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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부터 무척이나 관능적인데다 "그녀의 모든 사랑은 열여섯에 끝났다'란 다소 충격적인 문구가 새겨진 신작 소설을 만났다. 다니엘라 크리엔란 독일 작가의 데뷔작 '그 여름 마리아'... 도대체 어떤 사랑이기에 열여섯이란 어린 나이에 사랑을 끝났다는 표현을 썼을까 싶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1990년 동독의 시골 마을에 사는 열여섯 살 소녀 마리아는 이 마을의 커다란 농장 두 곳 중 한 곳에 또래의 남자 요하네스의 집에서 살고 있다. 아직 어린 나이라고 할 수 있지만 뛰어난 미모를 자랑하며 독서를 좋아하고 우수한 성적임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제대로 가지 않고 빈둥거리며 요하네스 가족에게 의탁하는 생활에 그럭저럭 만족하고 있다.
오래간만에 엄마를 만나러 간 마리아는 생각지도 못한 자신과 불과 세 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열아홉 살의 여자가 아빠의 아이를 가졌다며 재혼을 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태연한 척 했지만 마리아의 마음은 엄마로 인해 슬프다.
엄마와 함께 차를 타고 농장으로 돌아가던 중 사고가 발생하고 술주정뱅이로 소문이 난 마흔 살의 헤너란 이웃이 도움을 준다. 헤너는 마리아를 자신의 집에 데려가 그녀를 품에 안는다. 그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는 마리아... 요하네스에게 돌아왔지만 헤너가 몰래 숨겨 둔 쪽지를 보며 마리아는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인다.
바로 옆 농장이라 언제 들통 날지 모르는데 마리아는 헤너와 점점 더 깊은 관계에 빠지고 만다. 결국에는 사진만을 생각하는 요하네스를 떠나 헤너의 곁에 있고 싶다. 이런 그녀의 열망에 헤너는 당황스럽다.
생각지도 못했던 상대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마리아가 열일곱 살 생일을 맞았기에 스물세 살 차이가 나는 남자의 노련함에 빠져 든 것도 이해가 된다. 통일 전 동독의 불안정한 상황에서 마리아는 자신의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마리아는 헤너가 나타나 그와의 육체관계를 통해 요하네스에게서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느끼게 된다.
마리아가 헤너에게 급속도로 빠져든 것은 육체적인 이유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과 불과 세 살 차이 밖에 나지 않는 여자와 재혼하려는 아빠의 부재를 헤너를 통해서 어느 정도 위안을 얻고자 하는 마음도 있지 않았나 싶다. 물론 그와의 관계는 사랑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세상 사람들 눈에는 분명 이들의 관계는 어긋나 보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의 사랑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마리아와 헤너가 가진 감정이 무엇인지 느끼고 이해하게 된다. 마리아보다 헤너는 현명하다. 혼자였던 사람만이 가진 고독의 무게를 알기에 마리아에게 가장 좋은 자리가 어디인지 인식하고 그녀를 위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그의 선택인지 아님 사고인지는 몰라도 그가 왜 그토록 술을 마실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간다. 아름답다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마리아와 헤너의 사랑이 육체적인 욕망만을 쫓았던 사랑이 아니란 것에는 동의 한다.
다니엘라 크리엔란 작가의 등장이 반갑다. 타우누스 시리즈로 알게 된 넬리 노이하우스와 함께 앞으로 기억하고 있어야 할 독일작가란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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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과 한 여자의 무릎과 팔이 보이는 표지 때문에, 또한 러브 스토리라는 것 때문에 이 책에 관심을 가졌다. 열여섯 살의 소녀가 마흔 살의 헤너를 사랑한다는 이야기였다. 열여섯 살의 소녀가 왜, 마흔 살의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을까, 하는 호기심이 동했다. 금지된 사랑을 꿈꾸는가. 이런 작품에 끌리는 걸 보면.
1990년대의 DDR(통일전 동독)의 한 브렌델 농장, 남자 친구 요하네스의 농장에서 거주하는 마리아는 엄마와 아빠는 이혼했고, 엄마가 있는 집에서 학교에 가려면 꽤 오랜 시간 걸어야 한다. 하지만 요하네스의 농장에서는 그리 멀지 않다. 요하네스의 가족과 함께 농장에서 머물고 있는 마리아는 학교에는 가지 않고, 들판에 누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고 있을 뿐이다.
요하네스의 가족과 함께 지내며 점점 그 가족의 일원이 되어 가는 마리아는 근처 농장을 가지고 있는 마흔 살의 헤너를 우연한 사고로 만나게 된다. 그리고는 자신의 마음을 제어할 수 없어 헤너의 농장을 방문하게 된다. 남자친구 요하네스가 있지만, 알콜중독자이자 폭력을 휘두른다는 헤너에게 향하는 마음을 어찌할 수 없다. 그렇게 뜨거운 한 여름, 마리아는 금지된 사랑을 한다.
마리아의 고백으로 이어지는 내용들은 간결한 문장속에서 빛을 발한다. 통일 전 동독에서 사는 사람들의 마음, 서쪽에서 온 지크프리트의 동생 가족이 찾아 왔을때의 거리감, 또한 서쪽 도시를 방문했을때 느꼈던 감정들이 섬세하게 서술되어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리아의 감정이었다. 남자친구 요하네스의 집에서 머물면서 자신에게 따뜻하게 대해주고 있는 브렌델 가족에게 배신을 한 것 같지만, 그녀 자신도 자신을 이해할 수 없다. 많이 부끄럽지만 후회는 하지 않았다.
어느새 마리아의 감정에 이입되어서 일까. 일탈을 하고 있는 마리아를 생각하면 마음이 조마조마 했다. 요하네스의 가족에게 들킬것만 같아서. 헤너에게 향하는 열정을 눈치챌 것만 같아, 모든 것들이 산산조각이 날 것 같아서. 하지만 책을 읽는 우리의 마음보다 마리아는 더 담대했다. 그 모든 것의 감정들을 뒤로하고 자신만의 감정에 충실하기로 했던 것이다.
만약 마리아가 원하는 대로 됐더라면 마리아와 헤너는 과연 행복했을까. 마리아를 생각하는 헤너의 마지막 결정, 사랑함에도 마리아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던 헤너의 결정때문에 이 책의 마지막을 읽고 나서는 안도감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그 자리에서 당장 얘기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얘기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일이 잇는가 하면 어떤 일들은 차마 얘기할 수 없다. (122페이지)
금지된 사랑에 관한 이야기였다. 누구나 마음속에 사랑 하나쯤 숨겨두고 싶기도 할 것이다. 그 여름, 마리아는 자신의 헤너에 대한 떨림에 모든 열정을 쏟아부었다. 먼 훗날, 1990년의 뜨거웠던 여름을 생각하면 마리아는 어떤 감정을 가질까. 영원할 수 없었던 짧았던 여름을 늘 그리워하게 될까. 마음 깊은 곳에 헤너에 대한 감정을 숨겨놓고 여름만 되면 그 기억들 때문에 아파할까. 마리아의 마음속에 늘 살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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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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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여름을 지나 가을로 들어서는 시점이다. 여름이라는 계절은 강렬한 햇살처럼 뜨겁다. <그 여름 마리아>의 표지가 주는 인상은 묘한 자극을 준다. 욕조에 기대 누워있는 16살 소녀 마리아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서른아홉, 열아홉>이라는 영화가 연상녀와의 로맨스를 다룬 것이라면 이 소설은 마흔이 된 남자와 열여섯 소녀 간의 사랑인데 띠동갑도 넘는 나이차를 뛰어넘은 사랑을 소재로 매우 위태롭게 시작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마리아는 남자친구인 요하네스의 가족과 함께 농장에서 살아간다. 요하네스와 사랑을 나누긴 하지만 예기치 않게 새로운 사랑에 눈을 띄게 된다. 고되고 지루한 일상이 반복되는 농장에서의 생활에 갑자기 찾아온 사랑이라는 감정에 열병을 앓는 마리아와 독일이 통일되기만을 기다리는 요하네스 가족의 모습은 묘하게 일치한다. 그 시대적 배경이 1990년으로 잡은 것도 통일과 해방감을 절묘하게 일치시키기 위한 장치일지도 모른다. 평소 알코올 중독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해너는 아내마저 도망가버릴 정도로 성질도 고약한 남자다. 그러던 해너가 건너편의 마리아를 겁탈하는 일이 발생하는데 그 이후로 해너와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발전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나이 차이도 무시할 수 없는데다 유부남인 해너를 어떻게 열여섯 소녀는 그 이후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아무런 꿈도 없고 미래도 불투명하기만한 자신의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바로 해너와의 사랑이었던 것이다. 이런 일탈적인 행동은 급기야 한 여름은 사랑이라는 열병에 앓게 하였고 그를 만나지 못하는 날은 슬픔과 쓸쓸한 마음으로 보내야 했다. 우리나라 정서상으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사랑에 빠지면 나이도 국경도 잊게 되는 것일까? 자신의 미래는 과연 어디에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마리아는 해너와의 사랑을 나눈 이후에는 점점 앞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 책 초반부부터 등장하는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그가 마흔이 된 남자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서로 대화가 통했기 때문이며, 이런 마리아를 충분히 이해해줬던 해너였기에 마리아는 그와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할 것이다. 여름과 사랑의 위태로운 사랑은 나이차이를 뛰어넘어 매우 열정적이었으며, 온 힘으로 서로에게 최선을 다했던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다. 내게도 마리아와 같은 사랑이 찾아오기를 기대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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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중에서 여름을 가장 좋아한다. 선천적으로 물을 좋아하는 나에게 여름이야말로 많은 행복을 주는 계절이다. 더워서 탈이지만. 여름날 시내 번화가나 저녁 무렵의 해수욕장으로 놀려가서 젊은이들의 무리를 보면 나도 나도 모르게 설레고 마치 나도 그들과 비슷한 나이인듯한 착각이 든다. 이 책으로 엘리 크리엔이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는데 자국인 독일에서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열여섯 살의 아름답고 총명한 소녀와 별 볼일 없는 40대 아저씨의 사랑 이야기... 떠오르는 책이 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영화로 개봉되면서 붐을 일으켰던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 이 책은 읽었다.) 아직 읽지는 못 했지만 명작에 속한다는 '로리타'이다. 재미있게 읽었던 박범신의 은교도 떠오른다. 이 책의 원제는 모르지만 '그 여름의 마리아'라는 제목을 잘 지은 듯 하다. 강렬한 태양과 더불어 환상적인 밤공기를 선물하는 한 여름이야말로 젊음... 그 자체, 봄부터 시간을 따진다면 마리아의 나이는 그 여름날 정도에 해당될 것이다. 위험한 사랑이란 한 여름의 뙤약볕처럼 부담스러우면서도 강렬하다. 남들의 뭐라고 하건 ...그것이 사랑이라고 믿으면 도무지 헤어 나올 수 없는 늪과도 같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된다지만 사랑했던 그 순간은 정말 아프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오직 그 사람밖에 안 보이는 장님이 되고 만다. 소재 자체는 금지된 사과를 탐하는 이브처럼 파격적이지만 문체나 흐름은 거친 파도보다는 잔잔한 파도처럼 밀려왔다. 마리아와 헤너와의 금기를 어기는 사랑 이야기는 자극적이지만 담백한 문체와 일체의 장식을 배제한 서술 방식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 보였다. 동독과 서독의 국경이 허물어지는 극적이면서도 불안한 시기에 마리아 역시 부모의 곁을 떠나서 남의 집의 더부살이를 하면서 학교도 가지 않고전문학에만 열중해 있다. 마리아가 많이 외로왔던 것일까? 마리아의 환경이 헤너와의 위험한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을까? 솔직히, 난 이런 유의 사랑은 아직도 이해를 잘 못하지만 마리아의 그 절실한 마음은 충분히 헤아려진다. 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되고... ... 안 보면 죽을 것 같은 그런 사랑... 한여름의 잠시동안 찬란한 정오의 햇살처럼, 상반된 운명의 여름햇살은 그래서 더 아름답고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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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여름 마리아 1980년대 말 독일이 동독, 서독으로 나뉘어 있던 독일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어요, 독일의 분단역사가 담긴 장편소설이라고 볼수 있죠. 이 책을 계기로 독일의 분단역사도 되짚어 볼수 있었어요. 1989년 베를린장벽이 무너지는 그 시점까지 책에서는 묘사하고 있거든요,
주인공 마리아는 16살 문학소녀, 동독의 한 작은 마을 농장에 살고 있죠. 엄마와 헤어져 요하네스네 집에 함께 살지만 요하네스 농장 식구들은 마리아를 딸처럼 보살피죠, 요하네스와 마리아는 또래친구로 좋아하는 사이구요. 가족같지만 남인 두 사람,
요하네스는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고 서독의 왕래가 자유로워지면서 서독에 방문했던 날 모아둔 돈으로 카메라를 사게 되죠, 그뒤로 사진찍기에 푹 빠져버린 요하네스, 이제 그에겐 사진 속 마리아만이 남게 되요. 마리아가 느끼기에 요하네스의 마음은 마리아 자신보다 사진에 대한 열정이 뜨겁다는걸 직감으로 느껴요.
마리아가 머무는 농장과 가까운 곳에 사는 농장주인 헤너, 그는 나이가 마흔살이죠,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질수 밖에 없는 배경은 아마도 둘이 책을 좋아한다는 공통분모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마리아는 늘, 손에서 카르마조프가의 형제들 책을 놓지 않고 읽어요, 읽는 내내 주변의 누구도 상상할수 없는 마리아와 헤너의 비밀스런 사랑에 가슴졸이며 봤어요, 마리아가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은 요하네스가 아닌 헤너였음을,, 잠을 이룰수 없을만큼 그 사람 생각이 나고 보고픔에 목마르고 볼수 없단 생각에 상사병이 날 정도였으니. 사랑의 열병을 심하게 앓을 정도로 마리아는 헤너에게 어느순간 깊이 빠져버린거죠, 그 둘을 이어준 매개체는 카르마조프가의 형제들 책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비밀스런 둘의 사랑이 때로는 안타깝지만 역정적으로 그려진 소설, 결말이 마리아에게 너무 참담하게 느껴지고 어린나이에 너무 아픈 사랑을 경험한거 같아요, 어쩌면 이 소설은 어지러웠던 분단된 독일의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붕괴 직전의 동독과 그속에서 비밀스런 사랑을 간직한 열여섯 소녀의 가슴아픈 이야기가 역사적 배경에 잘 스며든거 같아요, 그 시대 동독의 침울했던 공산주의 분위기와 통일된다는 설렘이 함께 소설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듯 해요.
가슴속에 묻어두어야 할 사랑을 간직한 마리아, 내게도 마리아처럼 이런 열정적인 사랑이 있었나? 자신의 모든걸 버릴만큼 마리아에겐 헤너가 참 소중한 사람이었던거 같아요, 책속 마리아에 푹 빠져 며칠 헤어나오지 못했네요. 읽을수록 마리아에게 빠져드는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박하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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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DDR이 없어지며 독일이 통일을 맞이하는 해 16세 마리아가 그해 여름 겪게 되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 이다. 이작품을 쓴 다니엘라 크리엔이 1975년생.. 그녀가 성장하면서 겪게될 당시의 배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해 여름 반강제적으로 당하다시피 불혹의 나이를 넘는 헤너에게 범해지고 그이후로 왜인지 모르게 마리아도 그를 갈망하게 되고 이후로도 그들은 거친 사랑을 나눈다. 그들의 대화는 말보다 몸으로 하는데 익숙하다. 사실적인 거침없는 묘사 때문이었을까 요하네스라는 남자친구를 두고 있는 16세소녀 마리아와 40이넘는 헤너와의 아찔한 관계가 거북하지 않게 느껴진다.
책의 표지에 적혀있는 “그녀의 모든 사랑은 끝났다 열여섯에 끝났다”라는 문구에서처럼 읽는내내 마리아와 헤너의 사랑이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게하는 암시들이 나타난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의 인용은 이러한 비극적인 암시를 가늠케할 수 있는 하나의 예이다.
술을 잔뜩마신 상태로 헤너가 기찻길 위에서 발견되던 날 많은 생각이 들었다. 16세의 마리아와 불혹의 나이를 넘긴 자신의 사랑을 세상은 이해 못할 것이라는 마리아를 위한 선택이었을까 아니면 100일째 되던날 자신의 사랑에 대한 답을 달라며 99일을 공주의 성앞에서 무릎을 꿇고 기다리고 100일째 떠났던 어느병사의 이야기처럼 헤너 그 자신을 위한 선택은 아니었을까?
다니엘라 크리엔은 저자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변혁의 시대는 하나의 상징일 뿐이며 한계를 넘어서는 행동이 더 쉬워지거나 또는 한계를 넘어서는 행동이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이라 말했다. 사랑의 완성이 서로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는 것은 아니라 생각해서 일까 작품이 해피 엔딩으로 끝난 것은 아니지만 슬픈것과는 다른 감정으로 다가 왔다. 책의 마지막 문구를 보면 아마 마리아도 이와 같은 생각에 조금은 동의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작가가 2주만에 거침없이 써내려간 그여름의 마리아의 시대적 배경과 인물묘사는 어쩌면 그녀의 경험이 일부 투영되어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그여름 마리아를 통해서 그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누구에게도 말못한 진짜 사랑이야기를 감추기 위한 또다른 이야기는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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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ㅡ여름ㅡ마리아..
이 책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사춘기라는 시기와 성적인 부분에 대해 눈뜨는 시기.. 그걸 경험하게 하는게 어떤 방식이 올바른걸까ㅡ라는 등의 생각.. 그리고 '착한' '순진한' 이라는 수식어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16살인 마리아는 남자친구인 요하네스의 집, 브렌델 농장에서 살고 있다. 그녀가 왜 여기에 머물게 되었는지 명확히 나오지는 않았지만 학교에 다니기도 편하고 그의 가족들도 반대하지 않았기때문이 아니였나싶다.
배경은 동독과 서독이 통일되기 직전인 동독. DDR시대(동독의 정식 명칭인 '독일민주공화국'의 약칭)의 마지막 모습을 담고 있다는 점도 남북으로 나뉘어 있는 우리 나라의 입장에서 볼 때 이 책의 또 다른 묘미가 아니였다 싶다.
그렇게 브렌델 농장에서 살고 있는 마리아는 사람들과의 교류가 많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16살, 사춘기 소녀이니만큼 주변에 대해서 이것저것 많이 보고 있다. 주변 어른들의 행동, 주변에 찾아온 사람들의 행동, 그리고 그 사람과 관련된 모습.
헤너는 이 부근에서 꽤 큰 농장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마리아가 그와 말을 섞은 건 마리안네의 가게에 찾아와서 자신에 대해서 질문을 하는 모습에서의 맘에 들지 않아 톡 쏘아부치고 가버리는 장면이였던것 같다. 그리고 다시 만났던 건 엄마의 집에서 넘어갈 때 그의 개들때문에 놀랐었을 때, 그 때 갑자기 뒤에서 와서 젖가슴을 주무르던 헤너때문에 놀랐었지만 뭔가 새로운 느낌을 받았던 마리아. 그러던 중 마리아는 엄마와 같이 낡은 차를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하게 된다. 간신히 빠져나와 있던 중 헤너가 지나가며 차를 다시 세우는걸 도와줬고, 그녀의 엄마는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지만 그녀를 둔 채 먼저 가버린다. 아마 그녀를 치료해준다고 했거나 바래다준다고 한말을 믿었던걸까? 그리고 마리아는 왜 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가 따라오라는 말에 그의 농장으로 간다.
" 마침내 너를 잡았어." "그리고 내 동굴에 끌고 왔지." ..... 헤너가 나를 어떻게 다른 방으로 데려갔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그냥 따라갔을지도 모른다. ... -p.77 "
그렇게 헤너는 마리아를 강간을 하게 된다. 하지만 사람들 입장에서 봤을 때 강간이기도 했다. 마리아는 자신이 생각했을 때 그를 받아들였다고 보이는 태도를 보였고, 헤너의 정액을 몸에 묻힌 채 다시 브렌델 농장에 와서 자면서 요하네스가 눈치 채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고도 결국 그대로 잠을 자고 일어난다. 그리고 깨서 보게 된 헤너의 쪽지.
"그는 밤다가 그녀를 그리워하다가 가졌네.-p.83 "
어쩌면 그녀가 헤너의 행동에도 크게 반항(?)하지 않게 된 이유중에 요하네스때문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2살 위인 요하네스는 이미 곧 졸업 상태이고, 함께간 서독 여행에서 그는 사진기를 사온다. 그리고 사진에 열중하고 그녀를 찍기에 바쁘고, 다른 것들을 찍는거에 바쁘다.
" 강가에 앉아 물속에 발을 담근다. 요하네스는 이제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만 나를 본다. 모든 몸짓이 사진이 되고 모든 순간이 영원이 된다. 그는 나를 시간에서 풀어내고 이제 곧 돌이킬 수 없이 잃어버릴 순간을 정지시킨다. 모든 사진은 작은 죽음이다. p.68 "
" 그는 이제 사진만 볼 뿐 나는 아예 보지 않는다. 며칠 전만 해도 그의 관심을 되찾으려고 별의별 짓을 다했을거다. 말을 걸어보고, 아양도 떨어보고, 화도 내보고,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식어갈 때 흔히 하는 일들 모두. 하지만 나는 이제 담담하게 행동하면서, 언뜻 보기엔 너그러이, 새로운 열정의 마법을 그에게 넘겨준다. 정말 완전히 무덤덤하다. 내 관심은 오직 이웃농장 남자한테만 쏠려있다. -p.98 "
자신을 밤마다 그리워했다고 한마디 전하며 격렬하게 표현을 한 헤네의 방식이 현재 자신의 첫 남자의 사랑이 식어가고 있다고 느끼며 조금의 불안감을 가졌을 마리아에게 먹혔던게 아닐까ㅡ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상황들로 인해서인지 마리아는
" 그는 그녀를 한번은 더 가질 수 있다네. ... 지금 이 순간 어떤 감정이 가장 강렬한지 모르겠다. 어제와 같은 밤을 다시 한번 보내고픈 채워지지 않은 갈망인지, 단지 이 순간의 모욕감이짅, 그에 대한 환희와 두려움인지, 아니면 소녀의 자존심과 그 자존심을 꺽어버리게끔 놔두고 싶은 욕구인지. 나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 -p. 89,90 "
그렇게 헤너는 마리아를 갖게 되고, 그 뒤로 수 없이 마리아를 품게 된다. 그리고 마리아 역시도 헤너를 원하고 갈망하게 되고, 그에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어쩌면 엄마와 아빠가 이혼해서 아빠와 떨어져살았고, 자신과 나이가 비슷한 어린 여자와 결혼을 한다는것부터에서도 상처가 되어서 정말 그를 더 마음에 담게 된게 아니였나도 싶었다.
그렇게 아슬한 평행선으로 헤너와 요하네스 사이를 오고 가는 마리아. 헤너의 집으로 가면 '여자'가 되고, '요하네스'의 집으로 오면 '소녀'인 상태. 그런 상태가 아이러니 하면서도 즐겨지면서도 불안한 마리아의 모습이 이어진다. 그렇게 생일을 맞이해서 17세가 되게 되고, 마리아는 점점 더 헤너와 함께 사는 자신을 꿈꾸게 된다.
" 그가 숨을 깊게 들이마신다. 이마에 주름이 잡힌다. 나는 그가 기뻐할 줄 알았다. 환성을 내지르거나 뭔가 나를 환영한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낼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 이 공간의 침묵은 뭔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마침내 그가 묻는다. "잘 생각해본거니. 마리아? 정말 잘 생각해봤냐고? 확실해?" 나는 대답한다. "응. 그래! 잘 생각해봤어. 의심할 여지가 없어. 손톱만큼도 없다니까!" 그가 자리에 도로 앉더니 무거운 짐을 진 것처럼 신음소리를 낸다. "내가 너를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는 마. 마리아. 난 네가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너를 원해. .... 나는 다만 네가 인새응ㄹ 송두리째 내치지 않길 바랄 뿐이야. ....... 그래. 사랑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우리가 같이 살 수 있는건 아니야. .... 우리는 아주 외로울 거야! 우리밖에 없다니까 ! 넌 죽어라고 일만 해야돼! 친구도 없을거야! 기분 전환할 거리도 없고 ! " -p.276, 278
어쩌면 어른의 세계라는걸 갈망하기에 생겼던 일이라고 생각을 하기도 했을 헤너. 자신이 시작하고 저지른 일이지만 책임을 지기에 마흔살의 현재는 버거울 수도 있었을것 같다. 열여섯살의 소녀와 마흔살의 아저씨 헤너가 함께 한다면 동네에서의 손가락질과 비난을 견딜 수 없었테니까 말이다.
이야기는 이렇게 점점 끝으로 흘러가고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게 한다. 긴장감이라고 말하기는 조금 애매하지만 어쨋거나 끝까지 이야기를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ㅡ 여름ㅡ 마리아. "그녀의 모든 사랑은 열여섯에 끝났다" 라고 써 있는 문구처럼 .. 마리아에게 그 여름은 너무 많은걸 겪었던 해가 되었을 것이다. 여자와 소녀 사이를 오고갔고, 너는 느끼지 못했을 상태를 난 벌써 알아, 라는 생각으로 또래와 어울리기도 힘들었을 마리아. 그녀의 이야기를 보면서 참 많은걸 느낄 수 있는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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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감정은 어쩌면 욕망이라는 본능의 탈을 쓴 늑대일런지도 모르겠다. '사랑은 무엇이다'라고 정의 하는것은 무의미하다. 저마다 느끼는 감정의 형태가 다 다르기 때문이다. 뜨거운 욕망이 되었다가 간절한 바램이 되었다가 한없는 배품이 되었다가 마음의 평안이 되기도 한다. 사랑 그대로의 솔직한 감정을 느껴본적이 있나. 솔직하다는 것은 오만가지 생각으로 부풀려지고 까발려질 수도 있겠다. 그런 사랑 이야기를 만난것 같다. 위험하지만 감정에 솔직해서 더없이 뜨겁고 간절한 사랑이 되어버린것은 아닌가 하는 그런 이야기가 말이다.
1990년대 독일의 어느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마흔살의 남자 헤너와 부모의 이혼으로 남자친구 집에서 한 가족처럼 살게된 16살 소녀 마리아. 그들은 우연히 일어난 사고를 통해 만나게 되고 그 만남을 계기로 불가항력의 어떤 힘에 이끌려 서로를 원하게 된다. 그때부터 둘만의 비밀스럽고 위험한 사랑이 시작된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미처 알지 못했던 걸까? 온갖 거친 세상을 살아온 남자 헤너를 통해 소녀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배워 나간다. 그들의 공통점은 서로를 미친듯이 원한다는 점과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좋아한다는 것. 독일 통일을 앞둔 어느 날 결국 소녀 마리아는 새로운 삶의 변화라는 물결에 따라 흘러가지 않는다. 헤너와의 관계를 주위 사람들에게 고백하고 시골마을에 남아 그와 함께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많은 나이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에 대한 사랑을 주제로 한 소설은 여럿있다. 소설 <은교>에서 이적요가 보여주는 사랑, 소설 <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속 해리 쿼버트의 사랑이 그러한 맥락에 속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소설 속 세 인물이 보여주는 사랑의 감정은 다르다. 이적요의 사랑은 나이 많은 노인이 어리고 젊은 소녀를 통해 자신의 젊음을 사랑했던 것이고 해리 쿼버트는 소설가로써의 자신의 창작에 대한 영감을 사랑하는 소녀로부터 얻고자 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즉, 사랑하는 소녀를 통해 자신의 원하는, 사랑하는 다른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마리아는 인간이 갖고 있는 순수한 욕망을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사랑의 감정을 추구하고 있다.
사랑은 많은 것을 간직하고 있는 상자와 같다. 행복, 슬픔, 불안, 초조, 기다림, 즐거움 등등.. 그래서 사랑은 비밀스러운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인생의 길에서 말하지 못한 비밀 한 두 가지씩 있는 것처럼. 이것이 마리아의 위험하지만 스스로에게 솔직한 사랑 이야기에 끌려 책의 마지막장을 덮게된 이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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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 마리아
- 다니엘라 크리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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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여름 마리아" 이 책은 표지가 사람의 눈길을 끌게 만드는 요염한 힘을 가진 책이다. 마치 주인공 마리아의 다리를 연상시키는듯한 모습의 사진은 굉장히 신선하다. 책을 읽고 난 다음 다시 표지로 돌아가 생각해 보면 가지런히 다리를 모으고 있는 그 모습이 주인공 마리의 현재 상황을 묘사한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독특하고, 살짝 19금의 냄새가 나는 표지와 비슷하게 이 책은 중간중간 마리아의 육체적 사랑의 세밀히 묘사한 장면들도 등장한다. 그렇다고 너무 적나락하게 비쳐지지는 않는다.
1990년 독일이 통일되기 전 동독의 한 시골 마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16살 주인공 마리아는 불안한 가정을 뒤로하고, 자신의 남자친구의 집에서 새로운 가족들과 함께 살아가게 된다 마리아는 학교도 멀리하고 수준높은 독서에 몰두하며 지내고, 그녀의 새로운 가족들은 그가 자신들의 일을 도와주길 바라고 있다. 그러던중 이 마을에 소문이 무성하고, 알콜중독자인 마흔살의 헤너라는 남자와의 사랑에 빠지는 16살 마리아의 위험한 사랑을 이야기 하고 있다.
누군가에 틀킬가봐 항상 숨죽여 사랑을 하고, 불안한 그들의 사랑과 알수없는 미래속에서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인 독일은 이 무렵 통일을 하게되고, 동독에서 생활하는 주인공들은 서독의 새로운 문명에 환희와 낯설음 속에서 불안하듯이 시대적 배경과 마리아와 헤너의 사랑은 기쁨속에 숨겨진 고통같은 비슷한 양상을 느낄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둘의 나이를 뛰어넘는 사랑에 처음에는 도덕적인 문제가 크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너무 아름답고 이쁘게 쓰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담담하고 간결하게 쓰여진 문체에서 더 아름답게 이들의 사랑에 빠질수가 있었다. 적당히 사랑하는것이 아니라, 사랑에 불타올랐던 이들의 사랑이 너무 아름답게만 느껴진다.
정말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독일 작가인 '다이엘라 크리엔" 작가는 천재 작가의 압도적인 데뷔작"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데.. 왜 그런지 이 책을 읽고 나면 분명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느끼게될 것이다.
통일이후 불안한 독일의 모습과 불안한 이 둘의 사랑의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면서 독독 한 시골 동네의 여름날 우연히 빠져들었던 마리아의 사랑에서 그녀는 더이상 소녀가 아닌 여인이 되었음을 확인할수 있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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