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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천만명을 돌파한 영화라고 해서 기대가 너무 컸었다보다.
한마디로 실망했다.
특히나 영화의 전반부는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장면들이 난무했다.
1. 강인찬(설경구)은 폭력조직의 행동대장쯤 되는가보다. 그는 청부폭력을 행사했지만 결국 살인미수에 그치고 만다. 그러나 연좌제라는 것에 걸려 살인이 선고된다.
아무리 죄질이 나쁘다고 하여도 살인미수에 대하여 사형을 언도하지는 않는다. 강도살인에 강간까지 했던 동네 선배도 결국 15년형을 받았다. 살인하고자 하는 의사가 충분히 있었다고 하나 상대방이 죽지 않은 사건에 대하여 사형이라니, 그것과 연좌제의 결합은 좀 그렇지 않을까?
물론 강인찬이 그런 길로 빠져들게 된 것에 대한 설명은 충분히 될 수 있다. 그렇게 그릴려고 했다면 최소한 두셋은 죽인 살인범으로 그렸어야 마땅하지 않을까? 끓어오르는 분노가 응축되었다가 엉뚱한 방향으로 분출되어 솓아나온 것이 겨우 살인미수라니...
2. 그런 범죄자 집단을 실미도로 끌고 가지만 선상에서 패싸움이 일어나고, 조중사(허준호)는 이들에게 바다에 뛰어들 것을 명한다. 자, 이 상황에서 갑판에 있는 기간병에게 무리 중 한사람이 강아지(담배) 한대를 요구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들이 살인을 언도받을 정도의 흉폭한 무리들일진데, 겨우 총 들고 있다고 기간병을 이들과 같이 있게 한다는 것이 말이 될까?
아직은 이들도 독기가 오르기 전이니까 괜찮다고 치자. 수류탄이 터지면서 바다로 뛰어들고, 기간병들은 IBS(고무보트)를 타고 다니며 말 그대로 빠져 죽기 직전의 사람들만 구해주어 다들 실미도로 헤엄치게 한다. 바다에서 섬이 보일 정도의 거리였기에 5키로 이내의 거리일 것이다. 아마도 2키로 정도?(뭐 소도둑도 이런 식으로 전투수영을 했었다. 단 물에 빠져 죽지 말라고 구명조끼 비슷한거는 차고 있었지만...)
이들이 해안에 도착했을 때, 기간병들이 대원 일인당 한명씩 배치된다. 물론 총을 들고...
만약에 이들이 진짜로 사형 선고를 받을 정도의 사람들이라면 이 정도에 독기가 빠지진 않는다. 겨우 한두번 죽을 고비를 넘겼다고 해서 꼬리를 내리는 것은 대가리에 먹물 든 사람들의 얘기이다. 그들이 진짜로 범죄자였다면 그 상황에서 더 악이 받쳐 바닷가에서 올라온 즉시(또는 기력을 회복한 수) 기간병들과 집단적인 싸움이 벌어졌어야 한다.
처음엔 그들끼리 치고받으며 싸웠지만 들판의 맹수들도 안다. 지금은 자기들끼리 주도권 다툼을 할 때가 아니라 그들 집단에 향해지는 외부 압력에 대해 대항할 때라는 것을.
그렇다면 어떻게 그렸어야 할까? 기진맥진해 올라온 그들을 조국의 품으로 관용한다느니 하는 개소리는 집어치웠어야 한다. 그들에게 내려줄 희망의 동앗줄은 영문도 모른채 끌려온 실미도에서 거의 죽기 일보직전의 상태까지 다다른 다음에 내려줬어야 한다. 그들의 선택이 이거 아니면 저거라는 식으로 특수부대원이 된다면 절대로 끝까지 그 훈련을 견딜 수 없다. 차라리 죽는게 낫다는 심정이 들 때까지 그들을 괴롭혔어야 한다. 그리고 눈알의 먹물이 빠질 때 쯤에야 그들에게 희망의 동앗줄을 내렸어야 한다. 그것만이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죽음만이 기다리게 해야 한다.
3. 기간병들과 훈련병의 식사.
훈련중의 식사에 있어서 기간병들은 뱀이 나올 정도의 풀쪼가리 식사인데 비해 훈련병들은 고기가 넘쳐나는 식사를 한다. 내가 알기로 훈련병들에게 잘 먹이면서 훈련하는 나라는 군대도 직업선택으로 가는 미군밖에는 없다. 절대로 훈련 초기의 식사는 훈련병들에게 쓰레기라도 먹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차라리 이런 점에선 영화 D.I. Jane의 식사 장면이 제대로 표현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전투중에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할지 알 수 없다. 따라서 처음에는 엄청나게 짧은 시간에 밥을 먹게하고(사실 한 숟가락 먿기도 힘들다), 다음 식사때에는 그들이 못 다 먹고 버린 짠밥을 먹게 하는 것이 일반적인 해병의 교육방법이다. 훈련의 말미쯤이라면 잘 먹이는게 중요하겠지만 절대 처음에는 아니다. 절대로 배부른 맹수는 발톱을 갈지 않는 법이기 때문이다.
4. 그 뒤...
영화적 완성도는 뒷부분으로 가면서 조금 나아졌다 물론 안성기의 연기에 대해선 조금 불만이 있다. 너무 굳고 경직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보여준 것보다 조금만 더 인간적이고, 그도 상부의 명령에 고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하는게 개인적인 심정이다.
차라리 훈련때는 악랄했지만 그들의 목숨때문에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 조중사(허준호)의 연기가 나았다는 느낌. 그렇다면 두 사람의 대비를 위해 안성기를 그렇게 표현했을까? 하지만 조중사의 대립각으로 박중사가 존재하는데 구태여 안성기를 그렇게 그릴 필요가 있었을지 모르겠다.
뱀다리.
실제 실미도 684부대원들은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들도 아니고, 재소자도 아니었다. 그저 돈을 많이 벌게 해주겠다는 꼬임에 넘어간 사람들에 불과했다. 차라리 사실 그대로 대원 모집을 촌에서 서울 막 올라온 사람들을 꼬시는 장면으로 했었다면 어땠을까?
영화와 똑같이 배를 타고 실미도로 향한다고 하여도 그들끼리의 난동이나 소란따위는 없었을 테고, 조중사가 갑판에 수류탄을 던지면 그들은 혼비백산해서 바다에 뛰어들겠지. 그런 그들이 실미도에 도착했을 때, '너희들은 이미 주민등록이 말소되었다. 이곳에서 훈련을 받고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면 주민등록 복권은 물론 엄청난 돈과 장교 임관을 시켜주겠다'라고 한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초기의 가혹한 훈련을 묵묵히 견디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훨씬 잘 어울렸으리라.
정치적 결정으로 684부대를 만들었지만 결국 정치 지형의 변화에 의해 죽게되는 그들의 모습을 그리는 것으로는 더 적절하지 않았을까? 그들을 기만하고, 가혹행위를 했으며, 결국은 그들을 용도폐기하는 모습을 그리는 것으로는 말이다.
뱀다리2.
하도 적기가 문제를 떠들어서 잠시 언급만 해야할 듯.
적기가를 부르는 장면이 있으면 국가보안법 위반이고, 없으면 괜찮다는 식의 발상은 정말로 신식민지 국독자 시절의 이야기가 아닐까? 오히려 그들이 북한 내 특수공작을 하기 위해서였다면 북한의 군가 한두곡을 충분히 부를 수 있어야 하며, 노래의 가사 내용상 악에 바쳐서 부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오히려 나로선 점수를 후하게 주고 싶은 장면...
마치며.
온라인에서 글을 읽어보지도 않으며 주욱 내려 쓴 것이라 말의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많을 듯 합니다. 그저 그러려니 하고 봐주시길.
그래도 이해가 안 됩니다. 어떻게 이 영화가 천백만명이나 관람했는지...
영화의 승리라기보다는 마케팅의 승부에서 이긴 것이 아닐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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