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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를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지만, 몇년 전 페북에서 이 분의 글들을 보고 살짝 감동을 먹었다가, 살펴보니 같이 페친으로 있는 분들이 좀 있기에 그냥 친구신청을 했었다. 허락해주셔서 이 분이 올리시는 글들을 여전히 종종 보고 있고, 이 책을 쓰는 과정도 눈팅으로 따라가봤다. 책이 발간된 시점이 얼마 지나지 않아 구매를 했으나, 게으름으로 이제서야 손에 잡아 보게 된다. 주로 COP28을 참여하러 오가던 길에서 많이 본 셈이다.
직장생활 하기 전에 봤던 생태주의/사회운동 관련 서적들에서 보던 이야기들도 많이 있어서 반가왔고, 그때 어중이떠중이로 보던 내용들을 차분하게 정리해주는 설명에 감사했다. 그러면서, 어쩔 수 없이 아주 새로운 이야기는 없음에 납득을 했으며, 몇가지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질문들도 생겼다.
"... 즉, 생태경제학은 생물리학적으로 인간의 경제규모가 지구 생태계의 수용능력을 넘어서고 있는지를 화폐가 아닌 물리적 방식으로 측정하며, 넘어설 위험이 있거나 넘어섰다면 여기에 대한 대처가 경제정책의 1순위가 되어야 하고 더 이상의 무한성장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 "... 기존 모형은 경제적 과정을 기업에서 가계로 이어지는 고립된 순환의 연속인 것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단선적인 세계상을 전달한다. ... 이것은 마치 생물학 교과서가 동물 연구를 제시할 때, 소화기관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순환계만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
앞부분 약 1/3 정도에서 생태경제학의 기본 전제랄까 사고방향이랄까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인용한 문장들이다. 여기서 참신하면서도 한편으로 의외로 깝깝함이 느껴졌던 측면은 '생물리학', '물리적 방식', '생물학' 등 자연과학을 언급하는 부분이었다. 경제학과 생태학의 eco- 가 같은 어원이라는 설명을 처음 들었을 때 이상의 인식을 묵묵하게 서술하고 있다는 생각과 함께, 경제적으로 '어떻게'라는 무수히 이어지는 질문을 넘어서는 '자연과학적으로 어떻게?'라는 생각이 들더라. 적어도 앞부분의 저자의 주장은 경제학과 자연과학을 전적으로 접합하는 개념을 주장하는 것이고, 생태학은 그 인터페이스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베리 카머너의 '원은 닫혀야 한다'에서 처음 접했던 Carrying Capacity라는 개념은 당시도 그리고 지금도 그것을 어떻게 객관적으로 정의하고, 측정하고, 한계를 설정할 것인지 쉽지 않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물론 '쉽지 않다'라는 말은 매우 불충분 한 표현이다. IPCC에서 언급하는 1.5도 또는 2.0도 온도 상승 한계로 설정된 온실가스 누적배출량, 소위 Carbon budget(탄소수지 또는 단순 경제학적으로 탄소예산이라 더 많이 불리는)라고 하는 각각 수십 기가톤에 달하는 물질량에 뒤따라오는 50%, 67%의 확률을 같이 생각할 때, 이와 같은 문제는 당연히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내 자신이 자연과학 분야 출신이어서 그런지, 그렇게 불확도가 많을 수 밖에 없는 자료들을 가지고 경제정책의 근간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에서 일단 뿌듯한 자부심이 살짝 스치.....자마자, 뒤따르는 검증과 평가에 대한 두려움과 생산된 데이터(감시 및 예측 등)에 대한 불확실성의 한계를 체감/예감하게 된다. 저자의 주장은 내가 여태 접해봤던 가장 최강의 '통합과학'에 대한 지향이 아닌가 싶더라.
'너무 이상적'이어서 반감이 드는 건 아니지만, 그러한 물리량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산출(가능해진 다면) 하에서 생산, 소비, 분배, 금융, 무역 등의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주장은... 사실, 그 이후에 언급되는 다른 학자들의 성과나 저자의 이론적 성과를 설명하기에 그릇의 차원이 매우 상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이러한 인류의 통합 지성에 대한 지향은 갈고 다듬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고 말이다. 냉소적으로, 많은 자연과학 전공자들이 세계 각지의 금융가에서 금융공학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들이 계산해 내는 무한한 이윤의 증식회로들의 방향을, 자신들이 공부한 물리적 세상의 경계를 찾고 운동방정식을 구성하고 검증하는 쪽으로 전환시킬 수 만 있다면, 이야 말로 인류지성의 유토피아가 아니겠나? 하는 생각도 해 본다. 하여간, 너무도 강한 주장을 은근슬쩍, 하지만 묵묵히 써내려간 것을 접하고 많이 놀랐다. 무지 인상적이었다.
"... 성장론 앞에 단서를 붙인다고 해서 정책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실제 정책 집행에 들어가면 앞에 붙은 단서는 제쳐두고 일단 '성장 먼저'가 관철되었기 때문이다..."는 주장는 생태위기를 대하는 주류경제학의 한계를 가장 깔끔하게 보여준다. 경제학자들의 놀이 단위인 화폐의 양을 확대하는 것, 그것이 놀이의 기본 규칙이므로 녹색, 포용, 스마트, 클린, 공유 어쩌고 저쩌고의 수식어는 보드게임판의 무늬와 색깔일 뿐이다. 그러다 보니 "... 기존 주류경제학에서는 최적의 생산 규모가 단지 '소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결정되지만, 이와 달리 생태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최적의 생산 규모는 주로 '지구 생태계의 수용능력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에서 말하는 '상대적'의 의미를 정리해야겠다 싶었다. 전자는 이전 소비에 대한 상대적인 양으로 단위는 화폐일 것이고, 후자는 특정 시점에서의 지구가 가지는 절대한계에 대한 에너지, 물질량, 시간 등의 비율일 것이다. 서로 다른 화폐들 사이의 등가법칙과 물리변수들 사이의 등가법칙 중 어떤 것이 더 쉬운지 혹은 정교한지는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 다만, 주류경제학에서의 상대성은 역사적 연속성에서의 단순 증감 비율이고 한계가 없음에 비해, 후자의 상대성은 지구가 가지는 총량으로서의 에너지, 물질은 상당히 작은 오차 내에서 확정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중 인간 (경제)활동을 위한 수용능력 자체가 얼마인지는 객관적으로 모니터링하거나 측정,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매우 제한적이고, 분야마다 분절적이어서, 근원적인 물리량 사이의 등가법칙과는 달리 현실적인 법칙은 - 국가, 사회, 역사적인 차원에서의 - 그 정의할 수 있는 방법이 지극히 모호한게 아닌가 싶다.
생태경제학자들이 수용능력 내에서 사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100% 공감을 하지만, 그것에 동의하기 위한 구체적인 지표를 자연과학이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 앞부분에서의 주장이 중반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부분이었다. 이러한 입장은 종반에도 이어진다. "... 무수한 지구 생태계 요소들을 '자연자본'이라고 취급하고 상대 가격 차이에 따라 언제든 인공자본으로 교체 가능한 것으로 인식한다는 말이다.(주류경제학이) 하지만 이미 생태경제학자들은 '펀드-플로' 생산 이론을 통해, 인공자본과 자연물질이 '근본적으로는 보완관계이고 아주 부분적으로만 대체관계'라고 정리한 바가 있다....." 내가 가지는 이해의 어려움, 혹은 비판의 지점은 바로 여기서 '아주 부분적으로'라고 말하는 것이 결국 앞에서 말한 '지구 생태계의 수용능력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결정되는 비율일 수 밖에 없는것 아닌가 하는 점이다. 궁극의 한계가 있다는 것은 알겠지만, 지금 현실에서 그것이 얼마일 것인지 객관적으로 말할 수 있겠냐? 하는 의문이다. 자연과학자들의 방법론, 생산수치, 연구대상 모두 개벌적으로 다르고, 그런 것들을 넓은 범위로 총괄할 수록 불확도는 커질 수 밖에 없고, 그러기에 그 주장이 가지는 실효성이라는게 매우 취약해보인다. 큰 틀에서의 주장, 그 배경 문제의식이나 이데올로기는 정말 동감되지만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되는 1.5도의 기준이 되는 물리량은 50%의 신뢰도밖에 가지지 못하는 기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점을 냉정하게 짚어보고 자연과학이든 사회과학이든 그 개념을 집요하게 파고 이념적 정리를 하려는 노력은 부족한 상태에서, 과학자그룹이 제시한 객관적(?) 사실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현실이 약간 답답하다. 하지만, 저자는 그 이상을 설정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고... 전체적으로 이 한계를 어떻게 넘어야 할 것인지 걱정되지만, 그래도 저자와 저자가 언급한 여러 그룹들의 소걸음이 하나씩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는 하고 싶다.
덧붙여서 31장 ESG와 RE100에 대한 설명에서 우리나라 현실에 대한 암담함을 다시 느꼈다. '정부정책'과 '기업자율'의 방향을 설명하는 가운데, 적어도 우리정부의 정책은 기업의 방향을 통제하기는 커녕, 대기업들이 얄팍한 마케팅 차원에서 추진하는 기후대응정책도 뒷받침 못하는 후진성을 보이는게 아닌가 싶더라. 에고...
마지막으로 결론 부분을 보고서 찜찜하게 남는 의문이 있다. 역시 저자 주장의 허점이 아닌가 싶은데... 다양한 그룹들의 주장들 모두 좋아보였고, 희망을 찾을 만 했다고 본다. 그런데 너무 국가이 경계 내에서만 생각하는 것 같더라. 하물며 주류의 화폐경제에서도 한 단위에서 성공하는 정책이라는게 국제사회에서의 힘의 논리 앞에서 허물어지는 경우가 너무 많은데, 물리적 근거를 가진 가치평가, 교환, 생산체계를 고려한다고 주장하는데 있어서 국제적인 공조에 대한 제시가 너무나 안보이는 것 같아서말이다. 허먼 데일리의 주장 10번을 빼고는 이런 우려를 반영한 주장이 없는게 아닌가 싶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COP28을 오가는 길에 이 책을 봐서 그런가, 현재의 국제협상 시장의 상황을 생각할 때 저자의 주장이 실효적인 힘을 가지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이 참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탈성장이론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좀 더 알게 되었고, 도넛경제의 개념도 알게 되었고... 여러가지 실천적 정책의 참고아이디어는 매우 건강하게 제시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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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와 경제학의 상관관계를 탐구하는 책입니다. 기후 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경제적 접근 방식을 제시합니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기후 변화 문제를 경제적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 책을 통해 기후 변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강력히 추천할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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