 들 수 있게 만들었다. 책이 여백도 많고 거의 모든 페이지마다 길쭉하고 귀여운, 내가 생각했을 때 전형적인 미국느낌이 물씬 나는 일러스트가 들어가 있어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동영상을 찍을 때 신경 써야할 점에 대해서도 나와 있는데, 기억에 남았던 건, 흑인 을 촬영할 때와 백인을 촬영할 때는 조리개를 달리해야한다고 한다. 흑인의 얼굴을 촬영할 때는 짙은 색깔의 얼굴에 번진 표정을 담기 위해서 조리개를 더 열어줘야 하고, 백인의 경우는 조리개를 약간 어둡게 표현해야, 그 표정을 담을 수 있다고 한다. 갑자기 크래쉬를 만든 영화 감독은 그 수많은 다인종이 나오는 영화에서 조리개를 다 조절했는지 궁금해졌다. 백인과 흑인과 동양인이 다 나와서 떠들기라도 하면 동양인을 기준으로 찍었을려나. 또 흔들리는 영상은 관객들을 짜증나게 만들고, 내가 보는 게 현실이 아니라 영화라는 사실을 느끼게 해준다고 한다. 영화의 신비감이 흔들림으로 인해서 사라진다.. 이 이야기를 보다보니, 여배우들을 보고 난 후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평소에 무디기로 소문난 나는 여배우들을 보고나서 밥도 잘 먹고, 잘 돌아다녔는데 섬세했던 친구는 머리가 어지럽다, 속이 안 좋다는 이야기를 계속했었다. 영화기술의 굵직한 이론마저도 내 무딤은 당해내지 못했던 건지도 모른다. 이 책을 본다고 해서 영화와 동영상 한편을 뚝딱 만들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런데 집에 한권쯤은 두어도 괜찮을 것 같다. 어디 놀러가기 전이나 가족 행사에 동영상 찍기 전에 한번 훑어보면 좋을 것 같다. 또 이 책을 보고나면, 영화 한편보고 나서, '돈 버렸어.' 라는 말하기가 미안해진다. 영화 한번 찍을 때마다, 이 책에 있는 기본적인 규칙만 지켜도, 감독은 조명도 맞추고, 프레임 구성도, 균형도 ...... 얼마나 신경써야 할 일이 많겠는가. 수 많은 영화 감독들의 둥글둥글했던 성격이 영화 한편 찍을 때마다, 더 히스테릭해지고, 더 쪼잔해졌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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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작 입문자들을 위한 깔끔한 지도서.
사실 2004년도에 나온 책인 만큼 시대에 맞지 않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는데 시대를 불문하고 필요한 요소들에 대해 매우 깔끔히 정리되어있다. 당장 글씨만 읽으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내용들도 그림과 함께 보니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편. 장면의 균형을 잡기 위해 구도를 살짝만 바꿔도 불안함이 느껴지던 장면이 쉽게 안정적인 모습으로 바뀐다. 어찌됐던 영화라는 것은 직사각형의 화면이라는 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화면이라는 것을 의식하고 그 공간을 잘 활용한다면 영화의 질이 크게 올라갈 것이라는게 예상된다.
"이것만 알면 찍는다"라는 제목은 영화제작 숙련자의 입장에서 건방져보일 수 있겠으나 나와 같은 입문자, 초보자에게는 단비같은 지침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