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라건대 나는 우리가 스스로에게 좀 더 다정해 질 수 있으면 좋겠다. 이 책의 단 한 줄이라도 그 일에 요긴하게 쓰인다면 바랄 것이 없겠다.” - 10쪽, 시작하며 「다정의 온도」에서
시인은 위의 인용 문장처럼 ‘스스로에게 다정해 질 수’ 있다면 바랄 것이 없다고 쓰고 있다. ‘다정’이란 단어에 대해 내가 품고 있는 의미란 정(情)의 오고 감에 있어 따뜻하고 애틋한 감정이 전달되는, 해서 어떤 배려가 내재된 평온과 안전의 느낌이다. 물론 이 단어에 대해 느끼는 정서는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아마도 유별나게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을 것 같다. 이 감정의 언어가 사용될 때는 대개 타자가 내게 주는 정서이지만, 시인은 ‘스스로에게’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다. 아마 스스로에게라는 다정의 어떤 방향성을 지시하는 말은 아닐 것이다. ![]() 【정다연 시인의 그림 9쪽, 책속에는 시인이 그린 10점의 작은 그림이 수록되어있다】
그것은 동묘시장에서 구입한 원형의 갈색 얼룩을 지닌 가을 외투나, 답십리 고미술 상가에서 마모된 모서리의 액자를 지닌 그림 한 점을 구입하며 “사람과 사물, 시간이 함께 부딪히며 만들어 낸 오묘함”을 말하는 첫 번째 에세이 「빈티지」에서부터, 유년의 장소로 거슬러가 “잃어버리기 쉬운 무용한 감각들의 기억들에 작은 불씨를 지펴 사물 자체에 호기심을 가지고 그 안에서 기쁨을 발견하는 순간”을 그린 「계수나무」와, 「얼굴 생각」이나 「분갈이」등 사물과 식물 등 비인간과 인간의 얽힘을 상상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 에세이인 「같이 살자는 마음」에 이르기까지 나와 너의 어울림이라는 조응(照應), 즉 서로 비춤의 글들과 같이 다정함이란 주의 깊게 듣고 세밀하게 바라보는 그들과의 교감이다. 다정함의 방향성이란 애초에 존재한 적이 없는 것, 서로 혼효적으로, 얽혀드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시인은 사람, 사물, 식물, 동물을 막론하여 그들의 시간과 삶의 역사를 세심하게, 그리고 보이지 않지만 그 자체로 충만한 그들 너머의 세계를 읽고 상상해 낸다. 한동안 살았던 곳이 중림동 어느 곳이었던 모양이다. 제법 큰 나무 장이 있어 함께 생활하던 ‘밤이’가 좋아하던 공간이기도 했으며, 그녀가 남몰래 울었던 장소이기도 했던 낡은 나무 장에 얽힌 얘기이다. 이사를 하게 되면서 나무 장과도 이별하게 되었는데, 그 장을 한 번 열어 보고 싶은 마음을 그린다. 시인의 일부, 그 손과 숨결, 그리고 사연을 지켜보았던 사물에 대한 뗄 수 없는 연결을 보게 되는 것인데, 이처럼 사물을 매개로 하여 가닿는 사람과 장면, 시간과 장소의 연결은 「얼굴 생각」이라는 에세이에서 책상 위 글이 써지기를 기다리는 백지로부터 시작되기도 한다.
이것은 다시 백지 위의 써지는 글을 통해 누군가라는 사람, 사연, 장소에 도달한다. 나는 이러한 장면의 글들에 살짝 매료되기 시작했는데, 시인은 그 무엇으로부터도 듣고 보고, 그 무엇의 너머를 상상하고자 하는 마음의 목소리를 지녔구나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특히 에세이 「분갈이」는 작은 화분을 뒤늦게 분갈이 하게 되면서 그 작은 터전에서 부단히 뻗어 갈 곳을 찾았을 “식물 뿌리의 어둠속 막막함”을 생각하며, 마침내 늦은 분갈이가 식물이 서서히 쇠약해질 수 있음을 알게 된 시인의 삶의 현실과 존재자의 가까운 이야기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유작용, 바로 그것일 게다. 나와 타자, 과거를 인식하고 현재의 조건과 섬세하게 조응하며 미래의 가능성에 유연하게 열려 있는 삶을 살아가는 시인의 세계, 그녀가 만나는 말의 근원을 발견한 것만 같은 기쁨을 느끼기도 했다.
이 과거의 인식과 현재의 조건들이 조응하는 그 열려진 세계는 사용하지 않는 메일계정 속 옛 편지를 통해서, 그리고 “하나의 미래를 열기 위해서 버려야 했던 엄마의 무수한 미래를 가늠하게 하는” 보석함으로, 시간 속에서 희미하게 지워질 기억들의 불씨를 되살려 놓는다. 시인에게 이들 물성은 그저 생명 없는 대상으로서의 사물이 아니라 수많은 기억들과 시간을 품고 무언의 대화를 건네는 존재로 여겨진다. 이러한 인식은 「내 글은 공룡」에 등장하는 설치 미술가 김범의 “실제로 나무 위에 돌을 얹어 둔” 〈자신을 새라고 배운 돌〉이라는 작품처럼 돌은 단지 인간에게 도구로서의 돌이 아님을 생각하는 장면에서도 드러난다. 아마 시인의 삶의 시선은 오늘날의 사람들이 배제한 좁은 인식의 세계를 넘어 무한대로 확장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
「몸의 용도」는 시인의 무릎을 계단으로 또는 베개로 생각하는 반려견 ‘밤이’의 무게를 온전히 느끼는 인간과 비인간 존재의 얽힘이 주는 세상의 새로운 만남을 생각게 한다. “사랑은 한 존재의 몸을 창의적 뒤바꾸고 기꺼이 사용하게 만들며, 그로 말미암아 세상과 새롭게 만나게 한다.”는 시인의 목소리 바로 그것일 게다. 시인이 지금 함께 하는 존재는 비인간 밤이, 그리고 인간 윤주로 여겨진다. 밤이는 시인이 시집 『서로에게 기대서 끝까지』를 헌정한 존재다. “인간을 사랑해 준 (...) 밤이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라는 그 존재와 함께하는 시인의 일상을 알게 된 것, 그리고 시인의 가장 다정한 사람 동료 윤주, 잠깐 함께 살았던 엄마와의 생활 속 갈등과 사랑의 이야기들이 먼 추억처럼 내게도 이입되어 오기도 했다.
그래 시인의 글들은 조금 더 껴안아 주는 이야기들이다. 그럼에도 가장 소홀히 하는 우리들 자신, “가장 안아주기 어려운 자신의 모습부터 껴안아”주고자 하는 이야기다. 그것은 이 세계의 모든 타자들과 우리는 서로 얽혀 살아가는 존재임을 이해하는 것일 게다. 「같이 살자는 마음」에서 시인이 하는 말이 이를 정리하는 맞춤의 말이기도 할 것 같다. “한 사람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선 얼마나 많은 돌봄이 필요한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 순간에도 타인에게 어떤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는지를 절감하면서 말이다.” 다정은 바로 이처럼 타자의 많은 손길과 보이지 않는 숨결이 건네는 사랑의 밀어의 다른 이름인 것만 같다. 따뜻함과 애틋함이 푸근한 정감의 언어들로 채워진 아름다운 사랑의 기록이며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우치게 하는 전언이다. 이제 호감과 믿음을 혼동하지 말라는 시인의 조언을 기억하며, 책속 글들을 통한 시인과의 만남을 좋은 기억으로 남겨 놓는다.
“이 시를 읽으면 콩 한 알에서도 자유를 읽어내는 눈을 가질 수 있어요. (...) 마지막 문장까지 따라 읽으면 기억에서 깨끗이 지워지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 수 있어요.” - 「시 창작 교실」, 84쪽에서
이 감상글은 '현대문학'으로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다정의 온도> * 내가 나여서 온전히 기쁜 날들의 기록 _정다연 에세이 * 정다연 지음 / 현대문학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인 채로도 꽤 괜찮다는 느낌, 시인 정다연의 투명하고도 내밀한 '다정'의 기록... 서로를 잃을까봐 하지 못했던 말들 때문에 오히려 서로를 잃게 된 거라면 이제는 마음을 투명하게 보여주고 싶어... 사랑하는 개의 이마, 근육이 빠진 아빠의 팔, 머물렀던 정겨운 집, 친구에게 건네받은 편지...... 평범한 일상을 대단하게 만들어준 사랑의 순간들에 대한 기록... 그가 <다정의 온도>에 새겨놓은 일상은 가장 개인적인 연대, 더없이 투명한 투쟁의 흔적이다. 그 흔적에 가만히 닿으면 차가운 손과 따뜻한 손이 겹쳐진 정밀한 균형의 온도가 느껴진다. _안미린(시인) "내가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온전히 기쁠 수 있는지, 나에게도 그런 날이 올지 기다려보고 싶어" 바라건대 나는 우리가 스스로에게 좀 더 다정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 이 책의 단 한 줄이라도 그 일에 요긴 하게 쓰인다면 바랄 것이 없겠다. p.10 만나려고 한 게 아닌데 만나게 되고 사랑하려고 한 게 아닌데 사랑하게 된다면, 그것이 삶이라면 나는 삶을 많이 좋아하게 될 것 같다. p.19 가령 신발 끈을 묶는 자세는 어떨까? 언젠가 시간이 흘러 굳은 모습에서 풀려났을 때 뒤바뀐 세상을 조심 조심 걸어갈 수 있도록. 발등부터 발목까지 끈을 통해 하나로 이어진 힘이 자신을 받쳐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p.133 작가님의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 이야기가 나에겐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기쁨 뿐만 아니라 슬픔 또한 작고 빛나는 일상이라 말해준다. "신발 끈을 고쳐" 매고 다시 걸어갈 준비를 하는 그 씩씩한 모습에서 우리는 잔잔한 위로를 받는다. #현대문학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다정의온도 #정다연시인 #정다연에세이 #현대문학 #다정의기록 #평범한일상 #균형의온도 #신발끈 |
|
다정이란 마음에 온도가 있다면 어느 정도나 될까. 아마도 우리 체온 보다 1도 쯤 높은 정도가 아닐까. 우리의 몸과 마음을 오랫동안 은은하게 데워주는 정도의 온도. 너무 뜨겁지 않아 오래도록 즐길 수 있는 그 정도의 온도 말이다. 이렇게 쓰고보니 다정과 같은 마음이란 것은 어떻게든 물질의 형태로 전달된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온도와 같은 형태로 우리의 피부에 전해지는 점을 생각하면 말이다. 정다연 시인의 에세이 《다정의 온도》를 읽으면서 이 마음의 온도와 그것이 표현되는 물화의 방식에 대한 생각을 했다. 뿌리가 화분에 빽빽히 들어찬 식물의 분갈이를 하거나 아버지의 블루베리 농장 일을 돕는 등 젊은 시인의 일상은 특정한 사물을 매개로 이뤄지곤 한다. 낯설거나 특별할 것 없는 이 사물들에 얽힌 시인의 기록과 시선이 나의 일상에도 1도 정도의 따뜻함을 주는 듯했다. 이 정도의 따뜻함 만으로도 삶을 향한 우리의 마음을 풍성하게 하기 충분하다는 생각을 했다. 새로운 지식이나 놀라운 발견이 없더라도, 남다를 것 없는 일상의 기록일 뿐이라고 해도 우리가 에세이를 읽는 까닭은 아마 이 1도 정도의 따뜻함 때문이 아닐까. 그 온도들이 차곡히 쌓여 봄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너른 광장의 차가운 공기도 작은 촛불을 모으면 따뜻이 데울 수 있음을 알기 때문에. 겨울이 깊어가는 요즘 봄을 기다리며 천천히 《다정의 온도》를 읽어봐도 좋겠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썼습니다. #현대문학 #핀시리즈 #에세이 #다정의온도 |
|
??시인의 눈으로 바라본 평범하지만 다정한 세상의 이야기들. ??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 사회 속에서 다정한 인사한마디 건내지 못하고 살아 가고 있다. 장다연 작가는 팍팍한 삶 속 우리가 놓치고 있는 다정함에 대하여 담담하면서도 따뜻하게 이야기를 건내준다. ?? 소소한 일상에서의 이야기나 내면의 성찰을 통해 다정함이란 무엇인지, 다정함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섬세하게 풀어낸다. ?? 띠지에 있는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인 채로도 꽤 괜찮다는 느낌"이라는 말부터 서로를 향한 다정함이 시작되는건 아닐까. 그냥 서로를 인정하고 다름을 받아들이고 곁에 있어주는 것. 무엇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곁에서 온기를 나눠 주는 것. 그것 자체가 다정함의 온도인 것 같다. ?? 다정함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단순한 한 마디의 말, 작은 행동, 혹은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작은 다정함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오는지 일깨운다. ??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나를 위한 선물로 나에게 주기 좋은 책이다.???? ??세상 앞에 사랑하는 걸 마음껏 자랑하다가 잃게 될까봐 무서웠다. <9p> ??만나려고 한 게 아닌데 만나게 되고 사랑하려고 한게 아닌데 사랑하게 된다면, 그것이 삶이라면 나는 삶을 많이 좋아하게 될 것 같다. <19p> ??만났을 때보다 헤어질 때 더 따뜻한 사람들,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어른은 그런 사람들 이었다. <211p> |
|
정다연 시인의 산문집. 올해는 유난히 시인분들의 산문집이 눈이 많이 들어온다. 산문임에도 마치 한 문장 한 문장 시를 읽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 책은 제목처럼 다정함으로 채워져 있다. 특히 요즘처럼 포근함이 필요한 계절에 딱 어울리는 책이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적당한 거리를 두고, 하지만 다정함은 잃지 않는 마음. 반려동물을 대하면서 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 책과 물성을 모으고 정리하는 것. 가족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누군가를 위해 품에 안은 붕어빵 봉지처럼,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호빵처럼, 겨울이 오면 생각이 날 것 같다. |
|
요즘 시인의 글이 좋다는 생각을 한다. 솔직히 '시인' 뭐랄까... 어렵다는 느낌이 가득한 직업이고 단어다. '시'가 어렵기에, 뭔가 함축적인... 그 속에 내포된 뜻이 어렵고, '시인'으로 산다면 벌이가 좋지 않아 어려울 것 같아... 그냥 어렵다는 느낌이 가득하다. 그런데 [서른다섯, 늙는 기분]을 읽으며 '시인'도 그냥 사람이구나~ 웃음이 있고, 엉뚱할 수 있는.. 그냥 일반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더 관심이 갔다. 이 책... 후훗.. 제목만큼 따뜻하다. [다정의 온도]라니... '다정'이 주는 따뜻함에 '온도'가 주는 푸근함이 그대로 와닿는 이야기였다. 이 책의 <킥>은 중간중간 있는 삽화가 아닐까 싶다. 이 따뜻한 그림은 뭘까? 편집자가 참.. 잘 했구나 라는 생각을 했는데 중간 내용 중에... 어이쿠!! 작가님이 그림을 배우고 계셨다. 그래서 이런 삽화들이 들어온 것 같다. 작가님의 글이 몽글몽글하고 따뜻한데, 그림은 그 느낌을 배가 시키는 느낌이었다. 한 편의 시를 읽고 서로의 감상을 포개는 일, 그렇게 한 문장 한 문장 이해를 넓혀가는 일. 요즘 나는 아이들과 시를 나누며 그런 기쁨을 다시 깨닫고 있다. 작가님은 방과후수업으로 아이들에게 시를 가르치고 있었다. 수업을 하는 작가님이 부럽고, 이 작가님의 수업을 듣고 있는 아이들이 부러웠다. 이미 수 권의 책을 낸 작가님이지만, 아이들의 시를 귀기울여 듣고 마음에 남기고 있다는게 멋졌다. 문학은 어떤 일을 실제로 경험했는지를 떠나서 내가 아닌 무언가를, 지금 여기가 아닌 다른 시공간을 잠시나마 상상해보게 한다. 그것이 문학이 품은 가능성 아닐까. 내가 이래서 문학을 좋아한다. 내가 느끼는 간접경험.. 이 작은 책 한 권을 통해 나는 유럽도 가고, 조선시대도 가고, 살인현장도 가고.. 그래서 문학이 좋은데, 작가님이 이런 글을 써주니 너무 좋았다.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 좋았다. 정다연 작가님이 보내는 메일을 받았다. 총 세 번의 이야긴데... 책 속 글과 함께, 짧은 이야기를 덧붙여 보내주는데... 진짜 작가님이 타닥타닥 타이핑을 해서 내게 보내주는 느낌? 친해진 느낌? 직접 이야기를 듣는 느낌? 그런데, 세 번째 메일의 제목에 나도 모르게 심쿵했다. "연결돼 있다는 느낌" 작가님도 같은 생각을 했군요... 다연 작가님의 온도는 이정도였군요. 찬바람이 불어오는 이 계절... 모든 바람을 막아주진 못하더라도... 어느 한 곳, 따뜻한 틈이 있어서.. 계속 그 곳을 찾게 되는... 뭔가 무의식적으로 비비게 되는 그 온기.. 그게 자연스럽게 전해지는 다연 작가님의 다정함... 감사했습니다. * 메일 끝에 <작가에게 답장하기>라는 곳이 있는데, 직접 보내지는 못하고 이렇게 남겨본다. |
|
나는 보통 작가들의 현실 경험을 담은 에세이를 좋아하는 편인데, 이번 다정한 온도도 시인인 작가님의 다정함에 관한 이야기였다. 시작하자마자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말하는 걸 두려워 한다는 문장을 보고 그 문장에 가만히 보면서 나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말하는 걸 두려워 했던 적이 있었나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남에게 나의 이야기를 들어내는 것보다 남의 말을 경청하는 경우가 많았던 나로썬 어찌보면 공감이 되기도 하고,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했다. 다정함은 나에게서 익숙한 단어이면서, 나에게 필요한 단어 이기도 했다. 나와 타인의 관계, 그리고 자신의 다정함을 꺼내어 줄 수 있는 다정한 책이였고, 자신에게 다정해야 타인에게도 다정할 수 있다는 메세지를 주었다. 저자는 시인답게 감각적인 표현과 다채로운 표현들이 정말 인상 깊었고, 읽는 내내 글 하나 하나가 부드럽고 사랑스러웠다. 148p 처음으로 사람과 작별하는 일이 밉지 않았다. 행복한 작별은 뒤돌아보게 하지 않고 앞을 향하게 하는구나, 서로에게 어떤 불편함도 주지 않고 떠날 수 있게 하는구나. 168p 나는 내가 아끼는 것을 조금 더 사랑하고 아껴보려고 해. 네가 알려 준 책의 한 문장처럼, 사랑이 우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아주 작고 큰 바램이지만, 우리가 사랑을 선택했고 사랑이 우리를 선택하는 순간에도 너와 내가 편지르르 나눌 수 있길.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다정의온도 #정다연 #현대문학 #에세이 #다정함 #독서 #서평 #서평단 |
|
문장이 짧다 시인이라서 그러신듯하다 온화하고 부드러운데 첨예하다 평온한 단어들의 조합인데 따뜻하다 일상적인 언어인데 그 단어의 묶음이 예사롭지 않다 건강한 말들인데 부드럽다 아프지 않고서는 나올수 없는 글에서 사랑이 묻어 난다 ??문장이 짧다
시인이라서 그러신듯하다 온화하고 부드러운데 첨예하다 평온한 단어들의 조합인데 따뜻하다 일상적인 언어인데 그 단어의 묶음이 예사롭지 않다 건강한 말들인데 부드럽다 아프지 않고서는 나올수 없는 글에서 사랑이 묻어 난다 |
|
사랑과 감기는 절대 숨길 수 없다던가? 사랑하는 것은 보아도 만져도 말해도, 뭘 해도 좋다. 저절로 웃음이 난다. 그런데 너무 아끼고 소중하면 보고, 말하는 것도 아까운 지라 용기를 내서 말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살포시 드러낸다. 누가봐도 럭셔리하고 값나가는 것이 아닌, 작고 소소하지만 날 웃게 하는 것들은 내 주변에 생각보다 많다. 이제는 낡았지만 한때 좋아했던 바바리 코트, 은은한 향이 나는 모과, 긴 시간 가족이었던 반려견, 계수나무 잎사귀, 식욕 돋우는 두릎, 봉숭아 물들인 손톱 등등 이들이 주는 작은 행복은 찡한 도파민적 즐거움을 추구하는 현대인에게는 지루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은 그런 작은 기쁨들이 모여 매일매일을 이룬다. 매순간 큰 환희들만 있다면 얼마나 빨리 지치고 둔감해질까? 쉽게 얻은 것들은 진정한 가치를 깨닫기도 전에 사라져 버린다. 그래서 다정의 온도는 어쩌면 딱 인간의 체온인 36.5도보다 약간 높은 37도쯤이 아닐까? 잘 느껴지지 않지만, 가만히 눈 감고 손대고 있으면 살포시 느껴지는 따스함, 맑은 공기같은 그 느낌! 그것이 다정이다. 이 책도 나에게 딱 그랬다. 작고 화려하지도 않은 데 예쁘고, 은은한 향이 나는 것 같다. 나의 시간을 느리게 흐르도록 해준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사는 데 지장은 없는 물건 중에는 문진이라는 것이 있다. 그저 대충 무게 나가는 걸로 눌러 놓아도 되지만, 조금은 예쁜 유리문진 하나 올려 놓으면 오고가며 볼 때마다 미소지어지는 것 처럼 이 책이 나에게 딱 그렇다. 행복 한 스푼 첨가해주는 소소한 사치처럼 말이다. 요즘은 특히나 자극적인 영상과 뉴스, 기사들에 지치는 나날들이다. 내가 가진 소중한 것들을 못 보고, 자꾸만 외부에서 무언가를 좀더 찾아 내려는 욕망들은 언제든 어떤 방식으로든 사단이 나는 것 같다. 내 삶의 방향을 평온과 소중함으로 바꾸고 싶은 이들이 있다면 이 책을 조금씩 천천히 음미해보길~ 차를 마시듯 입안에 머금고 조금씩 느껴보길~ 자신도 미처 몰랐던 일상 속 따스한 향이 느껴질테니. |
|
2024년 <현대문학> 다정의 온도 : 정다연 에세이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인 채로도 꽤 괜찮다는 느낌. 시인 정다연의 투명하고도 내밀한 ‘다정’의 기록 - <서로를 잃을까봐 하지 못했던 말들 때문에 오히려 서로를 잃게 된 거라면 이제는 마음을 투명하게 보여주고 싶어> 이 말을 듣고 나와 처지가 비슷해서 놀랬다. 나의 마음을 읽는 줄? 차라리 속 시원히 마음을 투명하게 보여주고 읽을 사람을 다시금 원위치 시키는 것도 하나의 좋은 관계유지 같다. 나이가 들어보니 내가 여태 사랑했던 것이 글쓴이처럼 많았다. 하지만 나또한 나 스스로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세웠고 남들 보다 못 하게 스스로를 다뤘던 것 같다. 스스로를 사랑해야 남도 좀 더 사랑하게 되는 것 같다. 시인은 슬픔이 다가와도 멈춰 서지 않는다 라고 했다. 이유인즉 이 책은 온갖 사랑하는 것들에 대한 기록임과 동시에, 사랑하는 것들이 시인을 어떻게 성장시켰는가에 대한 기록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사랑으로 채워진 마음에 조금의 슬픔이 있다고 한들 그 견고해진 마음을 무너뜨릴 수가 있으랴 슬픔이 다가 와도 멈춰지지 않는 그것은 그 사랑하는 마음이리라. 깊은 공감이 가는 부분들이 책의 곳곳에 내제되어 있다. 나의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떠올리게 하는 순간이었고 그 마음들을 천천히 돌아보게 하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자신을 돌아보고 다독여 주며 평안으로 이끌어 주는 이 책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