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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이한 소설, 이성적이고 인간적인 로마 귀족 스키피오의 모범적인 행적.
"평이한 소설, 이성적이고 인간적인 로마 귀족 스키피오의 모범적인 행적." 내용보기
나폴레옹 개인의 강렬한 에너지와 고독한 내적 독백으로 가득한, 강하지만 어려운 맛의 소설, 막스갈로의 나폴레옹을 먼저 봐서 그런지 별로 감흥 없이 보았다. 물론 귀족적 명예와 그에 병행하는 국가에 대한 봉사의지, 그리고 걸맞는 합리적 법의식이 돋보이는 '로마시민' 스키피오의 사고나 행적은 약간 홍미롭긴 했다. 하지만 소설 전체는 특별한 점이 없는 역사 소설로 읽었다. 약간
"평이한 소설, 이성적이고 인간적인 로마 귀족 스키피오의 모범적인 행적." 내용보기
나폴레옹 개인의 강렬한 에너지와 고독한 내적 독백으로 가득한, 강하지만 어려운 맛의 소설, 막스갈로의 나폴레옹을 먼저 봐서 그런지 별로 감흥 없이 보았다. 물론 귀족적 명예와 그에 병행하는 국가에 대한 봉사의지, 그리고 걸맞는 합리적 법의식이 돋보이는 '로마시민' 스키피오의 사고나 행적은 약간 홍미롭긴 했다. 하지만 소설 전체는 특별한 점이 없는 역사 소설로 읽었다. 약간 따분했는데, 앞으로 로마인 이야기를 다 읽어나가고, 그리스나 로마사로 기반을 닦은 뒤 결국은 현대 유럽사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은 나로서는 나름의 이득은 있었던 것 같다. 스키피오 가문은 로마 건국 초기부터 귀족이었다고 한다. 스키피오의 아버지는 자신의 이름과 똑같은 이름을 스키피오에게 물려주었다. 아버지와 아들의 이름이 둘 다 푸블리우스 코르넬리우스 스키피오였다(이름은 푸블리우스고, 코르넬리우스는 家名, 스키피오는 성이라고 한다). 그리고 로마를 위해 목숨을 바친 장군의 직책도 같이 물려주었다(세습되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만한 자질과 교육, 그리고 기회를 물려주었다는 얘기다). 스키피오는 아버지나 어머니로부터 직접 교육을 받진 않았지만 귀족으로서 성장했기에 자질적으로 명령을 내리는 장교였다. 스키피오는 뛰어난 가정교사들로부터 친구 라일리우스와 함께 교육 받으면서 성장한 후 원로원 의장 파비우스로부터 교육 받는다. 이후 켈트 이베리아 지방(지금의 스페인 북부 지역?)에 원정 나가있던 아버지의 군대에 합류하여 장교로서의 길을 밟아나간다. 그 당시 이미 한니발은 로마와 카르타고의 평화조약을 깨고 사군토를 약탈한 후 행방을 감춘 상태였다. 아버지 스키피오와 삼촌 스키피오는 한니발이 알프스를 넘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채 한니발을 추적하였지만 번번히 놓치고 말았다. 당시 그 어떤 로마인이나 군사도 알프스를 넘는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후 알프스 이남의 이탈리아 북부지역 티키누스에서 아버지 스키피오와 한니발은 첫 교전을 벌이고, 아버지 스키피오는 큰 상처를 입고 아들 스키피오에게 구출된다. 그러나 아버지 스키피오는 한니발의 역량을 과소평가하였고 쉽게 궤멸되리라 생각했던 한니발 군대는 트라시메노에서 새로운 전술로 로마 군대를 궤멸시킨 후 로마 남쪽의 도시 카푸아에 주둔한다. 아버지 스키피오에 이어 새로이 선출된 집정관은(로마의 집정관은 매해 두명이 새로 선출된다. 한명은 평민 대표 한명은 귀족대표로 선출되고, 두 사람은 매일 번갈아 군대 지휘관을 맡는데, 두 사람의 질시와 의견 대립으로 군대 지휘가 효율적이지 못한 것으로 소설은 묘사하고 있다) 로마의 거의 전병력을 이끌고 칸나에에서 한니발과 맞붙었으나 군대는 거의 완전히 궤멸되고 전투를 지휘했던 집정관 바로(평민 대표 집정관)는 전사한다. 스키피오는 그 전투에 참전했으나 다행히 탈출할 수 있었고, 패잔병을 모아 로마로 향한다. 도중에 들른 부락에서도 스키피오는 합리적이고 예의바른 로마 귀족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패잔병들을 위한 잠자리와 먹거리를 약탈하지 않고 정중히 요청했던 것이다. 군대의 궤멸에 완전히 상심한 패잔병들은 로마로 돌아가봤자 이미 한니발이 약탈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스키피오는 로마로 갈 것을 주장한다. 갈리아인들의 약탈 후에도 로마를 재건했던 자신들의 조상들과 같이 자기들도 다시 로마를 재건할 것이며 우리가 살아있는한 아직 로마는 살아있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고통스러운 행군 끝에 도착한 로마는 다행히 한니발의 공격을 받지 않았고, 스키피오는 로마를 배신하지 않고 패잔병들을 통솔해 온 점을 높이 인정받아 시민영예관을 수여받는 동시에 로마의 조영관에 임명된다. 로마는 노예들을 포함해 문자 그대로 전투 가능한 모든 남성들과 용병들을 규합해 아버지 스키피오와 삼촌 스키피오의 지휘권 아래 켈트 이베리아의 한니발 본거지로 향한다. 그러나 아버지 스키피오와 삼촌 스키피오는 한니발의 전술을 그대로 사용한 한니발의 동생들에게 차례로 죽임을 당하고 군대는 흩어지고 만다. 이후 로마는 다시 군대를 소집하고, 집정관 상당관이 된 주인공 스키피오는 한니발의 전술을 연구하여, 한니발의 중무장 기병에 대응해 로마의 기마병을 척후병(정찰병) 수준에서 중무장 기마병으로 탈바꿈 시키고, 횃불을 이용한 문자전달(모스 부호 같은) 방법, 알아듣기 어렵게 복잡하고 비명과 칼소리 등 소음으로 가득한 전장에선 정작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나팔 지령을 알아듣기 쉽고 간단한 양철호각(아마 호루라기와 비슷한 것인 듯?)등으로 바꾸고, 한니발의 보병전술에 맞서는 새로운 진영과 전술을 훈련시키며, 군대 총지휘권을 자신 한 사람으로 일원화시키는 등 로마 군대를 자신의 개혁 아래 탈바꿈 시킨다. 그리하여 켈트 이베리아에 도착한 스키피오는 뛰어난 전략과 준비, 훈련, 행운에 힘입어 한니발의 동생들을 차례로 격파한다. 이때에도 스키피오는 이성을 잃지 않고 그들의 시체를 무덤에 묻어주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인다.(그 전에 로마의 군대는 한니발의 용병으로 활동했던 이민족 군인 36명을 단체로 십자가형에 처고, 한니발의 아내 시밀케를 집단 강간하여 죽였고, 한니발은 칸나에 전투에서 죽은 로마 군인들의 손을 모두 잘라 수레에 실어 로마로 보내었다) 이후 스키피오는 이탈리아에서 한니발과 맞붙는 대신 아프리카로 건너가 카르타고의 숨통을 조인다. 한니발은 로마로 진격하지 못하고 아프리카로 돌아와 자마에서 스키피오와 대면한다. 싸우기 전 둘은 자마의 평원에서 단독으로 만난다. 스키피오는 평화를 제의한다. 그러나 한니발은 증오에 불타 로마의 죽음이 있기 전까지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 한다. 스키피오는 이전의 교전에서 남겨두었던 한니발의 동생 마고의 인장반지를 한니발에게 전해준다. 다음날 전투는 벌어졌고 양측의 보병대는 대등한 전투를 치루고 있었다. 그러나 스키피오의 기마대 일부가 한니발의 배후를 공격했고, 전투는 스키피오의 승리로 끝을 맺는다. 이후 스키피오는 마케도니아의 필리포스를 격파하고, 다시 시리아의 안타고오스도 패배시킨다. 말년이 되었을 때 스키피오는 동생과 함께 공금 횡령, 로마에 대한 반역(적군들에게 지나친 아량을 배푸는 대신 돈을 챙겼다는...) 혐의 등으로 정적 카토에 의해 원로원에 고소 당한다. 스키피오의 동생 루키우스는 자살했고 로마의 긴 역사동안 로마를 위해 목숨을 바쳐온 스키피오 집안의 남자 루키우스는 자살을 했다는 이유로 시체를 훼손당하고 조롱받으며 장사조차 치뤄지지 않는다. 긴 재판 끝에 첫판결은 유죄로 결정되었고, 스키피오는 자신의 집에서 마지막 숨을 거둔다. 그러나 이어진 항소의 결과는 무죄였다. 소설은 무난하게 진행되고 결말도 평이하게 끝이 난다. 주인공 스키피오와 함께 소설의 두 화자 중 하나인 보스타르는 스키피오가 이성을 발달시키는데 시간을 너무 투자한 나머지 감성이 약간 부족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래서였을까, 스키피오의 죽음은 한니발의 증오와 분노와는 다르게 이성적이고 평온한 모습(진실은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로마의 번영을 위해 젊음을 모두 바친 스키피오를 로마에 반역했단 죄목으로 고소당한 상황에서도)으로 그려진다. 이외에 격정적 애정이나 복잡한 인간관계에 의한 심리적 고통도 특별하게 크게는 등장하지 않는다. 나는 아직 로마인 이야기도 첫권 밖에 읽어보지 않은 그런 수준이기 때문에 이런 고대역사를 소재로한 소설이나 저작물에 대해서는 별로 평할 수준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늘 그랬듯이 이 책도 나름대로 얻는 것이 있었던 것 같다. 적어도 특별한 어떤 무엇이 아니라 그저 '역사소설'을 바라고 이 책을 집어든다면 실망은 하지 않을 것 같다.
b****2 2005.01.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