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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관점에서 <시경>을 새롭게 해석하다!(시경 강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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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은 유가(儒家)의 경전 가운데 하나로, 춘추시대 공자가 중국 전역에서 불리던 노래를 모아 엮은 책이다. 수록된 작품이 305편에 이르기에, 흔히 옛 문헌의 ‘시삼백(詩三百)’ 운운하는 표현은 모두 <시경>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중국 송나라의 주희(朱熹)가 유가의 서적을 자신의 관점에서 정리한 이후, 조선시대 지식인들은 유가 경전의 해석을 전적으로 주희의 학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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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은 유가(儒家)의 경전 가운데 하나로, 춘추시대 공자가 중국 전역에서 불리던 노래를 모아 엮은 책이다. 수록된 작품이 305편에 이르기에, 흔히 옛 문헌의 ‘시삼백(詩三百)’ 운운하는 표현은 모두 <시경>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중국 송나라의 주희(朱熹)가 유가의 서적을 자신의 관점에서 정리한 이후, 조선시대 지식인들은 유가 경전의 해석을 전적으로 주희의 학설에 의존했음은 잘 알려져 있다. 주자에 의해서 정리된 유가의 학설을 ‘성리학’이나 ‘주자학’으로 칭하는데, 고려 후기에 성리학이 전래되면서 조선시대의 지배 이념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시경>에 대한 이러한 해석은 근대 이후에도 주류의 관점으로 유지되었는데, 이 책은 이러한 해석에 대해 21세기의 관점으로 새롭게 작품을 바라보자는 의도에서 출간된 결과물이다. <시경>에 대한 강의를 들었던 이들만 공유하기에 아쉽다고 여겨, 강의록을 풀어 정리하고 이를 다시 강의자가 교정하는 과정을 거쳐 시리즈로 출간되고 있다. <시경>이 ‘꼼꼼히 끝까지 읽는 고전완독 시리즈 1탄’으로 채택되었으며,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해석의 결과물은 그러한 과정을 거치기에 더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이해된다.


시리즈의 제3권은 <시경>의 ‘국풍’ 가운데 ‘회풍’과 ‘정풍’으로, 여기에서 ‘회(檜)’와 ‘정(鄭)’은 춘추시대 당시의 나라이름이다. 주지하듯이 <시경>의 ‘풍(風)’은 중국에 산재한 국가들의 노래를 채집한 것으로, 대상이 되는 국가의 이름을 ‘풍’ 앞에 붙여서 구별했던 것이다. ‘회풍’은 4편이 전해지고 있고, ‘정풍’은 21편으로 ‘국풍’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의 작품이 남아있다. 현전하는 <시경>의 순서에 의하면 ‘정풍’ 앞에 ‘왕풍’이 있으나, 번역본을 엮으면서 편의상 뒤에 있는 ‘회풍’을 정품과 함께 수록했음을 밝히고 있다. 회나라가 망한 후에 정나라에 병합되었기에, 이들을 함께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는 번역자의 판단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주희의 해석 이후에 <시경>의 국풍 가운데 ‘위풍(衛風)’과 ‘정풍(鄭風)’은 정도에 벗어난 ‘음란한 음악’이라고 평가되었고, 조선시대 이후 그러한 해석이 통용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저자는 ‘시 자체’를 통해서 보건대, 그러한 해석은 지나치다고 강조한다. 특히 <시경>에 대한 주자의 해석을 21세기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기 위해, 그가 제시한 ‘음란’의 개념도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번역자의 다음 해석에 귀기울여 보자.


“유가에서는 일정한 도리(道理), 사회 규범에서 벗어난 것을 것은 모두 ‘음(淫)’이라고 합니다. 자유연애, 술, 도박, 파티 중독 등등이 ‘음’에 해당합니다. 지금 이 중 한 가지 이상의 취향을 가지고 계시거나, 이전에 그러셨던 분들도 계실 겁니다. 사실 헬스, 골프에 푹 빠져서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것도 ‘음’입니다. 예전에는 군주가 사냥 같은 스포츠에 빠진 것을 ‘황음(荒淫)’이라고 했답니다.”(144면)


주자는 특히 ‘정풍’의 21수 중에 5/7(七之五)를 가리켜 ‘음란한 시(淫奔之詩)’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대체로 주자가 ‘음란한 시’라고 평가한 작품들을 보면, 여성들이 애정을 표출하거나 맘에 드는 남성에 대해 평가하는 내용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번역자는 이를 '지유연애'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기에 남성 중심의 유가의 관점에서, 주자는 작품에서 애정을 표출하는 여성들을 일컬어 '음란하다'고 평가했던 것이다. 대체로 여성들을 집안에 머물며 살림을 하고, 남성들의 사회생활을 돕는 보조적 역할을 하는 존재로 여겼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각기 주체적인 존재로 인정받는 21세기의 관점에서 보자면, 주자의 이러한 평가는 지극히 편협하다고 논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주자의 해석을 제시하면서도, ‘정풍’을 자유연애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다는 점인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시경>의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 번역자의 후속 작업에 기대가 되는 이유라고 하겠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골드 i*****n 2025.04.09.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