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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나 어렸을 때 키웠던 강아지 이름이 뭐였죠? 무슨 소리니? 강아지라니. 내가 그 강아지가 된 마음이라니까, 오랜만에 엄마를 보니. 어머니는 냉장고 문을 열어두고서 내게로 다가와 내 머리를 쓰다듬으려 말했다. 우린 강아지를 키운 적이 없어. 왜 나 예닐곱 살 때 무당집 골목에 살 적에 키웠쟎아. 굶어 죽었던가, 맞아 죽었던가, 그래서 아버지가 화장실 옆 나무에 묻어준....넌 아버지가 없잖아? 생각해보니 내겐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었다. 난 왜 그걸 모르고 있었을까?...어머니는 남은 한 쪽 손목을 내주었다. 그건 골목들이란다. / 작품 중 ‘기일’ 24~25쪽.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으나, 김안 님의 시집 중에서 이번 책은 조금 재미나게(?) 읽었다. 여전히 회화적이거나 음악적 요소가 다분한 시를 좋아하고, 김안 님의 시는 그런 면에서 산문 같은 느낌이라서 살짝 취향에서의 차이는 있지만...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시를 썼을까?‘라는 생각에 여러번 읽고...그 중에서 더 마음에 와 닿는 글들은 또 몇 번 더 읽어 보았다. 더 읽어보았다는 뜻은...해석을 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나는 작가가 글을 쓰고, 책으로 출판이 되어, 서점에 나와, 독자가 구입하게 되면....작품에 대한 해석은, 오롯이 독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남의 서평은 읽어보지도 않고, 작품 해설 같은 것은 어지간하면 건너 뛰는 편. 그런 면에서, 초창기 김안님의 시들보다는...나는 최근에 출간한 책 순으로 더 마음에 와 닿는다. 마음에 와 닿는 것은...나의 그것들과 비교해보기도 하는 상호 작용으로 이루어 진다. ‘미메시스’의 뜻을 몰라 사전을 찾아보았고, 읽다보니 같은 이름의 작품의 제일 앞과 뒤에 위치함을 알게 되었다. 작가의 의도는 있겠으나...나는 그냥 마주보는 가운데 시들을 처음과 마지막에서 감싸고 있는 느낌이여서, 시들의 배치도 신경써가며 읽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렸다. 나만이 기억하는 그시절의 골목이 있고, 개가 있고, 동네 아이들이 있었고, 나만 기억하는 황당했던 꿈, 배움이 부족하고 쌍스럽고 몰지각한 친척들, 그냥 그저그런 어른들만 천지였던 것 같다. 예쁘게 왜곡하기 보다는 그냥 ‘지나왔음’에 안도하며 살았었는데...또 세월이 지나니 그냥 그런 것들이 문득문득 떠오르기도 한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면...조금 당황스러운 전개에 “뭐지 이거?” 하다가...그냥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는 것은 상호작용 혹은 생각의 여지를 많이 주었다는 뜻일게다. 그런 면에서, 나는 작가의 지난번 책이 제일 좋았는데, 이제는 이 책이 제일 좋을 것 같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