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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 장을 보았다. 북한군 시체로 보이는 사진이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이 투입되었다는 건 이미 뉴스로 확인했었다. 러시아가 북한군을 총알받이로 사용한 것처럼 보여 마음이 좋지 않았다. 쿠르스크 작전이었다. 몇 년 전 콜린 퍼스와 레아 세이두가 나오는 영화라고 해서 <쿠르스크>를 보았다. 나는 이 소설이 그 영화를 재구성한 게 아닐까 생각했다. 영화의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고 레아 세이두가 남편을 찾아다녔던 장면과 공허한 눈빛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다. 죽음은 이렇듯 슬픔을 안긴다.
『가라앉는 마음』은 미국 시애틀의 기자가 쿠르스크 관련자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내용이다. 러시아 잠수함 쿠르스크가 바렌츠해에서 침몰하며 118명의 승조원이 사망했다. 가족을 잃은 사람, 잠수함의 제독 등 그들의 시선으로 쿠르스크 사건을 바라본다. 먹을 것이 부족해 잠수함의 부품 등을 몰래 팔아야 했던 대화에서 러시아의 경제적 상황을 짐작하게 한다. ![]()
2014년에 일어난 세월호 사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분리하여 생각하려고 해도 자꾸만 겹치는 상황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힘들었던 것 같다. 쿠르스크가 침몰한 뒤 한 명의 사상자도 없으니 안심하라고 했던 것과 책임 회피를 위해 침몰한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던 장면은 세월호 사건과 흡사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들은 절규했지만, 그들만의 사정일 뿐이었다. 쿠르스크 침몰 후 관계자들이 했던 행동은 세월호 사건과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건 비단 나 뿐만은 아닐 것이다. 감추고자 하는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기 마련이라는 것을 그들은 몰랐던 것일까. 가족을 잃은 슬픔을 누군가에게는 말하고 싶었을 것이며, 사건이 일어났던 때 군 관계자로서 회피했던 책임을 다하고자 했던 것도 다르지 않다. 기자가 인터뷰하러 갔을 때 가족들은 경제적 상황이 어려움에도 다과를 내어 넣고 함께 식사하기를 권하며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사고라는 건 많은 징조를 무시한 대가로 발생한다. 수직적으로 얽힌 윗사람들은 지탄받는 듯 보이다 어영부영 승진한다. 유족들은 운다. (177페이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데도 안전 불감증을 마치 습관처럼 가지고 있다. 병으로 아프든, 사고나 사건이 생기는 데는 징조가 있는 법이다. 무시하다가 수많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걸 모르는 것인가. 그러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
여기에서 마야 카슨이 왜 그토록 쿠르스크 사고에 대하여 파고드는지 궁금하다. 물론 기자로서 취재를 위해 열정을 다한 걸로 보이기도 했지만, 사정이 있는 듯하다. 그들의 슬픔을 이해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희생자들의 가족과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시간이었다. 더불어 마야 카슨이 왜 슬픔에 잠겼는지도, 사고에 대하여 말하는 사람에게 오래도록 묻어두었던 아픈 이야기를 한다. 낯선 사람에게 말할 수 있다는 건 그들과의 감정의 전이 때문이 아니었을까.
쿠르스크 사고를 통해 우리나라의 역사와 사고를 말하는 듯했다. 우리는 사고를 겪으며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배운다. 같은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지켜봐야 한다. 주변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좀 더 솔직해지고,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작가가 자료 조사를 많이 한 것 같다. 쿠르스크 영화를 보는 듯, 마야 카슨이 인터뷰를 하는 장면들이 머릿속을 부유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는 장면들을 그려본다. 정국이 시끄럽다. 다시, 평온했던 날들로 가기를 기원한다.
#가라앉는마음 #홍기훈 #도서출판득수 #책 #책추천 #문학 #소설 #소설추천 #한국소설 #한국문학 #쿠르스크 #책방수북 #한국젊은남성작가 |
![]() 소설이 아니라 조사기록이나 특집 다큐멘터리를 본 기분이 든다. 그만큼 이 작품을 쓰기 위해 노력한 작가의 방대한 사전 조사가 느껴진다. 한가지도 놓치지 않으려는 치밀함이 보여 감탄하며 읽었다. 시애틀에서 기자로 활동하는 주인공은 동료를 대신해 기사 하나를 맡게 된다. 급하게 러시아로 날아가 예정된 인터뷰를 여러차례 하면서 사건에 대해 깊숙히 들어가게 된다. 2000년의 여름, 러시아 해군 북방함대 소속 핵 잠수함인 K-141 쿠르스크가 항구를 떠난다. 그리고 훈련 도중 갑작스레 통신이 끊긴다. 해군본부가 침몰 사고를 인지한 건 거의 열두 시간이 흐른뒤, 생존자는 이미 없었고 구출하기도 전에 모든 게 끝이 났다. 2년 뒤에 발표한 공식 사고 보고서에 의하면 침몰 원인은 잠수함에 실린 무게 4.5톤 중어뢰의 심각한 결함이었다. 용접 부실로 그 틈에서 연료가 새어나와 폭발했다는 것. 이로 인해 118명의 승조원이 희생되었다. 이미 20년 전에 일어난 이 사건은 러시아 정부에서 너무나 심플하게 결론 짖고 조사를 끝마쳤다. 기자인 주인공은 7명의 인터뷰이를 만나면서 그 증언에서 사고의 진실과 남은 유가족들의 슬픔과 절규를 느끼게 된다. 특히 남편을 잃은 부인의 증언은 무겁고 암담했다. 마치 러시아판 세월호를 보는 느낌이다. 상황과 배경은 다를지라도 국민을 지켜야 하는 국가가 미필적 고의로 수백명을 죽인 참담한 비극이라는 구조가 비슷해 보인다. 그래서 유가족들의 슬픔에 더 마음이 깊게 가 닿은 것도 있다. 사람은 눈 앞에 사랑하는 사람이 사고로 죽으면 분노와 슬픔 뒤에 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어한다. 이해하고 납득해야 진심으로 슬퍼하고 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애도의 끝은 아무도 알 수 없다. 유가족이 끝났다고 해야 끝나는 것. 그래야 그 뒤에 남은 삶이라도 살아갈 수가 있는 것이다.
*출판사에서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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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수서평단
📝북미에서 발행되는 주간지 더 페이퍼 신문사는 창간 20주년을 맞아 특별호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역대 최고의 기사를 뽑는 온라인 투표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2000년, 창간 당시 일어난 사건을 재조명하는 특집 섹션을 위해 기자들은 열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독자는 그중 기사 한 편의 취재에 초대됩니다. 마야 카슨과 함께 러시아로 여행을 떠납니다. 📝2000년 어느 여름 날, 러시아 해군 소속 핵잠수함 쿠르스크가 항구를 떠났습니다. 훈련 도중 통신이 끊겼습니다. 생존자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잠수함 사고의 경위를 밝히기 위해 마야는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사고 조사 책임자, 해군 소속 관계자, 남편을 잃은 아내, 사령관 출신 정치인, 유사한 사고로 아들을 잃은 노부부, 당시 해군 공보실에서 근무하고 있던 군인,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틀에 박힌 공식적인 입장만을 고수하는 군 관계자부터, 20년 이상이 지났지만 여전히 눈물이 마르지 않는 희생자 가족까지, 마야의 바쁜 일정과 함께하며 독자는 쿠르스크 함 침몰 사고를 다각도에서 바라보았습니다. 세상의 흐름에서부터 나의 개인적인 에피소드까지 쿠르스크 함 사고와 닮은 수많은 일이 떠올랐습니다. 🔖2000년 8월, 훈련 중 원인 미상으로 침몰한 핵잠수함의 실제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46개의 참고문헌으로 미루어 보아 저자는 이 소설을 위해 객관적인 자료를 오랜 시간 동안 조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문헌 역시 소설의 일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이 없는 이유가 예상이 됩니다. 소설이라는 장르, 오랜 시간이 지나더라도 밝혀지지 않을 진실, 그 밖에도 초보 독자가 알 수 없는 무수한 요인과 관련이 있겠지요. 🔖다른 나라의 역사에도, 군 시설에도 무지한 독자의 시선은 하루에도 셀 수 없이 일어나는 사건, 사고로 이어졌습니다. 관련 기관, 관리 담당자, 피해자, 가해 요인, 저마다의 입장, 그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들... 우리가 사는 세상이란 얼마나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는 건지, 상상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 누구에게 책임을 돌려야 하는지에만 혈안이 되어 있지 않은가 생각해 봅니다. 원인 파악과 개선의 노력을 통해 추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반문해 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모습이 아쉽습니다. 남 이야기하듯 리뷰를 쓰고 있지만 독자 역시 크게 다른 모습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철거가 예정되어 있었던 고가도로가 일부 붕괴됨으로 희생이 있었습니다. 교통편에 고충을 겪는 국민들의 모습이 화면에 비쳤습니다. 소음 문제로 민원이 많았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전문가의 안전 진단이 고가 아래를 지나는 철도의 관계자에게는 통보되지 않았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6개월 전쯤이었을까요? 대도심 주요 도로의 공사가 교통 체증 민원으로 전면 백지화되었다는 소식이 씁쓸했습니다. 12년 전의 선박 사고가 떠올라 마음이 아팠습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소설 속 잠수함 사고와 크게 다르지 않음에 막막해집니다.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건지, 얼마나 많은 이해관계가 꼬여 있는 건지, 과연 풀어낼 수는 있는지, 질문이 가득합니다. 🔖 「가라앉는 마음」 이 독자에게 전해준 메시지는 꽤 분명했습니다. 꼬여 있는 수많은 실타래를 잊지 말자고, 온전한 실타래를 위해 노력하자고, 그 쓰린 과정을 외면하지 말자고, 흉터를 헛되이 하지 말자고. 지금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은 과거의 상처와 흉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그 오랜 시간의 가치를 기억해야 한다고, 후대를 위해 우리도 흉터를 예쁘게 다듬어 보자고, 그리고 이왕이면 상처가 나지 않도록 힘을 모아 보자고. 불운은 개인에게도, 가족이나 나라 단위로도 종종 일어나곤 한다. 삶에는 이따금 손을 놓고 바라만 봐야 하는 순간이 있다. (81쪽) 우리나라가 침몰 잠수함의 승조원 구조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무엇보다도, 사고 후 무언가 바뀌었는지. (83쪽)
🔖일상에서, 가까운 곳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어딘가에서 생기는 상처가 잘 치료되기를, 흉터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기를, 그래서 조금씩 나아지는 세상이 되기를 🙏 #가라앉는마음 #홍기훈장편소설 #득수#득수서평단#도서출판득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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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 읽었지만, 끝내 소설로만 받아들일 수 없었던 이야기였다. 더 페이퍼 소속 기자 마야 카슨은 창간 20주년 특집 기사를 준비하던 중, 동료 기자의 부탁으로 러시아 무르만스크로 향하게 된다. “당신이 읽게 될 무언가는 소설이 아니다.” 책은 그렇게 시작된다. 그리고 실제로 이 이야기는 2000년 8월 12일 침몰한 러시아 핵잠수함 K-141 쿠르스크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마야 카슨은 관계자와 구조원, 그리고 유족들을 인터뷰하며 침몰의 원인과 구조 과정, 그리고 사건 이후에도 끝나지 않은 사람들의 시간을 마주하게 된다. 그들의 기억은 서로 다르게 남아 있었고, 진실과 왜곡, 죄책감과 분노가 뒤섞여 있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누구도 그날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단순히 사고를 기록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남겨진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오래 바라보게 만든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은 미안함과 후회, 그리움과 상처를 안고 계속 살아간다. 그리고 어떤 슬픔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조용히 보여준다. 책장을 덮고 난 뒤에도 마음 한편이 오래 가라앉아 있었다. 결국 이 이야기는 침몰한 잠수함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날 이후 멈춰버린 사람들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종종 사건은 지나간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날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살아남는다는 것은 때로 잊는 것이 아니라, 끝내 안고 살아가는 일이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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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가라앉는 마음 홍기훈 2024 득수
홍기훈의 <가라앉는 마음>은 2000년 러시아 바렌츠해에서 발생한 쿠르스크 잠수함 침몰 사고를 바탕으로 한 장편소설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단순히 실존 재난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재난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죄책감과 침묵, 그리고 국가 시스템의 무책임을 집요하게 추적한다는 점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소설은 미국 시애틀의 기자 마야 카슨이 쿠르스크 사고 20주기를 맞아 러시아를 방문하고, 당시 사건 관계자들과 유가족들을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장성, 구조 관계자, 희생자 가족들의 증언은 단순한 사건 기록을 넘어 하나의 집단적 상처로 이어진다. 특히 <가라앉는 마음>은 재난의 순간보다 그 이후를 더욱 처절하게 응시한다. 정부의 정보 은폐와 책임 회피,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끝나지 않는 유가족들의 슬픔은 작품 전반을 무겁게 감싼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작품이 누구 하나를 단순한 악인으로 규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고 책임자들은 변명하면서도 죄책감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유가족들은 국가를 원망하면서도 스스로를 자책한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침몰 이후의 시간을 견디고 있다. 이처럼 <가라앉는 마음>은 재난이 인간 내부에 남기는 상처와 죄책감의 구조를 섬세하게 드러낸다.
또한 이 작품은 한국 독자들에게 강한 기시감을 불러일으킨다. 쿠르스크 사고를 다루고 있지만,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회적 재난을 떠올리게 된다. 사고 직후의 혼란, 반복되는 책임 회피,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희미해지는 사회적 애도는 너무도 익숙한 풍경처럼 다가온다. 결국 <가라앉는 마음>은 특정 국가의 비극을 넘어, 재난을 소비하고 망각하는 사회 전체를 향한 질문으로 확장된다. 문학적으로도 <가라앉는 마음>은 뛰어난 현실감을 보여준다. 방대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한 치밀한 묘사와 인터뷰 형식의 구성은 다큐멘터리를 읽는 듯한 몰입감을 만든다. 동시에 차갑고 절제된 문장 안에는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이 담겨 있다. 결국 <가라앉는 마음>은 단순한 재난소설이 아니다. 그것은 기억과 애도,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마음에 관한 이야기다. 작품은 독자에게 묻는다. 우리는 재난을 정말 기억하고 있는가, 아니면 단지 소비한 뒤 잊어버리고 있는가라고 묻고 있으며 우리는 우리의 거울을 보고 답변을 해야 할 것이다. #가라앉은마음 #득수 #홍기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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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가라 앉는 마음』은 2000년 실제 발생했던 러시아 쿠르스크 잠수함 침몰 사고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한 만큼 인터뷰 형식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들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사고가 발생하게 된 과정부터 구조 작업,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삶까지 생생하게 전달된다. 특히 러시아의 쿠르스크 사고뿐 아니라 미국의 스레셔호와 스콜피온호 사건, 그리고 우리나라의 세월호 참사까지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만든다. 사고는 반복되지만 우리는 과연 무엇을 바꾸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마야 카슨이 스레셔 사고 이후 개선된 점들이 스콜피온 사고에는 제대로 적용되었는지를 검색하는 장면은 인상 깊었다. 단순히 사고를 기억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 어떤 변화가 이루어져야 하는지 깊게 생각하게 만든다. 『가라 앉는 마음』 속 인물들은 모두 저마다의 죄책감을 안고 살아간다. 주인공 마야 카슨, 쿠르스크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 그리고 그들을 도왔던 파벨까지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지 못했다는 감정을 품고 있다. 사실 그들의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사고 이후 살아남은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탓하며 살아간다. 홍기훈 작가는 이러한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차분한 문장으로 담아낸다. 그래서 더욱 묵직하게 다가온다. 사고는 시간이 지나 수습될 수 있지만, 남겨진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사랑하는 사람이 영원히 남아 있다는 사실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가라 앉는 마음』은 단순한 잠수함 사고 이야기가 아니다. 바다 아래 가라앉은 잠수함처럼 사람들의 마음속 깊이 가라앉아버린 상처와 진실에 대한 이야기다. 사고는 지나가도 남겨진 사람들의 시간은 끝나지 않는다. 작품은 그 현실을 담담하면서도 현실적인 감정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단순한 재난소설이라기보다 사람의 기억과 상처,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작품처럼 느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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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잊힌 비극을 다시 호명하는 이유 2000년 8월 12일, 러시아 바렌츠해에서 원자력 잠수함 '쿠르스크호'가 침몰했습니다. 118명의 승조원은 차가운 심해에서 구조를 기다렸으나, 전원 사망이라는 비극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홍기훈 작가의 데뷔작 《가라앉는 마음》은 이 거대한 비극을 20년의 세월이 흐른 뒤, 한 기자의 인터뷰 형식을 빌려 다시금 수면 위로 끌어올립니다. 이 소설은 단순한 사건 기록이 아닙니다. 비극이 발생했을 때 국가가 작동하는 방식, 그리고 그 시스템 아래에서 개인이 겪는 처절한 무력감을 다큐멘터리처럼 치밀하게, 때로는 시처럼 서정적으로 그려냅니다. 1. '진실'이라는 이름의 기만적인 희석 소설 속에서 가장 소름 돋는 통찰은 국가가 진실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사고 직후, 정보는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습니다. 소설은 이를 이렇게 표현합니다. "현실을 그렇게 희석해서 우리한테 주입하는 거야. 단번에 모든 걸 공개하면 어떤 반응이 나올지 아니까." (119p) 권력은 대중의 분노를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진실을 단번에 드러내기보다, 시간을 끌며 조금씩 '희석'하여 주입합니다. 그 과정에서 유가족과 대중은 어느 지점에서 화를 내야 할지조차 잊어버리는 심리적 피로감에 빠지게 됩니다. "희망이 손으로 떠낸 바닷물처럼 스르륵 빠져나가는" 그 허망한 기다림 끝에 남는 것은 결국 국가를 향한 불신과 개인의 파편화된 슬픔뿐입니다. 2. 손잡이를 자를 수 없는 칼, 논리로 해체할 수 없는 슬픔 사건을 바라보는 제삼자와 당사자의 시선 차이는 이 소설의 가장 아픈 지점입니다. 효율을 중시하는 사회는 슬픔에도 '비용'과 '필요성'을 따집니다. "왜 자신을 불필요한 슬픔 속에 밀어넣는지 이해가 안 간다(210p)"는 냉담한 시선 앞에서, 당사자들은 고립됩니다. 하지만 작가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칼이 아무리 날카로워도 스스로 손잡이를 자를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자신이 포획된 사건에 논리를 씌울 수 없다." (129p) 비극에 직접 처한 이들에게 '객관적 진실'이나 '논리적 납득'은 사치에 가깝습니다. 검증된 보고서 한 장이 잃어버린 가족을 되돌려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비극의 수습은 기술적 원인 규명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그 거대한 슬픔의 영역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3. 수습의 본질: 살아 있는 사람들의 눈물을 줄이는 일 우리는 흔히 사고 수습이라고 하면 선체 인양이나 책임자 처벌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이 소설이 던지는 가장 묵직한 질문은 사고 수습의 '진짜 목적'이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사고 수습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시오? (중략) 살아 있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덜 눈물을 흘리도록 하는 게 핵심인 거요." (45p) 이 문장은 국가의 존재 이유를 되묻게 합니다. 시스템의 안위나 정치적 파장을 계산하기보다, 지금 당장 가슴에 멍이 든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 그것이 국가가 해야 할 가장 고결한 의무라는 사실을 작가는 역설합니다. 비극 이후의 회복은 결국 "손이 찢어진 것보다 가슴에 멍이 드는 걸 더 아프게 느끼는 사람(268p)"들의 마음을 어떻게 보듬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마치며: 우리 곁의 '쿠르스크호'를 생각하며 홍기훈 작가의 문장은 차갑고 건조한 듯 보이지만, 그 기저에는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이 흐르고 있습니다. 쿠르스크호의 비극은 낯선 러시아의 과거사로 머물지 않습니다. 세월호 참사 등 우리가 겪어온 수많은 사회적 재난의 기억들이 소설 곳곳에서 겹쳐 보입니다. 우리는 거대한 비극 앞에 종종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267p)"며 무력감에 빠지곤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행위 자체가 가라앉은 진실에 귀를 기울이는 연대의 시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억지로 수면 위로 올라오려 애쓰기보다, 그 가라앉은 마음의 무게를 오롯이 함께 견뎌보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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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왜 항상 무고한 죽음 뒤에는 감추어야 할 것들이 많은걸까? 무엇을 감추고자 그들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지 못하는 걸까? 우리는 늘 묻는다. 대체 그들이 왜? 그리고 그들은 왜? 라고. ✔️ 2000년 8월 12일, 러시아의 잠수함 쿠르스크가 깊은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잠수함에 탑승했던 승조원 118명은 차갑게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러시아 정부는 침몰된 잠수함을 인양하기 위해 도와주겠다는 다른 나라들의 도움을 뿌리쳤고 유가족들은 하염없이 생존 소식만을 기다릴 뿐이다. ✔️ 마야는 동료의 부탁으로 예정에도 없던 러시아로 날아간다. 동료가 잡아놓은 인물들과 인터뷰를 하며 얼른 기사를 마무리하고 시애틀에서 기다리고 있는 친구에게 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정해진 인터뷰 스케쥴 말고 뜻밖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으며 빠르게 마무리 하고 싶었던 마음은 이상하게 자꾸 한 사람을 떠올리게 했고 기어코 한 남자와의 인터뷰를 하며 그 감정은 폭발하게 된다. 🍀 우리나라 사람들은 잘 모르는 참사에 대한 이야기를 소설로 쓰기에는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일까, 작가의 자료 조사가 얼마나 치밀했는지 이야기의 탄탄함이 느껴졌다. 표면 위에 드러난 자료들을 토대로 인물들의 내면 상태와 화자의 심리선을 따라가는 재미가 좋았다. 📚 이 이야기를 읽는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단연코 생각나는 참사가 하나 있을 것이다. 아직도 진실이 무엇인지 모를 그 사건에 대해. 아직도 차가운 바닷속에 있을 사랑하는 이들에 대해. 왜 그들은 감추어야만 할까? 그저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의 진실을 알고 싶을 뿐인데 말이다. 전기요금도, 전화요금도 받지 말라는 러시아 대통령의 말이 유족들에게 무슨 위로가 된다고 그렇게 말 할 수 있는지 분통이 터져 나왔다. 부디 죽음 뒤에 감춰야 할 진실 따위는 없길 바라는 마음이 든다. 그리고 쿠르스크의 한 승조원의 유서가 오랫동안 맴돌았다. "모두들 안녕,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25년이 지났지만 그들의 죽음을 위로해본다. #가라앉는마음 #홍기훈 #득수 #득수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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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러시아에서 일어나 쿠르스크 잠수함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러시아로 날아간 미국 기자 기사를 쓰기 위해 관련된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인터뷰하는 과정이 그려져 있습니다 잠수함 침몰할 때 안에 타고 있던 군인들의 유족 그 사건의 책임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변명만 늘어놓는 책임자들 반면 유족들은 그들을 막지 못한 자신들을 탓하는 모습도 보여 읽다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어 더욱 이 인터뷰들이 다르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시간이 많이 흘러 잊을 뻔 했는데 가라앉는마음 덕분에 그때에 일들이 또 생각하며 잊지 말아야겠다 다짐하게 되네요 아직도 우리에게 현재진행형이라는 것 잊지 말자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