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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영어회화시간에 쓴 표현을 놓고 원어민 강사가 쉬는 시간 동료 원어민 강사들과 키득거린다면? 이 책의 저자에 의하면 실제 그런 일은 국내 어학원 곳곳에서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콩글리쉬'에는 단순히 문법적으로 틀린 데에서 그치지 않고 원어민이 들었을 때 이상한 어감을 갖게 되거나, 때에 따라서는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아래 경우를 보면 이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해 질 수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뉴욕에 간 어떤 한국여성이 택시기사에게 '저 코너에서 좀 내려주세요'라고 말하고 싶다.어떤 표현을 쓸 수 있을까?
Please get me off at the corner.
이렇게 말했다간 이후 어떤 끔직한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
'get someone off'는 속어로 '~를 뿅가게 해주다'란 뜻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위 말을 들은 뉴욕의 택시기사는 이 동양 여자가 '저 코너에서 저 좀 뿅가게 해주세요'라고 말한 것으로 들을 위험이 많다는 것.
이쯤 되면 콩글리쉬를 더이상 사소한 문제로 치부하기 어려워진다.
소위 '콩글리쉬'에 대해 다룬 책들은 이미 시중에 많이 나와있다. 콩글리쉬 서적들은 한국인이 쓴 책들과 원어민이 쓴 책으로 나눠볼 수 있다.
국내에서 10여년 이상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쳐온 데이빗 켄달이 자신의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펴낸 '한국인이 말할 때 꼭 틀리는 영어(For the Last time, Learn English)'는 지난 1997년 그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데이빗 커서포스키가 쓴 '한국식 영어의 허점과 오류(Common Problems in Koran English, 외국어연수사)의 명맥을 잇는 책이라 할 만하다.
위 두 책의 공통점은 원어민 강사가 자신들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국인들의 영어 오류에 대해 쓰고 있다는 사실 외에도, 가벼운 에피소드나 신변잡기적 수필류, 또는 두서없는 나열형이 그치고 있는 여타 다른 콩글리쉬 서적들과 달리 콩글리쉬라는 주제를 매우 진지하게 정공법으로 다루고 있다는 데 있다.
데이빗 켄들의 '한국인이...'는 손쉬운 만병통치 해법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불편하고 지루한 책일 수 있다. 그러나 외국어 공부라는 것이 단숨에 마스터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꾸준하고 반복되는 학습과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초급자던 고급자건 매우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10년동안 모은 자료와 경험을 쓴 책 답게 내용이 매우 충실하다. 필요 이상으로 분량을 늘리거나 그림을 잔뜩 집어넣는 식의 '잔재주'를 부린 흔적도 별로 발견되지 않는다.
특히 책 뒤에 있는 'Got it? Card'는 제대로 활용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 책이 진지한 정공법을 채택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 되기도 한다. 상당수의 영어 초급자들에게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상당한 인내심이 요구될 것이다. 이 책은 일일이 떠먹여주기 보다는 독자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어학 공부에 있는 합당한 방법이긴 하지만 수동적인 초급자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방법론적 측면에서 좀더 고민이 있어야 했지 않나 생각된다.
책 디자인이나 전체 구성 등의 측면에서도 아쉬운 점이 발견된다. 원래 저자에 의해 영어로 씌여진 책을 국문으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다소 오류나 어색한 부분도 발견된다. 앞으로 나올 개정판에서는 이런 부분에 대해 대폭적인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과 연계하여 공부할 수 있도록 저자가 사비를 털어 만들었다는 웹사이트 www.kingkonglish.com도 잘 활용한다면 영어공부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저자는 모든 콩글리쉬에 대해 비판하고 있지는 않다. 아래 '인상깊은 구절'에 소개했듯 한국적인 내용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자신있게 한국적인 표현을 쓰라고 권한다. [인상깊은구절] Express Yourselves 모든 한국말을 다 영어로 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라. 세계화의 주 맥락이 문화 정체성을 인정하는 일이다....(중략)...한국어에도 그대로 사용해야 할 말들이 많다. 한국과 친숙한 외국인들은 이미 아래의 말 정도는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해외에 나갈 때도 같이 들고 나가서 한국의 것에 대한 세계인들의 인식을 널리 확산시키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