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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희 : 거기,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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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속도는 빠른데 작가의 시선은 느리고 꼼꼼하다.부사와 형용사의 쓰임이 적은 작가인지라 맥락으로 소통하는데도 불구하고 완결성이 뛰어나다.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읽는 중간쯤에 가서는 발화자의 시점이 나로 옮겨져 있을 때가 있는데,그래서 다음을 기대하고 더듬거리게 한다. 그게 윤성희 작가의 큰 힘 같다.*이 세상에서 나를 예쁘다고 말해주는 사람은 어머니 뿐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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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의 속도는 빠른데 작가의 시선은 느리고 꼼꼼하다.

부사와 형용사의 쓰임이 적은 작가인지라 맥락으로 소통하는데도 불구하고 완결성이 뛰어나다.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읽는 중간쯤에 가서는 발화자의 시점이 나로 옮겨져 있을 때가 있는데,

그래서 다음을 기대하고 더듬거리게 한다. 그게 윤성희 작가의 큰 힘 같다.


*

이 세상에서 나를 예쁘다고 말해주는 사람은 어머니 뿐이었다. 거울을 볼 때마다 나는 그 말이 얼마나 하기 어려운 말인지를 깨닫는다. 


*

난 니가 정말 멋지게 살 줄 알았다. 그녀의 뒤통수에 대고 식당 여자가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약간 쓸쓸해졌다. 하지만 배가 부르다고 생각하니 쓸쓸하다는 생각은 조금씩 옅어졌다. 사람들은 그래서 밥을 먹나봐. 그녀는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회사 후문을 향해 걸어갔다. 


*

식당 여자의 말에 가게에 있는 모든 것들이 일제히 침묵했다. 카운터 위에 있는 시계의 초침이 멈추었고, 수도꼭지에서 한 방울씩 떨어지던 물소리도 멈추었다. 여자는 등을 돌렸다. 그녀는 여자의 등에 손을 올려 놓았다. 모든 것들을 과거 형으로 말하는 것이 얼마나 슬픈 것인지 이제 그녀도 서서히 알 것 같았다. 그녀는 자신의 커피잔에 여자가 마시던 커피를 부었다. 식은 커피는 너무 썼다. 


방학이 끝나기 얼마 전이었다. A시에 사는 이모에게 다녀온다고 집을 나간 어머니는 돌아오지 않았다. 남자는 역에 나가서 새벽에 들어오는 첫 기차를 기다렸다. 역 주변은 C시를 떠나면서 사람들이 내뱉어놓은 한숨들로 마치 안개가 낀 듯 흐릿했다. 공기 속에 떠돌고 있던 우울한 기운이 남자의 몸 속으로 들어왔다. 여름이었는데도 남자는 몸을 부르르 떨어야 했다. 남자는 어머니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것임을 그때 알았다. 역 광장에 서서 어머니는 이런 한숨을 내뱉었을 것이다. 남자도 누렇게 뜬 얼굴을 하고 역사를 빠져나오는 사람들 틈에 서서 한숨을 쉬었다. 슬프지 않았다. 가슴에서 메달처럼 환한 무엇인가가 반짝였다. 울면 그것이 녹슬 것만 같았다. 



*

벤치에 앉아서 손수건에 밴 딸기 냄새를 맡고 있었을 때, 어쩌면 그가 찾아왔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자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손수건을 어쨌더라. 기억을 더듬어보려 했지만 기억이 나질 않았다. 내년 봄이면 라일락나무는 더 튼튼한 뿌리를 가질 것이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무를 발로 툭 차보았다. 그러자 갑자기 대상을 알 수 없는 증오가 솟구쳤다. 라일락 향기는 너무 짙었다. 직원들은 달콤한 향기를 맡으며, 각자 품고 있던 행복했던 시절들을 떠올릴 것이다. 더이상 그의 죽음을 슬퍼할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그녀는 두려웠다. 자신도 이미 라일락 향기가 좋아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녀는 나뭇가지를 잘라서는 그 가지로 나무를 마구 내리치기 시작했다.




YES마니아 : 로얄 t****j 2017.12.13.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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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당신? : 윤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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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모든 단편이 일정한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보인다읽는 사람의 마음을 다부지게 흔드는 무언가가 있다 *방학이 끝나기 얼마 전이었다. A시에 사는 이모에게 다녀온다고 집을 나간 어머니는 돌아오지 않았다. 남자는 역에 나가서 새벽에 들어오는 첫 기차를 기다렸다. 역 주변은 C시를 떠나면서 사람들이 내뱉어놓은 한숨들로 마치 안개가 낀 듯 흐릿했다. 공기 속에 떠돌고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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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모든 단편이 일정한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보인다

읽는 사람의 마음을 다부지게 흔드는 무언가가 있다

 

*

방학이 끝나기 얼마 전이었다. A시에 사는 이모에게 다녀온다고 집을 나간 어머니는 돌아오지 않았다. 남자는 역에 나가서 새벽에 들어오는 첫 기차를 기다렸다. 역 주변은 C시를 떠나면서 사람들이 내뱉어놓은 한숨들로 마치 안개가 낀 듯 흐릿했다. 공기 속에 떠돌고 있던 우울한 기운이 남자의 몸 속으로 들어왔다. 여름이었는데도 남자는 몸을 부르르 떨어야 했다. 남자는 어머니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것임을 그때 알았다. 역 광장에 서서 어머니는 이런 한숨을 내뱉었을 것이다. 남자도 누렇게 뜬 얼굴을 하고 역사를 빠져나오는 사람들 틈에 서서 한숨을 쉬었다. 슬프지 않았다. 가슴에서 메달처럼 환한 무엇인가가 반짝였다. 울면 그것이 녹슬 것만 같았다.

 

*

벤치에 앉아서 손수건에 밴 딸기 냄새를 맡고 있었을 때, 어쩌면 그가 찾아왔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자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손수건을 어쨌더라. 기억을 더듬어보려 했지만 기억이 나질 않았다. 내년 봄이면 라일락나무는 더 튼튼한 뿌리를 가질 것이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무를 발로 툭 차보았다. 그러자 갑자기 대상을 알 수 없는 증오가 솟구쳤다. 라일락 향기는 너무 짙었다. 직원들은 달콤한 향기를 맡으며, 각자 품고 있던 행복했던 시절들을 떠올릴 것이다. 더이상 그의 죽음을 슬퍼할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그녀는 두려웠다. 자신도 이미 라일락 향기가 좋아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녀는 나뭇가지를 잘라서는 그 가지로 나무를 마구 내리치기 시작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c*******l 2017.12.11.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