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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리야르는 일찌기 '기호란 모든 것'이라고 했다. 우리의 인식, 소통, 이해 모두 기호에 의해 틀지워졌기 때문...이라고 나는 그 의미를 추측하고 있는데,-_-;;;; 아무튼 기호에 의해 인간의 인식 나아가 인간의 존재 자체가 규정된다는 이러한 분석은 묘하게 짜릿하면서도 위험한 구석을 내포하고 있다. 즉, 인간 이성과 이로 인한 인식이라는게 애초부터 취약성을 필연적으로 내포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이러한 기호의 사용과 조합을의 살짝 뒤틀고 엊갈려 배치한다면, 인간을 이성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결과물에 대한 '이성적인 광신(?)'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움베르토 에코는 이러한 기호의 연관관계와 의미와 활용양태를 추적하고 분석하는 '기호학자'다. 그의 소설이나 사회비평서가 다루는 부분은 공항 면세품 광고에서부터 복잡하고 어려운 중세의 신학논쟁까지 이어져있지만, 사실 큰 틀에서 기호가 창조되는 방식과 그것이 자체적으로 소통되는 방식, 그리고 그 안에서 필연적으로 벌어질 수밖에 없는 의미 왜곡에 대한 분석이라는 취지를 벗어나지는 않는 것 같다.
후기의 작품으로 갈수록(아, 벌써 이렇게 쓰게 되었구나. 움베르토 에코는 이제 역사속 인물이 되어버렸구나...) 소설이라기보다는 '대놓고 이론서'로 보이는 듯한 움베르토 에코의 이 소설 또한 이러한 큰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독특한 기억상실증에 걸린 이중인격자가 자신의 기억을 역추적하기 위해 일기를 쓰고, 그 내용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추리해 나가는 방식은 에코의 전매특허로 보일 지경이다(사실 몇 되지도 않는 에코 소설에서 '일기', '기억상실증' 이런 소재는 좀 지겨운 느낌도 있다). 아예 대놓고 구조주의 철학자의 주장을 그대로 늘어놓고 있는 이 소설은 이성의 틀거리를 뒤집어쓴 광신적인 정치적 주장이 대중에게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매우 정교하게 묘사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정치적인 이유에서,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아니면 단순한 증오에의해서 주인공이 벌이는 구라-대표적으로 시온의정서 같은 것-의 패턴이 오늘, 우리사회의 유언비어가 작동하는 방식과 너무나도 비슷하다는 것이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이야기하는 법이라던지, 기억을 편집하여 연결하는 법이라던지, 인간의 인식가능한 경로에 의존하여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방식, 그리고 그러한 것을 이용하여 여론을 이상한 방향으로 이끌어가고자 하는 설익은 노력 같은건 그냥 21세기 최첨단 소통의 무기라는 SNS만 돌아다녀봐도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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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니니, 모든 것을 증오하는 주인공은 정을 붙이기 어려웠습니다. 음모에 가담하고 거짓말을 일삼는 주인공을 독자조차 믿기 힘들었고요. 세상 모든 것을 싫어하지만, 특히 유대인에 대한 편견과 증오로 점철된 이 차별 주의자 주인공을 보며 요즈음에도 자행되는 차별들이 생각났어요. 시간이 이렇게 많이 흐르고 세상도 많이 달라졌는데, 여전히 누군가는 차별당하고 있으며, 그 종류는 다양하고 당하는 사람의 수는 많다는 것이 씁쓸합니다. 부뤼가 시모니니에게 히스테리에 대해 이야기할 때, '옛날에는 오로지 여성에게만 나타나며, 자궁의 기능 장애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생각했어요.'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요즘에는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드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스테리라고 하면 먼저 여성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다수 있습니다. 이 책은 반유대주의를 중점적으로 다루었지만, 그 밖의 다른 차별에 대해서도 조금씩 생각할 기회를 주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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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한 분노에 차 있으며 그것을 표현하는데 꺼리낌없는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사람들을 출신 지역별로 뭉뚱거려서 욕하고 있는데 지금 시점에서는 좀 떨떠름했지만 자신의 출신지역도 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걸 보고 차별주의자가 아니라 정신적 문제가 있는것 같다고 나름 결론을 내렸네요 초반에 그렇게 생각한대로 이야기는 정신없이 날뛰게 됩니다 화자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사람인지 결론을 내리면서 읽었다면 얼마 후에 다시 그 결론을 뒤집게되는 기묘한 경험이였습니다 제가 작가님의 전공에 대해 지식은 일천하지만 상징에 대한 지식을 깊게 알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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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묘지 (The Prague Cemetery,움베르토 에코,2010)
이 책은 이미 몇년전에 "그림자 정부"라는 음모론 책으로 유명한
스모킹 맨(smoking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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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조와 모함이 마냥 낯설지 않은 이 시대에 여기 등장하는 시모니니라는 인물은 너무 친근하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날조와 모함과 살인을 망설이지 않는 시모니니라는 인물을 내세워 19세기 유럽의 정치적 음모론이 어떻게 생산되고 어떻게 퍼져 나가는지 그려낸 이 소설은 사실 시모니니라는 인물만이 허구이고 나머지는 거의 다 사실에 기인한 인물들이 등장한다고 한다. 소설을 읽으며 허구와 사실의 경계를 생각하며 읽는 것이 흥미로웠다. 음모론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에코의 생각을 따라가며 1권을 끝냈더니 생각보다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