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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매주 한 차례씩 진행되었던 <시경>에 대한 강의를 녹음하고, 그것을 풀어서 원고로 정리하는 과정을 거쳐 엮어진 결과물이라고 한다. 공자가 수집하여 정리한 305편의 <시경> 수록 작품들은 중국 전역에 걸쳐 유행했던 노래들이며, 그 중에서 ‘국풍(國風)’은 춘추시대 각 제후국에서 불렸던 작품들이다. 시리즈 가운데 4권은 11수로 구성된 제(齊)나라의 노래인 ‘제풍’과 10수인 진(陣)나라의 ‘진풍’ 그리고 4수로 이뤄진 조(曹)나라의 ‘조풍’ 등 모두 25수에 대한 번역과 각 작품에 대한 해설이 수록되어 있다.
책에 수록된 ‘15국풍 지도’(21면)에 의하면, 이들 세 나라는 모두 중국의 동쪽에 치우쳐 있다. 최초의 통일 왕조인 진나라가 동쪽에 있는 시안(西安)을 중심으로 발달했다면, 이후 중국의 왕조들은 점차로 동쪽으로 그 세력을 확장해나가는 추세였다고 하겠다. 하지만 <시경>이 편찬될 당시만 해도 이들 세 나라는 중국에서 변방에 해당했다고 하겠다. 공자의 고향이기도 한 노(魯)나라는 ‘국풍’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인근에 있는 제나라의 노래들을 통해 그 일단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즉 노나라 환공의 아내 문강을 중심으로, 그의 오빠인 제나라 양공과 문강의 아들 노나라 장공에 관한 내용을 다룬 작품들을 통해 번역자는 당시의 ‘정치적 상황’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10수로 이뤄진 ‘진풍’은 ‘대부분 가로수 길에 모인 청춘남녀의 연애시’로 읽을 수 있으며, 그 중 일부가 정나라 목공의 딸 하희를 둘러싸고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다고 하였다. 각 작품의 배경이 되는 ‘사건’들을 설명하기 위해, 번역자는 주자의 해설을 비롯하여 <춘추>와 <사기> 그리고 후대의 다양한 해설서 등도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설명을 통해서 춘추시대 중국의 역사와 각국의 사정에 대한 지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4수에 불과하지만, ‘조풍’에서는 당시 ‘약소국 백성들의 탄식과 원망’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강대국에 둘러싸인 약소국의 ‘오만하고 무능한 군주는 계속 잘못된 선택을 하는데 그 주위에는 부추기는 간신들만 있’었던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비단 <시경>만이 아니라 유가 경전의 원문을 읽다 보면, 원전에 사용된 한자가 전혀 다른 의미로 전용되어 해석에 어려움을 안겨주기도 한다. 예컨대 ‘제풍’ 의 <선(還)>이란 작품의 제목에 사용된 ‘환(還)’은 일반적으로 ‘돌아올 환’으로 사용되지만, ‘돌다, 민첩하다’라는 의미를 사용되면 그 음이 ‘선’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용례가 전거로 작용하여, 후대의 문헌에서 그 음을 ‘환’이 아닌 ‘선’으로 읽어야 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이러한 용례는 빈번하게 등장하는데, 번역자는 그러한 용례를 잘 기억했다가 다른 문헌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문 공부의 ‘실력’이 늘 수 있음을 강조한다. 기존의 해석과는 달리, 주자의 해석에만 얽매이지 않는 번역자만의 새로운 독법으로 나 역시 <시경>을 읽는 흥미가 더해졌음을 고백한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