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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파주 헤이리로 놀러가서 이곳저곳을 구경하다가 북 하우스에 들렸다. 그 곳에서 윌리엄 모리스의 디자인을 보게 되고 이 책을 샀다. ‘아르누보’ 아르누보는 '새로운 미술'이란 의미이며 19세기 말의 유럽에서 일어난 특수한 미술 경향을 말한다. 1890~1910년 사이의 '세기말'에 유럽과 미국의 많은 지역에서 유행한 순수미술과 응용미술의 한 양식이고 순수미술보다는 주로 공예, 포스터, 건축 장식 같은 응용미술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아르누보가 유행하던 그 시절 유럽은 산업혁명이 모든 분야에 발전을 가져와 기계화된 대량생산 시기였다. 아르누보의 영향을 받은 디자이너이자 공예가인 윌리엄 모리스(1834-1896)는 이러한 기계만능주의가 결국은 생활 속의 미를 파괴할 것이라는 우려에서 가구 ·집기 ·옷감 디자인 ·제본 ·인쇄 등 응용미술의 여러 분야에서 ‘수공업’이 지니는 아름다움을 회복시키는 미술 공예 운동을 펼쳤다.
<윌리엄 모리스>
<윌리엄 모리스, 세상의 모든 것을 디자인 하다.>는 유럽문화 연구가 이자 인제 대학 명예교수인 ‘이광주’교수가 쓴 책 이다. 이 책은 윌리엄 모리스의 생애와 업적, 그 중에서도 모리스가 미술공예운동 정신에 입각하여 만든 집 ‘레드하우스’와 ‘모리스회사’ 그리고 인쇄회사 ‘켐스콧프레스’를 사진을 곁들여서 소개하고 있다.
<레드하우스 북쪽 현관>
<윌리 엄모리스가 그린 제인>
‘레드하우스’는 모리스가 연인 ‘제인 버든’과 신접살림을 위해 만든 집이다. 건축가 ‘필립 웨브’가 설계를 했으며 완성 후 ‘새로운 예술문화 가 낳은 최초의 개인주택’ 이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이라는 찬탄을 받았으며 미술 공예운동의 요람이 되었다. 집의 구조, 건물의 장식, 실내 장식, 벽화, 가구까지 디자인된 그야말로 미술 공예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사진 속의 집은 우아하고 아름답다. 멋진 사랑의 결실과 시대의 예술 정신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집 레드 하우스. 부인 제인의 배신으로 사랑의 결실은 퇴색했지만 그는 제인에 대한 사랑을 지켰다. 그는 그의 동지들과 함께 ‘모리스 회사를 설립하고 스테인드글라스, 유리그릇, 타일, 자수, 벽지, 카펫, 가구 등 온갖 공예품을 디자인하고 제작하였다. 모리스의 작업의 독자성은 시각적인 디자인 과정과 생산적 디자인 공정 사이에 이룬 통합과 조화였다.
<윌리엄 모리스의 격자 무늬 벽지> 그는 특히 책을 좋아했으며 그 중에서도 중세 필사본 책에 매료되어 필사본을 수집하며 인쇄술과 목판화 연구에 많은 시간을 보냈고 그 결실로 켐스콧프레스를 설립하여 책을 만들었다. 종이와 잉크, 활자 그리고 문자의 위치 간격 등의 아름다움에 대해 연구하였으며 활자 디자인에 주력하여 골든 체라는 글자체를 디자인하였다. 1891년에 문을 연 켐스콧프레스는 모리스가 사망한 96년 까지 6년 동안 53종 66권, 총 2만주를 세상에 내 놓았는데 오늘날 장서가의 수집대상 1호로 각광 받고 있다고 한다.
<윌리엄 모리스의 초서 작품집 삽화 페이지>
<윌리엄 모리스, 세상의 모든 것을 디자인 하다>는 그의 디자인 작품 중심으로 사진이 주를 이루고 중간 중간 그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므로 그가 주도한 공예운동이나 사상 등을 세밀하게 알고 싶은 경우에는 윌리엄 모리스를 다룬 다른 책을 보아야 한다.
저택이 나오고 서재가 등장하는 영화를 볼 때 책장에 꽂혀있는 가죽장정의 책들을 보면서 소장하고 싶은 생각을 가졌던 적이 있다. 어림없는 꿈이지만 언젠가 영국으로 여행을 가면 런던의 모리스 기념관에 들러서 ‘모리스 본’ 앞에서 그 꿈을 잠깐 이루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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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덩굴무늬 속에서 길을 잃다. 벨 에포크 : -벨 에포크(belle ´epoque). ‘아름다운 시대’라는 뜻이다. 프랑스 사람들은 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의 무사태평했던 시절을 이렇게 부른다. 1871년 프로이센과의 보불전쟁이 끝난 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까지의 평화롭던 시절이다. 윌리엄 모리스(1834-1896)는 유럽의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를 특징짓는 이른바 벨 에포크 시대를 온몸으로 이끌었던 미술공예운동의 중심인물이다. 그는 여러 분야에 뛰어난 디자인 능력을 발휘했지만 그를 내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은 그가 설립한 예술제본 공방인 ‘캠스콧 프레스’에서 출판한 예술 장정본의 실체를 두 눈으로 보고 나서 부터였다. 윌리엄 모리스의 책을 두 눈으로 직접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그의 예술적인 장식두문자와 쇄기풀이 이어진 덩굴무늬의 아름다움, 상하좌우 여백의 조화로운 배치를 통한 이상적인 인쇄기법과 아름다운 고딕, 로만체 활자에 마음을 빼앗길 것이다. 이 책은 [지상의 아름다운 책 한 권]과 [아름다운 책 이야기]등으로 유명한 이광주(현 인제대 명예교수)씨가 윌리엄 모리스의 디자인과 예술장정을 중심으로 많은 사진자료를 함께 사용해 펴 낸 작고 아름다운 책이다. 한길아트 image book 시리즈의 책답게 두꺼운 지질의 종이와 화려한 컬러도판이 책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의외로 본문의 내용이 적어 윌리엄 모리스의 생애와 사상 그의 디자인 철학을 심도 있게 전달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의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차지하는 사건들 <예를 들어 번 존스와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 등 평생의 지인과 연적을 만나 관계를 맺는 경위라든가 아내가 된 제인 버든을 만나게 되는 내용 등>은 상세하지는 않다하더라도 빠짐없이 언급되어 있으니, 이 책을 통해 윌리엄 모리스의 삶에 흥미를 느끼게 된 분이라면 시중의 몇 종 출판되어 있는 [윌리엄 모리스 평전]류의 책을 사서 읽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예술이 생활 속으로 들어오다. 디자이너 윌리엄 모리스의 가장 큰 업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회화, 조각, 건축 등 일상생활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콧대 높고 도도하던 예술을 가구, 실내인테리어, 타일, 벽지, 스테인드글라스, 쿠션 등 생활소품 곳곳으로 디자인이라는 이름을 달아주고 불러들인데 있다. 현대 수많은 사람들이 공부하고 있고 또 직. 간접적으로 생활 속에서 접하고 있는 ‘디자인’이라는 개념을 실생활에 접목시키는데 앞장섰던 주도적인 인물이며 그 스스로 아름다운 공예품들을 디자인하고 제작했던 장인이었다. 크게 3장으로 구성된 짧은 글 중 첫 장은 ‘디자이너 윌리엄 모리스’라는 제목으로 그의 업적을 살피고 있다. 그가<혹은 공동으로>작업한 수많은 공예품들의 아름다움을 사진을 통해 감상할 수 있어 이 책의 가치를 더욱 높여 준다. 중세와 현대의 만남 제2장 ‘아름다운 집, 레드하우스’ 편을 보자 윌리엄 모리스의 디자인 철학의 영감은 중세로부터 왔다. 그가 지극히 아름답다고 표현했던 중세고딕양식을 레드하우스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레드하우스, 그것은 집이라기보다는 詩이다”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 레드하우스는 윌리엄 모리스가 사랑했던 한 여인 ‘제인 버든’과의 신혼살림을 취해 필립 웨브가 설계한 건축물이다. 당시 모든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한다.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레드하우스는 모리스와 제인의 신혼집이었을 뿐만 아니라 미술 공예운동의 요람이었다. 새로운 예술 문화가 낳은 최초의 개인 주택이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이라는 찬탄이 그치지 않았던 그 집은 공예가들의 공동 작업이 건축예술로 얼마나 훌륭하게 구현되는가를 보여주는 최고의 작품이기도 했다.” -35p "레드하우스는 모리스와 필립 웨브가 공유하는 건축양식인 ‘상식. 전통. 배려’라는 세 가지 원칙에 모리스의 낭만과 웨브의 실용주의가 조화를 이룬 거의 엄숙하리만큼 균형 있고 간소한 집이다.“ -36p "번 존스가 벽화를 그리면 필립 웨브는 가구를 제작하고 모리스가 실내장식을 디자인 하면 제인은 벽걸이에 쓸 자수를 놓았다“ -39p 위와 같은 본문에서 확인 할 수 있다. 더욱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기쁨이 되는 것은 필립 웨브가 레드하우스를 설계 할 당시의 평면도가 책에 실려 있어 건축적 아름다움을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 저 책을 한 권만이라도 가질 수 있다면 -제3장 성스러운 집, 초서 작품집 “완벽한 중세의 책을 뛰어 넘는 예술작품은 완벽한 중세의 건축뿐이다.” -에드워드 번 존스 윌리엄 모리스는 1891년 “캠스콧 프레스”를 설립하여 책을 통한 고딕양식의 복고를 시도하게 된다. 수공으로 생산된 얇고 투명한 종이<삼베 수록지>를 특정업자에게서만 주문 생산하게 하여 사용하였고 고집스레 독일 하노버의 한 업자에게서만 인쇄용 잉크를 공급받아 사용했다. 그리고 활자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여 ‘골든체’를 완성하게 된다. 본문의 배치와 여백도 철저하게 연구했으며 그리고 무엇보다 캠스콧본의 아름다움은 바로 여러 화가들의 삽화와 모리스가 직접 디자인 한 장식 머리문자를 사용했기 때문에 얻어진 것이다. 이러한 디자인적 요소들의 결정체가 바로 ‘초서 작품집’이다. 옥스퍼드 시절부터 모리스는 초서를 자신의 정신적 스승으로 생각했고, 죽기 전에 반드시 초서 작품집을 간행하고자 하는 소망을 가졌으며 그 꿈은 그의 나이가 60세에 이르렀던 1890년에 디자인을 시작하여 그가 죽기 불과 4개월 전인 1896년 6월에야 완성을 보게 된다. 삶의 마지막 불꽃을 다 태워 완성한 이 책을 사람들은 “작은 성당”이라고 불렀다. 윌리엄 모리스의 이상이었던 중세고딕성당이 이 작은 책 한 권에 다 들어가 있다는 뜻일 터인데 평생을 중세고딕양식의 복고라는 디자인 철학을 지녀왔을 늙은 예술가에게는 최고의 찬사였을 것이다. 덩굴줄기의 끝을 찾아서 이 책은 본문 뒤에 나오는 윌리엄 모리스의 연보를 포함하여 155p 밖에 되지 않는 작은 책이다. 중간 중간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아름다운 사진 자료를 찬찬히 둘러보며 읽어도 두어 시간이면 독파가 가능하다. 윌리엄 모리스가 디자인한 채색 벽지를 모티브로 표지가 디자인 되어있고, 책등 부분은 검은 바탕 위 빨간 활자로 제목을 인쇄하였다. 작은 크기이지만 양장본이라 두툼한 앞. 뒤 표지가 무게감과 안정감을 동시에 주고 있으며 사용된 종이의 질 역시 품질이 좋아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의 가격이 13,000원 이라 선뜻 선택하기에는 부담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여러 인터넷 서점의 할인율과 적립금, 포인트 등을 적용하더라도 11,000원 이하로 구입하기가 힘든 가격이라는 것은 분명한 단점이지 않을까?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는 나름 윌리엄 모리스가 캠스콧본을 만들면서 고민했던 조판 상태<즉 활자의 배열과 상하좌우의 여백 구성>를 그대로 따라하려한 본문 구성을 보인다는 점이다. 한번 꼼꼼하게 비교해 보시길 바란다. “모리스는 또한 글자와 행의 균형 잡힌 간격, 그리고 인쇄 판면 위치와 여백에도 크게 신경 썼다. 판면은 한 쪽마다 단위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좌. 우 양쪽을 한 단위로 문자의 위치와 여백을 정했다. 이들 간격과 위치는 아름다운 책을 제작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자간, 한 행의 글자 수, 행의 수 등으로 구성되는 판면은 지면 전체로 봤을 때 여백은 안쪽이 가장 좁고, 천(天)<윗 여백>은 그곳보다도 약간 넓고, 외측<바깥 여백>은 더욱 넓으며, 지(地)<아래 여백>는 가장 넓게 한다는 것이 모리스의 판면 원리였다. 그 모든 문자와 도안의 레이아웃은 중세 필사본을 연구한 결과 내려진 판단의 결과였다.” -121p 책의 만듦새며 아름다운 작품의 사진들까지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느라 모리스의 세상 속 어디쯤 들어와 있는지 분간 할 수 없다. 수없이 꼬이고 엮여 이어진 덩굴장식무늬 속에서 한 순간 길을 잃어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