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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는 길이예요. 여름날이면 강에서 송어 낚시도 하고 공원묘지에서 칼 던지기 놀이나 무덤 앞 돌판에다 소풍 도시락을 펼치며 놀았죠. 뒤뜰 단풍나무 아래서 잠자리 펴곤 기차소리를 들었고 어두운 밤 하늘에서 개똥벌레가 나는 걸 보기도 하고 때론 유리병에 개똥벌레를 잡아 넣기도 해보았어요.
겨울이면 호수의 얼음을 잘라 나르기도 하고, 밤낮없이 난롯불이 활활 타오르기도 하며, 잠잘때는 오리털 세채에 누비이불을 덮어야 잠이 들곤했죠. 봄이 오기전에 단풍나무마다 물통을 걸어 나무즙을 찍어 단맛을 맛보곤 했어요. 갑자기 모든게 달라지기 시작한건 보스턴에서 온 아저씨들 때문이죠. 보스턴시에서 물이 엄청나게 필요하다고 갈증을 달래줄 물이 없었고, 이곳은 ?m은 물, 맑은 물, 깨끗한 물, 차가운 물이 쉬지 않고 흘렀죠.
"우리는 물을 내어 주는 대신 돈을, 우리 물을 내어 주는 대신 새로운 집을, 우리 물을 내어 주는 대신 더 넉넉한 생활을 준댔어요. 보스턴 사람들은 투표를 해서 그렇게 정하고 우리 마을을 물 속에 가라 앉히기로 한 거예요." ... 본문중
맨 먼저 무덤을 옮겨 새 묘지로 날랐어요. 인디언 유골만큼은 그 자리에 그대로 놔 뒀어요. 그 다음에는 덤불과 나무를 모조리 베었어요. 그 다음에는 우리가 살던 집 차례였어요. 불도저가 세게 밀면 곧바로 무너졌지요. 어떤집은 트럭에 실려 갔어요. 얼마지나지 않아 이사했어요. 낸시네는 가까운 도시로 조지는 어디로 갔는지 소식도 없고 작별 인사조카 건넬수 없었죠. 낯선 아저씨들은 윈저댐과 굿너 둑을 지었어요. "잘 봐 두렴. 샐리 제인 가슴 속 깊이 우리 마을을 새겨 두거라."..본문중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었을 때, 아버지와 보트를 타고 퀴빈 저수지로 들어갔어요.
"저길 보렴. 샐리 제인. 프레스콧 마을로 가던 길 자리야. 저긴 비버 시냇가 가던 길 자리야. 저긴 네가 세례를 받은 교회가 있던 자리란다. 학교가 있었고, 마을 회관이 있던 자리란다. 오래 된 돌집 방앗간이 거기 있었지. 다시는 그 모든 걸 못 보게 됐구나."... 본문중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서 실제 있었던 일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책이예요. 뭐 꼭 미국에서만 있는 일은 아니죠. 저희 나라에서도 있었던 일이고 예전에 인간극장에서도 봤던 수몰지역 이야기라서 더욱 서글퍼지네요. [강물이 흘러가도록]에는 큰 도시인 보스턴시의 물공급을 위해 작은 마을들이 희생되고 그곳 주민들이 어쩔 수 없이 이주를 할 수 밖에는 없는 상황에 오게 되는거죠. 그것을 반기든 반기지 않던간에 현주민들의 의견보다는 인구수가 많은 곳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나무도 없고 덤불도 없고 정원도 울타리도 사라졌지요. 집도 교회도 헛간도 마을회관도 보이지 않았어요. 널찍한 잿빛 들판이 펼쳐진 채 언덕 사이로 댐에 뚫린 구멍만 보였어요." ... 본문중 현재 지금 예전에 그 아름다웠던 고향은 어디에도 없어요. 댐이 생기기 위해 정든 집, 교회, 헛간, 마을회관등 나무가 베어져 없어진것 처럼 불도저로 밀고 나갔겠죠. 그러서면 댐에 뚫린 구멍은 아직도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의 한구석이 아닐까해요. 그곳이 열리고 나면 ... 추억이나 정든 모습들이 보이지 않을까요.
"댐에 물길이 막히고, 강물이 소리없이 천천히 흘러들었어요. 쌀쌀맞은 이웃처럼 높이높이 언덕 절반 높이까지 차 올랐어요." ...본문중 [강물이 흘러가도록]은 그림도 서정적이고 글 역시 무척이나 서정적이다 못해 고요한 물같은 느낌이였어요. 그런데 담겨있는 감정의 소용돌이는 물에 돌을 던져놓으면 생기는 물수제비처럼 파장이 일어나네요. 예전에 아이들과 같이 학교 가는길은 물길이 되어 이주를 했지만 그곳은 결코 예전의 고향같지 않겠죠. 먼저는 경계를 하며 적응해 가려고 애를 쓰겠지만, 고향과 같은 정겨움을 찾을 수는 없을거예요.
한살 한살 나이가 들어가면서 고향이란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았어요. 우리동네는 어떤 모습이였지? 고향친구들은 ? 요즘 통 연락도 못하고 지내내요. 고향이라 살았던 곳이고 느끼는것도 중요하겠지만 그곳에 느꼈던 어린시절의 추억이나 그리움은 어른이 되서 큰 위안과 안식을 주네요. 그래도 고향이 있기에 친구도 있고 추억도 있고 때론 어려움을 이겨내고 또다른 희망도 품을 수 있는게 아닐까해요.
저희 이야양이나 썽군이게 읽어주기에는 본문길이의 압박이 있긴하지만 고요하며 서정적인 내용만큼은 꼭 알려주고 싶은 책이기도 해요. 아직은 아이들이 수몰지역이 어떤지역인지는 잘 모르지만 샐리 제인처럼 어쩔 수 없이 이사를 할 수 밖에 없고 다시는 친한 친구도 볼 수 없으며, 다시는 곳을 찾아갈 수 도 없다는 것이 슬프고 가슴 아픈 일인지는 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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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과 이야기 도중 고향 주변에 있던 마을이 댐을 건설하느라 없어져 버렸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이 책이 생각났다. 그것도 마지막 장면. 아빠와 주인공이 배를 타고 저녁 별빛을 받으며 강에서 배를 타고 가는데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한 그 장면... 향수라는 것을 조금씩 느끼는 나이라서 그런지 유난히 이 책이 마음에 와 닿았었다. 우리집 책꽂이에는 유난히 바버러 쿠니의 작품이 많이 있다. 그림이 예뻐서 사다 보니 그렇다. 이 책도 예외는 아니어서 한 장 한 장의 그림이 풍경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이런 그림풍의 직소퍼즐도 있고 달력도 있어서 더욱 낯익어서 그런가... 시적인 글을 쓰는 제인 욜런의 글이 잔잔하게 마음에 와 닿는다. 물을 풍족하게 사용하기 위해 한창 저수지를 만들던 시기에 그냥 한 마을이 사라진 건 별 일이 아니다. 다만 협상이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이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이야기가 시작되면 너무 예쁜 시골 마을의 가을을 만난다. 학교에 가기 위해 먼 길을 걸어가는 어린 꼬마. 여름에는 스위프트 강에서 낚시도 하고 공원묘지의 무덤 앞 돌판에서 소풍 도시락을 먹곤 한다. 이 얼마나 때묻지 않은 아이들이란 말인가. 어른들은 이것저것 가리는 게 많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오직 하나의 목적만 생각할 뿐이다. 그 돌판이 넓기 때문에 식탁으로 하기 좋아서 그렇게 할 뿐이다. 여름 밤에는 커다란 단풍나무에 그네를 매달아서 타기도 하고 나무 아래에서 야영을 하기도 한다. 친구와 단둘이서 말이다. 멀지도 않은 뒤뜰이니 얼마나 좋을까... 또 반딧불이를 잡아서 유리병에 넣고 입구를 손바닥으로 막자 엄마가 그걸 보고 말한다. "놔 주렴, 샐리 제인." 작은 곤충의 생명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야말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모습 그대로이다. 그렇게 평화롭던 마을이 갑자기 모든 게 달라지기 시작한다. 이곳은 물이 풍부한 반면 도시인보스턴 사람들은 물이 부족하단다. 그래서 물을 내어 주는 대신 돈을 주고 집을 내어 주는 대신 새로운 집을 준단다. 보스턴 사람들은 투표를 해서 그렇게 정하고 이 마을을 물 속에 가라앉히기로 한 거란다. 정작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의견은 들어보지도 않고 자기들의 필요에 의해 결정을 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마을 주민들은 하나씩 하나씩 떠나게 된다. 그러나 아빠는 인디언 유골은 그대로 두기로 한다. 아름답던 마을 주변의 산은 모두 민둥산이 되고 집들도 모두 헐린다. 드디어 댐이 환성되자 물은 계속계속 차 오른다. 여기서 작가는 ''쌀쌀맞은 이웃처럼''이라는 표현을 쓴다. 드디어 아주 커다란 호수가 생겨났다. 양쪽 화면을 가득 채운 호수는 보기만 해도 깊고 아무 말 없이 흐르기만 할 것 같다. 세월이 흘러 제인이 어른이 되어 아빠와 함께 보트를 타고 저수지로 들어간다. 천천히 노를 저으면서... 그러면서 옛 마을의 기억을 더듬으려 애쓴다. 마을회관이 있던 곳과 학교가 있던 곳, 친구들과 만나서 놀던 곳 등. 그렇게 날이 어두워지자 마치 반딧불이처럼 별빛에 빛나는 물을 보고 두 손에 퍼 담는다. 예전의 일을 기억하려고 애 쓰면서 말이다. 물 속으로 영원히 사라져 간 모든 것을... 그 때 물에 잠긴 세월 저편에서 엄마 목소리가 들린다. "놔 주렴, 샐리 제인." 어렸을 때 살던 마을이 완전히 사라졌진다면... 아마도 추억도 함께 사라져 버린 느낌이겠지. 아쉬움과 애잔함을 어쩜 이리 잘 표현할 수가 있을까. [부엉이와 보름달]에서의 그 잔잔하면서도 무언가 울림이 있는 글을 여기서도 만날 수 있다. 거기다가 바버러 쿠니의 뭐랄까... 단순화한 풍경화 같은 그림이 애잔함을 더욱 배가시킨다. 그런데 생뚱맞게도 난 이 호수를 보면서 왜 월든이 생각났는지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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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 마을이라는 별칭이 있던 고향은 배산임수의 전형적인 농촌이었다. 시냇물은 5리를 흘러내려 강물과 합쳐졌고, 우리는 너른 시내에서 여름은 말할 것도 없고 겨울에도 살다시피 했다. 꽝꽝 언 얼음 위에서 썰매를 타거나 얼음 배를 만들어 띄우며 놀았다. 사시사철 우리와 함께하던 시냇물은 지금은 아이들과 함께하지 못한다. 전기를 생산하는 동력으로 사용되면서 아이들이 접근하지 못할 곳으로 되었고 고향 마을은 물속에 잠겼다. 그리하여 이제 나는 고향이 없다. 물속에 잠겼기 때문이다. 선산이 있어 가끔 고향을 찾지만 물속에 잠긴 고향을 담담한 마음으로 추억할 수 없다. 이 그림책은 물이 차 올라 집과 교회와 학교, 온갖 삶의 흔적이 영원히 물속으로 사라진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시작은 주인공이 여섯 살 때다. 주인공은 여름이면 동무와 함께 스위프트 강에서 낚시를 하고, 공원묘지에서 접는 칼 던지기 놀이를 하며, 할아버지 무덤 앞 돌판에다 소풍 도시락을 펼친다. 이들에게는 아름다운 강은 물론 공원묘지나 무덤도 모두 놀이터다. 밤에는 뒤뜰 단풍나무 아래에 잠자리를 편다. 어둠 속으로 길게 기적을 울리며 선로를 따라 달리고 멈추는 기차 소리를 듣는다. 깜박깜박, 깜박, 개똥벌레가 어두운 하늘을 난다. 평화롭던 마을은 보스턴에서 온 아저씨들 때문에 갑자기 달라지기 시작한다. 오랜 세월 동안 엄청난 갈증에 시달리던 보스턴 시에 물을 내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을 내어 주는 대신 돈을, 물을 내어 주는 대신 새로운 집을, 물을 내어 주는 대신 더 넉넉한 생활을 준다고 한다. 그것을 거부할 현실적 힘은 없다. 그리하여 무덤을 옮기고, 덤불과 나무가 베어지고, 집은 불도저에 의해 무너진다. 주인공은 엄마 아빠를 따라 뉴세일럼으로 이사한다. 댐에 물길이 막히고, 강물이 소리 없이 천천히 흘러들었어요. 쌀쌀맞은 이웃처럼 높이높이, 언덕 절반 높이까지 차 올랐어요. 화면 위 하늘의 일부만 남기고 가득 찬 시린 물은 가슴이 탁 트이게 하는 풍광이 아니라 물에 잠겼을 집과 교회와 학교를 떠올리게 하여 가슴에 물이 차오르게 한다. 세월이 흘러 주인공이 어른이 되었을 때 아빠와 함께 고향을 찾는다. 작은 보트에 앉은 부녀가 물속에 잠긴 고향을 제대로 읽어 낼 수는 없다. 주인공은 날이 어두워지자 배 한쪽으로 몸을 기울여 별빛에 반짝이는 물을 두 손으로 모아 뜬다. 그런 채로 버드나무 가지에 스치던 바람이나, 선로를 따라 달리던 기차 소리를 기억한다. 지금은 가 버린, 물속으로 영원히 사라져 간 모든 것을 추억한다. 물에 잠긴 세월 저편에서 엄마 목소리가 들린다. “놔 주렴.” 엄마의 목소리는 고향을 영원히 볼 수 없다는 상실감에 빠져들지 말라는 위로의 목소리이지만 실상 집과 교회와 학교, 온갖 삶의 흔적을 함부로 물속으로 밀어 넣지 말라는 말이다. 주인공의 상실감이 다시는 다른 이들에게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섬세한 감성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제발, 강물이 흘러가도록 그대로 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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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강물이 흘러가도록'은 제가 읽으면서 아이보다는 저에게 많은 걸 안겨준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이에게는 그냥 그림책의 내용일 뿐 이 이야기가 그렇게 와 닿지는 못할 것 같더군요. 이 이야기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그린 그림책으로 댐 건설로 인해 수몰된 마을에 살았던 6살 소녀 샐리의 이야기로 왠지 전 참 슬프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추억이 깃든 고향이 물속에 잠긴다니 왠지 주인공의 마음이 되어서 생각하니 무척 마음이 아프더군요. 그렇게 아름다웠던 마을이 사라진다는 건 요즘처럼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우리에게는 더욱 안타깝게 들리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