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 다닐 때 담임선생님의 심부름으로 다른 반에 갔다가 심부름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 창피를 당한 경험도 있고 동무들과 신나게 놀고 있을 때 심부름을 하라는 말씀이 있어 짜증스럽기도 했지만 어렸을 때의 심부름은 대부분 즐거웠습니다. 심부름을 하고 나면 적절한 보상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목적을 가지고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가 즐거웠고 심부름을 하는 동안 하는 해찰이 뜻밖의 즐거움을 주었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천즈위엔이 쓰고 그린 소이 역시 심부름을 놀이로 즐길 줄 아는 아이입니다. 햇살이 따스한 오후입니다. 소이는 달걀 한 꾸러미를 사오라는 아빠의 부탁을 받습니다. 엄마가 일 때문에 늦어 아빠가 저녁에 달걀볶음밥을 만들어 주겠다는 것입니다. 소이는 아빠가 주신 동전을 치마 주머니에 넣고 길을 나섭니다. 이제부터 즐거운 해찰을 시작합니다. 지붕 위에서 걷는 고양이 그림자를 따라 살금살금 걷습니다. 쿨쿨 잠자고 있는 해리 흉내를 담장 뒤에 숨어서 "멍멍!" 합니다. 골목 끝에서 주인 잃은 파란구슬을 주워 눈에 대고 파란 세상을 바라보기도 하고, 와삭와삭 나뭇잎 위를 걸어보기도 합니다. 큰 나무 아래에 떨어져 있는 안경을 쓰니 엄마 얼굴이랑 똑같습니다. 안경 너머로 보이는 세상은 흐릿합니다. 드디어 달걀을 파는 가게 앞입니다. 소이는 안경 쓴 엄마가 되어, 남편과 아이에게 달걀볶음밥을 만들어주기 위해 달걀을 사러 왔다고 말합니다. 가게 아저씨는 달걀과 함께 아주머니의 예쁜 딸 소이에게 주라며 풍선껌을 줍니다. 아저씨도 소이의 놀이를 기꺼이 받아들인 것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예쁜 꽃을 본 소이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각나 두 송이를 꺾습니다. 초인종을 누르는 소이는 여전히 엄마입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장으로 풀어나가는 글 솜씨도 예사롭지 않지만 은은한 황토색과 회색, 그리고 흰색과 검은 색을 대비하여 그린 그림은 소이의 해찰을 따스한 아름다움으로 살려 놓았습니다. 여백의 아름다움이나 그림자의 아름다움이라 할 만합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 소이의 해찰은 그야말로 해찰로 끝날 수 있지만 아이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공감의 눈길이 소이의 해찰을 즐거운 놀이로 창조한 것입니다. 이제는 거의 사라지고 없는 골목길과 구멍가게에 대한 추억도 희미한 옛사랑처럼 떠오르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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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심부름으로 달걀 한 꾸러미 사러 가는 소이의 심부름 길..
참 정겹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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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놀이도 하고
길에 떨어진 파란 구슬을 주워 눈에 대어 보기도 하고
안경을 주워 끼고는 엄마 흉내도 내구요..
계란 가게 아저씨가 주신 풍선껌을 부는 저 아이다운 모습까지..
전 심부름이라면 우리 집 독차지라서 무지하게 싫어했고, 지금도 뭐 그렇지만 ^^;
책으로 접하니 재미있어요.
마음 먹기 달린 건가요?
소이의 마음이 이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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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하진 않지만 일로 늦는 아내를 대신해 딸에게 달걀 볶음밥을 만들어 주시는 아빠가 계시기에 소이의 얼굴에 하나가득 웃음이 있는 것이겠지요? 어린 시절 엄마가 저녁 지어놓으시고 '밥 먹으라'고 부르시던 것이 생각나고, 그리운 날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