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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nch out the 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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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의 충동을 느끼는 건 대책 없이 거리로 쫓겨난 낙오자만의 감정이 아니다. 어쩌면 조직 내에서 그토록이나 무책임하게 굴어 본 이력이 있는 그이기에, 이제 남은 인생 동안 복권이나 긁으면서 길거리 스카웃의 천행이나 기다리며 시간을 메울 지도 모른다. 제 인생의 무가치함에 일말의 자책감을 느낄 만한 염치가 있어야 죽을 마음이라도 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스퀼라와 카륍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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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의 충동을 느끼는 건 대책 없이 거리로 쫓겨난 낙오자만의 감정이 아니다. 어쩌면 조직 내에서 그토록이나 무책임하게 굴어 본 이력이 있는 그이기에, 이제 남은 인생 동안 복권이나 긁으면서 길거리 스카웃의 천행이나 기다리며 시간을 메울 지도 모른다. 제 인생의 무가치함에 일말의 자책감을 느낄 만한 염치가 있어야 죽을 마음이라도 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스퀼라와 카륍디스는 그 사이로 지나가는 아르고나우타이를 미처 포획하지 못 해, 생성 후 처음으로 맞는 치욕을 감당하지 못한 채 그 응보로 '바위의 자살'을 의식으로 치르게 된다. 별칭이 the Rock이었고 당대에 그 탈옥이 불가능으로 간주되었던 수형 시설 알카트라즈는, 마침내 운명에 저항하고자 담대한 도약을 감행했던 프랭크 모리스 외 2인의 필사적인 탈옥 시도를 막지 못했고, 그 결과 연방 정부로부터 폐쇄 조치를 당하게 된다... 는 그냥 프레임에 끼워 맞추는 잡적이급의 헛소리고, 합리적인 사고가 가능한 정책 당국자라면 교정 시설의 유지에 막대한 비용을 쓸 이유가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바로 깨달았을 만 했겠다. 여튼 3인의 탈옥 과(성공 여부는 별개 문제) 당해 시설의 셧다운이 시기적으로 인접해 있으며, 이 사건의 파장이 일정 영향을 끼친 사실도 분명하긴 하다.

이 영화는 알카트라즈를 소재, 배경으로 삼은 영화, 그리고 탈옥물 장르의 숱한 화제작들을 거론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된다. 물론 미국인들이 언제나 사랑하는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필모그래피에서도 이게 얘깃거리에서 빠지면 뭔가 허전하기도 하고 말이다. 우선, 과장되고 후대 대중이 통상 떠올릴 이미지에 맞게 많이 왜곡된 <더 록>에서의 모습과는 달리 이 영화가 배경으로 담아낸 알카트라즈는 실상에 매우 근접한 편이라고 평가 받는다.

영화를 찍은 시대가 시대이니만치 그런 이점을 누리는 건 당연하겠고, 다음으로 탈옥 장르의 완성도에서 보자면 솔직히 요즘 관객의 눈높이에서는 실소가 머금어질 대목이 한둘이 아니다. 주로 프랭크(클린트 이스트우드 扮)가 '그 월요일 밤'에 벽을 뚫고 기간 설비실의 허술한 구석을 요리조리 뚫고 질주하며 빠져 나가는 과정을 두고 많은 비판이 이뤄지는데, 이건 아무리 옛날 영화라는 핸디캡을 감안해 주더라도 욕을 먹어 마땅하다. 독방의 벽만 뚫으면 사실상 다른 난관이 없는 거나 마찬가진데, 마치 예전 코미디물에서 허술하게 마련된 동헌의 옥실이나 <못 말리는 람보>에서 상체가 다 빠져 나오는 영창 따위가 연상될 만큼이다.

다음으로, 소위 prison film 장르의 현대작들은 대개 가혹한 처사를 일삼는 새디스트 간수, 교도소장 따위를 꼭 안타고니스트로 배치하여 주인공에로의 감정이입을 관객에게 유도하고, 이런 컨벤션이 너무도 굳어 아예 식상한 클리셰 대접을 받기도 한다. 그런데, 이 1979년작에는 그런 못된 교도관이, 물론 나오기는 하나(패트릭 맥구한 扮) 대개는 간접적이고 정신적인 가학을 행하는 데에 그친다. 무슨 <일급 살인>에서의 게리 올드만처럼 죄수의 아킬레스 건을 끊고 <슬리퍼스>의 케빈 베이컨(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이 사람은 저 <일급 살인>에서는 온갖 학대를 다 당하는 죄수로 나온다)처럼 성추행을 일삼지도 않고, 그저 그림을 그리는 자에게서 화필을 뺏고, 동료의 죽음을 추모하는 이들의 소중한 국화꽃을 망가뜨릴 뿐이다. 물론 사람의 자존을 침해하는 게 물리적 학대보다 더 잔인하고 치명적일 수 있다는 감독님의 점잖은 메시징이겠으나, 여튼 이렇게 뜨듯미지근한 극화 테크닉으로는 요즘 관객 누구의 눈도 만족시키기 힘들 것이다.

이 영화에서 카트를 끌고 다니며 잡지, 도서를 나눠 주는, 그리고 수형 생활 초기 주인공 프랭크에게 크나큰 도움을 주며 마지막 순간 살해 위협으로부터도 상황을 일찌감치 꿰뚫는 그 혜안으로 목숨을 살려 주는 흑인 죄수 '잉글리시' 역에, 폴 벤자민이라고 아마 한 번 보면 누구도 잊지 못할 그윽한 눈빛(그윽하다 못해 괴기스러운), 세상의 모든 시련과 모순을 제 영혼에 고스란히 짊어졌다가 마음에 안 드는 놈 머리 위에 트럭으로 풀어 놓고 압사시킬 흑마법사처럼 생긴 그 배우가 나온다. 이 사람이 나온 영화 중에, 빌 듀크(<프레데터>에 나온 보위 나이프 쓰는 그 새카맣고 피부 좋고 덩치 크며 말수 적은 흑인) 감독 로렌스 피시번- 바네사 윌리엄스 주연의 <후드럼>이란 작품이 있는데, 주연 배우 누구보다도 이 사람이 단연 관객의 눈길을 끈다. 그 깊숙하다 못해 땅을 파고 들어가는 독특한 저음부터 해서,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은 기이한 눈빛과 입매 하며 말이다.

프랭크와 함께 감옥을 빠져나가는 형제 중 존 역에 프랭크 워드가 나온다. 혹시 한 달 전에 어느 케이블 채널에서 <엑시트 스피드>라는 영화를 틀어 주는 걸 본 이가 있을지 모르겠는데, 거기서 늙수구레한, 어느 탈영병(놀랍게도 여자고, 연방상원의원의 딸임)의 행방을 추적하고 다니는 경찰로 나온 사람이다. 이 사람의 대표작은 내가 전에도 언급한 <북회귀선>이겠는데, 필립 카우프만 연출 우마 서먼 주연의 그 영화에서 다른 사람도 아니고 바로 헨리 밀러 역을 맡았는데, 이상하게 작품 자체의 임팩트가 너무 강했던 탓인지 이 사람이 거기 나왔다는 걸 기억하는 이가 없다. 참고로 그 영화에선 대머리로 나오지만, 내가 본 바로는 이 사람이 나온 다른 작품에서 머리털이 부족한 장면이 거의 없었다는 점도 참고해야 겠고, 특히 <엑시트 스피드>는 불과 8년 전 영화인데도 여튼 그 쭈글쭈글한 얼굴에 숱은 제법 많았다는 사실도 눈여겨 봐야 한다. 사실 비듬털이처럼 무능 무학 저질 무자격에 간사한 아첨으로만 다 때우려는 사기꾼만 안 만나면 머리털이 쌩으로 빠질 일은 없다고 보지만 말이다.

s****o 2016.02.03. 신고 공감 0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