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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누구에게 있을까 [한국소설-스위트 솔티]
"문제는 누구에게 있을까 [한국소설-스위트 솔티]" 내용보기
이럴 때가 참 난감하다. 리뷰를 쓰기는 해야 하고(안 쓸 정도는 당연히 아니므로) 쓰려니 글이 마음에 들었다고 좋아하는 마음보다 거북한 인상이 먼저 떠올라 상당히 머뭇거려진다. 그래도 기어코 써 두어야 한다. 나는 아주아주 잘 잊고 말아서.SF 소설집이다. 눈여겨 보자는 마음으로, 호감을 기본 바탕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어째 자꾸 멈추고 말았다. 한 편도 끝까지 시원하게 읽어
"문제는 누구에게 있을까 [한국소설-스위트 솔티]" 내용보기
이럴 때가 참 난감하다. 리뷰를 쓰기는 해야 하고(안 쓸 정도는 당연히 아니므로) 쓰려니 글이 마음에 들었다고 좋아하는 마음보다 거북한 인상이 먼저 떠올라 상당히 머뭇거려진다. 그래도 기어코 써 두어야 한다. 나는 아주아주 잘 잊고 말아서.

SF 소설집이다. 눈여겨 보자는 마음으로, 호감을 기본 바탕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어째 자꾸 멈추고 말았다. 한 편도 끝까지 시원하게 읽어 나가지 못했다. 나의 어떤 정서와 어긋나고 있는가, 작가의 어떤 대목에서 내가 물러서는가. 이것을 찾는 재미도 읽기의 재미 하나로 볼 수는 있겠으나 즐겁지 않고 곧 피곤해진다. 나는 작품의 평을 하려는 게 아니므로, 감상만으로도 충분하므로, 마음 편한 독서가 최우선인 독자이므로. 

글의 분위기는 어둡고 막막하고 암담하다. 등장인물들도 산뜻하다기보다는 각자의 생의 무게에 눌려 있다. 현실에서든 가상 세계에서든 세상을 마주하는 인물의 태도는 대체로 글을 읽는 내 기분을 좌우하는 기준이 되는데 나는 내내 무겁고 답답했다. 글 속 세상 때문이 아니다. 작가가 그려 보이는 방식에 있는 것 같다. 주제든 인물의 성격이든 배경이든 문체든. 마치 절망하고 절망하고 또 절망하라고, 은근하게 또 깊게 권유하는 듯이.  

나는 절망에 너그럽지 않다. 아예 없이 사는 편이다. 화는 나고 짜증도 좀 나지만 절망 비슷한 느낌이 들면 길게 보면서 지운다. 역사 이전부터 우주 너머까지. 기본적으로 유머를 좋아하는지라 아무리 힘들고 엉망인 세상이라고 해도, 이야기 속 세상까지도 닫혀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소설이라면 열려 있고 유머가 흐르고 있어야 하며 읽는 내가 글 안에서 살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이 느낌을 받지 못했다. 받는 듯 하다가도 갑자기 벽 앞에 선 느낌만 주고는.  

같은 작가의 글이 다르게 읽히는 때가 온다는 것도 최근에 알았다. 기대를 잠시 남겨 두려 한다.
YES마니아 : 로얄 j***6 2025.01.21.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과거와 미래를 잇는 단짠한 상상 - 황모과 <스위트 솔티>
"과거와 미래를 잇는 단짠한 상상 - 황모과 <스위트 솔티>" 내용보기
단편집에 실린 단편이 모두 좋은 경우는 잘 없다. 친하지 않은 장르의 책이라면 더욱 그렇다. 아닌 경우도 있다는 걸 알게 해주는 책을 만났다. 2024년에 출간된 황모과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스위트 솔티>이다. 한국과학문학상, SF 어워드 등을 수상한 황모과 작가는 한국 SF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이 책에 실린 여덟 편의 단편 모두 SF의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SF의 열렬
"과거와 미래를 잇는 단짠한 상상 - 황모과 <스위트 솔티>" 내용보기



단편집에 실린 단편이 모두 좋은 경우는 잘 없다. 친하지 않은 장르의 책이라면 더욱 그렇다. 아닌 경우도 있다는 걸 알게 해주는 책을 만났다. 2024년에 출간된 황모과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스위트 솔티>이다. 한국과학문학상, SF 어워드 등을 수상한 황모과 작가는 한국 SF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이 책에 실린 여덟 편의 단편 모두 SF의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SF의 열렬한 팬이 아닌 나도, 심지어 모든 단편을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내 생각엔 작가가 SF라는 장르를 통해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이 결국에는 인간, 나아가 (나의 관심사인) 사회, 역사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인간 중에서도 그 사회에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한 인간에게 관심이 있는 듯 보인다. 만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일본으로 갔지만 그곳에도 다양한 층위의 차별과 혐오가 존재한다는 걸 깨닫는 한국인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오메라시로 돌아가는 사람들>, 최신 시술로 완벽한 신체를 얻을 수 있게 된 시대의 음모를 그린 <시대 지체자와 시대 공백>, 부산이라는 도시가 품고 있는 이민의 역사를 톺아보게 하는 <스위트 솔티>,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끌려간 성노예 중에서도 잊힌 존재들을 소환하는 <순애보 준코, 산업위안부 김순자> 등은 모두 사회로부터 밀려나고 역사에서도 배제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약자, 소수자를 새로운 방식으로 착취하고 탄압하는 존재로서 과학을 등장시킨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시대 지체자와 시대 공백>에 나오는 '스마트 보디', <순애보 준코, 산업위안부 김순자>에 나오는 '브레인 서포터' 등의 최신 과학 기술은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똑같은 이익을 주는 게 아니라 특정 계급, 집단에게만 유익하고 그렇지 않은 계급, 집단에게는 불리하다. 과학 기술에 대한 작가의 유보적 시각은 이어지는 작품들에서도 드러난다. 인류의 고효율 성장을 위해 태어난 지 3년 안에 사회에 투입 가능한 인력이 되어야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타고난 시절>, 인간 때문에 멸종 위기에 놓인 벨루가 돌고래와 벨루가를 본떠서 만든 로봇의 우정을 그린 <나의 새로운 바다로>, 로봇이 대신 여행해 주는 시대를 상상한 <여행이 다시 당신을 찾아옵니다> 등이 그렇다.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작품인 <브라이덜 하이스쿨>은 (SF가 아닌) 판타지의 설정을 빌린 소설로, 어떤 여자가 일부다처제가 일반적인 사회의 신부 양성 학교 화장실 청소부로 환생(전생)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남자에게 선택받는 것을 인생의 최대 목표로 생각하는 (여)학생들에게 환멸을 느낀 여자는 자신이 아닌 온갖 장르의 로맨스 서사를 총동원해 학생들을 계몽시킨다. 그 결과 그동안 너무나 당연하게 여성 혐오적 관습과 가치관을 받아들였던 (여)학생들이 일부다처제, 이성애, 남성애의 망령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인간으로 변화하는 모습이 통쾌하면서도 감동적이었다. 안 읽은 사람 없었으면.

j****y 2026.08.2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달콤하고 짭짤한, 이방인의 삶과 기억에 대하여
"달콤하고 짭짤한, 이방인의 삶과 기억에 대하여" 내용보기
📘「스위트 솔티」 황모과❝기록되지도 기억되지도 않을 사람들역행하는 세계를 응시하는 황모과식 디아스포라❞(표지 중)세상에, 다수에 당연히 속하지 못하고 동떨어진 존재들자신의 이야기를 펼치려 해도 상황이 따라주지 않고, 한번 시작된 낙오는 갈수록 속도를 높여 간극을 줄일 수가 없다.이방인이 되어버린 사람들이 각자 어떤 선택으로 삶을 나아가는지 보여주는 단편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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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 솔티」 황모과

❝기록되지도 기억되지도 않을 사람들
역행하는 세계를 응시하는 황모과식 디아스포라❞(표지 중)

세상에, 다수에 당연히 속하지 못하고 동떨어진 존재들
자신의 이야기를 펼치려 해도 상황이 따라주지 않고, 한번 시작된 낙오는 갈수록 속도를 높여 간극을 줄일 수가 없다.
이방인이 되어버린 사람들이 각자 어떤 선택으로 삶을 나아가는지 보여주는 단편소설집.


피폭 3세이자 타국인 일본에서 만화가의 꿈을 펼치고자 하지만, 쉬이 넘을 수 없는 벽 앞에 막힌 사람의 덤덤하지만 깊은 슬픔을 담아낸 「오메라시로 돌아가는 사람들」 속에선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무고한 사람들이 지하 깊은 곳에서 절규하며 죽어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전쟁 피해와 원폭 피해의 거리감을 '우선적 연민'으로 표현한 고찰이 머리에 오래 맴돈다.

과학 기술의 발전을 수용하지 못한 사람들이라는 명목으로 '시대 지체자'라는 사람들을 과거에서 불러들여 행복한 미래를 보여주고, 과거이자 그사람의 현재를 버리고 미래에 살라는 제안을 던지는 「시대 지체자와 시대 공백」은 반전이 너무 슬펐다. 국가 폭력 희생자를 회유하는 역사 왜곡을 sf식으로, 현실과 적절히 섞여낸 작품. 작가의 말에 이야기가 탄생하게 된 배경을 알게 되니 더 무섭게 느껴지는 이야기...

표제작인 「스위트 솔티」는 난민 이야기를 담았다. 배에서 태어나 고향의 존재가 무의미한 사람. 지구는 점점 살기 힘들어지고 전쟁은 멈추지 않는데, 우리는 모두 곧 난민이 될 거라는 두려움을 심어준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소중한 인연들처럼, 우리도 서로 사랑하고 나누고 살아갈 수 있을까?

가장 충격적이었던 「순애보 준코, 산업위안부 김순자」
아나크로니즘, 시대성의 변칙(시대착오)라는 개념을 통해 전쟁에서 희생된 사람들이 단순히 전쟁 중 피해로만 끝이 아니라, 그들의 존재를 왜곡시키고 피해자가 아니라는 변명을 사실처럼 만들어낸 악랄한 행동을 풀어냈다.
돈을 받았으니, 강제가 아니다. 순결을 잃었으니,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읽으며 이런 되도않는 소리를 한 짐승들의 입을 찢어주고 싶었다.

15세부터 시작되는 삶, 유년기 없기 로봇처럼 생활 정보를 주입받아 단숨에 15살이 되어야 하는 아기들. 「타고난 시절」에 나온 이 설정이 아주 허황된 sf처럼 느껴지지 않아 소름돋았다. 인류의 퇴화와 퇴보를 그저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없는 세상이라면, 강제로 자라나야 하는 아기들이 생겨날 수밖에..

저 깊은 바닷속, 벨루가들의 삶을 그려낸 「나의 새로운 바다로」에서 해양탐사 로봇인 벨루가는 사실 박사의 딸 동혜의 데이터를 이식한, 사람이었던 로봇 벨루가였다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흐름에 따라, 자신의 마음을 따라 정말 벨루가가 된 동혜. 그저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참 좋았다.

너무 웃겼다가, 소름 돋게 끝난 「브라이덜 하이스쿨」
여성 인권이 바닥 수준이 아니라 그냥 사라진 세상에서 일명 '요죠 브라이덜 하이스쿨'(ㅋㅋㅋㅋ)에 다니는 여자아이들은 나이 많은 남성들의 n번째 아내가 되기 위해 신부 수업을 듣는다. 순결한 여성으로서 남편에게 선택받는 것 외에 삶의 선택지가 있는지조차 모르던 아이들이, 다양한 사랑을 배우고 스스로 나아가는 이야기가 아름답기도 아름답고, 그들을 변화시킨 수빈의 이야기가 너무나 분노스럽기도 하고... 오래 머물렀던 이야기.

코로나 시절이 길어졌다면 실제가 되었을 「여행이 다시 당신을 찾아옵니다」에서는 팬데믹으로 지역을 이동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대리 여행 서비스가 존재한다. 여행으로 삶의 가치를 찾는 나에겐 꽤나 무서운 이야기였다. 누군가가 대리해 주는 행복이 과연 내게 정말 행복이 될 수 있을까 싶은 고민이 든다.




다양한 배경, 인물, 상황으로 그려진 단편이 하나로 모여 이방인을 감싼다. 표제작의 제목처럼 달콤하기도, 짭짤하기도 했던 이야기들.

특히 「오메라시로 돌아가는 사람들」, 「시대 지체자와 시대 공백」, 「순애보 준코, 산업위안부 김순자」를 통해 일본에서 거주 중인 작가가 역사의 올바르고 자세한 전달, 피해의 투쟁을 생생히 담으려 했다는 것이 느껴져 감사하기도 한 이야기였다.


무어라 표현해야 할까? 좋았다는 말로는 부족한데 …
진작 읽을걸, 이제야 읽은 게 후회될 정도로 좋았던 책.
h******g 2025.09.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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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 솔티> (황모과)
"<스위트 솔티> (황모과)" 내용보기
??고향이 어디든 우리는 떠나온 존재였다. 언제든, 결국엔 떠나야 했다. 그리하여 또 다른 삶을 이어 붙어야 했다. (94p)??비록 시스템의 성공적인 일부가 되어 바깥세상에 기여하진 못할지언정 나는 천천히 성장하는 중이었다. 나만의 속도 속에서. 언제든, 어떤 상태로든. (166p)0. 소설의 매력 중 하나는 하나의 세상으로서의 거시적인 관점이 아닌 미시적인 관점에서 그 속에 속한 하
"<스위트 솔티> (황모과)" 내용보기
??고향이 어디든 우리는 떠나온 존재였다. 언제든, 결국엔 떠나야 했다. 그리하여 또 다른 삶을 이어 붙어야 했다. (94p)
??비록 시스템의 성공적인 일부가 되어 바깥세상에 기여하진 못할지언정 나는 천천히 성장하는 중이었다. 나만의 속도 속에서. 언제든, 어떤 상태로든. (166p)


0.
 소설의 매력 중 하나는 하나의 세상으로서의 거시적인 관점이 아닌 미시적인 관점에서 그 속에 속한 하나의 작은 존재로서의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삶과 생활을 들여다 봄으로서 세심한 손길을 내민다는 것이 아닐까. 우리 모두는 늘 함께이면서도, 결국엔 혼자 실존한다. 그렇기에 어떻게 해서든 결국엔 외로움을 마주할 수밖에 없으며, 결국 하나의 존재로서 각자의 땅 위에 서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부정할 수 없는 것은 우리 개인 또한 타인의 존재를 통해 비로소 지금의 모습을 각자 갖추고 있다는 것. ‘이국의 풍경이 부산의 역사 속에 녹아들’(90p)듯, 다른 존재의 모습이 또 다른 존재에 녹아들어 ‘뒤엉켜 함께 삭아가’(91p)는 우리 개인들에 초점을 맞춰보면, 개인의 총합이 사회이기 이전에 개인의 총합은 우선적으로 개인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모두 먼바다에서 외롭게 떠돌다 결국 만나게 된 형제들이라고. 바다 위에 살든 육지 위에 살든, 우리 모두는 그저 망망대해 위를 떠도는 존재일 뿐이라고. (93p)



1.
 단순히 이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는 생각만 하며 일상을 보내온 사람이라면 표제작인 「스위트 솔티」를 통해 그 구체성을 생각해볼 수 있을 듯하다. ‘흔들리고 부유하는 것은 내 삶 자체’(85p)인 주인공 무티아라가 오히려 지상에서 멀미를 느끼는 것, 지상이 익숙해 흔들리는 차량이나 배에서 멀미를 하는 일반적인 경우와는 반대되는 경우이다. 그렇지만 이는 충분히 우리의 삶에도 확장시켜 적용해볼 수 있다. 우리의 표면적인 생활 그 내면에 자리한 본질에 대해 생각해볼 때, 애초에 확실한 것이라고는 없는 흔들리는 삶 그리고 일상 혹은 마음을 기본값으로 가지기에, 어떠한 안정적인 상태에 이르게 될 때 오히려 느끼는 불안함. 이 불안함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지상에서의 ‘멀미를 견디는 것’(85p)이 아닐까. 


2.
 멈춰있는 사람에게, 혹은 오히려 과거보다 현재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단편 「타고난 시절」은 용기를 선사한다. 

??"그 애들은 타고난 대로 살아가는 중이지."
그건 낙오가 아니었다. 퇴행했다고, 늦다고만 생각했던 아이들은 자신만의 속도로 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161p)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이 아닌 뒤로 걸어나가는 것도 충분히 성장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왜 매번 지금보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꿀 때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들로만 단정지을 수밖에 없는 걸까. 조금은 더 못한 모습이라도 그게 충분히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줄 수 있는데도, 그건 퇴행, 퇴보라 불러야 하는 걸까. 더 크고 넓은 성과를 비로소 이룰 수 있게 한 변수인데도 겉모습만으로 부정적인 단어를 부여할 수 있는 걸까. 그냥 우리 마음대로 그것도 성장이라고, 더 나아진 모습이 더 못한 모습이 될 수 있다고 해버리면 안되는 걸까. 난 감행해본다. 적어도 내 삶에서는 내가 내리는 단어 혹은 상황의 의미만큼이나 적합한 또 다른 의미는 없다고. 또 우리가 각자의 ‘속력’이 아닌 ‘속도’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속도’라는 용어가 어느 방향인지도 내포하기에 비로소 모두 각자만의 방향을 잡고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것이 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3.
 SF소설이 다수 실려있는 줄은 모른 채 오직 “누군가와 연결되지 못하면 아무리 많은 말을 알아도 허전했다”라는 소개 구절만 보고 읽어야겠다는 욕심이 생겼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연말에 이 책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모른다. 충분히 깊이감 있고 묵직하며 우리가 한 번쯤은 멈춰서서 생각해볼만한 문장과 이야기 속의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기에 고요하게 생각에 잠겨있기 좋았다. 한창 멈춰있는 나에게 어차피 떠나야하는 것이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나를 믿고 앞으로의 삶을 이어붙여나가볼 수 있겠다는 위대한 힘을 보태준 종종 꺼내볼 고마운 책이다. 

#스위트솔티 #황모과 #스위트솔티_서평단 #문학과지성사

y******3 2024.12.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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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모든 것과 불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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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시대에 공백을 만들지 않기로 마음을 정했다. 평생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깨끗한 스크린 속 강물이 내게 말해주는 듯했다. 이곳의 모든 것과 불화할 때 제대로 살고 있는 거라고."우리는 서로에게 타자이다.우리는 이리저리 배치되어 살다 절망하고 무력함을 느끼기도 하는 파편 같은 존재다. 그러나 우리는 누군가의 희생과 선의의 총합으로 빚어진 존재기도 하다.우리의 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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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시대에 공백을 만들지 않기로 마음을 정했다. 평생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깨끗한 스크린 속 강물이 내게 말해주는 듯했다. 이곳의 모든 것과 불화할 때 제대로 살고 있는 거라고."

우리는 서로에게 타자이다.
우리는 이리저리 배치되어 살다 절망하고 무력함을 느끼기도 하는 파편 같은 존재다. 그러나 우리는 누군가의 희생과 선의의 총합으로 빚어진 존재기도 하다.

우리의 삶은 매 순간 파편을 접붙이듯 이어간다. 
우리의 고향이 어디든 우리는 떠나온 존재였고, 언제든 결국엔 또 떠나야 하는 운명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때때로 기존의 삶과 불화하고 또 다른 삶의 여정을 시작할 수 있다. 그 길이 절대로 죽지 않는 전설의 마녀가 되는 것일지라도. 내가 걸었던, 그리고 누군가가 걸었던 모든 발걸음이 모여 우리의 여행이 될 때까지. 그리고 언젠가 우리가 새로운 곳에서 낯선 풍경과 사랑에 빠질 때까지. 
∈ 하나씩 하나씩 하자 스위트 솔티 ∋

누군가 세상을 등지지 않고 근근이 걸었던 하루가 여느 때보다 현재와 이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는 지금, 서로의 타자가 모여 모두가 되었고 그 모두는 누군가가 걸어온 길을 새롭게 다시 걷는다. 그리고 또다시 그 걸음 하나하나가, 작지만 선명한 공백을 채운다. 밀도 높게 채워진 그 공백은 혹여나 역행하는 세계가 도래할지라도 영원히 죽지 않는 커다란 용기가 된다.

적시성이라는 단어가 정말 잘 어울리는 소설집이었다.  8편의 소설집에 현시대가 모두 꽉꽉 채워져 있는데, 시대와 불화하면서도 외면하지 않겠다는 강렬한 의지가 느껴져 더 울림이 컸다. 어느 때보다 용기가 필요한 지금 이 책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스위트솔티 #황모과 
#스위트솔티_서평단 #문학과지성사
h*****3 2024.12.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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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세상에서 희망 찾기
"망한 세상에서 희망 찾기 " 내용보기
고정된 장소에 속하지 않고 늘 이동하며 어딘가에 뿌리내리지 못하는 사람들. 이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온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여덟 편의 단편을 통해 그 세계를 확장한다. 역사, 불평등, 기술 발전, 환경, 난민 등 다채로운 주제들이 저마다의 매력을 가지고 있어 가장 좋은 작품을 하나만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표제작인 「스위트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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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된 장소에 속하지 않고 늘 이동하며 어딘가에 뿌리내리지 못하는 사람들. 이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온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여덟 편의 단편을 통해 그 세계를 확장한다. 역사, 불평등, 기술 발전, 환경, 난민 등 다채로운 주제들이 저마다의 매력을 가지고 있어 가장 좋은 작품을 하나만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표제작인 「스위트 솔티」를 포함한 각 단편들은 떠다니는 삶, 흩어지는 삶, 휘청이는 삶, 한곳에 머물지 않는 삶(p. 64)을 살아내는 자들의 이야기다. 「나의 새로운 바다로」에서 인간이었다가, AI이었다가, 비로소 벨루가카 되는 '벨카'를 보면 우리 모두 난민이라는 작가의 말이 더욱 와닿는다. 바다 위에 살든 육지 위에 살든 우리 모두는 그저 망망대해 위를 떠도는 존재 (p .93)일 뿐이다. 서로 다름을 받아들이고 차별의 벽을 허무는 벨루가 사회야말로 우리가 닮아가야 할 모습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책을 읽고 벨루가에 대한 뉴스를 찾아보며 또 인류애를 잃었다.. 하루빨리 수족관에 갇힌 벨루가들이 방류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최근 있었던 일들을 생각할 때, 의미있게 느껴졌던 단편은 단연 「시대 지체자와 시대 공백」과 「순애보 준코, 산업위안부 김순자」였다. 왜곡되고 얼그러진 현재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을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들이다. 이름조차 제대로 남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는 그동안 우리가 외면해온 고통을 다시 마주보게 한다. 과거가 현재를, 죽은 자가 산자를 살린다는 말처럼 어떤 공백과 왜곡이 미래를 잠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그 책무에 대해 한참을 생각했다.

「브라이덜 하이스쿨」은 여러 포맷이 혼합된 가장 신선하면서 가슴이 뭉클해지는 이야기였다. 국가적, 조직적 성 착취로부터 탈피하고 직접 만든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되어 서로를 구원하고 각자의 해방으로 향하는 (p. 246) 소녀들의 결말은 결코 지루하거나 진부하지 않았다. 탄압받고 겁박당하며 부서질 위기에 처해도 끝내 살아남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하는 이야기. 언제나 이런 이야기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단순히 미래를 상상하는 장르를 넘어 인간 존재와 사회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것. 이것이 내가 SF를 사랑하는 이유이다. 당면한 문제를 당장 해결할 수는 없을 지언정 미래의 불확실성을 힘껏 끌어안고 상상하는 힘, 그것만으로 때로는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이 느껴지기도 한다. 마지막 단편인 「여행이 다시 당신을 찾아옵니다」를 읽으며 이 세상이 낯설게 느껴질 때, 잠깐 여행을 하는 중이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마음이 놓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낯선 세계가 나를 품어줄 거라는 감각, 그리고 그곳에서야말로 오히려 나다움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이 마음을 단단히 지켜 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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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60. 여기 머문다면 나는 지금보다 더 부끄러울 것이다. 돌이킬 수 없는 사람들만이 아는 감정이 내 안에 남아 있다는 사실이 조금 기뻤다. 나는 내 시대에 공백을 만들지 않기로 마음을 정했다. 평생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깨끗한 스크린 속 강물이 내게 말해주는 듯했다. 이곳의 모든 것과 불화할 때 제대로 살고 있는 거라고.

P 64. 태어나는 순간부터 크게 흔들렸기에 흔들리는 순간을 모두 더하면 내 삶 자체가 되었다. 떠다니는 삶, 흩어지는 삶, 휘청이는 삶, 한곳에 머물지 않는 삶.

P 276.  언젠가 당신이 다시 여행을 떠나게 될 때까지. 당신이 새로운 곳에서 낯선 풍경과 사랑에 빠질 때까지. 당신의 자유로운 발걸음이 당신을 다시 찾아갈 때까지. 내가 걸었던, 그리고 누군가가 걸었던 모든 발걸음이 모여 우리의 여행이 될 때까지. 여행은 계속될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a*****1 2024.12.2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미래의 시선으로, 현재를 경고하며 소외된 자들을 위로하는 이야기
"미래의 시선으로, 현재를 경고하며 소외된 자들을 위로하는 이야기" 내용보기
황모과 작가님은 [서브플롯], [밤의 얼굴들], [그린레터], [10초는 영원히]으로 접해왔고 가장 끝에 서 있는 이들을 살피고 과거를 끊임없이 재조명하고 잊혀진 이들을 바라보는 그 시선을 사랑하게 되어서 이번 소설집도 출간 전부터 무척 고대하던 책이었습니다.현대의 세상에서 붕 떠버린, 동떨어져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스위트 솔티>의 여덟 편의 짧은 소설은 모두 지
"미래의 시선으로, 현재를 경고하며 소외된 자들을 위로하는 이야기" 내용보기
황모과 작가님은 [서브플롯], [밤의 얼굴들], [그린레터], [10초는 영원히]으로 접해왔고 가장 끝에 서 있는 이들을 살피고 과거를 끊임없이 재조명하고 잊혀진 이들을 바라보는 그 시선을 사랑하게 되어서 이번 소설집도 출간 전부터 무척 고대하던 책이었습니다.

현대의 세상에서 붕 떠버린, 동떨어져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스위트 솔티>의 여덟 편의 짧은 소설은 모두 지금의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닥쳐올 가깝고 두려운 미래를 펼치고 그 속에 융화되지 못하고 붕 떠 있는, “세상과 불화하는” 바로 그들을 통해 나아갈 방향성과 연대, 위로를 건네줍니다.

첫번째 단편, <오메라시로 돌아가는 사람들>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지만 그 모든 곳에서 벗어날 수 없고, 어디에도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감각을 느끼는 청년들에게 일본에서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20대 후반의 화자의 이야기를 통해 위로를 건넵니다.

두번째 단편 <시대지체자와 시대공백>은 개인적으로 지금의 상황에 너무나도 시의적절한 단편이라고 느꼈습니다. “평범한 절망을 아는 이들이 모여 만들어낸 시대.” 과거로부터 일궈온 우리의 세계이자, 현재에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인 그 세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세상과 불화하며 싸우는 그들에게 연대와 위로를 건내주면서도, 현재에 안주하며 움직이지 않는 이들에게 이러한 미래를 기대하는 거냐는 따끔한 충고를 건네는 듯한 단편이었습니다. 또한 장형철씨의 모티프가 된 5.18 민주항쟁의 첫 희생자, 고 김경철씨를 비롯해 국가 주도하에 가해진 폭력에 스러진 피해자들의 안식과 명복을 빕니다.

-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 평범하기에 무력함을 느끼는 사람들, 평범한 절망을 아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시대가 있었다.

- 평생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깨끗한 스크린 속 강물이 내가ㅔ 말해주는 듯했다. 이곳의 모든 것과 불화할 때 제대로 살고 있는 거라고.

세번째 단편이자 표제작인 <스위트 솔티>는 난민에 대한 제 시야를 더 넓혀줬습니다. 배 위에서 태어난 무티하라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난민의 삶을 체험하는 과정은 고달픔을 느끼면서도 선의가 선의를 만들고 떠도는 서로에게 연대를 느끼는 모습에서 희망을 느꼈습니다. 또한 우리는 어디에 살고 있는 지와는 관계없이, 언제든 난민이 될 수 있으며 지구온난화로 일어날 우리의 미래를 보여주면서 경각심과 연대를 불어일으킨 단편이었습니다.

- 배고픈 사람들의 손에서 손으로 건네어지며 먹은 것 이상으로 쑥쑥 자랐다. 나는 배고픈 자들이 빚어낸 선의의 총합이었다.

- 고향이 어디든 우리는 떠나온 존재였다. 언제든, 결국엔 떠나야했다. 그리하여 또 다른 삶을 이어 붙여야 했다.

네번째 단편, <순애보 준코, 산업위안부 김순자>는 한국인으로서도, 여성으로서도 가장 분노를 참을 수 없었던 이야기인데…, 순자씨의 삶이 서글퍼서 마음이 가장 아렸던 소설이었습니다. 국가적으로 죄를 은폐하기 위해 기억 왜곡이라는 방법으로 짓밟은 한 사람의 인생이 너무나도 서러워서 할 수만 있다면 그녀를 꼭 안아주고만 싶었습니다. 나라도 그녀가 바랐던 한마디를 해주고 싶다고, 그녀를 위해, 그녀와 같은 이들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는 마음을 들끓게 했습니다. 해결되지 못한 과거를 잊지 않게 조명하며, 기억되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세상에 알리는 작가님의 글이 한층 더 좋아졌던 단편이었습니다.

- "멍청한 조선 사내들한테 그렇게 당하고도 아직도 불쌍하다고 말하는 나야말로 진짜 순정파지, 안 그래? 근데 거짓말이라도 좋으니 너 참 고생했다, 한마디 없었잖아? 아무도 나한테 그런말 안해줬다고......."

다섯번째 단편 <타고난 시절>은 뒤처진 이들에게도 앞서간 이들에게도 모두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었습니다. 지식과 권력, 권위를 강조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를 요구하는 현대의 사회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에게, 각자의 속도대로 성장해도 괜찮다고, 느려도 좋고, 되돌아가도 좋고, 빠르게 지나쳐가더라도, 뭐든 좋다고 말해줍니다. 과열된 경쟁사회에서 필사적으로 살아가려는 이들에게, 어느순간 멈춰버린 이들에게 이보다 더 다정한 위로가 있을까요. 조급해하지 않고, 자신의 속도에 맞게, 천천히 성장하며 살아가더라도 좋은 세상이 도래하기를 바라게 되는 단편이었습니다.

- 사람을 사람으로 키워내는 일엔 사람이, 그리고 사랑이 필요했다.

- 그건 낙오가 아니었다. 퇴행했다고, 늦다고만 생각했던 아이들은 자신만의 속도로 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여섯번째 단편, <나의 새로운 바다로>는 모습이 조금 다르고 혈연이 아닐지라도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가는 벨루가의 모습을 통해 타인을, 지구를, 세계를 살아가는 생명체들을 대하는, 인간이 지향해야할 태도를 보여주었던 이야기였습니다. 또한 벨루가의 자유를 박탈하고 가둬두는 행위를 인간이 그만두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모두 똑같아야 한다고 말하는 거 지겹지도 않아? 인간들처럼 왜들 그래?”

- 하지만 나는 내게 허락된 것 이상의 자유를 원한다. 어떤 삶이 내게 허락된 것 이상의 자유를 누리는 삶일지 지금은 알 수 없다.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그래서 스스로 발견하고 선택하는 수밖에.

일곱번째 단편, <브라이덜 하이스쿨>은 개인적으로 여덟 단편 중 가장 강렬하고 마음에 들었던 단편이었습니다. 여성 대상 범죄가 수시로 벌어지고, 제대로된 처벌과 보호가 이뤄지지 않으며 약자에 대한 혐오가 만연한 지금, 더욱 뼈저리게, 살에 맞닿는 공포를 느꼈습니다. 남성들의 입맛에 맞춰 인형같이 만들어지고 교육된 여자아이들의 이야기가 현시대와 그다지 멀지 않게 느껴져서 이대로 여성의 목소리가 묻혀버린다면 도래할지도 모를 미래로 느껴져서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설을 읽어나가는 내내 여성과 여성이 연대하고 의지한 결과로 여성이 자신의 선택으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게 되었습니다. 소설이 보여주는 배경은 절망적이었으나, 그 속에서 연대와 전승되는 유지로 희망 역시도 피어올랐습니다. 여성을 위해 목소리 내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하는 이유를 이 단편이 다시금 상기시켜주었습니다.

- “마녀는 영원히 죽지 않는 여자를 말해. 트집 잡히고, 비난당하고, 겁박 당하고, 탄압받고 박해받다 처형당해도 절대 안 죽는 여자 말이야.”

- “나는 너희가 나와 같은 일을 당하지 않길 원해.”

마지막 여덟번째 단편, <여행이 당신을 찾아옵니다>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절망적인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팬데믹으로 직접 여행할 수 없어 로봇과 인공지능을 통해서만 세계를 탐험할 수 있게 된 세상. 인간은 더 이상 직접 부딪히고 헤멜 수 없는 세상에서 시공간의 제약을 비교적 덜 받으며 부딪히고 헤메는 인공지능은 자신의 경험을 다시 인간들에게 돌려준다는 점에서 ‘작가’와 무척 닮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멀리갈 수 없는 이에게 경험을 선사해주는 존재, 아직 만나지 못한 이를 대신해 새로운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딛고 기록해둔다는 점에서도요.
또 “detour, please” 라는 마지막 문장이 굉장히 인상깊게 느껴졌는데, 우회하라는 말이 어쩐지 헤매도 좋다! 마음껏 헤매고 목적지에 도달하라는 메시지처럼 느껴졌습니다. 제겐 그 단 하나의 문장이 지름길, 단 하나로 정해진 길이 아닌 빙글빙글 돌아가더라도 헤매고 직접 부딪치고 회고하고, 경험하라는 응원의 말로 들렸습니다.

- 언젠가 당신이 다시 여행을 떠나게 될 때까지. 당신이 새로운 곳에서 낯선 풍경과 사랑에 빠질 때까지. 당신의 자유로운 발걸음이 당신을 다시 찾아갈 때까지. 내가 걸었던, 그리고 누군가가 걸었던 모든 발걸음이 모여 우리의 여행이 될 때까지. 여행은 계속될 것이다.

여행이 당신을 찾아옵니다.
Detour, please.

===
황모과 작가님의 소설은 sf라는 미래의 필터를 들고 과거를 조명합니다. 잊으면 안되는 것, 미처 지나친 것들, 소외된 이들을 꼼꼼히 살펴 독자에게 상기시켜줍니다. 그들의 삶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그들에게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는 힘을 준다는 느낌을 이번 소설집을 읽으며 더욱 여실히 느꼈습니다. 현실에 지친 이들에게, 뒤처진 것처럼 느껴지는 이들에게, 청산되지 못한, 잊지말아야할 과거를 다시 되새기고 싶은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소설집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g*********5 2024.12.2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스위트 솔티
"스위트 솔티 " 내용보기
우리가 단짠단짠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의 인생의 맛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총 8개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진 황모과 저자의 신간 (스위트 솔티)는 우리가 살아내는 인생의 모습과 비슷하다. 8개의 단편 소설이 하나의 대동맥으로 이어져 있기보다는 각각의 개별적인 존재로 독자들을 맞이한다. 저자는 이십 대 후반부터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한국 SF 소설을 읽고 일기를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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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단짠단짠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의 인생의 맛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총 8개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진 황모과 저자의 신간 (스위트 솔티)는 우리가 살아내는 인생의 모습과 비슷하다. 8개의 단편 소설이 하나의 대동맥으로 이어져 있기보다는 각각의 개별적인 존재로 독자들을 맞이한다. 저자는 이십 대 후반부터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한국 SF 소설을 읽고 일기를 소설로 확장한다. 이번 단편 소설집에도 SF 소설이 여러 편 실려있고, 단순히 재미에 그치기보다 독자 스스로가 묵직하게 생각할 수 있는 장치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어서 책을 완독하기까지는 시간이 제법 걸렸다. 

『순애보 준코, 산업 위안부 김순자』작품은  전범 국가는 강제 징용 조선인 노동자를 상대한 산업 위안부 김순자 씨에게 순애보라는 오염 데이터를 주입시켜기억 데이터를 왜곡시키며 책임으로부터 벗어나려 한다. 저자의 상상 속 미래에서 펼쳐질 법한 현실들이 지금 세계에서도 일어날 법한 일들이라 마음 한편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국민이 있어야 국가가 존재한다. 국가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역사적 사실 앞에서 또 이용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국가를 믿을 수 있을까? 나는 절망스러울 것 같다. 

 『오메라시로 돌아가는 사람들』작품은 만화가가 되겠다는 무모한 결심을 안고 도쿄에 도착한 피복 3세인 "나"는 치매를 앓고 있으며 오메라시로 돌아가길 거부하는 이웃집 할머니를 마주하게 된다. "나"는 할머니가 왜 고향으로 돌아가길 거부하는지 궁금하다. 한편 빈손으로 귀국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다 문득 누구나 오메라시에 갇힐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단편 소설은 윤 정부 초기에 작성한 『시대 지체자와 시대 공백』작품이다. 스마트 보디 갱신 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나"는 시대 지체자들(냉동 인간)에게 제3의 눈의 시술에 관한 매뉴얼을 읽어주며 설득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나"는 이곳에서 근무하면서 미래복지부가 끊임없이 과거를 만회하여 역사를 왜곡하는 것을 서슴지 않아 하는 것을 보게 되고, 그들이 가진 도구로 인해 누구나 시대 지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만, 자신의 시대의 공백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불협화음이 일어나는 건 제대로 잘 살고 있다는 저자의 말에 힘이 난다. 

저자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스피커가 간절히 필요한 자들에게 자신의 스피커를 내어주려는 마음 때문이다. 타자들을 가둬두고, 배척하는 것보다는 우리도 "이 하의 삶' 자리에 언제든지 당도할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만들어 함께 더불어 가는 삶으로 안내해 주는 작품이었다. 

l*******5 2024.12.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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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짠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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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은 어쩔 수 없는 자기 현실 속에서 애매하게 산다"는 책 속 문구가 비겁함과 안일함의 태도로 하루하루 도배된 기사와 유튜브로만 흥분할 때 마침 이 책을 접한 난, 모든 인간들의 보편적 생각이나 행위임을 알고 혹여 그릇된 생각일지라도 나름 편안해졌다고 할까.현 시국에서 이렇게 편안히 간과하며 살아도 되나..."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결국 악의 편이다" 라는 전 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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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은 어쩔 수 없는 자기 현실 속에서 애매하게 산다"는 책 속 문구가 비겁함과 안일함의 태도로 하루하루 도배된 기사와 유튜브로만 흥분할 때 마침 이 책을 접한 난, 모든 인간들의 보편적 생각이나 행위임을 알고 혹여 그릇된 생각일지라도 나름 편안해졌다고 할까.

현 시국에서 이렇게 편안히 간과하며 살아도 되나..."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결국 악의 편이다" 라는 전 김대중 대통령님의 말씀이 일말의 양심이라도 느끼게 한다면 다행인건지...영화 <실미도>에서 설경구 배우님이 외쳤던 "비겁한 변명이다"가 될수도 있겠다.

SF물을 썩 내켜하지 않는 지극히 T성향인 난, 사뭇 출판사 협찬에 누가 되지 않을까 의심하며 책을 보게 되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인간들의 사회 불화에 대한 작가의 애정에서 시작된 책이라는 것을 알고 미래 사회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에는 적합한 소설이라 나름 정독하며 읽었다.

[오메라시로 돌아가는 사람들] 은 자학과 자책으로 이십대를 일본에서 생활했던 작가님의 본 모습이 투영된 작품같았서 나름 친근하게 술술 읽혔다. [시대 지체자와 시대 공백]은 비상계엄으로 온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든 장본인 윤석열의 초기 집권 모습을 보고 쓴 작품이라고 한다. 비상계엄을 지켜본 작가님의 경천동지할 모습이 눈에 선하다.

특히 관심이 갔던 작품은 조국을 떠나 희망을 안고 떠난 난민들의 고초속에 그들을 배척하는 나라들에 대한 강한 메세지를 보낸 [스위트 솔티] 와 조선여성사 연구자 양유화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썼다는 [순애보 준코, 산업위안부 김순자]였다. 일본에 호의적이었던 윤석열의 몰락을 지켜보며 일본의 보수 매체들이 윤석열을 옹호하고, 반면 대권주자인 야당 대표를 호도하며 깎아내리기에 바쁜 그들의 후안무치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그 외 꽤 인상깊었던 작품은 [타고난 시절]이었는데 인간이 소멸한 미래에 인공수정으로 간신히 탄생시킨 인간을 가수면 상태로 급속 발육 시킨다는 내용이었다. 지금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인구감소 즉, 출생자 수가 급격히 줄어든 상황을 보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라 작가님의 상상력에 경의를 표한다.

리더는 중요하다. 좋은 리더는 한나라를 살릴수도 있고 나쁜 리더는 한나라를 소멸시킬 수도 있다. 이 책 내용처럼 빙하는 계속 녹고 있고 나라 절반이 수몰될 수도 있는 상황. 우리가 곧 난민이 되어 여러나라를 떠돌아 다닐 수도 있는....풍랑은 더욱더 거세질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삶, 또 다른 삶을 이어갈 새날도 곧 올것이다. 

"스위트 솔티, 하나씩 하나씩 하자고".

2025년엔 모두가 행복한 날이 오길.
#스위트솔티 #황모과 #스위티솔티_서평단 #문학과지성사

♡이 책은 문학과지성사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로 서평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YES마니아 : 로얄 i*****n 2024.12.2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인생은 단짠단짠! 소설의 단짠단짠은 황모과
"인생은 단짠단짠! 소설의 단짠단짠은 황모과" 내용보기
스위트 솔티, 황모과 소설집#스위트솔티 #황모과 #문학과지성사 #스위트솔티_서평단황모과 작가의 소설은 처음 접해본다. 평소에 소설 자체를 편식하던 나라, 황모과식 SF 단편선은 어떤 형태인지 아무것도 모른체 읽게 되었다. 8개의 SF 단편이 수록된 '스위트 솔티', 단순한 소설이 아닌 인간 실제에 일어날 수 있을만한, 그리고 일어났던 일들을 매개해 전개되는 SF 소설이란 점이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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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 솔티, 황모과 소설집
#스위트솔티 #황모과 #문학과지성사 #스위트솔티_서평단

황모과 작가의 소설은 처음 접해본다. 평소에 소설 자체를 편식하던 나라, 황모과식 SF 단편선은 어떤 형태인지 아무것도 모른체 읽게 되었다. 8개의 SF 단편이 수록된 '스위트 솔티', 단순한 소설이 아닌 인간 실제에 일어날 수 있을만한, 그리고 일어났던 일들을 매개해 전개되는 SF 소설이란 점이 너무 신선했다. 그리고 마음이 아팠다.
SF 소설이란 장르지만 이건 마치 소설이 아닌 실재하는 이야기를 실은 것마냥 과거와 현재 혹은 현재와 앞으로의 미래를 엮은 것 같다. 제목처럼 '스윗'한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닌 '솔티'하기도 한 단짠단짠의 소설을 읽고 싶다면 강력 추천!
소외된 계층에 관한 혹은 우리가 외면하고 있던 과거사들을 SF라는 요소를 첨가해 더 신랄하게 혹은 더 자세하게 파고들 수 있었다. 
특히 최첨단 AI가 탑재된 '벨루가'인 벨카와 진짜 벨루가인 앵지의 이야기인, '나의 새로운 바다로'가 가장 인상깊었다. 인간과 벨루가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던 벨카가 사실 어디에도 속할 수 있는 가장 자유로운 형태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인간들이 나뉜 구획이 얼마나 편협하고 작은지에 대해 벨루가들이 보여준 사랑의 형태를 보며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짧은 단편 속에 작가가 그려넣은 인간들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가져야할 것들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그려 넣었다. 정말 '#숄' 이후로 너무 인상 깊었던 소설책이다.


P.60창문 귀퉁이에 붉은 픽셀이 이가 빠진 듯 깜박이고 있었다. 그 공백은 작았지만 가장 선명했다.
P.94고향이 어디든 우리는 떠나온 존재였다. 언제든, 결국엔 떠나야 했다. 그리하여 또 다른 삶을 이어 붙여야 했따.
P.255여행 중 사람은 사랑에 빠지기 쉽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도 타인을 사랑하기도 쉽다. 팬데믹 시대, 인류가 여행이라는 아름다운 습관을 잃어버린 것은 사랑할 기회를 잃어버린 일이나 다름없다.


#출판사로부터제공받은도서입니다
YES마니아 : 골드 m*****u 2024.12.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