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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창을 열면 옆 빌라 옥상이 보인다. 한 집에 모여 사는 어린 래퍼들이 거기서 힙합 얘기를 하며 담배를 피운다. 어느 봄날 나는 옆 빌라 옥상으로 뛰어 올라가 베란다 창을 통해 우리 집을 들여다보았다. 내가 벗고 나온 허물 속처럼 낯설고 신비로운 풍경이었다. 방충망 너머 소파에 누워 볕을 쬐던 고양이들이 헛것을 보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이 시집을 읽는 표정들이 그러하길 바란다. 시인의 말 전문 언제나 갈비뼈를 닫는다는 느낌으로 호흡하세요 또 다시 마음을 다친다면 갈비뼈를 제대로 닫지 못한 탓일 테지 고개를 끄덕이면 턱 아래 방울토마토가 으깨질 것 같다 올바른 자세 中 여러 개의 가능성으로/겹치고 늘어져 보이지만/사실은 길고 긴/단 한 줄의 사건이다 //어떻게 엮느냐에 따라/전혀 다른 무게가 되는 단어 //네모난 공백으로 비워둔/어떤 단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외운 번호로 전화를 걸듯/엘리베이터의 층수를 누르고선/ 버튼의 불빛이 하나하나/다 꺼지길 견디는 일 //문이 열렸다 닫힐 때마다/잘못 건 전화였음을 깨닫는 표정을 짓는 일 도르레 中 애인은 돈을 주고서라도 시를 공부하겠노라 선언하고 나는 제발 제발 그러지 말라고 두 손을 모으고 간곡히 부탁한다 악필 中 냉동고문 너무 자주 여닫지 마라 서리 낀다 시 써서 퍽이나 먹고살겠다며 얼린 갈치를 꺼내던 엄마에게 엄만 서리가 중요해 내가 중요해? 뭔 소리고 ? 이런게 시야 엄마 이런게 그랬는데 알고리즘 中 기도하는 자세만으로는/파도와 싸울 수 없답니다/수면을 후드려 패고 침을 뱉어야지요 //고장난 미러볼 같은 달을 향해/당신이 가진 가장 모난 돌멩이를/ 힘껏 내던져야지요 //다만 어둠 속에서 찰나의 빛이 반짝이는걸/별이라고 착각하지 말아요 //누군가 이쪽으로 돌을 던진게 분명해/돌멩이와 돌멩이가/공중에서 맞부딪친 겁니다/이 세계에서의 아름다움이란 그런 겁니다 맥거핀 페스티벌 中 나는 이곳에 아는 사람을 찾아 헤매러 온 것 같다 어제 내 꿈에 네가 나왔어 그걸 꼭 알려주고 싶어서 꿈에 같은 사람 中 시인의 말부터 인상적이었다. 위트 넘치는 발상과 쉽게 이미지가 읽히는 문장들, 여운이 남는 메세지로 가득한 시집. 오랜만에 시집을 읽으며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