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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9기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 ![]() ![]() 초저출생이 문제라고들 한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삼포세대'라는 말이 등장하기도 했고, 해마다 원아모집을 할 때면 대기번호를 받으며 아이들이 넘치던 어린이집, 유치원은 줄지어 폐원하거나 요양센터로 바뀌어 다가오는 2025년에는 65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7%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화 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독립과 전쟁 등 많은 위기를 겪었음에도 짧은 시간 안에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놀라운 경제발전으로 어느덧 경제 선진국으로 손꼽힐 만큼 성장했다. IMF로 외환위기를 겪기도 했으나 국민들의 금 모으기 운동을 비롯한 적극적인 행동은 나라를 구하고 지켜냈다. 이제야 좀 살만한 세상이 되었나 싶은 작금, 분명 행복해야 할 우리는 되려 힘들기만 하다. 흔들리는 나라와 정치, 더 이상 미래를 꿈꾸지 못하는 청년층,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는 출생률로 이 추세로 가다가는 나라 자체가 소멸될 수 있는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나라를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과 같은 행위. 90년대만 해도 20대 중반이면 남녀 할 것 없이 대체로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둘 정도 낳아 키우며 사는 것이 보편적인 가정의 모습이었다. 점점 늦어지는 초혼 연령과 출산연령으로 서구화되는 문화의 영향인가 싶던 것도 잠깐, 이제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하지 않고 하나 둘 사라지는 기이한 변화. 왜 우리는 스스로 소멸을 선택했는지 그 원인과 해결 방법은 무엇인지 그 초점을 '정치'에 맞춰 파헤치는 책 《압축 소멸 사회》를 만날 수 있었다. 나 역시 30대이지만 여전히 미혼이고, 예전에는 '꼭 해야지' 생각했던 결혼에 대해 지금은 '안 해도 그만'이라는 마음이다. 너무 먹고살기 힘든 지금의 물가, 집값은 물론이거니와 엄청난 교육비 그리고 집안일을 감당해가며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오롯이 제 몫을 하는 한 사람으로 키워낸다는 게 얼마나 힘들까 싶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어른들은 '어떻게든 다 하게 되어있어'라지만 두 명의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고 맞벌이를 한다는 전제를 하더라도 몇 년 벌어서는 내 집 마련은커녕 수시로 오르는 집값에 전세 구하기도 힘드니 대출은 기본이라 이자만 해도 꽤 크니 여기에 출산을 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한다. 내 월급 빼고는 다 오른다, 월급은 그저 통장을 스쳐가는 사이버 머니 라는 말들처럼 '나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세상에' 아이를 낳고 그 퍽퍽함과 막막함을 대물림하지 못하겠는 마음을 어찌 '자기들만 생각하는 이기적임'이라 비난할 수 있을까. 왜 저출생이라는 문제가 도래했으며, 지금의 정부가, 정책이, 정치가 말하는 해결책이 젊은 층에게 와닿지 않고 있는지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를 쫓다 보니 나조차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정치 소멸'의 문제를 마주할 수 있었다. 우리의 삶이 왜 이리 고달픈지도 모른 체, 그냥 가뜩이나 먹고살기 힘든데 자기들끼리 물고 뜯기 바쁜 정치는 내가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만 생각했는데 여기에 원인이 있고 해결책이 있다니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던 시선이었다. 직접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정책이나 정치를 펼치지 않고 그들의 싸움과 게임 같은 완력 다툼인 정치, 정당이나 정치인들의 문제라고만 여기며 이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외면하던 우리에게는 문제가 없는가 하고 자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과연 지금의 현실이 바뀔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달라질까 해답을 찾는 과정 속 결국 정치 복원 그리고 이들이 올바른 정치를 해나갈 수 있도록 채찍질할 수 있는 우리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깨달음 아래 훗날의 세대들을 위해 무언가 행동해야 할 필요성과 책임감이 비로소 느껴진다. 책을 읽는 동안 나라에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계엄령이 내려지고 이를 해제하기 위해 폐쇄된 국회로 뛰어든 국회의원들, 그들을 막는 계엄군과 경찰을 위해 시민들이 맨몸으로 국회에 서서 목소리를 높이고 힘을 실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아이들을 이끌고, 혹은 해외에서도 이 정치 소멸을 막고 '다시 만난 세계'를 마주하기 위해 여의도로 국회로 추운 날 발걸음을 더했다. 탄핵소추안이 발의되어 가결되기까지 연예인 응원봉을 들고, 시위에 나선 사람들을 위해 음료와 음식을 선결제 하며 응원하는 등 여태껏 없었던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고 각자의 힘을 더해낸 이 노력들이 가장 큰 힘을 내었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보호받지 못하고 희망이 없는 정치와 나라임에도 다시 한번 이를 바꿔보고자 '행동'한 시민들 덕분에 소멸 위기의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위기를 넘어 재기할 힘과 가능성을 엿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더 나은 나라, 더 좋은 사회는 누가 대신 만들어 주지 않을 것입니다. 시민 스스로 소멸하는 대한민국을 멈추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라는 책 속의 제언처럼 시민 스스로 이끌어낸 이 결과를 바탕 삼아 앞으로 더 큰 목소리로 정치를 복원하고 올바른 성장과 정책으로 스스로 소멸을 선택했던 우리가 삶을 선택하고 계속해 나아가기를 바라본다. 그저 '색'을 논하며 편가르기에 바빴던 작금의 현실을 제대로 마주하고 또 경각심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깨우치게 해준 의미 있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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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사이만큼 집착에 가깝게 정치 뉴스에 몰입한 적이 없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전까지 나에게 정치 뉴스란 챙겨보려고 노력하는 영역에 있었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하루를 시작하지 못하는 종류의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뉴스와 SNS를 보느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는 주변 반응을 보며, 이것이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이전에는 정치 뉴스에 피로감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민생이 걸린 현안이나 우리나라가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려는 노력보다는 가십성 이슈에 더 많은 지면이 할애되었기 때문이다. 정치 뉴스를 보려고 굳이 ‘노력’을 해야 했던 이유다. 물론 언론이 가십에 중점을 둔 이유는 일차적으로 정치가 그러한 사안에 주목했기 때문일 테다. 지난달 경향신문에서 미류 역시 산적한 현안을 무시하는 정치를 문제 삼은 바 있다. 이 책이 지적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압축 소멸 사회》의 저자는 최근 한국 사회가 소멸 위기에 처한 원인을 정치 소멸로 진단하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치를 비판한다. 독자는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문제를 조목조목 따지는 글을 읽으며 근본적 문제 해결의 방향성을 세워 볼 수 있다. 지금 이 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한 마디로 시의성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우리 사회가 마주한 일련의 사태는 ‘정치 소멸’로 볼 수밖에 없었다. 윤석열 정부가 보수의 결집만을 꾀하고 자신과는 다른 입장을 보이는 정치 세력이나 민의를 무시하게 된 것이 분명 갑자기 일어난 일은 아닐 것이다. 《검찰국가의 배신》(한겨레출판, 2024)은 윤 정부 이전부터 두드러졌던 검찰의 폐쇄적 조직문화를 해부했으며 《불온한 공익》(한겨레출판, 2024)은 사회가 강자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공익을 인정해 왔다는 점을 짚었다. 이 책의 저자는 변질된 계파 정치나 정부의 사법 관료 포퓰리즘, 대통령의 우경화된 이념과 역사 인식을 지적하며 정치가 내부에서 어떻게 실패해 왔는가를 보여준다. 여당은 가치와 비전을 뒤로한 채 권력에만 눈독 들였으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정치의 기본 원리를 무시하고 사법적 논란만을 부각했고, ‘자유’를 강조하면서도 전 정부나 야당을 ‘반국가세력’이라고 명명했다. 독자는 이러한 정치적 실패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와의 연관성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가 제시한 사회 문제 자체도 시의적이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저출생과 자살, 지방 소멸과 기후위기는 시급한 대처를 요하기 때문이다. 저출생 문제는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지기보다 자극적인 이슈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외국 교수가 한국의 출생률을 듣고 머리를 감싸 쥐며 놀라는 사진이 대표적인 예다. 저자는 한국에서 출생률이 감소하는 속도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의 소멸이 다가오고 있음을 경고한다. 그 원인으로는 자산 양극화와 가계 부채, 여성의 육아 부담이 계속되는 현실 속에서 청년들이 희망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점이 지목된다. 그러나 저출생 예산 지출은 생색내기식에 불과했다. 지방 소멸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정치는 지방에 사는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특성화’를 하라며 오히려 소멸을 가속화했다. 세계 여러 나라가 기후위기에 대응해 RE100이나 기후공시 의무화를 추진하는 데 반해 한국 정부는 기후공시 의무화 조치를 무기한 연기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증명하는 얄타 체제의 해체나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 9·19 남북 군사 합의의 효력 정지 등은 전쟁 위협으로 한반도가 우발적 소멸에 직면할 가능성을 보여주며 간담을 더욱 서늘하게 한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6일이 지난 시점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정치를 오직 ‘정부’만의 문제로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저자는 정치가 행정부뿐 아니라 입법부의 역할에도 기대고 있음을 되새기며 여러 당 사이의 경쟁뿐 아니라 당 내부의 여러 정치 세력 간 경쟁이 함께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물론 이때 경쟁이 뜻하는 바는 권력 투쟁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놓고 경합하는 일이다. 이 점에서 현 여당뿐 아니라 야당과 소수 정당들이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정책 마련에 얼마나 기여했는가를 따지는 일도 중요하다. 저자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정치 탄압을 받은 것은 맞지만, 당 대표의 생존을 이야기했을 뿐 실제 우리 사회가 마주한 자살률이나 출생률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지 못했다는 점을 꼬집는다. 무엇보다 이 책은 정치에 참여하는 주체로서 시민의 역할을 고민하게 한다. 4·19, 광주민주화운동과 부마항쟁, 1987년 민주화, 2016년 촛불 등 위기 때마다 시민이 있었다는 저자의 말대로 2024년 여의도에는 형형색색의 불빛을 밝힌 시민들이 있었다. 시민들에게서 탄핵 이후 정치의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까닭이다. 시민들은 주권자로서 소멸하는 정치를 되살리기 위해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를 촉구하고, 숙의와 토론이 가능한 공론장을 만들어야 한다. ‘나중에’라며 뒤로 밀려났던 성소수자 차별 금지를 규정하는 차별금지법 제정, 성차별 타파, 장애인 이동권 보장, 비정규직 노동자 처우 개선을 비롯해 무분별한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법안을 다시 불러와야 할 때다. 한국이 세계를 통틀어 처음으로 고민하는 문제에 맞닥뜨리게 될지도 모르는 지금, 이 책을 읽으며 동료 시민들과 정치 및 사회 각 분야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싶다. 저자가 말했듯, 침몰하는 배에서 백 명 중 열 명을 가려 구명정에 태우는 기준을 따지는 식의 질문 자체를 바꿔야 한다면 구명정이 왜 그렇게 작을 수밖에 없는지, 모두가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를 묻고 싶다. 한겨레출판에서 도서를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압축 소멸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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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자, 당신은 대한민국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 있는가? 나는 국가의 소멸, 무엇보다도 지금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소멸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정확히 말해, 여기저기서 들은 바가 있더라도 무엇을 근거로 소멸을 이야기하는지 깊이 찾아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었다. 압축 소멸이라는 키워드로 대한민국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가 궁금했다. 그리고 의문이었다. 무엇 때문에 대한민국이 소멸할 것이라고 생각했는지가. 이것은 물리적 현상이라기보다는 관념적 현상입니다. 물리적으로는 기존에 있던 어떤 것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지만, 개념으로서의 소멸은 그런 현상적 수준을 넘어섭니다. (8) 작가인 이관후는 정치학자로, 서강대 학·석사와 런던대학교 박사를 거쳐 건국대학교 상허교양대학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제16, 17대 국회에서 보좌진으로 일하고 행정안전부 장관정책보좌관, 국무총리 메시지비서관을 지냈으며 2024년 11월 역대 최연소로 제10대 국회입법조사처 처장으로 임명되었다. 이 책은 《한겨레 21》에 연재되었던 글을 기반으로 수정하고 보완하여 세상에 나왔다. 『압축 소멸 사회』의 초판 1쇄 인쇄는 24년 11월 22일이다. 최근에 출간된 책인 만큼,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과 미국 대선과 같은 이야기까지 함께 다루고 있다. 그저 탄식만 하고 지나갔던 수치를, 뉴스 기사나 지인과의 대화 속에서 한 번 스쳐 지나간 소식을 해석하여 소멸의 근거로 삼는다. 어렵다고 생각했던 국제 정세나, 정치 이야기도 가까운 곳에서 경험한 작가의 생생한 설명을 통해 접해볼 수 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와 사회가 타락한 이유는 시민의 주권을 양도받은 세력들이 정치적 책임과 역사적 소명을 방기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사람은 결국 시민들입니다. 혐오와 갈등의 한국 사회, 압축 소멸 사회, 과도 불안 사회의 미래를 바꾸는 마중물이 될 시민들의 조직적·실천적 행동을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과 같은 무한 경쟁의 세계에서 비참한 삶을 살아가고 그래서 다음 세대에게 희망 없는 사회를 물려줄지, 아니면 행복을 꿈꾸며 살 수 있는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갈지를 시민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234) 책을 받고, 읽는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다. 단 세글자로 축약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급박하게 흐른 시간이었다. 12월 3일 계엄령이 선포되고 14일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10일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나는 이제까지 보거나 읽었던 뉴스보다 많은 수의 뉴스를 보고 들었고, 일어나면 간밤에 무슨 일이 없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하루의 시작이었다. 내 주변 사람들은 응원봉을 들고 시위에 나갔으며, 끝없이 정치 이야기를 했고, 내가 자는 동안 속보 링크를 보내주기도 했다. 소멸의 위기임은 분명하지만,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다. 당신들이 걷고 있는 길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며, 대한민국을 소멸의 위기에서 끌어내고 있는 셈이라고 말하며. 한강을 기억하는 법은 책을 한 권 더 사고, 우리가 읽고, 아이들에게 읽히고, 그것에 대해 사색하며 산책하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내 삶에 대해 말하고, 그 언어들을 가슴속에 간직하고 살아가는 일, 또 살아 내는 일입니다. 슬픔과 기쁨에 눈물 흘리고, 부끄러운 것을 부끄럽다고 말할 수 있고, 끝끝내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이 있음을 알고, 언젠가 모두 사라져야 함을 인정하고, 그리고 또 함께 살아가는 일일 것입니다. (245-246) * 본 게시물은 서평단 하니포터 활동의 일환으로 한겨레출판(@hanibook)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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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책에서 대한민국 공동체의 소멸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특히 소멸의 ‘속도’를 강조한다. 인간 사회에 변화란 항상 존재한다. 전쟁, 자연재해, 산업/경제/인구/기술의 변화 등으로 사회는 늘 변화했다. 어느 사회는 버텼고 어느 사회는 무너졌다. 변화를 감당하지 못하는 때는 보통 변화가 너무나 빠른 속도로 일어나는 ‘격변’의 시기가 닥쳤을 때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 사회를 소멸로 몰아넣고 있는 국내의 상황의 급속한 변화를 다각도로 살핀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복합 위기 책의 1부 <대한민국은 왜 소멸을 선택했나>에서 저자는 우리 사회가 처해 있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복합 위기’의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국제 환경 변화와 에너지 전환이라 말한다. 한국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냉전 장벽을 이용해서 수출 기반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독특한 국제 환경은 비용이 많이 드는 안보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 의존했고 경제적 자생에 필요한 원조 자금을 적극적으로 얻어낼 수 있었다. 그러다가 냉전이 종식되고 탈냉전 세계화 시대가 열렸다. 한국은 수출 의존 경제의 내실을 다지기도 샴페인을 터뜨렸고 준비되지 않은 채 세계화를 맞이했다. 그 결과는 결국 익히 알고 있듯이 국가의 부도로 이어졌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양극화의 시작을 외환 위기에서 찾는다. 그 후 정부는 부도난 국가를 빠르게 수습했고 수출 주력 사업을 다시금 일으켰다. 그러다가 신냉전 패권주의 시대가 열렸다. 신냉전 시기는 패권 국가들이 군사적/경제적으로는 패권을 두고 격렬하게 다투는 것처럼 보이지만, 협력이 필수적인 분야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문제는 한국처럼 낀 나라들이다. 신냉전 패권주의 시대에 한국은 안전한 보호망이 없어졌다. 트럼프의 천문학적 군사 분담금, 바이든의 한국 미국 투자 종용 등에서 알 수 있듯 미국은 더 이상 안보나 경제에서 일방적으로 한국의 편의를 봐주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전환도 한국 사회의 복합 위기의 또 다른 원인이다. 기후 위기는 비단 환경의 문제가 아니다. 산업과 경제, 일자리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한다. 미국과 유럽은 친환경 에너지를 새로운 무역 규제와 공급망 전환의 수단으로 삼으면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압축 소멸을 앞당기는 정치 소멸 저자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재앙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정치’에 있다고 말한다. 이를 돌려 말하면 우리 사회가 직면한 압축 소멸 문제에 정치가 큰 책임이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저자는 지금의 한국의 정치는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한편 정치 소멸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저자가 말하는 정치란 무엇일까? 정치학자인 저자는 ‘정치’의 수많은 정의 중 대표적으로 1)통치 기술로서의 정치, 2)공적 업무로서의 정치, 3)권력으로서의 정치 4)타협과 합의로서의 정치를 간략히 설명한다. 그리고 국민들이 정치에 기대하는 국정 운영 능력을 함께 고려한 뒤 ‘정치는 국가의 통치가 작동하는 것이고, 시민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하되, 권력관계 속에서 다양한 주체들이 경쟁과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라 정의한다. 저자는 정치학자로서 정부 여당이나 야당 어느 한 편을 편들지 않고 한국의 정치 문제를 냉정하고 분석해 나간다. 저자는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는 ‘정치가 소멸하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거대 양당은 압축 소멸하는 한국 사회를 살리기 위한 정책을 내놓기보다는 상대방은 심판하는 프레임에 매달려 왔다. 저자는 책 전반에서 소멸을 막을 책임과 소멸 속도를 조정할 책임은 전적으로 정치에 있다고 거듭 강조한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정치는 사라졌고 정치가 사라진 빈 공간은 포퓰리즘과 팬덤 정치가 차지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저자는 책에서 국회와 정부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노동, 인구, 지방, 복지, 교육 등 다양한 쟁점에 대한 국내외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여 문제점을 진단한다. 저자는 <나가는 글>에서 ‘한 사람의 학자로서 완전히 새로운 미지의 대안을 찾기보다는 기존의 제도에서 불완전하고 불만족스러운 부분들을 잘 고쳐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포퓰리즘이라는 정치 위기를 넘어서 새로운 민주주의의 이야기를 써나갈 수도 있다고 희망을 제시하는데 이는 두고 볼 일이다. 우리 개개인이 정치인이 아닌 정치꾼들을 분별하는 안목을 기르지 못한다면 희망을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일 년 만 지나면 다 잊는다는 여당의 어느 의원의 말이 틀렸음을 증명해야 할 몫은 우리에게 있다. * 출판사 제공 도서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 #압축소멸사회 #이관후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9기 |
압축 소멸 사회/ 이관후 지음/ 한겨레출판통탄스러운 현시점에서 우리나라의 시국을 적확하게 꿰뚫어 본 이관후 저자의 <압축 소멸 사회>를 읽었다. 통찰력 넘치는 저자의 주장처럼 '정치 소멸'은 끝끝내 참극을 빚었다. 사상 초유의 비상계엄령 선포에서 계엄 해제까지 숨 가쁘게 흘러간 6시간 동안 우리나라는 소멸되는 듯했다. 그러고 나서는 이제 얕은 숨을 이어가고 있다. 이 답답한 정세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고마운 시간이었다. '한강의 기적' 놀라운 성장으로 강인한 회복력을 보여준 우리나라이다. 유례없는 서사로 세계를 놀라게 하고, 넘어져도 온 국민이 나서서 다시 일으켜 세우고 K 컬처로 세계 문화를 선도하였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는 소멸의 길을 걷고 있다. ![]() 이관후 저자는 시국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그 원인을 분석하여 희망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압축 성장을 이룬 대한민국이 압축 소멸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저출산, 지역 불균형, 높은 자살률 등 청년들에게 희망은 없어지고 있다. 각자도생, 무한 경쟁의 시대. 저자는 물질적 풍요가 행복의 중요한 요소인 사회에서 90%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구조, 이것이 오늘의 대한민국이라고 말한다. 지금의 질문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냐?"라면, "행복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나?"로 질문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고도의 성장을 이루기 위해 내달렸던 과거의 경쟁 모델이 현대 사회에서 더 나아가 미래 사회에서 통할 거라는 믿음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는 그의 말에 통감한다. 이미 너무 많은 고통과 상처를 짊어지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 개인의 소멸이 국가의 소멸로 끝맺음하기 전에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마주할 시간이다. ![]() 가장 시급한 문제는 '정치의 소멸'이라는 저자의 진단에 동의한다. '사법 관료 포퓰리즘'과 '검사 만능주의'에 빠진 윤석열 정부와 '친O'로 분열하여 권력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국회는 사라진 정치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정치에 무심한 청년층을 향한 우려만 할 것이 아니라 사라진 정치를 바로 세우는 일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권을 두고 아귀다툼을 하는 변질된 정치판이 아니라, 국민을, 국가를 위한 정치를 하도록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 정치인들의 자정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며, 이를 위해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는 저자의 통렬한 문장에 마음이 무겁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 세대들을 위해 어른이라면 마땅히 짊어져야 할 책임이자 의무라 본다. ![]() 우리나라의 앞날을 내다보고 분석하고 예측하고 대응하는 그의 시선을 따라 희망을, 의지를 품어보고 싶다. 아니, 우리 자랑스러운 국민 모두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길 바라본다. 본디 바로 세운 민주주의로 압축 소멸의 길에 들어선 우리나라가 오늘날에 적당한 해법을 찾아 합심하여 나아가길 바라본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직시하고 더 나은 내일, 더 행복한 사회를 꿈꾸는, 많은 이들이 읽고 그 뜻을 나누기를 바라며 추천합니다. 한겨레 하니포터9기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압축소멸사회, #이관후,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9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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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 소멸 사회 부제_압축 성장 대한민국은 왜 복합 위기의 길로 들어섰나? #이관 후 #한겨레 어쩜 딱 이런 시기에 맞춰 책이 나왔을까? 싶다. 12월 14일 대통령 탄핵이 결정되고... 물론 이후 과정이 남았지만... 왜 이런 상황에 이르렀는지... 중간중간 우리가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기억해야 할(국민은 1~2년 지나면 잊는다는 그 말이 쏙 들어가도록, 그 말이 틀렸다는 것을 인식시키도록...) 이름들은 왜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고 지금까지도 고집을 부리는지... 가장 기억나는 대목은... p195 ~경제학자였던 아버지로부터 선물 받아 '인생의 책'으로 여기며 27년이나 가지고 다녔다는 바로 그 책이다. '부자들의 세금을 낮추고 규제를 최소화하며 카르텔을 척결할 것' 모두 신자유주의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프리드먼의 요구 사항들입니다.~ 그리고... p194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보수의 복고적 버전은 박정희였습니다. 그런데 이 정부는 박정희를 버리고 보수의 상징으로 이승만을 앞세웠습니다. 그것은 사실 이 정부의 여러 정책 기조와 잘 맞아떨어집니다. 박정희는 미국을 완전히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미국도 박정희를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이승만은 달랐습니다.~ 이 두 대목을 읽고 느끼는 건... 난 이제부터라도 학생들에게 인상 깊은 책, 살면서 롤 모델을 묻고 아이들의 답변을 듣는다면 그 평가의 반대편...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이나 책을 한번 더 읽어보도록 말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벤저민 디즈레일리의 명언으로 꼽히는 말인 "책 한 권만 읽은 사람이 가장 무섭다." 예능인 이경규 님이 자주 말하는 "무식한 자가 신념을 가지면 무섭다." 즉 신념을 가진 사람은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공자는 "오직 가장 지혜로운 사람과 가장 어리석은 사람만이 자신의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 맹자는 "책 내용만 모두 믿는 것은 책이 없는 것만 못하다" 물론 그와 동조자들이 책 한 권만 읽었다고 억지를 부리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 대다수가 동의하지 않는 그들만의 신념을 갖고 일방으로 국정을 운영했다는 것은 '일방' 말 그대로 듣는 귀가 없거나 들으려는 마음이 없는... 겸손하며 낮은 자세로 임하는 정치인이 아니라는 것을 뜻하는 듯하다. 그 태도가 어제의 결정에 다 드러나는 것이며 아직도 그 신념을 버리지 못하고 아직도 광장의 많은 사람들의 소리를 듣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다 보니 게임과 스포츠만도 못한 정치, 게임에는 룰이 스포츠에는 존중이라도 있건만... 작금의 우리나라 정치에는... p97 때로 학교는 모든 것입니다. _5천만 모두가 서울에 살기를 원하는 것인가? 지방대학의 통합 및 소멸이 주는 메시지와 정책 방향에서 마음을 울리는 짧은 한 문장이었다 p93 '학생에 대한 폭력은 교사의 잘못', '교사에 대한 인권 침해는 학생과 학부모의 잘못'이라는 식으로 접근하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그렇게 학생인권과 교사 인권을 대립적으로 놓고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면 교사의 인권이 저절로 회복될 수 있을까요? _개인을 괴물로 만들고 그 괴물을 처단하는 강한 조치로 자신들은 영웅이 되어 돈과 권력을 유지하려는 프레임. 지금의 유튜버, 언론, 정치인들의 행태이다. 이런 아수라의 세계에서 한 가지는 분명하다. 결고 지속될 수 없다는... p84 가해자에게 스토리를 부여해서는 안된다. _가해자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것은 범죄 행위를 용인하거나 심지어 미화하도록 하고 피해자에게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싫고 밉지만... 정치판에서 이제 가해자=악마 이런 프레임 말고 왜 이런 지경에 이르렀는지 지금은 야당 및 여당 모두가 경계하고 성찰해야 할... 이 책은 밖으로는 국제 정세의 변화, 기후 위기, 기술 변화 그리고 안으로는 인구 구조와 지방 소멸 등과 같은 '속도'에 대한 이야기이며 지금의 안타까운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을 이해가 쉽도록 도울 수 있는 지금 이 순간 정치에 관한 최적의 책이라고 생각된다. #도서협찬 #하니포터 #하니포터9기 #압축소멸사회 #정치 #이관후 #책추천 #책스타그램 #한겨레 #한겨레출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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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고령화, 연금 고갈, 제조업 쇠락, 극단적 정치 갈등... 우리나라의 현실을 이야기하다 보면 부정적인 상황을 쏟아내며 이내 절망적인 미래를 그린다. 우리는 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정치학자 이관후는 우리나라의 발전과 현재 상황을 정리하며 우리나라가 스스로 소멸하길 선택했다고 말한다. 사람이 많이 모인 수도권은 오히려 출생률이 낮고, 직업적으로 안정적인 세종마저 출생률이 감소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경쟁, 그리고 경쟁. 우리나라가 경쟁 사회인 것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단순한 경쟁 사회보다 조금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저자는 통계를 이용해 경쟁에서 이긴 10% 조차 경쟁이 지속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에 주목한다. 승자 패자 모두가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인데, 우리는 어쩔 수 없다는 인식 속에서 우왕좌왕하며 계속해서 과도한 경쟁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수십조원을 투자하고 있는 저출생 대책에 대해 비판한다. 저자는 저출생 자체를 문제를 삼아 해결을 모색하는 것이 잘못되었다 말한다. 출산이 아니라 지금 여기 사는 청년을 행복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의 소멸은 다음 세 가지 중 하나일 것입니다. 누구도 국가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 경쟁해야 할 정당들 사이에서 문제 해결의 비전이나 방식에서 별 차이가 없는 경우, 그리고 정치적 주체들이 권력 투쟁이만 매몰되어 제대로 된 정책 경쟁이나 협력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 말입니다. 78p 2부의 제목 절망을 부추기는 사회, 위기를 방치하는 정치에서 알 수 있듯, 저자는 우리 정치와 사회가 문제 해결이 아닌, 절망을 부추기고 위기를 방치하는 모습을 비판한다. 저자는 우리나라 사법적인 특징을 가해자를 악마화하는데 그치며, 근본적인 문제는 들여다보지 않는 것이라 말한다. 그 예시로 영아 살해의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고 형벌을 강화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을 들고 있다. 게다가 현재의 법무부와 여당은 엄벌주의적 입장을 갖고 있기에 우리는 진정한 해결을 추구하는 자세를 갖고 있지 않음을, 특히 여성들의 문제에 대해 귀를 막고 있는 사회를 비판한다. 저자는 설문 자료를 통해 모두가 여성이 일하기를 원하고 육아 때문에 그것이 힘들다는 점도 알고 있지만 많은 부모 세대와 남성은 이 부담을 고스란히 여성이 지길 원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사람들의 인식의 한계이며 개혁해야 할 대상이기도 하지만 정부가 제도적인 노력을 통해 이런 관념을 변화하는 것 또한 중요함을 보여준다. 지방의 위기, 지방 소멸의 위기다. 우리는 지방이 점점 소멸한다는 뉴스를 접하지만, 지방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와닿지 않는다. 2024년 수도권에만 2,600만 명 이상이 거주한다. 그러니까 한국 국민 절반 정도는 지방 소멸에 둔감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저자는 지방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방에 좋은 일자리가 없는 것은 기업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방 대학의 경쟁력이 약하다면 그것은 그 대학 구성원들이 책임이 아니라 그 대학이 그냥 지방에 있어서겠지요." (96p) 지방에 있는 것이 죄가 되는 세상이다. 그렇다고 우리는 지방 소멸 문제를 해결하려고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대체로 '지역 특성화'를 통해 지역을 활성화시키려고 하는데, 저자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지방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보다 의료나 복지 같은 필수 요소를 충족시키는 것을 더욱 중요시한다. 한편으로는 비난받고 있는 잼버리나 가덕도 신공항 문제 같은 지방 사업에 대해 조금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말한다. 수도권 사람들은 그저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난하지만 개발은 지방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수도권에 몰려있는 상황에서 지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지방 사람들에겐 지역 산업 하나하나가 희망의 빛으로 여겨질 수 있다. 물론 그만큼 방향이 잘못될 수도 있지만 말이다. 지방은 어느새 수도권에 착취되는 모습으로 변했다. 특히 전력은 지방에서 생산하고 대부분의 전력은 수도권에서 소비한다. 폐기물, 소각장 각종 처리장 또한 지방으로 외주화된 현실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내년부터 전기차등요금제를 실시할 것인데, 어떤 현실적 효과가 나는지도 지켜봐야 할 것이다. 저자는 현재 정당들이 민주주의의 룰을 어기는 현실을 꼬집는다. 정당 민주주의는 사라졌고, 출생률만 아니라 정치 또한 사라지고 있음을 말한다. 현재는 특정한 정치인을 중심으로 정치 세력이 형성되는 팬덤 정치가 특징임을 말하는데, 사실 이런 팬덤 정치의 모습은 과거부터 자연스러운 것이기도 하지만, 계파가 순전히 권력 획득을 위한 패거리 집단이 되었음을 비판한다. 저자는 해결을 모색하며 조금 쉬워 보이는 말로 '언론과 시민들이 계파정치에 대한 판단을 제대로 해야 한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정말로 언론과 시민의 의식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저자는 정부가 법치주의를 오독하고 오용하고 있음을 비판하며 현 정부의 특징으로 '검사+관료체제'와 '사법 관료 포퓰리즘 기술'을 말한다. 공무원들은 상부에서 시킨 일을 하면 책임을 뒤집어쓰기 일쑤고, 검열을 하고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에 공무원들은 그저 하는척하는 수밖에 없고 적극적 행정을 하지 않는다. 지금은 민주적 통치의 시대이지만 '반국가 세력'의 단어를 쓰면서 사법 관료 포퓰리즘 기술은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없다. 저자는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가 '기후'와 같은 비교적 새로운 의제들을 중요시하고 있는 시기이며 유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검찰로 가득한 우리나라가 잘 대응할 수 있을지 걱정한다. 한 가지 실마리는 윤석열 정부가 앞선 두 번의 보수 정부와 달리 박정희 신화를 폐기했다는 것입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보수의 복고적 비전은 박정희였습니다. 그런데 이 정부는 박정희를 버리고 보수의 상징으로 이승만을 앞세웠습니다. 그것은 사실 이 정부의 여러 정책 기조와 잘 맞아떨어집니다. 194p 나는 저자의 분석에 공감했다. 윤석열 정부는 철이 지나도 한참 지난, 박정희도 아니라 이승만의 비전을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2020년대에. 이미 무덤에 묻힌 반공주의를 꺼내들며 경제적 개발도 아닌, 그저 '자유'만 외치고 있는데, 이는 정치적 자유주의가 아니라, 시장적 자유주의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경제를 포기하면서까지 이념적 갈등에 불을 지피는 것이다. 한편으로 보면 윤석열 대통령 스스로 보이는 모습도 이승만이랑 비슷하다. 돌발적인 행동을 하면서 한미 동맹의 가치를 오히려 훼손하고 절대 왕권의 욕심을 부리는 모습 말이다. 정부는 반공적 두려움을 자극하지만 북한이 침략해 우리나라가 망하는 게 빠를까, 우리 스스로가 소멸해 망하는 게 빠를까. 진보의 정치적 모색을 위해 몰락한 정의당과 그 대안으로 뽑힌 조국혁신당의 사례를 돌아본다. 저자는"그러나 그것이 이전과는 달리 처음부터 충분히 정치적이어야 하고, 대중적이어야 하며, 현실의 문제에 대해 당위가 아니라 해답을 제시할 수 이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진보정당을 비판하는데, 어느 정도는 동감한다. 진보적인 정당일수록 의제를 더욱 확실하게 제시하며 더욱 날카롭게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더더욱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히 정체성 정치를 내세우며 독불장군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이 재앙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정치'에 있습니다. 저는 정치란 정치 경제 사회적 문제에 직면한 공동체에서 갈등의 표출이 폭력적인 수준으로 격화되는 것을 막고, 최대한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사람들을 설득하고 합의를 이끌어 내어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좋게좋게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문제를 방지하고 해결할 비전과 대안을 잘 이끌어 내는 것이 정치의 역할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협력할수록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런 정치가 잘 이루어지려면 좋은 제도가 있어야 하고, 그 제도들을 잘 운영할 줄 아는 정치인과 시민들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사회는 문제를 해결하지도, 대비하지도 못하게 됩니다. 운이 나쁘면 파멸을 막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16p 저는 희망도 거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사회가 소멸할 것인가 아니면 버텨 낼 것인가, 그래서 자신의 이야기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의 여부는, 그들이 어떤 세계를 창조해 내려고 하는가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의지는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에서 나옵니다. 우리가 소멸을 목전에 둔 지금, 인류의 문명사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써 보겠다고 마음먹는다면, 그렇게 할 만큼 서로를 사랑하고 의지하고 믿는다면 저는 이 소멸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다고 이 공동체에 그럴 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어떤 시도도 해 볼 수 없을 것입니다. 253p 한겨레출판에게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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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3일 밤, 비상계엄령이 내려지고 가짜뉴스인가, 속보 뜬 거 꿈인가, 정신을 못 차리겠다가 곧 역사적 트라우마가 떠오르며 자꾸만 마른 침을 삼키게 되었다. 닫아 두었던 뉴스 창을 찾아보며 울집 정보통 청년과 톡으로 대화하며 그 밤 어찌나 황당하고 걱정되고 불안하고 두려웠던지. 헬기에서 내린 무장 군인들이 국회에 진입하고 국회 앞마당에 장갑차가 들어서는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온몸으로 막아서는 시민들의 안위도 걱정되어 살 떨리게 무서웠다. 아침이 밝지 않을 것 같았고 내일이란 단어 자체가 대한민국과 함께 암흑에 휩싸이는 기분이었다. 이런 나라에서 살아가야 하고 나이 들어가야 하는 우리 모두가 가여웠다. 그러니 이번 읽기는 그 어떤 읽기보다 시의적절하고 유용하고 의미있다. '압축 성장 대한민국은 왜 복합 위기의 길로 들어섰나' 부제와 더불어 '정치 복원에 실패한다면 소멸은 현재 진행이 아니라 이미 현재 완료라는 것을 섬뜩하게 경고한다'는 띠지 추천사 문구에서 짐작하듯이 노동, 인구, 지방, 복지, 교육, 기후, 안보 등 전방위적으로 소멸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진단하고 제언하는 책이다. 계엄 이전에 발간된 책이지만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을 예측이라도 한 듯해서 놀랍다. 이탄희, 엄기호, 정혜승 추천인데 안 읽는 게 더 이상한 일이다. 사회의 파멸을 막기 위한 장치로서 제도를 만들고 고치고 운영하는 기술이 곧 '정치'라는데, 어느덧 추월 국가가 된 우리에게 파멸에 대한 해답을 보여줄 나라도 없고, 무엇보다 우리의 소멸이 효율 성장, 압축 성장의 극단에서 온 것이라 해답이 보이질 않는다. 일본과 달리 내수 시장은 작고 안보는 불안하니 우리는 곧바로 압축 소멸로 돌입하게 된다. 정치 소멸은 공동체의 소멸로 이어질 것이고 나라도 소멸하게 된다. 저자는 지금을 골든 타임이라 보며 청년 정책부터 바꾸어야 인구 소멸, 지방 소멸, 청년 소멸의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30대 이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지만 국가적 차원의 관심이나 정책은 찾아볼 수 없다. 숫제 모르는 체한다. 이러니 저출생 대책이니 청년 지원 정책이니 모두 꽝인 것이다. 무능한 정부와 여당, 방관하는 야당, 답답해 하는 소수당, 무관심한 국민들. . . 대한민국의 정치는 절망을 부추기고 위기를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법도 모르면서 법치 운운하는 윤석열 정부는 구조적 불평등을 직시하지 않기에 구조적 대안이 있을 수 없다. 그저 엄벌주의로 모든 문제를 대하느라 정치는 실종되고 문제는 여전하다.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고 법에 따라 엄벌했으니 문제 해결이라 착각하는 정부와 한동훈 대표는 사회를 아수라로 만든다. 저출생 대책도 알리바이 만들기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9?19 남북 군사 합의'마저 사실상 효력 정지한 이 바보멍청꼴통곤조미친 정부. . 하아, 탄핵안 가결로 일단 가라앉았던 열이 또 치솟는다. 분단 국가의 최대 리스크인 전쟁을 부추기는 또라이가 일국의 대통령이라니, 하긴 비상계엄령으로 개헌하고 전쟁해서 김건희를 통일 대통령에 앉힐 계획이었다니 할말이읍따. 소멸 직전의 나라와 정치를 복원하려면 우선 정당이 바로 서야 한다는 제언에 백퍼 동의한다. 또라이 무속 정부야 탄핵될 것이니 일단 안심이지만 저 몹쓸 집단 국힘을 어찌 해야 하나. 뭔 짓을 해도 우리 지역 사람이니 뽑아준다거나 민주당이 싫어서 국힘 뽑는다는 국민이 있는 한 정치가 변하겠는가. 우스갯소리로 김정은이 국힘당 공천받아 선거 나와도 뽑힐 거라 하니. 이러니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말에도 회의가 인다. 이 추위에 여의도에 모여든 촛불 인파를 보면 미래가 희망차 보이다가도 여전히 무지막지한 댓글들을 보면 또 참담한 심정이다. 말 안 듣는 민주당 겁주려고 오밤중에 비상계엄령을 지시하고 무장 군인들을 국회에 보내는 대똥령과 이런 대똥령마저 제 식구 감싸기, 제 밥그릇 챙기기하는 탄핵 반대 국힘 의원들은 정상인가. 이 책이 계엄과 탄핵 정국 이전에 나왔으니 이 정도이지 지금 쓰였더라면 더 신랄하게 비판했을 것이다. 오늘의 담화에서도 사죄는 없이 '전 정부가 못했던 4대 개혁',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 운운하는 것 보니 제정신 아니던데 이관후 저자님이 바라본 작금의 대한민국 정치는 어떨지 궁금하다. 22대 국회가 걱정된다는 저자는 정당 갈등 못지않게 당내 계파 갈등 문제도 심각하다고 진단한다. 포퓰리즘과 팬덤 정치로 패싸움 양상까지 보이니 민주주의는 위협받고 국민들은 정치에 등을 돌린다. 공무원들은 '적극 행정' 대신 복지부동한다. 레고랜드 사태, 잼버리 사태, 이태원 참사…모두 '적극 행정'의 부재 탓이라 진단한다. 법치를 법의 통치가 아니라 법에 의한 통치라 멋대로 해석하고 자신을 왕이라 오해한 대똥령이 시시때때로 언급했던 '반국가세력'. 저자도 이 단어를 남발한 대똥령을 비판하는데, 오, 소름끼친다. 머리에 똥만 든 줄 알았더니 오래전부터 뉴라이트와 짝짝꿍하며 계엄을 준비하고 있었구나! (물론 저자가 이번 사태까지 내다본 예언자는 아니지만.) 한국의 정치와 미래를 걱정하며 정의당이 진보정당으로 거듭나게 제로 그라운드에서 다시 시작할 것을 당부하는 부분도, 독일과 호주에서 '기후 총선'이 승리한 예를 들며 진보적 가치를 지향하는 정치인이라면 노동과 인권을, 더불어 기후 위기 대응을 말해야 한다는 의견도 공감하며 읽었다. 고도성장 압축성장 속 불안과 모순, 문제들이 압력솥 꽉찬 증기처럼 차오른 대한민국. 그 정점에서 지 살겠다고 나라를 소멸시키려 했던 윤가놈과 그 마누라 일당들을 꼭 처단해야 한다. 협치고 경쟁이고 일단은 내란이 일어났으니 내란죄로 구속 수사해서 엄벌에 처해야 한다. 그들이 좋아하는 법치로 반국가세력을 쓸어내야 '자유'대한민국이 될 테니까. 더 나은 나라, 더 좋은 사회, 사람이 살 만한 나라, 노동과 인권이 존중받는 사회를 원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 그 자체이다. 누가 대신 만들어 주는 게 아니니 시민의 숙의와 토론을 통해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제언도 감사히 새긴다. 작금의 혼란스런 정치 갈등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정치를 되살려 대한민국의 소멸을 막는 힘, 그 힘은 번개맨도 아이언맨도 블랙위도우도 아닌 평범한 시민에게 있다. 위 당부로 책이 끝난 줄 알았는데 부록처럼 한강 작가님 얘기가 뿅~하고 나와서 나 숨 멎는 줄. ㅋ 광주와 장흥의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사업을 소개하며 영국 작은 마을 '헤이온 와이'처럼 되길, 많은 사람들이 한강을 기억하고 문학의 힘을 얻길 바라는 저자이다. 김소영님 에세이 <어떤 어른> 읽는 중인데 이관후 저다님 역시 어린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생각하며 어른의 길을 고민하는 분이라 존경하게 된다. 이런 어른으로 가득한 나라 세계라면 소멸따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터인데. . . 일단 쓰레기를 치우자. 병균을 박멸하자. 그런 다음 맘껏 축제로 즐기지 못한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파티를 전국 방방곡곡 떠들썩 즐기고 기뻐하자. 믿음과 사랑으로 공동체를 돌보게끔 책도 많이 읽어 이야기의 힘에 흠뻑 빠져도 보자. 그렇게 희망하자, 살아가자, 우리!!! ![]()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전통적 계급 사회, 진보? 보수의 사회, 민주?반민주의 사회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노동의 분화, 자본의 분화, 세계 질서와 국민 국가의 성격 변화, 생애 주기의 변화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은 이것보다 훨씬 복합적인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앞에서 말한 변화와 더불어 젠더 갈등, 세대 갈등, 문화적 갈등, 수 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 저출생 고령화 문제, 이민자?소수자 문제, 지정학적 문제, 지속가능한 기후 대응과 에너지 산업 전환 등 복합 위기 시대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문제에 대한 해답을 내놓기에 한국의 진보 정당은 충분히 유능했을까요? (…) 그래서 소셜 네트워크 시대의 새로운 진보 정치는 아마도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에서 다시 시작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주체가 누가 될지, 그 주제가 무엇이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이전과는 달리 처음부터 충분히 정치적이어야 하고, 대중적이어야 하며, 현실의 문제에 대해 당위가 아니 라 해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래야만 수평적 네트 워크의 공간에서 동조자들을 얻어 갈 수 있으리라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새로 시작하는 모든 분들의 건투를 빕니다." 213~214p #압축소멸사회 #이관후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9기 #정치복원 #성장과소멸 #공동체를위한정치 #정치의기능 #시민의힘 #이탄희추천 #엄기호추천 #정혜승추천 #정치인문서추천 #사회비평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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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후 지음 / 한겨례출판 책을 읽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져서 굉장히 씁쓸하고 우울한 기분으로 읽어나갔다. 믿기지가 않는 뉴스를 접하고 나서 분노와 우울감에 글이 눈에 들어오지가 않더라.
대한민국이 소멸 위기에 처했다는 경고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저출생과 자살률, 인구 절벽과 초고령 사회 진입,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 국내 인구문제만으로도 버거울 정도인데 기후 재난과 전쟁 위협, 에너지, 산업 전환 등의 문제까지 온갖 문제들이 중첩된 복합 위기 상황에 놓여있다. 이렇게나 많은 위기 상황에 처해 나라 자체가 소멸될 위기가 거론되고 있다. <압축소멸사회>는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차분하고 냉정하게 분석하고 절망을 부추기는 대신 희망을 잃지 않는 해법을 모색하고 제시하고 있다. 사실 나는 회의주의자...라서 조금만 뇌에 힘을 풀면 부정적 사고회로가 풀가동 되어버리는 인간인지라...희망적 시나리오가 잘 와닿지는 않았다. 그 와중에 이런 성향을 고치려고 무던히도 노력 중이라 의식적으로 희망적인 시나리오를 많이 접하려고 한다. 절망이 우리를 지배하게 두고 싶지 않고 나는 견뎌내고 싶으니까. 어떻게든 견뎌내서 악착같이 살아나갈테다. 정치가 아사리판 난 게 대한민국이 소멸의 위기를 겪게 된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제도를 만들고 고치고 운영하는 기술인 '정치'가 소멸되고 있다. 협력, 협치는 커녕 정책 경쟁조차 사라지고 니편 내편을 나눠서 싸우기 바쁘다. 문제는 정치의 소멸로 인한 비용이 국민의 몫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지속가능하려면 공동체에 책임을 가진 정치가 최우선 되어야할 것이다. 사람은 희망을 잃으면 살아갈 수 없다. 사람들의 희망을 앗아가는 절망을 부추기고 위기를 방치하는 사회를 방관하는 정치가 계속 된다면 한국의 미래? 있을 수 없다. 우리 앞에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정의당이 의석을 얻지 못한 이유에 대한 분석이 개인적으로 현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나는 꽤나 단순한 편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는데,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전략적으로 투표를 하는지를 분석하는 것을 읽으니...한층 더 나의 단순함을 실감했달까...(전략적 사고, 그거 어떻게 하는건데...) 살면서 전쟁이 날거라는 위기감을 진정으로 느껴본 적이 없는데...<압축소멸사회>에 실린 전쟁의 가능성을 읽으며 나도 꽤나 무감한 사람이었구나 싶었다. 전쟁 상황에 놓여진 다른 나라의 일들을 전해 들으며 안타깝고 슬프지만 은연중에 남의 일처럼 나와 무관한 일로 생각했던 것을...평화의 의미에 대해 곰곰히 곱씹게 된다. 일단…한국은 지금 급하게 처리할 일이 있어…^^… * 하니포터9기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 제목부터 빨간 경고등이 울린다. 압축 성장했던 것처럼 가장 빠르게 소멸한다는 것인가? 절망적인 문제 의식으로 가득 차 있어서 책을 덮으면 실패했다는 생각에 더 깊게 침체되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문제 속에서 희망을 찾는 긍정적인 해법 모색에 최근 스트레스와 피로를 새로운 대안으로 조금은 풀어준 듯 하다. <압축 소멸 사회>의 '소멸'은 물리적인 현상이라기 보다 관념적인 현장에 가깝다. 그리고 이 소멸의 근거로 저출산, 고령화, 인구 절벽, 지방 소멸, 실패한 정치에 대해 언급한다. 사회 이슈로 많이 등장하는 말들이라 익숙하고 새로운 것이 없어 보이지만, 저자는 이것들을 둘러싼 변수인 '속도'에 대해 초점을 맞춘다. 성장도, 소멸도 일정 속도가 아닌 매우 빠른 속도로 보여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 정신차리고 대안을 확실히 하지 않으면 결국 완전히 소멸할 것으로 전망한다. 일본처럼 한국도 수축사회로 들어갔지만, 30년을 버틸지는 의문스럽다. 일본은 내수시장이 제법 크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 말고도 수출경제 비중이 크고, 안보 위험도 있다. 이 책은 엄청난 속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 문화를 이룬 그 정점에서 바로 소멸의 형태를 보이는 한국의 원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 놓았다. 계층 간 무한 경쟁과 불평등을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로 희망이 없는 청년 문제와 소멸 직전의 정치 상황들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저자는 이 재앙을 막을 유일한 방법이 정치의 복원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의 정치는 당장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들은 다루지도 못하고 엉망으로 나라를 망가뜨리고 있는 중이다. 겉보기에 시퍼렇게 멍드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이 위기가 또 새로운 민주주의를 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싶다. 하루 빨리 정리되고 안정화 되어 책에 나와 있는 문제들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옳은 방향으로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 한국의 계층 이동성이 과거에는 크고 지금은 낮은 이유는, 지금 아이들이 노력을 덜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우리 자식들이 나태하고 공부를 못해서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고도 성장이 더는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계층 이동이 일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과거의 경쟁 모델을 지속한다면 결과는 비극일 수밖에 없습니다. 68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