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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ng : 1. 쏘다. 찌르다. 2. 따끔거리다. 3. 화나게 하다.
성경에서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고 한 말을 도용한다면 '사기극을 다룬 범죄영화의 태초에는 이 영화가 있었다.'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영화, <the sting>이다. 1930년대의 시카고. 흑인 친구인 루터와 좀스러운 사기를 쳐서 그럭저럭 먹고 사는 주인공의 이름은 후커(로버트 레드포드). 이 후커의 인생에 커다란 풍파를 가져다준 그날도 멋들어진 앙상블로 어수룩한 한 사내를 속여 그의 지갑을 훔쳐낸다. 그런데 이게 웬일, 그 안에는 평생 만져본 적도 없는 큰 돈이 들어있다. 그럼 초장부터 주인공은 부자가 되는가? 허허 그렇게 착실한 사람이었으면 애초에 사기꾼은 왜 됐겠는가. 대인배답게 그날 번 돈을 시원하게 도박장에서 날린 주인공.
<사진 속 남자가 바로 주인공 후커 역을 맡은 로버트 레드포드. 지금의 살찐 아저씨의 모습만 알았지 이렇게 잘생겼었을 줄은 몰랐다. 이 해사한 청년의 미소가 범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스팅'이 시종일관 무겁지 않은 분위기를 유지하는 데 큰 공헌을 한다.>
잔챙이가 날린 거금을 두고 냄새를 맡은 돈의 원주인은, 정말 재수없게도 시카고 최대의 마피아 두목 로네건이었다. 점잖은 외모와는 달리 사기맞은 돈의 행방을 안 그는 그날밤으로 후커의 파트너인 루터를 살해한다. 일단 목숨을 건지기 위해 도망을 치지만 후커는 반드시 그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고, 희대의 사기꾼이자 의리의 사나이인 헨리 곤도프(폴 뉴먼)를 찾아간다.
<헨리 곤도프 역의 폴 뉴먼. 진짜 사기 잘치게 잘 생겼다. 중후하게. 역시 이 양반도 시종일관 사기꾼 대장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는다. 진짜 사기꾼 같지 않으니까 더 사기꾼 같은... >
사기꾼 길드(다같이 모여 경마장을 가상으로 차리고 그 안에 중계 아나운서부터 경마장 손님까지 온통 사기꾼 천지니 길드라고 할 수 밖에)의 전설로 불리는 그도 역시 후커의 사정을 듣고 흔쾌히 로네건을 치는 데 가담한다. 신중한 로네건을 사기극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각종 재주꾼들이 힘을 합친다. 사무실을 하나 빌려 완벽한 경마장으로 바꾸는 것부터 이미 끝난 경마 결과를 마치 지금 전송되는 것처럼 읽어내는 아나운서 사기꾼(전화도 드물던 30년대라 가능한 사기극), 영국 신사 흉내를 내며 바람을 잡는 신사 사기꾼, 마담인 척 종업원인 척 연기 쩌는 마담 사기꾼 등등.
이 쯤에서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구존데...... 하는 생각이 확 든다. 1. 재능이 충만한 잔챙이 사기꾼(혹은 특정 분야의 범죄자)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거물에게 까불다가 박살이 난다. 이 경우 보통 존경하는 스승이나 절친한 파트너, 혹은 가족 중 누군가가 살해당한다. 2. 그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 복수와 함께 주인공이 성장을 거듭하게 되는 절실한 계기가 된다. 3. 주인공은 치밀한 복수극과 역전의 한 판을 준비하고, 그 과정에서 다재다능한 조력자들이 나타난다. 이 다양함은 자칫 지나치게 어두워질 수 있는 극의 분위기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4.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겪는다. 5. 끝판왕을 누르고 승리를 거둔다. 우리나라 영화로 치자면 좀 멀게는 박신양 주연의 <범죄의 재구성>, 2012년을 강타했던 <도둑들>, 손은 눈보다 빠르다던 <타짜 1, 2>를 들 수 있겠다. 아! <스팅>이 이 영화들의 원형이었구나! 라는 즐거운 깨달음을 얻었다.
하지만 <스팅>과 그를 본딴 영화들의 차이점은 물론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사기꾼들이 움직이는 목표가 '돈'이 아니라 '의리'라는 것이다. 함께 지내던 동료가 적에게 살해당했고 그것을 갚아주는 것이 가장 큰 동기이기 때문에 돈은 얻어도 그만, 얻지 못해도 그만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배신같은 것들이 끼어들 여지가 없고, 그것이 마지막 반전의 요소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유명한 영화보다 더 유명한 OST도 이렇게 발랄한가보다. 그래도 나름 범죄물인데.
보고나면 그놈의 돈! 욕망! 때문에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범죄영화가 아니다. 그래도 아직 순수하고 그래도 아직 덜 때묻은, 사기꾼들의 유쾌하고 발랄한 사기극, <스팅>이다.
덧붙임)물론, 이 글에 영화의 결말을 공개할 생각은 없다. 단, 영화를 볼 예정이라면 시놉시스 파악을 위해서 '절대로' 네이버 영화에서 이 영화를 검색하면 안된다. 원 세상에 사기꾼 같은 사람들이 영화의 반전까지 모두 줄거리로 올려두었다. 에라이 사기꾼 같은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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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할 정도의 매력을 발산하는, 올드팬들의 가슴에서 결코 떠날 줄 모르고 한 자리를 차지하는 영화라고나 하겠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heist물로 숀 코너리 주연의 '대열차강도'가 있었는데, 마이클 크라이튼(2년 전 타계)이 감독을 맡기도 해서 화제(라곤 하지만 당시에는 이후만큼의 지명도는 얻지 못할 때였다)가 되기도 했지만 이 영화의 인기에는 턱없이 미치지 못하였다. 영화의 불가사의한 매력은 단순히 정교한 플롯(이 이야기도 할 거리가 많지만 영화에는 앞뒤가 맞지 않은 구성의 goof가 제법 많다)에서 오는 것도, 배우들의 매력에서 기인하는 것도 아닌, 그 외의 무언가가 분명 있다. 가령, 나는 아직도 이 영화를 보면, 일등칸에서 트럼프로 로버트 쇼를 속이는 뉴먼의 그 표정, 손짓을, 또 효과음이나 아무 음악 없이 차분히 정적만 흐르는 도박판의 그 장면을 보거나 이후에 떠올릴 때 아직도 가슴이 뛴다. 이에 대해서는 뉴먼이 '더 타짜였다'는 설명 말고는 아무런 합리화의 장치가 붙지 않았으니 어찌 보면 생날로 1970년대 순진한 청중을 속이는 것에 불과했을 수도 있었는데 말이다(그렇게 따지면 그럴싸한 분위기만으로 극중 악당이 아닌 영화 보러온 대중을 털어먹는 리얼리티 쇼라고 해야 할까?^^). 고 백남준은 "예술이란 어차피 고등 사기"라고 했다지만, 진정 위대한 추억의 매개, 고전의 마력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유쾌하게, 알아서 주머니를 털고 가게끔 만드는 그 힘에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1973년 오스카 영화제에서는 이 작품과 잉마르 베르히만의 '결혼의 풍경'이 큰 화제를 모았는데, 영어 더빙으로 출품되어 자격을 갖추었음(즉 외국어영화상이 아니라 본상 부문에 낄 수 있음. 이런 예론 이안의 '와호장룡'이 있었다)에도 불구, 베르히만의 해당 작품은 노미네이트도 되지 못하는 이변이 벌어져 물의를 빚기도 했다. 만약 다른 결과가 나왔더라면 이 해 스팅이 상을 휩쓰는 일은 힘들었을 거라는 게 중론이었고 내 생각도 그렇다. 여하간 이 작품, 내가 1985년 신정 이튿날에 KBS 1TV로 가족과 함께 지켜봤던 그 명화의 감동, 세월이 한참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가슴을 뛰게 하는 그 설렘이란 그런 부차적 일화에 의해 손상될 성격의 것은 전혀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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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향해 쏴라에 이어서 다시 한번 로버트 레드포드와 폴 뉴먼의 콤비 연기를 볼 수 있었다.
이야기 구성도 몇 십년이 지난 지금에 봐도 허술하지 않고 탄탄하다.
교묘한 사기와 도박의 멋드러진 한판~~
지금은 고인이 된 폴 뉴먼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