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83)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98%
  • 리뷰 총점8 2%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10.0
  • 30대 10.0
  • 40대 9.0
  • 50대 10.0

포토/동영상 (35)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아이는 부모가 어떻게 할 때 잘 자랄까?/ 나무의마음
"아이는 부모가 어떻게 할 때 잘 자랄까?/ 나무의마음" 내용보기
오늘날 양육이라 함은      양육이라는 것은 부모의 도리이고 천리(天理)라고 생각한다. 생명을 이어 나가는 일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것을 위해 투자하는 부모의 모든 시간은 당연한 것이라 여겨진다. 더구나 이성과 감성을 지닌 사람들임에랴. 슬기롭게 대를 이어간다는 것은 절대적 가치를 지닌 소중한 일이다. ‘이를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문제는 인간이 존재
"아이는 부모가 어떻게 할 때 잘 자랄까?/ 나무의마음" 내용보기


 

오늘날 양육이라 함은 

 

 

양육이라는 것은 부모의 도리이고 천리(天理)라고 생각한다. 생명을 이어 나가는 일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것을 위해 투자하는 부모의 모든 시간은 당연한 것이라 여겨진다. 더구나 이성과 감성을 지닌 사람들임에랴. 슬기롭게 대를 이어간다는 것은 절대적 가치를 지닌 소중한 일이다. ‘이를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문제는 인간이 존재한 이래 지속적으로 고민해 온 일이고, 오늘도 고민하고 있는 내용이다. 즉 정답은 없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보다 나은 길은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시대가 달라짐에 따라 양육과 교육에도 방향과 가치가 달라지는 바가 있다. 모든 것들이 그 시대의 패러다임에 따라 이루어져 나간다고 보면 될 것이다. 물론 어떻게 성장했으면 하는 보편적인 요소는 있겠지만 그래도 다가가는 방법에는 많은 다른 요소가 있다. 마을공동체가 생활의 주된 무대가 되었을 때는 어른들이 모범을 보이고 아이들은 그것을 따라하면서 자랐다. 선지식을 가진 자가 있어 전체적으로 훈육을 해나가고 아이들은 개인적인 깨달음을 통해서 성장했다. 그러다 왕정이 이루어지면서 신분의 격차가 있게 되고 개인적으로 무척 다른 훈육을 받으면서 성장했다. 오늘날 자유 민주 국가에서는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 환경이 되고 누구나 공평한 조건에서 배우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성장은 가정의 양육이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가정에서 부모들이 어떻게 아이들을 길러야 할 것인가를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부모가 어떻게 아이에게 다가가는가에 따라 아이가 무척 다른 성향으로 자라갈 것이기에 부모의 입장과 상태의 중요성을 많이 언급하고 있다. 부모들이 아이들과의 접촉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글의 초점이 되고 있다. 아이들이 성장해 나가는 것은 부모들의 관심과 사랑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그 관심과 사랑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를 살피는 것이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만나야 할 내용이다.

 

 

부모와 아이 그리고 책과 나

 

 

책은 17개의 장으로 나누고 각각 소제목을 붙여나가며 얘기를 전개한다. 각각 솔깃한 예들을 제시해 이끌어나가기에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심리적이고 추상적인 내용들이 많아, 어려울 법한데 그렇지가 않다. 양육의 이야긴데 재미가 있다. 실제 많은 경험적인 일들을 들려주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누구나 다가갈 수 있는 이야기이고 특히 아이들을 기르고 있는 부모들이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내용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부모와 아이의 관계를 규명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부모와 아이가 서로 스승이 됨을 말한다. 부모가 자기중심적 사고인 에고에서 벗어나 아이가 순리대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그저 지켜볼 수 있다면, 아이가 부모의 스승이 될 수 있음을 말한다. 아이의 변해가는 모습이 부모 자신의 욕망과 감정을 내려놓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 때문이다. 보통 부모는 자신의 욕망이나 감정을 고스란히 투영해 아이들 기른다. 아이 그 자체를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이럴 때 아이와 부모의 관계는 양육이란 이름으로 맺어진 상하관계가 된다. 이는 성장에 곤란한 상황을 만들어낸다.

 

아이를 백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생이란 여정의 동반자로 봐야 한다. 그럴 때 부모가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다. 부모가 자신의 중심으로 아이를 볼 때, 아이는 정상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부모와의 갈등도 심화될 수 있다. 어릴 적 아이들이 때를 쓰는 것은 나 힘드니까 도와줘의 표현 방식이다. 이것을 부모의 입장에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즉 부모와 아이는 복합적인 방식으로 영향을 받으면서 서로의 성장 기회를 가지는 것이다. 특히 부모에게는 아이와의 관계를 통해서 스스로에 대해 깨어있을 수 있는 관문이 열리게 되는 셈이다. 아이의 발달 단계에 따라 부모의 깨어있음도 달라야 한다는 말이다.

 


 

영아기 아이들은 부모와 일체감과 연대감을 가지길 바란다. 그것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과 신체적 편안함이다. 학교에 들어갔을 때는 부모는 조연으로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때다. 아이는 학교를 통해 많은 것을 만난다. 즉 교육을 통해서, 동료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많은 것을 경험한다. 그것들이 모두 지식이 되고 지혜의 근간이 된다. 아이들이 집밖에서 힘이 드는 시간을 가지면서 성장하는 때다. 경쟁도 하고 사회성을 익혀 나간다. 이럴 때 부모가 그의 편이 되어주면서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모범이 되어줄 수 있으면 좋으리라. 이런 때는 요구나 지시보다 모범이 되는 일이 중요하다. 언행을 통해 아이가 충분히 인지하면서 따라올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좋다.

 

부모가 권위적인 에고의 상태가 될 때 양육은 실패하기 쉽다. 그럴 때는 아이의 실패를 쉽게 수용하지 못한다. 아이가 조금의 실수를 할지라도 너그럽게 받아들이면 아이들의 내면에 자신감이 싹튼다. 부모가 아이를 바라보는 것을 자신의 기준으로 해서는 안 된다. 부모는 먼저 자신을 채워야 한다. 자신이 채우지 못한 것은 아이를 통해 대신 채우려 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그것이 아이의 능력 밖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때 아이는 반항심을 가지게 된다.

 

깨어있다는 것은 우리가 경험한 것을 자각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말은 우리 앞에 펼쳐진 현실을 바로 그 순간, 있는 대로 그대로 대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때 현실은 우리가 이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습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뜻한다. 아이들은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느낀다. 깨어있는 사람은 자기감정을 견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끌어안을 줄도 안다. 고통도 지혜로 승화할 수 있다. 실패를 통해 새로운 지혜를 얻을 수 있듯이. 아이의 힘들어함을 지켜볼 줄 안다. 그럴 때 그것을 스스로 이길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새로운 것을 접할 때 불안감을 많이 가진다. 불안감 피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불안은 우리가 머리로 내린 판단에 대한 반응 방식이다. 불안은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철저히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할 때 발생한다. 긍정적으로 판단하면서 일반화해 나갈 때 불안감을 지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삶은 지혜로운 안내자다. 삶이 배우라고 하는 정서적 교훈을 찾아 내면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면, 다가오는 모든 일들이 의미가 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어떤 상황을 만나면 세상에 행운이나 불행이라는 것은 없음을 알게 된다. 이들은 스스로 선택하고 찾아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화자의 삶의 태도를 읽어볼 수 있는 기막힌 구절이 있어 가져왔다. 꽉 막힌 도로가 있고 그 위에 자신이 있을 때, 화자는 말한다. ‘길이 막히네.’ 이 경험을 좋다, 나쁘다고 분류하지 않는다. 이 일로 인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하지 않는다. 현실을 현실 그대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문제도 같은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것을 자기중심적으로 가져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면 더 넓은 세계를 바라볼 수 있다.

 

아이의 양육에 있어 깨어있는 부모가 된다는 건 부모의 여정에 아주 멋진 측면이 있다고 알고 있으면서도 아이에게 얼마나 심리적으로 감정적으로 헌신해야 하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무모함까지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나쁜 행동은 아이가 도와달라고 하는 행위와 같다. 부모가 매순간 부족함으로 자신을 바라보게 되는 것은 아이들도 그렇게 인식할 가능성이 짙다. 부모가 먼저 자신감을 가지고 긍정적인 언행을 해야 한다. 그럴 때 본보기가 되고, 아이들은 건강하게 성장한다. 아이를 특별하게 인식하지 않도록 한다. 평범함에 대해 경이롭게 생각하고 그것을 소중하게 가꿀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늘 최고의 것만 주려고 하고 그것을 현실 속에서 이룰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바른 입장이 아니다. 기대하는 마음 내려놓기는 양육의 소중한 조건이 된다.

 

아이가 조금 성장하면, 어떤 상황을 알려주기만 해도 자신의 내면과 충분히 교감할 수 있다. 아이의 능력 외적인 일을 무리하게 요구하고 그것이 안 된다고 외면할 이유가 없다. 사소한 것일 지라도 아이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방법, 아이의 능력을 인정해 주는 방법 등이 아이와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든다. 교감은 많은 것을 소통하게 한다. 교감이 아이를 양육하는 가장 좋은 무기가 된다.

 

부모들이 양육하는 두 날개는 지켜보기와 개입하기다. 개입하기는 아이의 입장에서 나쁜 길을 선택할 때 부모의 언행을 통해 스스로 일깨우게 만드는 방법이다. 지켜보기는 아이의 행함을 그대로 바라보면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인식하는 경우다. 양육은 이 두 가지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것들이 서로를 내세우지 않고 아이의 성격과 능력에 맞게 조화를 이룰 때 아이와 교감을 이루며 건강하게 성장할 것이라 생각한다.

 

 

깨어있는 부모는 어떻게 하는가 

 

 

이 책은 동서양의 삶을 살았던 저자가 동양의 마음챙김과 서양의 심리학을 접목해 표현한 양육서다. 부모의 입장에서 자녀를 어떻게 양육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문제를 상담한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해 들려준다. 아이를 잘 양육하기 위해서는 깨어있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생각이다. <깨어있는 부모란 포괄적인 의미의 어휘를 사용하고 있다. 이 말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자녀에 대해 욕심을 가지지 않기, 자신을 잘 채워가기, 모범이 되는 삶을 살아가기 등이 될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깨어있는 부모가 될 때 아이들은 잘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j****3 2022.06.29. 신고 공감 14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깨어있는 부모가 되는 길 11가지
"깨어있는 부모가 되는 길 11가지" 내용보기
내게 중학생 아들이 있다. 아들은 중2병은 물론이요, 한창 노도의 질풍과 같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엄마하고도 툭하면 제법 큰 소리가 난다. 어떻게 하면 아들을 제대로, 잘 키울 수 있을까? 이 책, 《깨어있는 부모》(원제 The Conscious Parent: Transforming Ourselves, Empowering Our Children)는 내 깊은 고민에 단비 같은 책이 돼주었다.   저자 셰팔리 차바리(Shefali T
"깨어있는 부모가 되는 길 11가지" 내용보기


 

내게 중학생 아들이 있다. 아들은 중2병은 물론이요, 한창 노도의 질풍과 같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엄마하고도 툭하면 제법 큰 소리가 난다. 어떻게 하면 아들을 제대로, 잘 키울 수 있을까? 이 책, 깨어있는 부모》(원제 The Conscious Parent: Transforming Ourselves, Empowering Our Children)는 내 깊은 고민에 단비 같은 책이 돼주었다.

 

저자 셰팔리 차바리(Shefali Tsabary)는 인도 출신의 미국 임상심리학자이다. 그녀는 뉴욕에서 심리상담소를 운영하는 한편, ‘마음챙김과 깨어있는 부모 되기라는 주제로 여러 나라에서 강연과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책에서 그녀는 명상법과 심리학을 접목해 깨어있는 부모의 마음챙김으로 어떻게 아이를 양육할 것인가에 관해 이야기한다.

 

아이 양육에서 깨어있음이 필요하다는 그녀의 주장은 오프라 윈프리 쇼TED 강연에서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화제가 된 바 있다.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 일이나 딸의 양육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중학생이던 시절 아빠는 학교에서 자신이 A를 받든 C를 받든 반응이 한결 같았다고 말한다. 한번은 C를 받았을 때 아빠가 이랬다.

“C도 좋지.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네가 최선을 다해서 배웠다고 느끼는 거란다.” 그녀가 아빠의 진심을 이해하게 된 것은 스무 살이 다 되어서였다고 고백한다. 아빠는 엄마와 달리 자신의 성적에 아무 기대도 하지 않았기에 아무 걱정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성적이 나오기도 했다.

 

저자는 딸을 키우면서 주위에서 흔히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다고 말한다.

딸이 자라서 무엇이 되길 바라나요?”

글쎄요. 그 아이는 이미 충분한 걸요. 다만 한 가지, 자신의 온전함이 고요한 내면에서 비롯된다는 걸 알길 바랄 뿐이죠. 그걸 알면 세상을 다 가지는 것이나 다름없을 테니까요.”

 

이처럼 책에는 저자 스스로 어릴 적 부모에게서 배운 교훈이나 깨달음이 스며있다. 이런 깨달음이 바야흐로 딸을 키우면서 고스란히 전수되고 있다. 뭔가 더욱 설득력이 있지 않은가.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했을 때의 저자(왼쪽)

 

19세기 초 아들을 뛰어난 학자로 키워낸 칼 비테의 자녀교육법은 셰팔리의 양육법과 일맥상통한다. 가령 칼은 아이의 자존감을 지켜주면서, 아이의 마음속에 쌓인 일을 모두 말할 수 있도록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살피라고 말한다.

 

셰팔리 역시 아이와 교감을 나누고 싶다면 먼저 아이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머릿속에 아이를 바로잡거나 혼내거나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 없이, 아이가 하는 얘기를 제대로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을 펼치니 달라이 라마가 우리 안의 잠재력을 키워줄 깨어있는 마음은 부모와 아이 관계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말한 추천사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내가 특히 관심을 기울인 대목은 깨어있음이 지닌 진정한 의미였다저자에 따르면 아이가 응석받이가 되거나 술과 약물에 의존하거나 이런저런 꼬리표를 달게 되는 이유는 부모가 각자의 해결되지 않은 욕구와 충족되지 않은 기대, 좌절된 꿈을 무의식적으로 아이에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이때 부모는 도대체 아이가 왜 그럴까?’하는 의구심을 버리고, 아이에게 틀렸다고 지적하려는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부모로서 해야 할 일은 아이가 통제를 받지 않고 자기의 본모습을 드러낼 수 있게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가 아이에게 가르칠 수 있는 가장 값진 교훈은 깨어있는 자신의 모습을 펼쳐 보이며 인생이라는 장(場)을 보여주는 것이다. 인생이 우리 앞에 제시하는 상황을 지혜롭게 끌어안을 때 성공의 열쇠를 얻게 된다는 사실을 부모가 행동으로 보여준다면, 그것이야말로 아이에게 주는 멋진 선물이다." - 142쪽

 

깨어있는 부모는 자기 내면과 연결된 상태에서 아이들 또한 그들의 내면과 교감하며 진솔한 모습으로 살아가도록 격려한다. 아이들이 부모의 환상과 기대, 통제하려는 욕구와 같은 올가미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기 운명대로 살 수 있게 지지하고 기다려준다.

 

하지만 깨어있는 부모에게 중요한 건 언제나 다정하고 애정 표현이 넘치는 모습이 아니다. 깨어있는 부모는 아이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용인하지 않으며, 부모 자신의 욕구보다 아이들의 요구를 무조건 앞세우지도 않는다. 저자는 주변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고 야생동물처럼 제멋대로 행동하게 내버려두는 것은 작은 괴물을 키우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한다.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의 스틸 컷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한 중학교에서 벌어진 학교 폭력을 다룬다. 학폭에 시달리던 피해 학생은 편지에 같은 반 4명의 가해 학생의 이름을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다. 가해 학생의 부모들은 퇴직 경찰, 변호사, 병원 이사장, 해당 학교 교사다. 기득권층을 대변한다.

 

이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피해 학생에 가한 행동에 대한 사과는커녕 관심 조차 없다. 오로지 돈과 권력을 이용해 사건을 덮기에 급급하다.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부모가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는 이유는 사실 아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내면의 두려움 때문이다. 영화에서 부모들은 자신이 누리고 있는 부와 권력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것이다.

 

깨어있는 양육은 아이의 비위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욕구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가 제멋대로, 예의 없이 행동할 때 그냥 방치해서는 안 된다. 가령 영화에서라면 벌어진 사건에 대해 진실을 알아내고 자기 아들을 꾸짖는 한편, 피해 학생과 부모에게 사과와 보상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깨어있는 부모가 될 수 있을까? 저자는 깨어있는 부모가 되려면 그동안 버티고 있던 견고한 에고의 기둥을 허물고, 마음챙김으로 기초를 탄탄히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부모로서 우리는 외부 요인에 휩쓸리는 대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활동보다 존재에 의미를 두고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래야 아이와 함께하는 여정이 불안과 허상에 연료를 허비하지 않을 수 있다" - 220쪽

 

깨어있는 부모는 아이에게 평범함을 가치 있게 여기도록 가르쳐야 한다. 이런 아이는 자신의 몸과 마음, 함께 미소 짓는 기쁨, 남들과 관계 맺는 기쁨을 소중히 여기게 된다. 

 

▲부모와 아이는 함께 배우는 상호적 관계에 있다.

 

저자는 아이를 키운다는 건 끊임없이 우리의 무의식을 드러냄으로써 에고에서 벗어나 더 진실한 존재로 변할 기회를 제공하니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참으로 이로운 일이라고 말한다. 옳거니, 나는 무릎을 쳤다.

 

책에 의하면 부모와 아이 사이의 핵심은 부모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 아이가 함께 배우는 상호적 관계에 있다. 아이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며 아이를 탓하거나, 도무지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다고 하소연하는 대신 부모의 시선을 자기 내면으로 돌려 묵은 상처와 오래된 습관을 깨달아야 한다. 해결되지 않은 내면의 상처를 아이에게 대물림하지 않아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저자는 훈육이라는 말 대신 행동 형성과 같은 표현을 쓰는 편이 깨어있는 양육과 더 잘 연결된다고 말한다. 행동 형성을 하려면 우리가 바람직하지 않게 여기는 행동만이 아니라 아이의 모든 행동에 반응해야 한다. 바람직한 행동에도 똑같거나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행동 형성의 전제에는 아이들이 골치 아픈 행동을 하는 이유는 나쁜 아이라서가 아니라 본래 선한 아이가 아직 절제된 방식으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탓에 힘든 감정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는 데 있다. 따라서 행동의 근원이 되는 감정을 처리하지 않는 한, 부적절한 행동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아이에 대한 인내신뢰. 부모가 인내심을 키운다는 건 아이에게 필요한 반응을 할 뿐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이고 우리의 에고가 요구하는 것들을 놓아버려야 한다, 그러면 온전히 현재에 집중할 수 있다. 이래서 인내심을 키운다는 건 정신 수행이기도 하다.

 

또한 아이들과의 관계를 진정한 유대 관계, 동반자 관계로 유지하려면 신뢰가 중요하다. 아이의 현재에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하는 것이 아니라 확신을 가져야 한다.

 


▲깨어있는 부모가 되려면 마음챙김으로 기초를 탄탄히 세워야 한다.

 

저자가 예로 든 깨어있는 부모가 아이에게 품을 수 있는 희망 사항들은 내게 나침반 역할을 해준다.

 

1. 우리 아이는 대단한 성과를 내는 사람이 아니라 잘 배우는 사람이 될 것이다.
2. 우리 아이는 부모에게 복종하지 않고, 부모를 존경할 것이다.
3. 우리 아이는 부모의 지시를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고 조언을 구할 것이다.
4. 우리 아이는 유명세를 좇지 않고 멋지게 존재하는 법을 완벽하게 터득할 것이다.
5. 우리 아이는 부모의 비전을 따르기보다 자기만의 비전을 세울 것이다.
6. 우리 아이는 성공을 거두기보다 목적이 있는 삶을 살 것이다.
7. 우리 아이는 목표가 아닌 의미를 발견할 것이다.
8. 우리 아이는 부모의 꼭두각시가 아닌 영혼의 동반자가 될 것이다.
9. 우리 아이는 고통을 피하지 않고 온전한 사람이 되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10. 우리 아이는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을 것이다.
11. 우리 아이는 혹시라도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면 용서를 구하는 품위를 갖출 것이다.

 

한편 부록에 실린 깨어있는 부모를 위한 11가지 질문또한 두고두고 새겨볼 만하다.

 

Q1. 내 감정의 도화선은 무엇인가?
Q2. 나의 에고가 가장 집착하는 것은 무엇인가?
Q3. 내 마음 속 깊이 자리잡은 두려움은 무엇인가?
Q4. 나는 어떤 인생대본에 따라 살고 있는가?
Q5. 내가 물려받은 정서적 유산은 무엇인가?
Q6. 나는 살면서 부정적인 일이 생기면 어떻게 처리하는가?
Q7. 내 인생의 사명은 무엇인가?
Q8. 나는 깨어있는 상태로 살아갈 수 있는가?
Q9. 나는 행동을 중시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존재에 충실한 사람인가?
Q10. 내 양육법의 핵심은 무엇을 기초로 하는가?
Q11. 나는 아이에게 내면과 연결되도록 어떻게 가르치는가?

 

나는 책을 금세 읽었다. 그간 내가 궁금해하던 것들이 잘 설명되어 있었다. 앞으로 내가 아들을 위해 깨어있는 부모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적절한 해법도 얻을 수 있어 더없이 좋았다그래, 내 아들의 지금 모습을 신뢰하고, 아들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주어야 하는구나

 

아이를 키우는 부모와 예비 부모 독자들에게 일독을 적극 추천드린다!

 

*깨어있는 부모 리뷰대회 최우수상 수상

http://blog.yes24.com/document/16555299

YES마니아 : 로얄 h*******c 2022.06.30. 신고 공감 10 댓글 8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소중한 우리, 부모와 아이의 관계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소중한 우리, 부모와 아이의 관계" 내용보기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소중한 우리, 부모와 아이의 관계   처음 살아보는 내 삶의 여정에서 문득 아내가 가져온 초음파 사진 속에서는 조그만 생명체가 꼬물거리고 있었고, 어느 가을날, 땅에 내리는 비와 함께 세상에 내려온 아이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이번 생에서 부모란 역할은 처음이라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좋을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하루하루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냈고 어리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소중한 우리, 부모와 아이의 관계" 내용보기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소중한 우리, 부모와 아이의 관계

 

처음 살아보는 내 삶의 여정에서 문득 아내가 가져온 초음파 사진 속에서는 조그만 생명체가 꼬물거리고 있었고, 어느 가을날, 땅에 내리는 비와 함께 세상에 내려온 아이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이번 생에서 부모란 역할은 처음이라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좋을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하루하루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냈고 어리숙하고 불완전한 부모와 함께 아이는 쑥쑥 자랐다. 이제 이 책을 읽으며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은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한편으로는 아이와 함께하는 부모의 삶은 끝이 없으니 이제라도 "깨어있는 부모"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해본다.

교도관이란 직업상 범죄자 상담을 많이 하게 되는데, 어린 시절에 부모가 이혼하거나, 부가 주취 폭력이 심했다거나 부모의 이유 없는 화풀이의 대상이 되었다거나 하는 등의 사연이 없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 안정된 가정에서 제대로 된 양육을 받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적어도 부모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피해자인 경우가 많았다. 어릴 때 부모로부터 제대로 된 사랑을 받았더라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을지도 모르고, 그렇게 된다면 그들로부터 피해를 받는 사람이 생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부모의 역할은 이런 예에서만 보더라도 무척이나 중요하다.

 

 

하지만 이 세상의 부모들은 나와 같이 모두 이번 생에서 처음 부모의 역할을 맡았고, 자신부터 불완전한 상태로 아이를 키우게 된다. 부모가 된다는 건 우리가 자신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부모는 자식이라는 새로운 영혼을 받아들이는 데 필요한 내면의 공간을 만들기 위하여, 기둥처럼 버티고 있던 자신의 기존 생활방식을 무너뜨려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결국 부모로 산다는 건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일 중의 하나이며 극한의 여정이라서, 우리의 가장 좋은 모습과 가장 나쁜 모습을 모두 끌어낼 수 있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부모에게 아이에 대한 올바른 양육을 강요하면서 아이의 잘못을 모두 부모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이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에 있다.

대개 부모는 아이들의 욕구를 채워주기보다 자기 생각과 기대를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대입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들이 타고난 자기 모습에 충실하게 하려는 좋은 의도를 가졌을 때조차도, 무의식적으로 부모 자신의 목표를 강요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아이들에게 고수하는 신념과 가치는 모두 이전에 검증받은 적 없는 것들이며 부모의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쳐도 되는 건 오직 아이보다 먼저 인생을 살면서 얻은 깊은 통찰력뿐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무엇보다 먼저 아이는 부모와 다른 독립적인 인격임을 알아야 한다. 어떤 부모들은 아이가 제 뜻대로 따라주지 않으면 잘못은 아이에게 있으며, 아이가 부모의 권위를 무시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의 원인은 아이에 대한 부모의 무의식이 반영된 주관적인 해석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는 혼자서 고통을 다스리는 데 익숙하지 않으며 오히려 고통이 느껴지면 다른 사람들에게 쏟아내는 것이 더 편하다. 앞서 말한 범죄자들의 어린 시절처럼, 우리 곁에 있는 아이들은 종종 부모가 쏟아내는 분노의 희생양이 되기도 하며 이렇게 자란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리 없다. 우리는 자신의 분노를 극복하고 아이를 존중하며 아이와 공감할 수 있는 깨어있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올바른 행동을 하지 않을 수도 있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며 아이를 대하기 전에 부모의 마음이 깨어나고 안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혼자 고요히 앉아 자신을 지켜보면서 지금 양육 과정에서 겪는 고통과 이로 인한 분노가 과거 무의식에서 시작하는 집착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해를 한 뒤에는 단순히 의식의 흐름대로 기록하는 기계적인 글쓰기를 하는 것이 좋다. 매일 자유롭게 떠오르는 대로 쓰면서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아이에 대한 집착이 그저 생각일 뿐이라고 깨닫는 것이다. 알아차림은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놓고 홀로 조용히 앉아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하는 것으로도 강화할 수 있다. 우리의 생각과 감정에 약간의 거리를 두는 이런 훈련을 통해 아이들에게 분노를 표출하려는 충동 없이 담담하게 자기의 무의식적인 고통을 경험할 수 있으며, 삶의 흐름에 몸을 맡길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부모 마음을 안정시키면 이제 아이를 대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부모의 마음이 안정되고 나면, 아이와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 이제 세상에 갓 태어난 아이의 나직한 트림 소리와 한숨, 부드럽고 유연한 몸과 작은 손톱, 커다란 눈망울이 부모의 시선과 감촉에 닿는 지금, 바로 여기가 유일하게 의미 있는 순간임을 깨달아야 한다. 내 품에 안긴 작은 생명체가 나의 유전자를 갖고 이 세상에 나와서 지금 내 옆에서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큰 안정감을 준다. 가만히 손가락 하나하나를 만져보고 품 안에 따뜻함을 느끼면 세상의 모든 시름을 잊을 수 있다.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의 매 순간들이 우리에게 무척이나 소중하다.

아이가 어릴 때 부모가 곁에서 가만히 지켜봐 주는 것도 중요하다. 대화가 필요하다면 아이들이 먼저 말을 꺼낼 것이다. 부모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거나 그렇구나.” 하는 말로 공감해주면 된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기를 바라야 한다. 아이는 정말 보이는 모습 그대로이며, 이런 아이에게 부모가 기대하는 다른 모습이었더라면 하고 바라는 것은 가망 없는 바람이다. 가능하면 부모가 겁먹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 아이의 회복탄력성을 키우도록 돕는 길이다. 아이들은 병이 들거나 다칠 수도 있고 시원찮은 성적을 받거나 엉망인 상태로 들어올 수도 있다. 부모로서 우리는 아이가 스트레스를 감당하는 모습을 지켜보기 어렵겠지만 때로는 아이 스스로 자신의 불만을 다스리게 해야 한다. 이 과정이 아이의 발달에 무척이나 중요하다. 또한 아이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은 가장 강력한 양육법이 된다.

우리는 아이들의 인생을 조종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깨어나야 한다. 부모가 아이의 인생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나면, 역설적으로 그때부터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부모가 평소 아무 조건 없이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면 아이는 필요할 때 부모에게 다가오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여느 부모처럼 나 자신도, 아이가 내 말을 듣지 않았을 때 훈육이란 이름으로 혼내고 때로는 소리를 지르기도 했으며, 그것이 지금 가장 후회된다. 아이가 성장한 지금은 영유아기 때보다 아이에게 다가가기 더 힘들고 어렵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세상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사랑받을 권리와 자격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부모는 때로는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아이를 이용하는 덫에 빠지기도 한다. 아이를 사랑하고 헌신적으로 키우고 있다고 착각하면서 아이를 이용해 자기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려 하고, 아이에게 집안의 부당한 역할을 떠맡기는 일도 있다.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고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환상을 키우기 위해 아이를 이용하는 부모도 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정인이 사건의 양모는 정인이를 입양하여 자기 친자식과 잘 어울리는 그림을 만들어 자기 삶의 가치를 확인하고 자신을 세상 사람들에게 돋보이고자 했다. 하지만 아이가 이에 따르지 못하자 아이에게 신경질을 내고 결국 한 생명이 꺼져가게 했다. 아이를 자기 삶의 예쁜 그림을 만드는 데 이용하려 한 극단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우리의 에고는 우리가 최고의 부모로 보이기를 원하며, 자기가 바라는 모습에 아이가 미치지 못한다고 느껴질 때마다 불안해하고 감정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하지만, 부모로서 우리의 목표는 흠잡을 데 없는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허점투성이인 자신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부모의 여정은 부모와 아이 모두가 정신적으로 새로워지는 경험이 될 수 있다. 부모와 아이는 매 순간 교감하고 서로 손을 맞잡고 있지만 각자 자기만의 영적 길 위에서 춤추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아이가 부모에게 올 때는 자신에게 있어야 할 것들을 다 가지고 온다. 아이의 타고난 모습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타고난 모습과 상관없는 기대를 품는 것은 무리수이다. 아이를 독립적 인격으로 생각하고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인생의 유한함을 받아들이면 우리 부모와 아이가 모두 서로 완벽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하루하루가 경이로움으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가을날의 비를 타고 온 우리 아이는 어느새 훌쩍 자라서 이제 동네 철길 공원에서 엄마와 손을 잡고 나란히 길을 걷고 있고, 나는 뒤따라가며 그 모습을 바라본다. 철길을 걷는 아이와 엄마의 모습처럼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도 나란히 걷는 모습, 그것이 부모와 아이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 양육이란 부모가 아이를 상대로 하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부모와 아이가 더불어 경험해나가는 과정이다. 깨어있는 부모 밑에서 자라서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자신의 존재 자체에 기쁨을 느낄 줄 아는 아이들은 이 세상이 얼마나 풍요로운지 발견하고 세상의 넘쳐나는 자원을 활용하는 법을 배운다. 부모가 아이를 동반자로 보았듯 아이도 세상을 동반자로 보기에 살면서 어려움을 만나도 호기심과 설렘을 느끼고 진지하게 몰입하는 자세로 임한다. 우리가 부모로서 이러한 사실을 깨닫고 실천한다면 아이는 세상에 나아가 삶의 어려움 속에서도 호기심으로 대하며 무너지지 않고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부모로서의 나의 삶은, 무척이나 부끄러웠다. 책 속의 잘못된 예처럼, 아이에게 내 생각을 강요하고 어릴 적 내 마음의 상처를 대물림하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도 쉬이 바뀌지 않겠지만, 그래도 나와 내 아이, 그리고 그 아이의 아이가 이 책 속의 지혜를 통해 조금이라도 세상의 깨어있는 부모에 가까워지기를 바란다. 어느 봄날의 산책에서 바라 본 엄마와 아이의 모습처럼, 나란히 뻗은 철길처럼 서로 간격을 유지하면서도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며 손을 잡고 의지하는 것이 부모와 아이의 관계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앞으로 쭉 뻗은 철길처럼, 함께 하는 나와 아이의 관계는 아직도 진행형이며, 이 책을 통해 얻은 "깨어있는 부모"의 모습과 지혜는 아직도 불완전한 부모인 나에게 여전히 필요하다. 

 

* 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capkhg/222799395146

* 인스타그램 리뷰는 아래 주소에 있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p/CfRGGx0PpaA/?utm_source=ig_web_copy_link

 

 

YES마니아 : 플래티넘 c****g 2022.06.26. 신고 공감 9 댓글 5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깨어있는 부모]
"[깨어있는 부모]" 내용보기
아이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지만, 그 ‘좋은 것’이 무엇이냐란 질문 앞에선 아이와 부모의 마음이 다를 때가 많다. 생각해 보면 부모는 어릴 때 느꼈던 결핍감이나 살아오면서 자신에게 중요하다 생각해온 가치관을 기준으로 아이를 대하게 된다. 아이는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나 잘 할 수 있는 것에 마음이 끌리게 되는데, 부모는 아이를 자신과 동일시
"[깨어있는 부모]" 내용보기

 

아이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지만, 그 ‘좋은 것’이 무엇이냐란 질문 앞에선 아이와 부모의 마음이 다를 때가 많다. 생각해 보면 부모는 어릴 때 느꼈던 결핍감이나 살아오면서 자신에게 중요하다 생각해온 가치관을 기준으로 아이를 대하게 된다. 아이는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나 잘 할 수 있는 것에 마음이 끌리게 되는데, 부모는 아이를 자신과 동일시하여 아이를 위한다는 명분 아래 자신의 생각을 기준으로 아이를 판단한다. 그들은 아이의 삶을 대신 계획하고 지휘하며 심지어는 살아가기까지 한다.

 

그러나 아이의 외모나 성격이 부모와 비슷해 보일지라도 아이는 부모와 동일한 존재가 아니다. 저자는 부모란 각각 다른 소명을 타고난 아이들이 그들 각자의 운명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깨어 있는 부모가 됨으로써 우리가 이러한 부모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고 이어서 이야기한다.

 

깨어있는 상태라는 것은 우리가 현실적인 문제에 접근할 때 우리 삶이 그저 존재한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삶을 통제하려고 하거나 지금과 다른 모습이기를 바라지 않고 그 흐름을 따르기로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 (p. 99)

 

이 책에서 말하는 깨어있는 상태란 마음챙김에서 이야기하는 그것과 같았다. 저자는 깨어있는 부모가 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우리가 길러진 방식에서 기인한 내면의 문제들을 기꺼이 마주하고 해결’(p. 34) 하는 것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신이 받았던 양육방식을 그대로 아이에게 대물림하게 되며, 오래전 자신의 양육자와의 관계를 현재 아이와의 관계에서 재현하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가 대물림의 고리를 끊기 위해 깨어 있어야 하며, 아이 앞에서 자신의 행동을 열심히 관찰하며 우리의 무의식을 지켜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 아이가 유난한 고민이나 어려움, 고집, 기질적인 문제를 안고 부모의 삶 속으로 들어오는 이유는 우리가 얼마나 더 성장해야 하는지 알려주기 위해서다. 아이는 우리가 오래된 감정의 찌꺼기를 발견하고, 심연에 가라앉아 의식하지 못했던 느낌들을 떠올리게 해준다. 결과적으로 우리 내면의 어떤 부분이 더 성장해야 하는지를 알려면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 】 (p. 36~37)

 

너무나 공감되는 이야기였다. 이만하면 꽤 괜찮다고 생각했던 내 모습은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산산이 깨져버렸다. 육아를 하면서 마음이 힘들어질 때마다 나는 내 안의 부족하고 미성숙한 모습들이 원인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아이가 커감에 따라 내 내면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래서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은 나에게 주어진 큰 성장의 기회이자 너무도 감사한 선물이었다.

 

 

저자는 아이의 존재 자체에 감사함을 느끼고 그 마음을 표현하는 말을 예시로 소개한다. 이 문장들은 오래전의 나에게 필요했던 말들이자, 지금 내 아이에게 들려주고픈 마음속 말들이었다. 그래서인지 읽으면서 울컥한 마음이 들었다. 이러한 말을 듣고 자라난 아이는 부모의 기대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어떤 결과물이 아닌 자신의 존재 자체로 기쁨을 느낄 줄 아는 아이가 된다. 그로 인해 자신을 사랑할 줄 알고 자랑스럽게 여길 줄 아는 자존감 높은 사람이 될 것이다.

 

【 부모로써 우리의 목표는 아들의 생일파티를 준비한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흠잡을 데 없는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허점투성이’인 자신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 (p. 75)

 

일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 부모가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면 그 감정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스며들어 정서적인 습관으로 자리를 잡는다. 이런 경우 자기가 충분히 세게 반발하면 인생이 자기 뜻대로 될 거라는 망상에 젖어 매 순간 감정을 분출한다.

에고가 이렇게 각인된 사람이 인생의 어떤 단계에서 침체기를 만나 울화가 치민다면 그 분노는 불안감을 감추기 위함이다. 어떤 상황이 감당이 안돼 괴로운 느낌이 들 때 그런 감정이 익숙하지가 않으니, 그들의 에고가 불안감을 분노로 바꿔놓는 것이다. 분노는 우리가 여전히 강하고 통제력을 갖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강력한 자극제다. 역설적이지만 분노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스스로를 전혀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때 우리는 그저 에고의 포로일 뿐이다. 】 (p. 85)

 

【 우리가 이런 드라마를 펼치는 이유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현재 상황에 자신의 과거를 끌어들이는 순간, 우리 안에선 엄청난 불안감이 일어나 극심한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이렇게 감정이 고조된 상태에서는 성급하게 판단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해로운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무엇이라도 하고 있다’는 위안을 느끼게 된다. 결국 우리는 감정이 고조된 상태를 결단력 있는 모습으로 착각하여 드라마를 펼치는 것이다. 】 (p. 114)

 

“어떻게 감히 파도가 이렇게 높을 수 있지? 파도라면 당연히 잔잔해야지.”

우리는 이렇게 항의하지 않는다. 우리가 바다를 지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중략···) 삶은 원래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바다의 파도처럼 그냥 존재할 뿐이다. 인생을 사는 유일한 방법은 있는 그대로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불안은 우리를 살짝 적시고 지나가는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순간 그것은 거대한 쓰나미로 바뀐다. 】(p. 117)

 

우리에게 주어지는 삶을 우리의 입맛대로 통제할 수는 없다. 언제 거센 파도가 밀려왔다가 잔잔하게 수그러들지는 알 수 없는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에 대해 좋고 나쁨을 구별짓기보다는 삶을 ‘지혜로운 안내자’로 바라보며 모든 것을 배움의 기회로 여길 때 비로소 우리는 깨어 있는 사람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불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게 되고, 마음의 여유 공간 또한 얻게 되어 열린 마음과 바른 판단으로 아이를 대할 수 있게 된다.

 

【 가족에게 거부당한 아이는 자라면서 집안의 모든 문제를 떠안게 된다. 심리 치료 전문가들은 이런 아이를 ‘집안에서 환자로 지목된 사람’이라고 부른다. 부모가 자신의 그림자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 아이들 중 한 명에게 그 그림자를 투사할 수밖에 없고, 이 아이는 온 집안의 억눌리고 찢긴 감정을 떠안는 쓰레기통이 된다. 간혹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 그렇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 아이들은 심한 죄책감과 함께 자신들은 본래 ‘나쁜’ 사람이라고 느끼며 자란다. 】 (p. 204~205)

 

【 어린 시절은 열매를 맺는 시기가 아니라 씨앗을 뿌리는 시기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어떤 씨앗에 물을 줄지는 아이가 타고난 지혜와 운명에 대한 직감으로 결정할 일이라는 것도 안다. 다시 말하면 깨어있는 부모는 운명에 대한 아이의 직감을 전적으로 믿는다. 깨어있는 삶을 산다는 건 결과보다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무엇을 하든 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다 실수로부터 배울 줄 아는 용기를 중시하는 것이다. 또한 현재만이 의미 있는 순간임을 아는 것이다. 인생이 한결같고 의욕적이며 지혜로운 스승이라고 믿는 것이다. 】 (p. 219)

 

【 우리는 대개 레스토랑에서 함께 외식을 하거나 휴가를 보낼 때 아이와 교감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그러나 정서적인 교감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순간은 목욕을 시키거나 식탁에 마주 앉아 있을 때, 또는 버스를 기다리거나 자동차를 함께 타고 있거나 줄을 서서 기다릴 때처럼 평범한 순간들이다. 매일 매 순간 교감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면 아이와 소통할 수 있는 수없이 많은 멋진 기회들을 놓치게 된다. 】 (p. 221)

 

아이와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특별해 보이는 순간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보내는 평범한 일상을 소중히 여기고 즐거움으로 채워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육아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의 삶을 사는 것이었다.

 

 

<깨어있는 부모>는 육아에서 맞닥뜨리는 문제 상황들에 대해 족집게식 솔루션을 주는 책은 아니다. 저자는 깨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의 훈육은 길게 보면 효과가 없다고 말하며, 다양한 사례를 통해 깨어 있는 부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로써 독자들이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들여다보고 마음의 기초를 제대로 다져 참된 변화를 이뤄내도록 이끌어준다. 우리의 마음속에 숨어 있다가 아이와의 관계에서 불쑥 튀어나오던 어두운 그림자들을 알아차리고, 그것들이 내 마음을 어떻게 조종하고 있는지 깨어 있는 눈으로 바라봄으로써, 건강한 마음으로 아이를 대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색다른 육아서였다. 아이의 양육을 위해 펼쳤다가 내 마음속을 열심히 들여다보며 책을 덮었지만, 그 어느 양육서보다도 아이와의 관계에서 많은 도움을 얻었다. 아이를 향한 올바른 태도를 갖춰가는 길은 부모 자신의 내면의 성장과 나란히 놓여 있었다.

 

이 책은 올바른 양육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의 변화를 이끌어준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가 있다. 좋은 부모란 어떤 것인지 고민 중인 이에게, 바른 육아와 내면의 성장 모두를 얻고 싶은 이에게, 그리고 평소 마음챙김이나 알아차림에 관심이 있었던 이에게 이 책 <깨어있는 부모>를 추천하고 싶다.

 

 

【 깨어있는 부모가 된다는 건 항상 올바르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발전해나가는 것이다’ 】 (p. 151)

c********i 2022.06.30. 신고 공감 7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에고에서 벗어나 아이가 자발적으로 감정을 조절하는 사회인으로 서장할 수 있기를 바라며
"에고에서 벗어나 아이가 자발적으로 감정을 조절하는 사회인으로 서장할 수 있기를 바라며" 내용보기
6월 23일 딸의 서른 번째 생일, 경제적 자립으로 독립적인 삶을 사는 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 세상에 내 딸로 와 힘들고 지칠 때 힘을 주는 보물!   서른 돌을 축하해. 우여곡절을 겪으며 잘 자란 딸과 함께하는 지금의 삶에 감사하며 영혼의 동반자로 함께하는 인연에 고마워.’ 엄마의 축하 메시지에 딸은, ‘낳아주고 예쁘게 길러줘서 고마워. 엄마!’ 라고 화답
"에고에서 벗어나 아이가 자발적으로 감정을 조절하는 사회인으로 서장할 수 있기를 바라며" 내용보기

  623일 딸의 서른 번째 생일, 경제적 자립으로 독립적인 삶을 사는 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 세상에 내 딸로 와 힘들고 지칠 때 힘을 주는 보물!

  서른 돌을 축하해. 우여곡절을 겪으며 잘 자란 딸과 함께하는 지금의 삶에 감사하며 영혼의 동반자로 함께하는 인연에 고마워.’

엄마의 축하 메시지에 딸은,

낳아주고 예쁘게 길러줘서 고마워. 엄마!’

라고 화답했다.

 

   30년 전만 해도 맞벌이 부부가 자녀를 양육하는 데 어려움이 많은 시기라 직장과 가정생활을 병행하느라 무던히도 애를 쓰며 보내야 했다. 부부는 타고난 기질대로 살며 부모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부모가 되어 아이들을 돌보느라 좌충우돌하며 상충하기 일쑤였다.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자녀를 양육하더라도 뜻대로 되지 않는 자식 농사인데 부부는 자녀가 내는 내면의 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 바쁘다는 이유로 부모의 뜻에 굴복하는 아이로 키우면서도 무의식이 미치는 영향력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사춘기 절정이었던 중학교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딸은 행해서는 안 될 일들을 벌이며 부모 속을 썩였다. 집에서 채워지지 않는 욕구를 밖에서 해결하며 거짓말을 늘어놓았고, 후배들을 한자리에 모아 훈계하는 등의 행동으로 문제아로 낙인이 찍힌 적도 있다. 사춘기 정점을 달리던 딸의 방황은 중학교 졸업 후 자취를 감추고 제자리를 찾았지만 딸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여러 방법을 시도해야 했다. 대화와 교환 일기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조금씩 제자리를 잡아가는가 하더니 마음을 닫아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영화관에서 영화를 함께 관람하며 영화 이야기를 나눴고, 딸의 사소한  행동을 칭찬하며 조금씩 모녀 간의 정을 쌓아갔다. 서로 주고받은 상처와 치유의 과정 덕분에 지금은 이 세상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인생 친구로 소통하며 지내니 감사할 일이다. 

 

   마음을 조용히 가라앉히고 과거의 행적을 들추기보다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자녀들을 대하자고 마음먹으면서도 그동안 행하던 대로 자식을 통제해 왔다.  자식으로서 지켜야 할 것들을 말하며 부모의 권위에 복종하고 부모 의견에 순종하는 자식을 그렸다. 아이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아이 기질에 맞춰 양육방식을 정하고 아이가 필요로 하는 부모로 나아가지 못한 점이 회한으로 남는다. 부모의 양육 방식이 양육 철학에 대한 고민도 없이 깨어있는 부모가 된다는 것은 일상에서 무의식이 미치는 영향을 계속해서 알아차리는 것임을 재발견한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나의 오래된 습관과 낡은 패턴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존재 방식을 받아들이는 여정이다.’

   이십 대 후반에 남편을 떠나보내고 슬하의 오누이를 키운 어머니는 아비 없는 후레자식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 생활 규범에 어긋나는 언행 단속이 엄중했다. 통제와 강압적 훈육에 길들여진 습관은 자녀 양육에도 투영되어 부모의 방식을 아이에게 강요함으로써 아이의 영혼을 파괴하였다. 자녀양육으로 마음고생을 많이 할 때도 자신에게서 답을 찾기보다는 육아에 신경을 안 쓰는 남편 탓으로 돌리며 상대를 원망하는 마음이 컸다. 동상이몽(同床異夢)의 세계를 벗어나지 못한 채 각자 머릿속에 넣고 다니던 자아상으로 서로를 갉아 생채기를 내면서도 아이의 마음을 읽으려 하지 않았다. 부모는 에고에 사로잡혀 권위를 내세우며 아이들을 통제하기보다는 이들에게 자율권을 부여해야 함을 뒤늦게 알아차린다. 

 

   아이가 부모의 기대와는 달리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더라도 아이가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과정 속 일부분이라고 여기며 지혜롭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부모는 아이가 자기감정에 스스로를 내맡기며 자기감정을 견딜 수 있는 깨어있는 유기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아이가 유아기에서부터 청소년기를 거치는 동안 성장하면서 겪는 단계적 시행착오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을 때, 아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부모에게 들려주고 싶어 한다아이와 부모가 눈을 맞추고 대화하며 교감하는 순간을 늘려감으로써 끈끈한 유대를 형성해 갈 때 부모와 자식은 영혼의 동반자로 자리할 수 있을 것이다.

 

   부모의 손길을 필요로 하던 아이들은 어느 새 성년이 되어 제 갈 길을 걷고 있다.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는 당위성을 염두에 두고 스스로의 한계를 수용하기보다는 극복하라고 다그쳤다. 부모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아이에게 울분을 쏟았던 부끄러운 시간을 성찰한다.  정답에 초점을 맞추고, 성공을 목표로 삼기보다는 아이 스스로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듣고 표현하며 살아가는 시간을 갖도록 돕는 부모이고 싶다

   

   아이가 혼자 있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고 고요함 속에 내면을 이해하고 사색하는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자신을 지탱하고 회복시키는 정서적 힘이 자기 안에 있음을 알아차리게 이끄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중학교 시절 딸의 문제 있는 행동에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채 극단적으로 분노하며 폭력을 행사했던 적이 떠올라 괴란쩍어진다.

 

   급속도로 다변화된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복합적인 요구를 이해하고  예측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느낌을 표현할 자유를 주고, 아이에게 부모의 생각을 따르도록 부탁해야 한다. 부모로서 아이가 주요 규칙을 어겼을 때에는 단호하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아이가 유연한 규칙을 어겼을 때에는 타협이나 수용으로 아이를 대해야 함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부모는 행동의 근원이 되는 감정을 조절하여 적절히 행동하는 습관이 형성될 수 있도록  아이를 지켜봐야 한다. 아이가 부모를 신뢰하며 진솔하게 자신의 속내를 드러낼 수 있는 양육 환경 조성은 부모와 자식의 성숙한 관계 유지에도 기여할 수 있으리라 여긴다. 관행대로 움직이며 살기보다는 깨어있는 부모로 살아가기 위해 오늘도 고요한 시간 속에 내면이 내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아이들에게 안부인사를 건넨다. 

 

n*****9 2022.06.26. 신고 공감 6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좋은 엄마
"좋은 엄마" 내용보기
누구나 다들 마음 속 상처 하나쯤은 갖고 있겠죠깨어있는 부모라면 내 아이에게 나의 상처가 전갈 되지 않기를 바랄거에요그러나 나의 무의식이, 은연중에 혹시라도 내 아이에게 전달 될까 두렵기도 합니다.특히 아이에겐 부모가 우주인데 이 우주가 불안정하다면 우리 아이의 세계가 많이 흔들리겠다 싶었어요.이 책을 통해 나의 상처를 극복하고사랑하는 아이에게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
"좋은 엄마" 내용보기
누구나 다들 마음 속 상처 하나쯤은 갖고 있겠죠

깨어있는 부모라면
내 아이에게 나의 상처가 전갈 되지 않기를 바랄거에요

그러나 나의 무의식이, 은연중에 혹시라도 내 아이에게 전달 될까 두렵기도 합니다.

특히 아이에겐 부모가 우주인데
이 우주가 불안정하다면 우리 아이의 세계가 많이 흔들리겠다 싶었어요.
이 책을 통해 나의 상처를 극복하고
사랑하는 아이에게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서 구입했어요
k***i 2022.07.24.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나를 성장시키는 육아, 깨어있는 부모
"나를 성장시키는 육아, 깨어있는 부모" 내용보기
달라이 라마가 추천사를 쓰고 에크하르트 톨레가 추천평을 써준 책을 어떻게 안 볼 수 있을까? 바로 이거다, 싶었다. 많은 육아서를 읽고 독후감을 쓰면서 이제 어느 정도 읽은 거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면서도 이렇게 나를 확 잡아 끄는 책이 있다. 제목도 ‘깨어있는 부모’라니. 출간되자마자 알게 되어 더 기쁘다. 먼저 읽고 나중에 우연히라도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
"나를 성장시키는 육아, 깨어있는 부모" 내용보기


 

달라이 라마가 추천사를 쓰고 에크하르트 톨레가 추천평을 써준 책을 어떻게 안 볼 수 있을까? 바로 이거다, 싶었다. 많은 육아서를 읽고 독후감을 쓰면서 이제 어느 정도 읽은 거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면서도 이렇게 나를 확 잡아 끄는 책이 있다. 제목도 ‘깨어있는 부모’라니. 출간되자마자 알게 되어 더 기쁘다. 먼저 읽고 나중에 우연히라도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테니.

일단 이 책의 대상자를 좀 구별해야 할 것 같다. 육아서가 다 거기서 거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단순히 행동 지침을 알려주는 책도 있고, 부모의 저 깊은 밑바닥부터 다 긁어내는 책이 있다. 이 책은 후자이고, 이런 책에 불편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혹시 웨인 다이어나 에크하르트 톨레, 최희수 작가를 좋아하거나 내면아이 치유나 양육 태도 대물림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이 책을 추천한다. 나는 내적 성장이나 영적 성장 같은 분야에 관심이 많다. 최근에 읽은 이런 분야 육아서 중에서 이 책이 최고다.

 

많은 육아서에서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등 많은 지시들을 보았을 것이다. 나 또한 그런 사항들을 세심하게 살펴서 우리 아이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을 찾고 확인하고 실천하고 있다. 이 책은 이것들이 본질적으로 어디서 나온 것인지 보여준다. 왜 이런 행동이나 말을 해야 하는지 그 밑바탕에 깔린 이유들을 알 수 있다. 내가 지금 잘 하고 있구나 싶은 안도감과 좀 더 근본적인 이유를 알게 되니 나 스스로도 믿음이 커졌다. (물론 못하고 있는 걸 찾으면 끝이 없지만, 잘하고 있다고 믿는 부분을 좀 더 확인한다.)

 

읽는 데 오래 걸렸다. 80페이지를 읽는 데 2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어떤 부분은 읽다가 나도 모르게 한참을 멍하게 있을 때도 있다. 보통은 리뷰를 쓰기 전에 줄 친 부분이나 메모한 것들을 따로 정리하는데, 이 책은 줄을 너무 많이 쳐서 직후에 처음부터 다시 읽는 게 좋을 것 같다. 할 일이 너무 많고, 읽어야 할 다른 책들도 많은데 자꾸 나를 머뭇거리게 만들었다. 불편하면서 아프면서도 자꾸 집어 들고, 고민하게 만들었다. 나의 마음에 머물 수 있게 만들었고, 내 아이의 눈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부제가 ‘내 안의 상처를 대물림하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이다.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하고 출산을 했다. 딱히 아이를 낳아야지! 하는 생각도 아니었고, 가족 계획을 세운 것도 아니었다. 그냥 물 흐르는 대로 일이 벌어졌다. 그런데 힘든 임신 기간을 보내고 마침내 만나게 된 작디 작은 아이를 안고서, 나만큼이나 뱃속에서 고생했을 아이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아, 적어도 나처럼 자라게 해서는 안 되겠다. 나 같은 사람이 되게 하지는 말아야지.’

스스로를 인정하지 않았고, 스스로를 용납하지 않았고, 스스로를 참 싫어했으며,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한 엄마의 슬픈 다짐이었다. 이게 얼마나 비참하고 외롭고 힘든 일인지 안다. 그걸 아이에게 물려 줄 수 없었다.

  • 우리 어른들은 고통이 마치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느끼는데, 그 이유는 과거의 흔적에서 기인한 여러 가지 생각들이 감정과 뒤얽히기 때문이다. 고통은 현실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만 계속 존재한다. 그리고 그건 우리가 놓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106)

 

  문제는 내가 갖고 있지 않은 걸 주고 싶어 했다. 내가 단 한 번도 받아 본 적이 없는 것을, 경험해보지 않은 것을 알아내서 아이에게 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뭘 줘야 하는지,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줄 수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육아서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방법을 찾고 또 찾았다. 아이에게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뭘 하면 안 되는지 연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를 위해 읽는 육아서들은 (사실 많은 책을 읽을 때마다) 아이에 대한 생각보다 나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게 만들었다.

  • 이 책의 출간 목적은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 담긴 ‘정서적, 정신적 교훈’을 찾아내고 이를 양육에 실제로 활용하는 법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데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모든 부모가 그 교훈을 ‘각자의 성장’을 위해 사용하고, 결과적으로 아이를 더 잘 키울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 과정의 하나로 우리에게 요구되는 자세가 있다. 실제로는 우리의 불완전함이 변화를 이끌어내는 가장 중요한 도구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에 마음의 문을 활짝 여는 것이다. (12)

특히 이런 책을 읽으면 내 심장을 짓이기는 고통을 겪는다. 줄 긋고 메모는 당연하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어린 내가 불쌍해서 아팠고, 그 어린 아이가 여전히 내 안에서 웅크리고 있는 것 같아 아팠다. 그럴수록 읽게 되어 너무 기뻤다. 괜찮다고, 당신의 어린 시절을 이해한다고. 게다가 앞으로도 괜찮을 거고, 심지어 성장할 수 있다고.

  • 깨어있는 부모가 된다는 건 항상 ‘올바르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발전해나가는 것이다. 아이들은 무척 관대하다. 그래서 때로 부모가 잘못을 해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상처받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한계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도 그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 (151)

 아이와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은 나에게는 동아줄 같았다. 나도 나아질 수 있구나. 우리 아이에게 못난 애미이기만 하지 않을 수 있구나. 아이 존재 자체에 기쁘고 행복하지만 이렇게 나 자신에 대해서 알아가고 성장시킬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더 기뻤다.

 

‘깨어있는 부모’라는 단어가 낯설 수도 있다. 저자는 깨어 있지 않은 부모는 무의식이 지배하여, 자신도 모르게 화가 나면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고 싶으면 소리를 지르고, 아이가 제멋대로 하게 두면서 부모를 휘두르게 하는 이들이라 한다. 이 무의식에서 벗어나 내가 이런 상태임을, 내 안의 무언가가 나를 조종하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는 부모가 바로 깨어있는 부모이다.

  • 깨어있는 부모가 되려면 에고를 완전히 떨쳐내기는 어려워도 에고가 미치는 영향을 계속해서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알아차림에는 변화를 일으키는 힘이 있다. 이것이 깨어있는 부모가 되기 위한 핵심 요소다. 알아차림이 커질수록 부모는 그동안 자신이 크면서 경험한 검증되지 않은 조건들에 사로잡혀 살았으며, 이를 고스란히 아이에게 대물림해왔음을 깨닫게 된다. (26)

문제는 깨닫지 않으면 이러한 부정적인 요소들을 우리 아이들이 그대로 보고 배운다는 점이다. 많은 육아서에서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고. 부모가 긍정적으로 세상을 보아야 아이도 그럴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미러링이라는 뇌의 작용일 뿐만 아니라, 아이에게 온 세상은 부모이니 그럴 수 밖에 없다. 물론 성장하면서 점점 그 세계가 넓어지지만 어릴수록 부모의 테두리 안에서 많은 걸 흡수할 테니까 말이다.

특히 불안감은 더더욱 그러하다.

  • 불안하다는 것은 우리 내면 깊은 곳의 무언가가 자극을 받았다는 뜻이다. 따라서 불안이 감지될 때마다 ‘지금 내가 왜 이러지?’ 하고 자문해보자. 그런 다음, 마음을 열고 우리의 불안을 남에게 쏟아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불안은 우리 안에 해결되지 않고 남아 있는 뭔가에게 비롯된다. (116)
  •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내가 더 성장할 수 있을까? 내가 무엇을 거부하고 있는 걸까? 내가 발전하려면 무엇을 받아들여야 할까? 이런 혼란은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 어떤 목적을 수행하는 것일까?’ (중략)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비난하던 수동적 입장에서 현실을 만들어가는 주도적인 입장으로 바뀔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삶이 우리를 부당하게 괴롭힌다는 피해의식에서 벗어날 힘이 생긴다. (131)
  • 우리는 아이들의 행동이 아니라 ‘우리의 불안’에 반응하는 것이다. (314)

많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불안을 기원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그 불안에 대해 깨어있지 못하는 부모라면 단순히 화가 나고 분노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화는 감정이 아니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저자의 말처럼 지금 내가 왜 이러는지를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이 불안은 자연스럽게 우리 아이들에게 옮아갈지도 모른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 악순환의 대물림을 끊는 방법은 단 하나, 걱정은 현재에 충실하기 두려울 때 쓰는 가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에 충실함으로써 인생은 본래 지혜로운 것이라는 믿음을 키워나가도록 아이들을 도울 수 있다. (216)

현재에 충실하기. 지금 여기를 살아가면 된다. 딱 우리 아이들처럼. 과거의 고통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의 걱정과 두려움에 내팽겨치지 않으면 가능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명상이다. 이 책도 명상을 중요한 방법으로 지목한다. 현재에 집중하고 흘려 보내고 나 자신을 일깨우는 데 집중하도록 한다. 나도 해야 하지만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조언도 있어서 좋았다. 조금씩이나마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마련해야겠다.

 

  그렇다면 깨어있는 부모는 어떻게 양육할까?

  • 아이를 키운다는 건 지적 활동이 아니라 단순하고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순간순간의 교류다. (45)
  • 아이들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받을 권리가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이 권리는 부모가 주는 게 아니다. 아이들은 숨을 쉰다는 사실만으로, 속마음을 얘기하고 감정을 표출하며 생각을 말할 권리를 갖는다. 이러한 권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주어지는 것이다. (48)

내가 감동 받았던 건 양육은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라 아이와 순간 순간을 교류하는 시간이라는 점이었다. 지금 여기에 깨어있는 부모라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부모가 엄청난 책임감을 가지고 많은 걸 알아보고 확인하고 연구해서 아이에게 해줘야 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 매 순간을 충실하게 아이와 나누는 것일 뿐이다. 게다가 아이의 태초의 권리인 숨 쉬기 때문에 마음을 얘기하고 감정을 표출하며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해주기만 하면 된다. 나의 과거의 시각에서 벗어나 아이를 포용해줄 수 있는 것. 어려운 듯 간단한 논리.

  • 아이들은 언제든 집으로 돌아와도 된다고 느껴야 하지만, 언제든 자유롭게 날아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게 더 중요하다. (172)

 

  마지막으로 훈육의 이야기도 놓치지 않는다. 저자는 행동 지침도 필요하지만, 부모가 깨어 나는 것이 더 중요하기에 마지막에 넣었다고 한다. 이 훈육 편에서도 아주 놀랍거나, 새로운 내용이 있다기 보다는, 기존의 육아서의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그 의미와 영향에 대한 깊이는 다르다.

  • 우리는 아이가 느끼는 감정에 동의하거나 반대할 필요가 없다. 그저 감정의 존재를 인정해주면 된다. 아이의 감정을 부정하거나 포장하거나 바꾸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그보다는 아이가 하는 이야기를 우리가 잘 들어준다는 걸 알게 하고, 아이가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이면의 이야기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286)
  • 훈육을 할 때 부모는 절대적으로 일관성을 보여야 한다. 아이가 문제 행동을 하는 즉시 교정이 이루어지고, 그 다음에 아이가 감정을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 절제를 가르치는 두가지 핵심 요소다. (317)
  • 행동 형성의 전제는, 아이들이 골치 아픈 행동을 하는 이유는 벌을 줌으로써 겁을 줘야 할 만큼 나쁜 아이라서가 아니라 본래 선한 아이가 아직 절제된 방식으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탓에 힘든 감정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행동의 근원이 되는 감정을 처리하지 않는 한, 부적절한 행동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자기감정을 솔직하게 절제된 방식으로 표현하는 법을 배울수록 말썽피우는 일은 줄어든다. 그래서 행동 형성의 목표는 언제나 감정 조절이다. (334)

아마 육아서를 좀 읽으신 분들은 ‘감정코칭’이라는 단어가 더 익숙할 것 같다. 결국 우리는 깨어 있는 상태에서 아이의 감정을 살펴주면 된다. 물론 당장 해결해야 하는 행동 교정을 한 후에 가장 중요한 감정까지 처리할 수 있게 해주면 된다.

  사실 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너무나 잘 안다. 많은 부모들이 자신의 감정을 헤아리는 것도 연습이 되어 있지 않다. 그렇기에 어떤 감정이 있고 그 감정을 뭐라고 이름 붙여야 할 지 어려운 건 당연하다. 아이의 감정을 살펴주는 건 더 어렵다. 하지만 이 또한 나쁘게만 볼 필요가 없다. 엄마 스스로도 아이의 감정과 함께 본인의 감정을 살펴주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다. 저자가 매번 강조하는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내용에서 힘을 얻는다. 행동의 근원이 되는 감정을 잘 알아주고 다독여주고 해소하거나 다른 행동의 밑거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엄마가 배우면서 보여주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따라 올 테니까 말이다.

YES마니아 : 로얄 g********o 2022.06.30. 신고 공감 3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둘이서 함께 추는 춤
"둘이서 함께 추는 춤" 내용보기
"깨어 있는 부모는 양육에 관한 답을 밖에서 찾지 않는다. 그들은 아이와의 역학관계 안에서 부모와 아이 모두를 위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깨어 있는 양육은 아이를 양육하는 경험 속에서 배울 수 있다." (p. 42)   셰팔리 차바리의 <깨어있는 부모>을 읽으며 공감했던 것은 ‘내 안의 상처를 대물림하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라는 책의 부제처럼 육아라는 특별한
"둘이서 함께 추는 춤" 내용보기


 

 


"깨어 있는 부모는 양육에 관한 답을 밖에서 찾지 않는다. 그들은 아이와의 역학관계 안에서 부모와 아이 모두를 위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깨어 있는 양육은 아이를 양육하는 경험 속에서 배울 수 있다." (p. 42)

 

셰팔리 차바리의 <깨어있는 부모>을 읽으며 공감했던 것은 ‘내 안의 상처를 대물림하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라는 책의 부제처럼 육아라는 특별한 경험을 겪게 된 부모는 이제 막 부여된 부모로서의 역할을 고민하기 이전에 먼저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삶을 대하고 더 성숙해질 것인지 준비해야한다는 것이었다. 아이를 만나기 이전부터 나름의 준비과정을 거치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어떻게 하면 부모로서 아이가 성숙한 인간으로 성공적으로 삶을 살아살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했지만 막상 현실에서의 육아는 결코 쉽지 않았다. 물론 아이를 돌본다는 행위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었지만 동시에 여러 시행착오를 경험하면서 좌절과 괴로움도 같이 다가왔다. 아이를 돌보며 나도 아이와 함께 성장하며 이제야 겨우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고나 할까? 아이와 함께 지내며 삶은 질서와 혼돈,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이 점철된 그 무엇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인생은 바다와 같아서 파도가 잠잠할 때도 있고, 요동칠 때도 있음을 알고, 그 흐름에 몸을 맡긴다." (p. 139)

 

"우리의 진정한 모습은 오직 지금 이 순간을 알아차릴 때 발달한다. 아이를 깨어있는 사람으로 키우려면 부모가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의 현실이 아무리 골치 아프고 견딜 수 없이 괴롭더라도 그것을 피하고 싶게 만드는 것은 우리의 판단일 뿐, 현재라는 순간 자체는 아니다." (p. 224)

 

삶은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이다. 안정된 상태라고 느끼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 미지의 것이 느닷없이 닥친다. 이렇게 질서가 무너진 혼돈 속에서 우리 삶은 현실부정과 절망,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잠식되어 간다. 삶은 질서와 혼돈으로 점철되어 있다. 안정된 질서 속에 갑자기 혼돈이 찾아오기도 하는 반면, 모든 것을 상실한 듯한 절망적 순간에 새로운 질서가 나타나기도 한다. 삶의 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질서와 혼돈의 경계 위에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삶에서 인생의 의미가 빛을 잃어가고, 절망과 두려움이 고개를 드는 순간과 마주칠 때 우리는 무엇에 의지하며 세상을 살아가야 할까? 

 

지난 해 그토록 원하던 둘째가 태어나면서 마침내 우리 가족은 꿈꾸던 이상적인 가족의 윤곽을 그릴 수 있었고, 그 윤곽선의 안쪽을 어떠한 형태의 기쁨과 추억의 색으로 채워 나갈지 생각만으로도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던 시점에도 가족의 안정을 뒤흔드는 혼돈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질서가 무너진 상태에서 들어선 것은 원망과 현실부정 그리고 두려움이었다. ‘왜 하필 우리 가족에게, 지금 이 순간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하는 세상에 대한 원망이 마음속에서 고개를 들었고, 그중 에서도 가장 두려웠던 건 이제 눈앞의 현실이 되어 다가올지도 모를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공포였다.  

 

불안과 두려움은 자가 증식하며 다른 모든 감정을 잠재우며 무한정으로 퍼져 나갔다.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정해지지 않는 혼돈의 시간 동안 고통을 견뎌내야 하는 삶의 무작위성이 너무나 무섭게 느껴졌다. 우리 가족은 새롭게 주어진 조건하에서 삶을 다시 정상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필요한 기간과 방법을 다시 고민해야 했다. 나와 내 가족을 둘러싼 삶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그곳에 사는 괴물은 점점 더 포악해져갔다. 삶의 의미는 빛을 잃어갔고, 절망과 두려움이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내가 불안과 두려움, 원망 등 부정적 감정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 삶을 지탱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이라는 존재 덕분이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나에게 의지하는 가족들을 떠올리면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다는 생각이 내가 삶에 대한 의지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안정된 질서 속에서 그동안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했던 가족이라는 존재의 소중함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었다. 내게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는 것, 이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의지가 되고 큰 힘이 되었고, 혼돈을 헤쳐 나가는 강력한 무기와 힘으로 작용했다.  

 

우리는 상실과 결핍을 안고 살아가는 불완전한 존재들이다. 양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을 기꺼이 짊어지기 위해 노력하지만 현실의 삶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연약하고 불완전한 우리는 불안과 두려움 앞에서 용기를 가지고 상황에 대응하고 그 안에서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기 쉽다. 하지만 어쩌면 그러한 불완전함과 취약성이야말로 각자의 개별적 상황과 다른 정체성을 가진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공통분모가 아닐까? 신뢰와 사랑, 자발적인 책임이 동반된 관계를 구축하고 용기와 위로를 나누는 것은 서로의 결핍과 불완전함을 일정 부분 해소해줄 수 있는 심연과 어둠의 해독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절망 속에서도 우리는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다. 절망속이라 해도 함께 있다면 타인의 고통을 느낄 수 있고 자신의 아픔도 진정시키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신뢰와 공감을 기반으로 진실된 관계를 구축하고 서로 연대하며 살아갈 수 있다. 

 

"우리가 모든 경험을 온전히 받아들일 줄 알게 되면, 그러니까 상황이 늘 계획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며 제멋대로 돌아갈 때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그때부터 우리는 삶과 춤추기 시작한다." (p. 103)

 

"젖먹이 아기와 부모의 관계는 영혼이 하나가 되고 운명이 함쳐지는, 대단히 밀접하고 역동적인 춤과 같다. 우리가 마음을 열고 이렇게 생각하면 아기는 그 작은 발로 아장아장 춤추듯 우리의 중심으로 곧장 파고든다." (p. 148)

 

이 대목을 읽으며 인디밴드 브로콜리 너마저의 <춤>의 가사가 떠올랐다. 

 

"우린 긴 춤을 추고 있어. 자꾸 내가 발을 밟아. 고운 너의 그 두 발이 멍이 들잖아. 난 어떻게. 어떻게 해야 해. 이 춤을 멈추고 싶지 않아. 그럴수록 맘이 바빠. 급한 나의 발걸음은 자꾸 박자를 놓치는 걸. 자꾸만 떨리는 너의 두 손."

 

저자의 말처럼 ‘육아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추는 춤“이다. 하지만 혼자서는 절대 출 수 없는 춤이다. 그리고 두 사람이 선율에 맞추어 추는 춤은 아름다운 장면만 담기지 않는다. 때론 춤을 추는 과정에서 상대의 발을 밟기도 하고, 때로는 박자를 놓쳐서 상대가 손을 떨게 만들기도 한다. 이는 어떠한 형태의 인간관계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타인과 삶의 온도를 맞춰가는 일이며, 상대적 성숙의 시간을 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 기사단장 죽이기 』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깊숙이 들여다보면 어떤 인간이든 저 안쪽에 반짝이는 무언가를 갖고 있기 마련이다.”

 

모든 아이는 각기 특별하게 태어나며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사랑의 눈으로 그 특별함을 발견하고 잘 자라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가장 가까이 깊숙이 들여다보는 사람이 부모라면 아이들에게서 반짝이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사람도 부모가 아닐까? 아이와 가장 가까이 오랫동안 접하는 사람은 부모기 때문에 아이의 개성과 자질, 좋아하는 것을 가장 잘 아는 사람도 부모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물론 그 과정은 부모가 아이를 향한 일방적인 것이 아닌 상호교감이 이루어지는 ’둘이 함께 추는 춤‘이어야 할 것이다. 나는 돌봄과 함께 성숙해가는 그 아름다운 과정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지지하고자 한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계획이나 구상을 ‘청사진 (Blue Print)’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미래를 그리는 행위는 특정 시점의 순간을 박제하는 사진 보다 그림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사진을 찍는 행위가 순간의 단면을 정확히 스크랩하는 것이라면,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일정 시간에 걸쳐 대상을 관찰하면서 시간의 흐름에 걸쳐 변화하는 대상의 입체적 모습을 화폭에 담는 것이다. 따라서, 사진은 특정 시점에 국한된 대상의 모습을 무엇보다 정확히 포착하는 반면 그림은 일정 시간 동안의 대상의 변화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묘사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사진이 아닌 그림을 지향하면서 신뢰와 사랑 그리고 책임이 동반된 관계를 그려 나갈 필요가 있다. 저자의 말처럼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현실의 행복과 미래의 기적을 일궈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림 속 불분명한 선들로 이뤄진 한 사람의 형상 그리고 그가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구축하며 쌓아온 세월의 궤적은 사진 보다 불분명해 보일 수는 있어도 그 시간의 농축성을 기반으로 안정된 과거와 현재, 그리고 질서 너머의 미래 모습도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육아에 대해 고민하는 부모에게 혼돈의 해독제가 될 수 있을까? 바꾸어 말해 대상과 상황에 관계없이 적용가능한 완벽한 육아법이 존재할 수 있을까? 솔직하게 말해서 그건 장담할 수 없다. 누군가에겐 그럴 수도, 또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에 모범답안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삶이 던지는 시험에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각자가 서로 다른 시험에 응하고 있다는 것을 종종 망각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타인의 답을 모방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모범답안을 찾는 것으로는 세상이 던지는 질문에 제대로 된 답을 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이 책을 향한 수많은 찬사처럼 이 책은 당신이 자녀를 대하는 태도와 나아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것이란 사실이다.
 

 

r******2 2022.06.30. 신고 공감 3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금쪽이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금쪽이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내용보기
오랜만에 책을 선물로 받았다.  친구가 본인이 필요해서 사서 읽었는데 너무 감명 깊게 읽었다며 나 주려고 한 권 더 샀단다. 그림책 같은 표지, 『깨어있는 부모』라는 제목 아래 ‘내 안의 상처를 대물림하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라고 붙여진 부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중2, 초6 두 아이를 키우는 내게 웬 육아서? 했던 게 솔직한 마음이다. 초등저학년 때까지 육아서를 보고,
"금쪽이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내용보기


 

오랜만에 책을 선물로 받았다.  친구가 본인이 필요해서 사서 읽었는데 너무 감명 깊게 읽었다며 나 주려고 한 권 더 샀단다.

그림책 같은 표지, 깨어있는 부모라는 제목 아래 내 안의 상처를 대물림하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라고 붙여진 부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2, 6 두 아이를 키우는 내게 웬 육아서? 했던 게 솔직한 마음이다. 초등저학년 때까지 육아서를 보고, 그 이후로는 진로와 학습과 관련한 각종 자녀 교육서를 보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하지만, 17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1장만 읽었을 때 든,  생각내가 참 오만했구나

 

  이 책은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 1, 뉴욕 타임스베스트셀러에 오를 정도로 수많은 부모와 교사, 임상심리학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찬사를 받으며 21세기 신개념 양육의 바이블로 자리 잡았다. 인도에서 태어나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임상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뉴 욕에서 심리상담소를 운영하는 저자 셰팔리 차바리 박사는 서양의 심리학에 어린 시절 접한 동양의 마음챙김을 접목해 부모와 아이 모두 성장하고 치유받을 수 있으며, 내면에 잠재된 가능성을 일깨워주는 깨어있는 양육법을 제안한다. 현대인 중에서도 특히 자식을 키우는 부모에게 마음챙김깨어있음이 꼭 필요하다는 그의 주장과 상담 사례, 과학적 근거는 오프라 윈프리 쇼TED 강연에서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화제가 된 바 있다.’

 

저자의 약력만 봐도 너무 유명한 분이었다. 그동안 이런 저자의 이름 한번 들어보지 못했다니, 내가 그동안 너무 게을렀나, 무심했나 그것도 아니면 오은영 박사님의 말씀만 귀담아들었나.

책을 펼치기 전, 저자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먼저 TED 강의를 찾아보았다. (저자의 목소리에 익숙해지면, 나중에 책을 읽을 때, 저자의 목소리가 음성지원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설령, 영어로 말하는 외국 저자라 하더라도)

11분간의 짧은 영상만으로도 아이들에 대한 믿음과 사랑 그리고 철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목차 다음의 서문을 보고 또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부모와 아이 관계에서 우리 안의 잠재력을 키워줄 깨어있는 마음이 가진 중요성을, 대중적인 언어로 쉽게 설명했다고 책을 소개하며 서문을 열어주신 분은 바로 달라이 라마.

서문과 저자의 이력에도 알 수 있듯, 책을 덮고 나자, 한 권의 양육서를 읽었다기보다 동양의 철학과 서양의 심리학을 엮어 내 자신과 마주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는 느낌이 훨씬 강했다. 잘못된 행동을 하는 아이를 바꾸기 위함이 아니라 부모인 내가 왜 그런 말을 하고 행동 하게 되는지 마음을 헤아리게 도와주는 책이었다.

저자는 연령대와 상관없이 아이를 키우고 있는 모든 이들을 염두에 두고 쓴 책이라고 했다. 

'이제 아이들도 중학생이 됐으니 양육서는 그만 봐도 되겠지!’'하던 내 안일한 마음을 지구 저편의 저자가 꿰뚫어 보고 있었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나의 오래된 습관과 낡은 패턴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존재 방식을 받아들이는 여정이다. 한층 더 깨어있는 부모로 발전할 수 있는 그 어마어마한 기회는 나를 늘 겸손하게 만든다.”

오래된 낡은 습관을 버리고 한층 더 깨어있는 부모로 나아간다는데 영화 두 편정도 볼 시간을 할애하는게 뭔 대수랴 싶었다.

이 책은 소설책 읽듯 읽어나가면 영화 두 편 정도 볼 시간이면 다 읽을 순 있다. 하지만 그렇게는 안 되더라. 한 장 한 장 읽어나갈 때마다 내 지난날의 과오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와 자식과의 관계만이 아니다. 몇십 년 전의 어린 나와 부모님과의 관계 그리고 서로 오가던 말들과 행동들이 먼저 떠올랐다. 그 시절엔 모든 부모님이 그랬고, 상황이 어쩔 수 없었다며 이해하자고 넘어갔던 일들이 나와 내 아이간에 오갔던 말과 행동들과 함께 오버랩되며 펼쳐졌다.

내 안의 상처를 대물림하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라는 부제의 의미를 깨닫는 순간이었다.

부모와의 관계에서 곪았던 내 안의 상처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그저 덮어두었던 탓에, 사람들과의 관계, 아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고름이 되어 불쑥불쑥 나올 때가 있다. 기억을 조금만 더듬어 봐도 그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내 상처를 마주하지 않아 내 속에서 해결되지 못하고 그대로 반사되어 상대에게로 향했다.

여러 육아서를 읽으며 일방적인 말투나 언행을 고쳐보려고, I message로 바꿔도 보고, 아이와의 소통이 중요하대서, 내 말을 줄이고 듣는 귀를 늘려도 보았다. 아이의 자존감이 중요하다는 말에 아이가 직접 선택하게 하고 결정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선택지가 아예 하나라면 그동안 그렇게 멀리 돌아오지 않았을 텐데 양육에 관한 한 해답은 많아도 너무 많았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덕분에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아이들과의 관계는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아쉬움이 드는 건 사실이다.

잘못된 언행과 행동들을 하나하나 고쳐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큰 틀에서 생각해보자면, 내 안의 상처를 치료하고, 부모로서 내 사명, 내 양육 철학에 대한 고민이 먼저였어야 했다. 매일 아이를 대할 때 이것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는 그다음이다.

아이와 소통하려 내 말을 줄이고 듣는 귀를 늘리는 게 먼저가 아니었고, 내 자신과 교감하는 게 먼저였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노래 가사처럼 아이는 있는 그대로 축복받는 존재여야 한다. 하물며, 아이가 우리 삶에 들어온 이유가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새롭게 알아가도록 돕기 위해서임을 알게 되면, 우리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하도록 이끌어 줄 존재라는 사실도 알아차리게 될 거라는 저자의 말에 마음이 뜨거워졌다.

그래서 저자는 "부모와 아이 사이는 부모가 일방적으로 아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 아이가 함께 배우는 상호적 관계이기 때문에 부모가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는 방법을 배움으로써 일방적인 소통 방식에서 벗어나 아이와 상호 교감하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라고 한다.

아이와 온전히 교감하면, 아이가 툭툭 내뱉는 말속에 나로 인해 다친 아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거울처럼 돌아보게 된다. 부모님을 생각하게 되고, 다친 어린 시절 내 마음도 만나게 된다. 이렇게 그동안 묻어두기만 했던 무의식에서 깨어날 기회를 제공하는 내 아이들에게 어찌 고마운 마음이 생기지 않으랴.

깨어있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사실 하루하루 날 깨어있도록 도와주는 존재는 바로 아이들이다. 부모와 아이는 서로 연대하며 성장하는 관계라는 것을 이제 알겠다. 나도 제대로 잘 몰랐던 어린 시절 다쳤던 그 감정을 아이와 함께 알아가며 변화할 기회가 주어졌다. 내가 먼저 달라지면 모두가 달라질 수 있다.

더 이상 잔소리와 고함을 치지 않아도, 고요하고 침착한 육아가 가능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분들이 있었다. 요즘 영상으로 자주 찾아보는 오은영 박사님과 법륜스님. 물론 저자만의 알파가 더 있지만 분명 저자의 목소리를 따라가는데, 이 두 분의 목소리도 함께 들리는 환청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래서 동양의 철학과 서양의 심리학을 접목시켰구나 하며 무릎을 치게 된다.

단순한 양육서가 아닌 까닭에 나처럼 사춘기 아이를 둔 부모나, 이제 부모가 될 준비를 하는 부부들에게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챕터마다 소중한 조언이 많아 표시해 둔 포스트잇만도 수십 개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이것이다.

 


 

부모는 단지 깨어있는 상태로 아이들에게 적절히 대응하기만 하면 된다.”

사명을 싱크대에 붙였다. 깨어있고자 노력하는 가운데, 현재에 충실할 것.

이 책을 선물해 준 친구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그래서 나도 또 다른 친구에게 선물했다. 사춘기에 접어들어 소통이 아예 안 된다며 속상해하는 친구를 위해.

방문을 걸어 잠그고 말하지 않는 아이의 마음을 아하!’ 하며 공감하는 순간이 찾아오기를 바라며. 그전에 먼저 자신의 마음과 마주하며 따뜻하게 보듬을 수 있기를 바라며.

 
YES마니아 : 플래티넘 m******6 2022.06.30.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부모 됨 이전에 나라는 사람을 들여다보며
"부모 됨 이전에 나라는 사람을 들여다보며" 내용보기
깨어있는 부모 - 내 안의 상처를 대물림하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 셰팔리 차바리 지음   나는 아이를 키우는 매 순간 궁금했다.   다들 우아하게 아이를 키우는 것 같은데, 나는 왜 이렇게 화가 나는지. 아이의 행동을 참아내지 못하는지. 패배감과 좌절감이 깃든 육아를 하는지.   내가 문젠가    아이의 행동에 화가 나지 않으세요?  때론 놀이터 건너편에서 빈 유모
"부모 됨 이전에 나라는 사람을 들여다보며" 내용보기

깨어있는 부모

- 내 안의 상처를 대물림하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 셰팔리 차바리 지음

 


나는 아이를 키우는 매 순간 궁금했다.

 

다들 우아하게 아이를 키우는 것 같은데, 나는 왜 이렇게 화가 나는지.

아이의 행동을 참아내지 못하는지. 패배감과 좌절감이 깃든 육아를 하는지.

 

내가 문젠가 

 

아이의 행동에 화가 나지 않으세요

때론 놀이터 건너편에서 빈 유모차를 세워두고 천방지축으로 뛰노는 아이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엄마에게 가서 묻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 대답은 아주 느리게 찾아왔다. 세상에는 아이에 관한 많은 프로그램이 있었고, 전문가가 있었고, 책도 있었다. 거긴 내게 딱 맞는 답은 없었다. 어쩌면 엄마의 내적기질이라고 치부되고 말거나 끝이 안보이는 산후우울증처럼 단편적인 대답에 그쳤다. 그러한 대답으로는 부족했고, 나는 여전히 궁금했다.

 

깨어있는 부모는 어쩌면 진부한 제목처럼 보이지만 분명히 달랐다. 육아, 부모교육, 양육자의 심리, 프로이트까지 아우르는 이 책은 부모님과의 관계가 힘든 이에게도 적합하다. 이 책을 읽으며 붙인 인덱스들이 책을 다 읽었을 즈음에는 꽃갈피처럼 빼곡했다. <깨어있는 부모의 표지에 튤립이 만개하듯, 꽃갈피를 만들어가며 책을 읽었다. 왜냐하면 내가 늘 궁금해 하던 답이 책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요구에 마음이 찢기고 부서지고 뒤틀리는 느낌이 들어도, 남들의 평가가 두려워 숨기고 만다. 결국 우리는 대부분 혼자라고 느끼며 부모의 길을 걷는다. 이따금 아이를 낳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게 틀림없다고 생각하면서. 그러나 완벽이라는 틀 너머로 손을 뻗으면 다른 부모와 동질감을 느끼고, 자신의 감정이 전혀 이상하지 않고 다분히 인간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p180

 

아이들을 데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돌발행동을 하거나, 두 아이가 심한 장난을 칠 때는 늘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이렇게 행동하는 아이들을 보며 사람들은 엄마인 나를 뭐라고 생각할까. 엄마가 집에서 어떻게 키웠으면, 애들이 나와서 저럴까. 하는 말없는 시선들을 느끼며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건 아동기 남자아이들의 당연한 기질인데도, 그 행동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전전긍긍 했다.

 

나는 남들의 평가에 아주 기민한 사람이었다. 우수한 성적을 받아도 티나게 칭찬하지 않는 부모님의 태도에 나는 내 스스로의 성취감보다 다른 이들의 인정을 더욱 갈급하게 되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무의식중에 이렇게 말하곤 했다. “이렇게 하면 아빠가 정말 좋아하시겠네.” “의젓하게 앉아서 진료를 보면 의사 쌤이 칭찬하시겠는걸?” 아이가 스스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북돋는게 아닌 결과에 대한 타인의 반응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것이 아이 스스로 쌓아올릴 단단한 자존감을 와해시키는 것인 줄도 모르고 말이다. 아이의 느린 아동발달에 대해 상담하러 갔던 곳에서 첫 면전에 의사가 한 말은 잊히지가 않는다. 그 말은 나의 정곡을 찔렀다. 대기실에서 기다리다가 진료실에 들어와 하는 행동을 말없이 쭉 지켜보던 의사. 내가 아이에게 건네는 말에는 '엄마'라는 주체가 없다고 말했다. 엄마의 역할이 들어가야하는 자리에 '엄마'가 언급되지 않네요. 왜 육아에서 자기 자신을 배제하세요?

 

그 말은 내재된 무의식을 건드렸는지, 속으로 발끈하는 동시에 그마저도 나를 향한 질타라 생각해 처음보는 의사선생님 앞에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눈물을 줄줄 흘렸었다. 나는 완벽한 엄마가 되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육아가 벅찼고, 아이들의 행동을 감당해내지 못했다. 완벽한 불협화음에 기쁨보다는 좌절감과 낙오감이 더 컸던 날들이 대부분이었다. 

 

부모가 되는 것보다 정서적으로 더 예민한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삶의 여정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아이가 감정적인 반응을 유발할 때마다 우리는 정신적 성장의 기회를 얻는 것이다. 왜냐하면 부모가 된다는 건 우리의 정서적 그림자에 환한 조명을 비춤으로써 우리 내면의 민감한 반응을 다스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선물하기 때문이다. p97, 98

 

나는 두 아이를 키우며 내가 얼마나 타인의 시선을 중심에 두고 생활하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나는 좋은 엄마여야하고, 우리 아이들은 침착하고, 올바르며, 예절있게 행동하고 밖에서 말썽을 피우지 않는 좋은 아이들이어야 해. 그건 내가 바라는 이상을 일방적으로 아이들에게 투사한 것이고, 그 근저에는 나의 무의식이 기반하고 있다는 것. 책에서는 에고라는 말로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모는 어떤 식으로든 어렸을 때 느꼈던 것과 똑같은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무의식적으로 그런 상황을 자초하든, 그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든 피할 도리가 없다. 무의식에 남아 있던 어린 시절의 감정은 의식으로 통합되지 않는 한 결코 사라지지 않고 계속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그것은 우리 아이들에게서도 똑같이 나타난다. 그러니 아이가 부모의 무의식을 비춰주는 것은 귀중한 선물과도 같은 일이다. 아이는 부모가 무의식에 빠지는 바로 그 순간에 알아차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러면 우리는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 어렸을 때 길들여진 방식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을 기회를 얻게 된다. p37

 

내 행동에 영향을 주고 있는 에고를 깨닫고 바라보는 것. 거기서 벗어나는 것. 아이의 행동에 감정을 덧씌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볼 것. 편협한 에고의 욕구에서 벗어나 일관된 태도로 아이를 대할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깨어있는 부모.

 

달리 말하면 부모는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도전이라고 여기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게 처리해야할 사명이 있다. 바로 부모 스스로 최대한 깨어있고자 노력하는 가운데, 현실에 충실하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양육의 기반이 된다. 이것이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이들은 부모의 생각이나 기대, 지배나 통제가 필요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부모는 단지 깨어있는 상태로 아이들에게 적절히 대응하기만 하면 된다. p28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가장 첫 번째 지침은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을 대하는 방법들은 심플하면서도, 직관적이다. 그래서 책을 다시 몇 번이고 보지 않고도 우리는 아이들에게 우리가 책에서 배운대로 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다. 책을 덮는 순간 적어도 한뼘 정도는 달라지리라. (우리가 육아서를 읽는 이유는 조금이라도 더 나은 엄마가 되고 싶어서 아닌가)

 

적어도 하루에 한번은 아이의 유머를 즐겁게 받아주며 아이와 함께 웃는게 중요하다. 또한 매일 아이가 자기 자신이나 부모에 대해서 뭔가를 알려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밤이 오고 잘 시간이 되면 그 시간을 성스럽게 만들어 보자. 아이가 원한다면 당신 품에 안겨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놓게 해주자. 그러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행복한 의식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p222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또 다른 조치는 무언가를 사주는 대신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테면 장난감을 사주는 대신 아이를 동물원에 데려가는 식이다. 비디오 게임을 하나 사주는 대신 자전거를 함께 타러 나간다. p236

 

방이나, , 머리 모양 같은 부분을 결정할 때는 아이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현명하다. 아이가 자기 내면 세계를 어떻게 드러낼지 스스로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p239

 

부모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홀로 조용히 내면과 교감하며, 매일 먹는 음식과 운동 그리고 겉모습을 편하게 받아들이는 태도 등을 통해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는 것은 전부 아이에게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도록 가르치는 방법이다. p262

 

한주 내내 깨어있는 부모를 읽으며 무수한 끄덕임과 입술을 깨물며 반성하는 타임이 핑퐁처럼 오갔다. 두 아이의 엄마인 내가 가야하는 방향은 나의 무의식 속이 아닌, 현재에, 아이의 행동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임을 깨달았다. 작가의 철학을 담은 질문들이 책 안에 빼곡하다. 그 질문을 하나씩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것만으로도 깨어있음의 첫 시작이 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계속해 나에게 물었다. 내가 그때 그렇게 한 이유는? (대부분은 타인의 평가와 내 감정에 의한 것들이었지.)

 

책 속의 갈무리한 문장들을 노트에 하나씩 적어가며 마음에 새겨본다. 마음공부와 심리학을 접한 저자의 통찰은 비단 아이를 키우는 부모만이 아니라, 현재 삶에 충실하고픈 누구에게라도 꽃같은 조언이 되리라.

 

부모가 아이에게 제공해야 하는 것이 정서적인 안정감, 인정과 안전이라면, 아이가 부모 인생에 초대받은 이유는 오직 아이만이 가르쳐줄 수 있는 뭔가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지금 여기에 충실한 자세로, 진심을 다해서, 즐겁고 자발적으로 인생을 대하는 법이다. p364

 

 
t****d 2022.06.29.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