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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의 온도'-울기 좋은 방
"'커피 한 잔의 온도'-울기 좋은 방" 내용보기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있다. 헝클어진 머리를 바로 묶고 공복에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일이다. 커피 향기로 하루를 시작한 지 오래다 보니 낯선 곳이나 타인의 집에 묵게 될 때면 아침에 커피 향기를 맡지 못하는 게 속상할 때가 있다. ​ 원두의 향기와 분쇄된 원두에서 뿜어나오는 향기, 끓는 물과 닿아 만들어지는 커피의 향기는 각각 다르다. 커피가 되어갈수록 향
"'커피 한 잔의 온도'-울기 좋은 방" 내용보기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있다. 헝클어진 머리를 바로 묶고 공복에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일이다. 커피 향기로 하루를 시작한 지 오래다 보니 낯선 곳이나 타인의 집에 묵게 될 때면 아침에 커피 향기를 맡지 못하는 게 속상할 때가 있다.

원두의 향기와 분쇄된 원두에서 뿜어나오는 향기, 끓는 물과 닿아 만들어지는 커피의 향기는 각각 다르다. 커피가 되어갈수록 향기는 옅어진다. 코에서 입으로 옮겨간다.

용윤선 작가의 '울기 좋은 방'을 읽는 내내 커피가 무지 땡겼다. 하루에 네다섯잔을 마실 때도 있었다. 한두잔이면 족했던 내가 네다섯잔을 마셨으니, 커피를 과다 음용하게 만드는 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에는 일흔 여섯가지의 커피와 일흔 여섯가지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누구나 겪어봤음직한 시간들, 깊숙한 곳에서 기억 밖으로 꺼내고 싶지 않았던 순간들, 나 말고 타인은 절대 공감할 수 없을 이야기들이 진한 커피와 함께 커피잔을 한가득 채우고 있다. 생각해보면 커피를 마시던 그 순간은 참 여러 색깔의 감정과 표정을 담고 있다. 복잡한 생각을 비워내고 싶을 때 혼자 카페에 가 커피를 마셨고 혼자라는 기분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친구들을 불러내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벌컥 벌컥 마시며 수다를 떨었다. 사랑할 때, 이별할 때의 순간에도 내 앞엔 커피가 놓여 있었고 웅크리고 앉아 무릎 사이에 고개를 쳐 박고 눈물을 흘릴 때도 커피를 떠올렸다.

그래서 '울기 좋은 방'을 읽는 동안 예전, 떠오르고 싶지 않았던 시간과 현재를 오가기도 했다. 커피 한 잔을 입 안에 머금고 잠갔던 눈물샘을 열어 시원하게 울고 싶기도 했다.

 

커피잔에 가득 담긴 커피는 가끔 자국을 남긴다. 내뱉고 싶지 않은 말들이 마음 속 공간에 꽉 차서 자신도 모르게 불쑥 튀어나오는 것처럼, 커피 한방울, 한방울이 슬금슬금 잔 밖의 세상을 기웃거리다가 제 자리에 자국을 그린다. 혼자이고 싶었던 적이 있었던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자신만의 커피 자국을 어딘가에 남겨놓고 싶을 것이다. 나만 아는,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은 곳에.

잘 지내세요...라는 말. 명령 같기도 하고 당부 같기도 하고, 지구 건너편 얼룩 기린에게 보내는 아득한 안부 같은. 또 봐요... 란 말 같기도 하고 보고 싶지만 참겠다는 말 같기도 하고 부디 잘 살라는 말 같기도 하다. 그냥 우리 언제 또 볼까요...라고 하면 하늘과 땅이 뒤바뀌기라도 하나. 바뀌면 또 어떠한가?

잘 지내세요...라는 말, 나는 아프다.

-p77

​커피는 혼자만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이는, 소통의 매개체이기도 하다는 것을 용윤선 작가는 말한다. 위로하는 말 한마디보다 그 순간에 어울리는 커피 한 모금을 마시는 게 나와 타인을 위한 따뜻함이 된다.

맛있고 새로운 것을 함께 나눠먹는 일은 몸의 온도를 조금 높이는 일이다.

-p329

눈물도 흘릴 여유조차 없이 빡빡하게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내 눈물을 담아내줄 커피잔 하나 갖는 건 쉬운 것 같으면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용윤선 작가의 '울기 좋은 방'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커피잔을 대신해줄 수 있을 거라 말하고 싶다. 커피 한 잔이 내 몸의 온도를, 감정의 온도를, 하루의 온도를 조금 높여주기를 나는 오늘도 바란다. 

s*****5 2015.02.24. 신고 공감 5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울기 좋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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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마시고 싶다. 커피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이 책.. 커피에 듬뿍 담갔다가 건져낸 것처럼,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잠뜩 머금고 있다. 이 책에 쓰여진 순서에 따라 커피 마시러 서울 마실이라도 나가고 싶은 마음도 든다. 울 동네에도 물론 커피집이 무척이나 많지만, 책 속의 일흔세 종류의 커피를 다~ 구비하고 있는 집은 없는 관계로.. 아무래도 물어물어 찾아가는, 마실 아닌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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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마시고 싶다. 커피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이 책.. 커피에 듬뿍 담갔다가 건져낸 것처럼,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잠뜩 머금고 있다. 이 책에 쓰여진 순서에 따라 커피 마시러 서울 마실이라도 나가고 싶은 마음도 든다. 울 동네에도 물론 커피집이 무척이나 많지만, 책 속의 일흔세 종류의 커피를 다~ 구비하고 있는 집은 없는 관계로.. 아무래도 물어물어 찾아가는, 마실 아닌 여행이 될 것 같기도 하다.

 

커피를 볶고 내리는 윤선씨는 여행을 많이 한다. 그녀의 여행은.. 뭐랄까.. 김별아 작가님의 말씀처럼 돌아오기 위한 여행처럼 느껴졌다. 머물고 싶지만 머물 수가 없어서.. 그래서 여행을 떠나고 다시 또 돌아오고.. 그런 느낌?! 얼마 전에 읽었던 <스파시바, 시베리아> 이지상 작가와는 완전 반대의 느낌이다. 그래서 그녀의 여행은 조금은 절실하고 절박하게 보였다.

나와도 또 반대, 나는 돌아오지 못할까봐.. '여행'다운 여행을 못 떠난다. 내 사주의 역마살이 딱 들어맞아버릴까봐..;;;

 

언제고 꼭 주문진의 「보헤미안」이라는 카페에 가겠다. 오직 주인장 만이 내린.. 언제 다시 볼 지 모르는 한 사람을 위한 커피.. 그 특급 대우~!! 나도 느끼고 싶다. 윤선씨가 소개한 집이니 커피 맛에는 단 0.000001%의 걱정도 의심도 없다. 나는 그냥 커피 일잔에서 느껴지는, 나를 귀히 여기는 느낌을.. 처음 만남에도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그 느낌을, 그 특별함을 그냥 고스란히 받아들이면 될 것이다. 왠지 그 커피를 마시면 나 스스로도 내 자신이 무척이나 소중하게 느낄 것 같다.ㅎㅎ

 

p.53

"책을 왜 그렇게 읽어요? 책은 위안이 필요한 사람이 읽는 거예요. 커피가 있는데…… 커피하는 모습이 훨씬 행복해 보여요."

 

그래서 내가 책을 읽나 보다. 나는 스스로 책을 읽을 때, 영화를 볼 때, 커피를 마실 때.. 무척이나 행복하다고 느끼는데..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내 어떤 모습이 행복하게 보일까??

 

 

p.12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을 한번은 만나게 되지 않는가. 당신에게 가장 빛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는 인간이 나일 때, 적어도 내가 한결같은 어떤 삶의 구석을 갖고 있음으로써 당신이 나를 한번만 바라봐주길 원하는 그런 마음 말이다. 커피에게만은 그런 인간이고 싶다.

 

p.37

시를 사랑했어도 시를 쓰는 사람은 별것 아니게 느껴졌는데, 나처럼 하루종일 술 퍼먹고 돌아다니는 친구들이 시 쓴다고 까치집 머리를 하고 강의실 들어오는 모습이 나 같아서 보잘것없었다. 그러나 시인은 시인 자신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오지 않은 세상을 불러주는 대로 받아 적는 사람이라는 것을 먼 훗날 알게 되었다. 그때 싫어했던 친구들에게 지금은 미안하다. 어느 날부터는 공책에 무엇인가를 썼던 것 같다. 쌓아올린 공책의 높이가 높아질수록 내 키도 자라는 것 같았다. 마냥 행복하기만 하였다. 나를 많이 예뻐해주시던 교수님이 조용히 부르더니 그러셨다.

"너는 시집가지 마라. 시집가면 시를 못 쓴다. 선배들이 하나같이 다 그랬다. 시집가지 말고 시랑 결혼해라."

당시 매일 만나던 남자친구 얼굴이 휙! 하고 지나갔다.

 

p.127

사람마다 핸드드립하는 방법과 추구하는 방법은 다르다. 커피하는 사람은 서로의 방법을 모두 존중한다. 본인이 추구하는 커피의 추출 방법과 맛은 설명 없이 고요히 한잔의 커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커피는 행동하는 자의 것이다. 실장님이 추석 전날 내려준 커피는 내가 추구하는 바로 나의 커피 그대로의 맛이었다. 당신의 방법을 뒤로하고 상대가 좋아하는 방법으로 커피를 추출해줄 수 있는 마음. 그 날의 커피는 운남성 커피였다. 한잔의 커피는 온전하게 한 사람의 마음일 때가 있다.

 

p.187

나는 요리하는 것을 매우 어려워하는 사람이다. 커피를 추출할 때는 힘든 줄 모르고 하지만 요리는 장을 보는 일부터 난감해지는 사람이다. 그러나 어디선가 먹어본 것을 혼자 만들어 먹어보는 일은 누군가와 함께 먹었던 음식을 그 사람을 생각하며 먹어보는 일처럼 의미가 있다. 그냥 삼키는 것이 아니라 씹으며 질감을 느껴보는 일. 그러면서 그날의 바람과 기온을 기억해내는 일.

 

p.209

그립다는 말과 생각한다는 말은 다른 것일까. 나는 왓 프라마하탓을 그리워하지는 않지만 생각한다. 생각한다, 자꾸만 생각한다. 서울에 돌아와서도. 아무래도 다시 가서 며칠 살다 와야겠다. 내게 산다는 말은 함께 잠을 자고 함께 아침을 맞는다는 말이다. 그곳에서 잠을 자고 그곳에서 아침을 맞고 싶다. 그곳의 흙을 손으로 어루만지면서 내 피부가 그곳의 흙을 기억할 수 있을 때까지 거기서 살고 싶다.

 

p.297

혼자 커피를 만드는 시간, 혼자 책을 읽는 시간, 혼자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이 없으면 나는 살아갈 수가 없다. 그 시간에서 만들어지는 힘으로 사람들과 함께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곧 다시 돌아와 혼자 있어야 한다. 혼자 망설이는 시간이 길고 많아 결과도 없이 아무 일도 못하는 인간이라는 말도 들은 적 있다. 그 말을 듣고 며칠 분노하다가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니 글감을 찾아 사냥꾼처럼 총을 들고 밖으로 나갔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목적이 없다. 쓰는 행위만으로 이 삶은 감사하다. 커피로 인해 무엇이 되고 싶지 않다. 한잔의 커피로 사람과 사람이 머무르는 순간을 침묵하게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만족을 느끼는 사람이다.

 

p.328

브룬디에 가고 싶다는 말은 아니다. 이제는 꼭 가고 싶은 곳이 많지 않다. 여기서 잘 살아내고 싶어졌다. 어느 여행에서는 집으로 돌아올 때야 비로소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p.344

과테말라 우에우에테낭고 300ml를 여러 번 나눠서 마신다. 커피 마실 때 다른 것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커피 마실 때는 커피만 생각하고 싶다. 당신을 만날 때는 당신만 생각하고 싶었던 것처럼. 당신을 만날 때, 당신 말고 다른 사람을 나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지 말았으면 했었다. 오음에는 아무도 없어서 좋다.

YES마니아 : 로얄 j*******7 2014.09.29. 신고 공감 2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에세이] 울기 좋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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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은 살피지 않고 책의 제목만으로 집어들게 될 때가 있습니다.  <울기 좋은 방>이 그런 책 중 한 권이었어요.  어떤 책인지 찾아볼 생각도 안하고 단순히 책의 제목과 책표지만보곤 위시리스트에 몇 개월을 담아놓았다가 친한 동생의 선물로 읽게 되었던 책이었습니다.  여름에 선물 받아놓곤 가을이 오면 읽어야지~ 하고 생각했던 건 제목의 영향이 제일 컸던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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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은 살피지 않고 책의 제목만으로 집어들게 될 때가 있습니다.  <울기 좋은 방>이 그런 책 중 한 권이었어요.  어떤 책인지 찾아볼 생각도 안하고 단순히 책의 제목과 책표지만보곤 위시리스트에 몇 개월을 담아놓았다가 친한 동생의 선물로 읽게 되었던 책이었습니다.  여름에 선물 받아놓곤 가을이 오면 읽어야지~ 하고 생각했던 건 제목의 영향이 제일 컸던것 같아요.  그냥 단순히 에세이 일거라 생각했는데 커피와 인생, 그리고 저자 본인의 마음깊은 이야기까지 담아낸 책이었어요.

 

 

저버리세요, 당신을 저버릴 수 있도록.  저버릴게요.  나를 저버릴 수 있도록 어느 한 시절에는 불신마저 내려놓은 적도 있었는데, 저버리고 저버려져도 이별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만나고 헤어지는 일은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다. /p20

 

 

미우면 서러워진다.  그 사람이 미운 짓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변한 것을 알아채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진득하게 살아내고 싶었는데, 진득함에만은 꾸준하고 자신감 있는 근성을 타고난 줄 알았는데 봄바람보다 방향을 더 자주 바꾸는 나를 만나는 순간이다. /p26

 

 

처음 몇 장은 거부감이 좀 들었어요.  좀 유난스럽다는 기분이 살짝 들었기 때문이었던것 같아요.  어쩌면 질투심이 더 컸을지도 모르겠네요.  인생에 대한 깊은 생각과 애착이 커피향처럼 은근하게 퍼져서 어느 순간 글에 조금씩 빠져들더니 이내 울컥하기도 하고 배시시 웃기도 하고 이 분 너무 나 같다. 라고 감히 생각해보게도 되었습니다.  사는일이 고단하지 않은 이가 어디있을까요?  그런 마음을 피하지 않고 차분하게 깊게 들여다보고 자신을 꾸짖기도 하고 다독이기도 합니다. 

 

 

고유의 향으로 가기 위해 향이 변하고 말아야 하는 것이라면 뒤돌아보지 말자.  고유의 향을 내기 전에 사라지지 말자.  어느 순간 잘못하여 탄 향이 되어버린다고 해도 나는 어떤 존재를 견디면서 멈칫거리지 않을 작정이다.  살면서 잃었고 미워했고 사랑했던 사람이 몇몇 있다.  내가 사람의 탑을 쌓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 나에게 경고하고 야단치며 산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처 주는 것이 상처받는 것보다 아프기 때문이다. /p119

 

 

함께 사는 일은 울음이 뒤통수로부터 뻐근하게 밀려오는 일이며 사람이 살면서 자존심만 버리면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아가는, 끝이 없는 길이다.  평생 힘들었던 사람처럼 하루하루가 힘들지만 어떤 날은 특별하게 태어난 사람처럼 세랑에서 가장 특별해지는 순간과 조우할 수도 있을 거라는, 그 착란으로 비생산적 삶이 순환하는 것이다. /p181

 

 

적당했다.  적당하게 태어나 적당하게 행복했고 적당하게 행복하지 않았다.  모든 것이 적당했다.  적당하게 살면서 적당하게 비굴하면서 적당하게 은밀하였다.  적당하게 죽어갈 것이다.  적당하게 피투성이 되어 적당하게 고통에 대해 생각하면서 이것이 죽음인가.....하는 반문에, 그렇다면 나는 태어난 것이 분명 했구나 하며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p254

 

 

혼자가 좋다고 말은 하지만 정말 혼자임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함께 살아가는 인생이라고 하지만 때론 그 함께하는 사람들로 인해 극심한 피로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겉으론 좋은사람이고 싶어하지만 내면은 그렇지 않은 사람임을 느끼게 될 때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것 같구요.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라고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 수록 내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하지?  라는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커피를 정말 사랑하는 바리스타이면서도 읽고 쓰는일을 멈추지 않고 계속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기도하는 저자의 모습은 자신의 인생을 참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하더라구요.  무엇보다도 눈이 머물고 마음으로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 문장들을 자주 만날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 작가님의 다음이야기도 참으로 기대되고 기다려질 것 같아요.  맘에 드는 문장들은 더~ 더 많았는데 추리고 추려서 발췌한 글은 이만큼 이네요. 직접 읽어보시면 더 좋은 문장들을 만나 실수 있을것 같아요.  이 작가님의 책을 읽고 새로운 작가와 책을 알게되서 곧 읽을 예정이랍니다.  깊어가는 가을 좋은책 함께 읽어요~

 

 

목적이 없어 결과도 없고, 지리멸렬하고 지지부진한 내 삶이 빈 바구니 같다는 것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 빈 바구니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고열이 났다.  병신 중에 상병신처럼 산다는 생각이 들었다. /p296

 

 

내가 살아온 것을 봐서는 아무도 내게 전화를 하거나 찾아오지 않을 것 같다.  나는 그렇게 살았다.  무엇보다 게을렀고 내가 너무 소중해서 늘 다칠까봐 전전긍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일생의 가느다란 어떤 시간을 사람들과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명백하게 커피 덕분이다.  세상의 모든 커피 덕분이다. /p317

 

 

나는 그런 사람인 것 같다.  내쪽에서 손 내밀 생각은 아예 하지 않고 상대가 멀리가면 이렇게 헤어지는구나 생각해버리는 사람./p319

 

 

 

d******7 2014.10.0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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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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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목한 가정. 남편과 애, 가족이 있는 커피프리랜서 강사인 거 같다. 미혼모 쉼터에도 학생들 상대로, 주부들 등등  상대로 커피 만드는 방법을 가르친다.   헝가리,도꾜,인도네시아 등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느낀 단상들. 세계 여러나라 품종을 예를 들면서 ,그 품종에 어울리는 삶의 느낌,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 묘사를 한다. 본인 집에 북쪽으로 난, 다락방인가.  그 곳을 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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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목한 가정.

남편과 애, 가족이 있는 커피프리랜서 강사인 거 같다.

미혼모 쉼터에도 학생들 상대로, 주부들 등등  상대로 커피 만드는 방법을 가르친다.

 

헝가리,도꾜,인도네시아 등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느낀 단상들.

세계 여러나라 품종을 예를 들면서 ,그 품종에 어울리는 삶의 느낌,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 묘사를 한다.

본인 집에 북쪽으로 난, 다락방인가.  그 곳을 울기 좋은 방이라고 하나.

 

아주 짧은 이야기가 이어지는 듯하나 바로 끊어지고,

삶에 대한 메세지가 무엇인 지 잘 모르겟다.

부룬디,자메이카,인도네시아,베트남  등등 커피와 완성되지도 않은 짧은 문장과

무슨 연관이  있는 지 ...

커피를 자세히 모르니 무슨 의미인 지 모르겟다.

YES마니아 : 로얄 d******3 2014.10.2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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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기 좋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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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이란 평소보다 더 과잉된 감정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 『울기 좋은 방』은 과잉일 수도 있다. 또 하나의 책이 다른 사람들에게 보편적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작가의 특수한 경험이 일반적인 메시지를 도출해낼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책 내용은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경계에서 저자의 사적 영역에 더 가깝다. 개인적인 경험을 읊조리듯 써내리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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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이란 평소보다 더 과잉된 감정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 『울기 좋은 방』은 과잉일 수도 있다. 또 하나의 책이 다른 사람들에게 보편적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작가의 특수한 경험이 일반적인 메시지를 도출해낼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책 내용은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경계에서 저자의 사적 영역에 더 가깝다. 개인적인 경험을 읊조리듯 써내리고, 분절된 장들은 연속적이지 않아서 전체적인 맥락은 드러나지 않는다. 파편적인 정보들이 이루는 희미한 잔상만이 남을 뿐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을 때는 바쁜 일상 한 귀퉁이의 짬을 모아 이동시간 중에 읽는다던가의 행동은 어울리지 않는다. 읽는 사람이 책의 정서와 같은 주파수에 맞추지 않는다면 책의 구절들이 힘을 잃기 때문이다. 굳은 마음을 유연하게 풀어줄 감각적인 음악이 필요하고, 그 곁에 향이 진한 커피 한 잔이 있다면 더 좋다. 그런 준비를 다 마친 후에야 책의 첫 페이지를 넘겨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당신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매번 책의 내용으로부터 미끄러지게 될 것이니까.


p. 58

 사랑했던 사람들은 다시 만나고 서로를 기억한다. 그 사랑이 충분치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사랑해야 한다. 그러니 지금 사랑하면 된다.

 

 이 책 속 어느 장에서는 '책이란,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이 읽는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 말이 이 책을 읽을 때와 참 어울린다 느꼈다. 괜찮다, 억눌러오기만 했던 몇몇의 감정들을 찬찬히 훑어내면서 커피와 얽힌 삶을 읽는다. 간혹가다 어떤 문장들에서는 이전의 다른 어떤 책들에서 보았던 것 같은 기시감이 드는 상투적인 표현들이 있기도 했지만, 위와 같은 문장들로부터는 강한 여운이 남았다. 사랑했던 사람들의 기억이 남은 이유는, 그 사랑이 충분하지 못해서였구나. 그러니, 지금 사랑하면 되는 거구나. 내 기억 속에도 '당신'이 남아있었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나?


  『울기 좋은 방』에는 존재하지 않는 당신의 부재가 상실의 아픈 마음을 형상화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에게 원두를 갈아 커피 한 잔을 내어주는 책 속 서술자는 아픔에 침잠해 고통만을 보듬지 않았다. 그 아픔마저 받아들이고, 자신의 미련이 그 존재의 흠이 되지 않도록 흘려보낸다. 빠져나가는 그 과정에서 내 안의 비어있는 부분을 보기도 하지만 그조차도 내버려둔다. 아마도 평생 커피를 사랑한 삶으로부터 얻은 여유 덕택이 아닐까.


p.299

 혼자 커피를 만들고 혼자 책을 읽고 멍하니 앉아 있는 것은 내가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는 방법이었다. 목적을 만들어놓고 살면 나약한 나는 괴로울 게 뻔하니까 이렇게 산 것이다. 계속 이렇게 살겠다.

 

 

 『울기 좋은 방』에서 그려지는 장면들이 최고를 바라며 아등바등 살아가는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일까? 언제나 더 나은 것, 그 이상을 바라며 살아왔던 삶의 무게에 짓눌릴 때 이 책은 더 잔잔하게 다가온다. 이도 삶이다. 당신이 어느샌가 잃어버리고선, 잊은 줄도 모르고 지내 온 모든 것들이다. 커피의 씁쓰레한 첫맛과 깊은 풍미가 감도는 뒷맛이 어우러지는 한 잔을 대접받는 느낌이 들었던 독서였다.  

p****p 2015.02.27. 신고 공감 1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아픈 당신을 위로하는 공간, [울기 좋은 방]
"아픈 당신을 위로하는 공간, [울기 좋은 방]" 내용보기
사진출처: 달출판사 트위터(https://twitter.com/dalpublishers)   # “너무 써” 커피 한 모금을 삼킨 그녀가 말했다. “이렇게 쓴데 뭐가 맛있다고 다들 커피 타령인지 모르겠어.”   그녀의 볼멘소리에 나는 웃었다. 나보다 세 살이나 어린 그녀는, 남들보다 조금 늦게 첫 번째 사랑(짝사랑도 사랑이어라!)을 시작했고, 짝사랑하는 오빠에 대한 이야기를 주저리 늘어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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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달출판사 트위터(https://twitter.com/dalpublishers)

 

#

너무 써

커피 한 모금을 삼킨 그녀가 말했다.

이렇게 쓴데 뭐가 맛있다고 다들 커피 타령인지 모르겠어.”

 

그녀의 볼멘소리에 나는 웃었다. 나보다 세 살이나 어린 그녀는, 남들보다 조금 늦게 첫 번째 사랑(짝사랑도 사랑이어라!)을 시작했고, 짝사랑하는 오빠에 대한 이야기를 주저리 늘어놓고 있던 찰나였다. 도대체 무슨 맛으로 달지도 않고, ‘사약같은(그녀의 단어를 빌려온 것이다) 커피를 마시냐는 그녀의 질문에 나는 답하지 않았다. 내가 무슨 맛으로 커피를 마시더라. 하루에 적어도 세잔은 마시는데, 기분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고 답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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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년 넘게 방송계를 주름잡았던 선생님을 만났다. 지금도 내게는 하늘과 같은 분이다. 어떤 커피를 드시겠냐는 내 물음에, 선생님은 에스프레소 라고 대답하며 예술가들의 취향이라고 덧붙였다. 모든 예술가들이 쓴 맛의 커피를 마시는 것은 아니겠지만, 어쩐지 진짜 예술가라면 에스프레소를 마시겠구나 라는 편견이 생긴 건 그때부터였다.

 

그리고 아마 그맘때 즈음이었던 것 같다. 시럽을 넣지 않은 커피도 마시게 된 때가.

 

에스프레소는 일생이 아득하기만 한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사람은 내 것이 아니지만 기억은 내 것이기에 그 시절이 소중할 뿐이다.

나와 어울리지 않는 에스프레소가 내게 너무나 소중한 커피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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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기좋은 방은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읽게 된 책이다. 이병률 시인의 시 제목과 같은데, 이병률 시인이 선물해준 제목인 것을 후에야 알게 됐다. 단순한 에세이쯤으로 여기고 책장을 넘겼는데, 일흔 여섯 개의 에피소드에 일흔 여섯 가지의 커피 이름이 붙은 독특한 형태의 책이라 신선했다. 무엇보다 용윤선 작가의 본업이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커피를 내리는 사람이라는 것에 놀랐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문장과 감정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문체에서는 힘이 느껴졌는데, 바리스타가 담담하게 써내려간 글이라는 사실에 감탄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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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 여섯 가지의 에피소드 모두 작가의 경험담이리라. 그녀를 울게 만들었던, 또 그녀를 웃게 만들었던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리고 우리는 대부분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우리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다.

미운 사람이 밥을 먹을 때는 음식 씹는 소리도 싫어서 뒤통수를 한 대 치고 감옥에 들어가 벽을 보고 평생 앉아 있고 싶다.

그 사람이 밥을 먹으면 밥그릇을 잡아채고 싶다.

이쯤 되면 미움보다는 증오에 가깝겠지만 사람이 미우면 그 사람 옆에 있는 공기까지 순도를 잃는다.

사람이 미우면 그 사람 목구멍에 물 넘어가는 소리에도 소름이 돋는다.

 

죽어서도 남을 사람이 되고 싶거든 멀리 떠나 있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잘했다고 토닥인다.

잘 살아가는 일이 사랑하는 일임을 언약처럼 지켜내고 싶다.

너무 보고 싶으면 안 보고 살아도 괜찮다.

 

이 세상이 복잡해진 이유 중 하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거든 그 이가 사랑하는 사람까지

사랑해야 삶이 지탱된다는 것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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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내리는 사람에 따라 다른 맛과 다른 향이 난다고 한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적어도 일흔 여섯 잔의 커피를 마셨다. 용윤선 작가의 문장에서는 커피의 맛과 향이 난다. 어떤 에피소드에는 짙은 향과 강한 맛이, 어떤 에피소드에는 연하고 부드러운 향이 느껴진다. 그저 눈으로 문장을 읽어내려갈 뿐인데, 커피의 향이 느껴진다는 건 작가의 힘에서 기인한 것이리라.

그런데 정말, 커피는 내리는 사람에 따라 맛과 향이 좌우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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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문득 작가의 얼굴이 궁금해졌다. 문장으로 짐작하건대, 분명 눈물이 많은 사람임에 틀림없었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귀 기울여줄 수 있는 넓은 마음의 사람이라고 짐작했다. 그래서 실제로 용윤선 작가를 만났을 때, 그 느낌이 낯설지 않았다. 일흔 여섯 가지의 에피소드만큼, 그녀의 눈빛이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었다 

  

 

s*******e 2015.11.0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울기 좋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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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핸드드립 커피를 주문한다. 커피 이름 옆에는 '꽃향기 가득한 아로마와 레몬의 신맛 그리고 망고를 씹는 것 같은 부드럽고 묵직한 바디가 느껴집니다'란 자못 시적이고 환상적인 설명이 곁들어 있다. 커피 한 잔에서 꽃, 레몬, 망고를 이끌어낸 설명도 멋지지만 원두 안에 잠재된 색색의 맛과 향기의 다양함에 감탄이 났다. 언제부턴가 한 잔의 커피에서 한 잔의 음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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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핸드드립 커피를 주문한다. 커피 이름 옆에는 '꽃향기 가득한 아로마와 레몬의 신맛 그리고 망고를 씹는 것 같은 부드럽고 묵직한 바디가 느껴집니다'란 자못 시적이고 환상적인 설명이 곁들어 있다. 커피 한 잔에서 꽃, 레몬, 망고를 이끌어낸 설명도 멋지지만 원두 안에 잠재된 색색의 맛과 향기의 다양함에 감탄이 났다. 언제부턴가 한 잔의 커피에서 한 잔의 음료 이상의 무언가를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원두의 머나먼 고향부터 바리스타의 손길, 그리고 더 나아가 그 사람의 삶까지 조심스레 짐작해보는 것이다. 이 책을 펼쳐든 이유도 일흔여섯 가지 종류의 커피와 한데 버무린 삶의 이야기가 궁금해서다. 커피가 주는 매혹적인 향내와 혀끝에 맴도는 맛을 타고  한 사람의 삶을 오르내리는 것, 참으로 낭만적인 인생의 메타포지 않은가. 

 

 추출하면서 커피가 말을 걸어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커피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신에게 끝도 없이 원하기만 하는 그 염치없는 기도를, 커피는 뜨거운 물과 만나는 순간 욕심과 욕망은 털어내고 유약한 마음만 전해준다는 것을 알았다.  p222

 

한 잔의 커피는 다양한 방을 내준다. 삼삼오오 모여 앉은 사람들에겐 웃음꽃 피는 '사랑방', 혼자 앉은 사람에겐 아늑한 '다락방' 그리고 쓸쓸한 누군가에겐 ‘울기 좋은 방’을 내준다. 나도 가끔, 아메리카노 한 잔과 함께 '울기 좋은 방'을 열어젖힌다. 그리곤 슬픔의 잔뿌리까지 푹 적셔 아메리카노 한 모금을 홀짝인다. 혀끝에 맺히는 씁쓸함이 '인생이란 원래 쓴 법이야' 하면서 토닥여주는 듯 하다. 모두들 한번쯤, 이 방문을 두드릴 것이다. 어쩌면 가장 내밀하면서도 편안한, 그리고 커피와 가장 잘 어울리는 방은 '울기 좋은 방'이지 않을까.

YES마니아 : 로얄 d***s 2016.03.1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용윤선. [울기 좋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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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게, '커피 좋아하세요?' 라고 물으면 주저 없이, '네.' 라고 답하던 때가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나갔다 하면 어떤 카페에서든 한 잔 손에 들고 나오는게 습관처럼 일상을 차지하고 있었고 편의점에 들어설 때도 다른 음료 다 제쳐두고 커피를 집어드는 것이 더 익숙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난 그냥 마시기 좋은 커피를 좋아했을 뿐 깊게 알지는 못했다. 종류가 어떤 식으로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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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게, '커피 좋아하세요?' 라고 물으면 주저 없이, '네.' 라고 답하던 때가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나갔다 하면 어떤 카페에서든 한 잔 손에 들고 나오는게 습관처럼 일상을 차지하고 있었고 편의점에 들어설 때도 다른 음료 다 제쳐두고 커피를 집어드는 것이 더 익숙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난 그냥 마시기 좋은 커피를 좋아했을 뿐 깊게 알지는 못했다. 종류가 어떤 식으로 분류되는 지도 어렴풋이 아는 정도라는 걸 깨달았다. 이 책을 읽고.

 아니, 제목이 '울기 좋은 방'인데 왠 쌩뚱맞게 커피?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의 겉면만 보고서는, 책이 커피와 무슨 연관이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표지도 묘하게 우는 듯, 비가 와 물결치는 웅덩이 같아 보인다. 그런데 책을 알고 보면 그 표지가 다르게 보인다. 눈물로 보였던 물방울이, 핸드드립을 통해 내려오는 커피방울 같다. 물결치던 웅덩이 같던 표지가, 커피 위로 섞이는 우유같기도 하다. 왜 자꾸 커피 이야기를 하냐고? 그야 이 책을 말할 때 커피를 떼어놓을 수는 없어서다.


 저자인 용윤선 작가는 바리스타다. 그리고 차례를 보면 각 이야기마다 커피 이름이 덧붙여져 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 카푸치노, 모카, 아포카토 등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이름들부터 ㅡ 샤커레토,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루왁, 찬차마요, 도이창, 온두라스 등 조금 낯선 이름들까지. 이제 이해가 되겠지. 왜 커피 이야기를 앞에서 늘어놓았는지를.


 그래서, 이 책이 '울기 좋은 방'인데도 불구하고, 커피 이야기냐고 물으면 그건 또 아니다. 실제로 이 책을 쓸 때 작가가 들은 말은 '커피 이야기는 쓰지말라' 였다고 한다. 아마도 커피를 전문적으로 알지 못하는 독자들을 고려해서였을 것이다, 나와 같은. 그래서, 저자는 커피만을 이야기하지 않고 커피향이 곳곳에 스며든 자신의 삶을 이야기 한다. 커피 수업을 하며 만난 학생들과의 이야기,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야기, 책, 여행, 커피와 관련된 자신의 이야기를.

 풍부하고 다양한 향, 잘은 모르겠지만 저마다 묘하게 다른 끝 맛, 어떻게 추출해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짙음과 깊이를 가진 커피와 작가는 닮았다. 때로는 담백하고 덤덤하게 풀어내는 이야기도, 때로는 짙고 깊게 번져가는 슬픔을 담은 이야기도 좋은 책이었다. 커피가 유난히 생각나는 계절인 가을에 카페에서도 좋고, 깊어가는 밤 이불을 덮고 잠들기 전에 읽어도 좋은.

 ​꽤 두껍다고 생각되지만 판형이 일반적인 책보다 좁은 편이라 다 읽고나면 분량이 많다고 생각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디서든 읽을 수 있도록 책이 가볍다. 종이 재질 덕인 것 같은데, 그마저도 책의 감성을 반영한 것 같은 질감이다. 군데군데 커피 잔의 자국이 남은 듯한 디자인도 인상깊었고, 좋았다.

 책을 다 읽은 뒤, 내용은 내용대로 좋았는데 각 글에 덧붙여진 커피들을 한번쯤 마셔볼 수 있다면 이 글들의 감성을 더 짙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를 잘 몰라서 아쉬웠다. 좋아하는데 잘 알지 못하는 마음은 뭔가 속상하다. 알려고 노력하지 않고 겉만 핥았다는 자조적인 생각이 들어서일까. 좋아하는 만큼, 더 알아가고 싶다. 커피. 이 마음을 잊지 말고 76개의 이야기의 커피들을 꼭 만나봐야지. 그래서 누군가, 다시 '커피 좋아하세요?'라고 물을 때, 더 자신있게 '네.'라고 대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사람과 좋은 커피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면 더 좋은 내가 될 것 같은 느낌이다. ​   

o****0 2015.11.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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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의 커피와 울고 웃는 [울기 좋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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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핸드드립 커피를 주문한다. 커피 이름 옆에는 '꽃향기 가득한 아로마와 레몬의 신맛 그리고 망고를 씹는 것 같은 부드럽고 묵직한 바디가 느껴집니다'란 자못 시적이고 환상적인 설명이 곁들어 있다. 커피 한 잔에서 꽃, 레몬, 망고를 이끌어낸 설명도 멋지지만 원두 안에 잠재된 색색의 맛과 향기의 다양함에 감탄이 났다. 언제부턴가 한 잔의 커피에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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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핸드드립 커피를 주문한다. 커피 이름 옆에는 '꽃향기 가득한 아로마와 레몬의 신맛 그리고 망고를 씹는 것 같은 부드럽고 묵직한 바디가 느껴집니다'란 자못 시적이고 환상적인 설명이 곁들어 있다. 커피 한 잔에서 꽃, 레몬, 망고를 이끌어낸 설명도 멋지지만 원두 안에 잠재된 색색의 맛과 향기의 다양함에 감탄이 났다. 언제부턴가 한 잔의 커피에서 한 잔의 음료 이상의 무언가를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원두의 머나먼 고향부터 바리스타의 손길, 그리고 더 나아가 그 사람의 삶까지 조심스레 짐작해보는 것이다. 이 책을 펼쳐든 이유도 일흔여섯 가지 종류의 커피와 한데 버무린 삶의 이야기가 궁금해서다. 커피가 주는 매혹적인 향내와 혀끝에 맴도는 맛을 타고  한 사람의 삶을 오르내리는 것, 참으로 낭만적인 인생의 메타포지 않은가. 

 

 추출하면서 커피가 말을 걸어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커피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신에게 끝도 없이 원하기만 하는 그 염치없는 기도를, 커피는 뜨거운 물과 만나는 순간 욕심과 욕망은 털어내고 유약한 마음만 전해준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끝끝내 그 기도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이루어진다는 것을 안 이후부터 기도하지 못했으나 기도할 수 있는 순간까지 뒤를 돌아볼 줄 몰랐다. 무엇을 원하고 있는 줄 몰랐다. 모르는 것은 죄다. 모르는 것이 죄였음을 알고도 알려고 하지 않았으니 시련은 또 오겠다.   p222

 

한 잔의 커피는 다양한 방을 내준다. 삼삼오오 모여 앉은 사람들에겐 웃음꽃 피는 '사랑방', 혼자 앉은 사람에겐 아늑한 '다락방' 그리고 쓸쓸한 누군가에겐 ‘울기 좋은 방’을 내준다. 나도 가끔, 아메리카노 한 잔과 함께 '울기 좋은 방'을 열어젖힌다. 그리곤 슬픔의 잔뿌리까지 푹 적셔 아메리카노 한 모금을 홀짝인다. 혀끝에 맺히는 씁쓸함이 '인생이란 원래 쓴 법이야' 하면서 토닥여주는 듯 하다. 모두들 한번쯤, 이 방문을 두드릴 것이다. 어쩌면 가장 내밀하면서도 편안한, 그리고 커피와 가장 잘 어울리는 방은 '울기 좋은 방'이지 않을까.

YES마니아 : 로얄 d***s 2015.03.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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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기 좋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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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핸드드립하는 방법과 추구하는 방법은 다르다. 커피하는 사람은 서로의 방법을 모두 존중한다. 본인이 추구하는 커피의 추출 방법과 맛은 설명 없이 고요히 한잔의 커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커피는 행동하는 자의 것이다. 실장님이 추석 전날 내려준 커피는 내가 추구하는 바로 나의 커피 그대로의 맛이었다. 당신의 방법을 뒤로하고 상대가 좋아하는 방법으로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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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마다 핸드드립하는 방법과 추구하는 방법은 다르다. 커피하는 사람은 서로의 방법을 모두 존중한다. 본인이 추구하는 커피의 추출 방법과 맛은 설명 없이 고요히 한잔의 커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커피는 행동하는 자의 것이다. 실장님이 추석 전날 내려준 커피는 내가 추구하는 바로 나의 커피 그대로의 맛이었다. 당신의 방법을 뒤로하고 상대가 좋아하는 방법으로 커피를 추출해줄 수 있는 마음.

 

본문 중에서

l******4 2015.02.1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