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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가 있는 과학 에세이"라는 부제를 본 것은 책을 받고 나서다. 그러니까 나는 표지에 있는 개의 푸른 두 눈빛과 제목에 이끌려서 이 책을 선택한 것이다. 개 두마리와 함께 살고 있는 요즘, 개라는 단어에 워낙 호감을 갖고 있던 와중에 표지에 나오는 개는 잭 런던의 "야성의 부름"을 떠올리게 했고, 그 책도 훌륭했기 때문에 별 고민없이 주문했던 것이다. 그런데 내용은 내가 생각했던 방향하고는 조금 달랐다. 제목을 보면 개의 진화과정을 소개한 것 같은데 제목이 되는 부분은 이 책에 나오는 50개의 제목 중에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내용도 단순했다. 이 책의 전체 구성은 저자가 인터넷 과학잡지에 연재한 내용을 정리한 거였다. 과학의 9가지 분야를 50개의 주제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가장 좋았던 점은 현재 권위있는 과학잡지에 발표된 의미있는 논문을 저자의 소개로 볼수 있다는 점이었다. 물론 저자가 흥미를 갖고 있거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만한 내용들이지만 일반인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들이어서 재미있게 읽혔다. 과학이라고 하면 어렵다는 생각이 먼저 들기 십상인데 저자 덕분에 과학도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은 것도 좋은 점이었다. 가령 첫번째 심리학 이야기에서 '사회적 고립은 외로움보다도 해롭다!'부분을 보면 외롭다는 감정은 심리적인데 비해 사회적 고립감을 현재 생활 패턴을 가지고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외로움 보다는 사회적 고립감이 우리 삶에서 훨씬 더 위험하다는 내용을 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의 논문을 인용해 설명해준다.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은 건강에 좋지 않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고 혼자 살면서 갑자기 일어난 사고에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에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보다 사망의 위험이 높다는 내용이다.
학부모라면 솔깃할 내용인 창의력 발산에 효과적인 걷기에 대해서도 재미있었고, 작물화와 가축화로 인류는 발전했지만 인간의 간섭으로 인해 생태계가 진화의 방향을 조절한다는 내용은 좀 묵직했다. 우리가 우리 몸에 맞게 최적의 온도를 맞추며 사는 일이 우리의 면역체계를 약하게 만들어서 우리의 건강에는 좋지 않다는 내용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인간 위주의 발전만을 위해 과학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간의 잔인한 점이 느껴졌는데 요즘엔 그런 경향이 줄어들고 있다니 다행스럽다. 100년전에는 동물은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개를 해부할 때 마취없이 했다고 한다. 연재물을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소개된 내용은 짧다. 길지 않아서 지루하지 않지만 내용을 깊이 있게 전달해주지는 못한다. 이런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해 저자는 몇 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는데 나는 그중에서 스티븐 제이 굴드의 《플라밍고의 미소》를 읽으려 한다. 저자의 말대로라면 내가 느낀 아쉬움을 상당부분 해소해 줄 것 같다.
시베리안 허스키의 푸른 눈에 이끌려 읽게 된 책이지만, 그리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눈물이 날 만큼 적은 내용 뿐이어서 아쉬웠지만 저자의 글 솜씨가 유려하고 전문기자답게 어려운 과학지식을 쉽게 잘 전달해주는 책이어서 즐거운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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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 일러스트가 있는 과학 에세이 글/그림 강석기 | MID | 2014.08.01 | 페이지 276 | ISBN 9791185104102
한국의 스티븐 제이 굴드인 강석기 과학전문 작가의 신간이 나왔습니다. 표지부터 강렬하죠~ 과학카페 시즌3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 책이 올 봄에 나왔었는데 내년에나 다음 책을 만날 수 있겠지 생각하고 있다가 이렇게 신간을 재빠르게 만나게되어 더 반가웠었네요. 강석기 님의 팬이 되게 했던 과학카페 시리즈에 이어 <사이언스 타임즈>에 연재한 에세이를 선별해 담은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 이 책 역시 기대했던 만큼 만족스러운 내용으로 가득하네요. 책 제목인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는 여러 에세이 중 한편의 제목입니다.
![]() ![]() 심리, 진화, 의학, 과학사, 물리학, 화학, 인류학 이야기 등 과학 전반의 최신 이슈를 다루고 있는데 이번에는 특별하게도 작가님께서 손수 그린 일러스트도 가득해 보는 재미가 더욱 쏠쏠하네요.
![]() 일반인에게는 어려운 따분한 주제의 이론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심심찮게 뉴스에도 오르내리는 한 번쯤 들어봄 직한 주제라든지, 우리가 실생활에서 궁금해할 만한 이야기도 많아 27년간 300여 편의 에세이를 연재해 대중을 위한 과학 글쓰기의 전설로 알려진 스티븐 제이 굴드 에세이의 한국버전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강석기 님의 과학 에세이가 한국인의 정서에 확실히 더 맞는 경향도 있고 현재진행형 과학 이슈 소개가 많아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글이기도 했습니다.
![]() 우리 인간의 선택이 다른 동물의 진화에 영향을 끼치는 사례에 관한 글이 이번 책에서 가장 제 마음에 쏘옥 들었었는데요, 지구 생명체의 공진화에 관해 생각해보게 하였습니다. 기준에 못 미치는 치어는 놓아주는 선택어업이 물고기 진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사람의 개입이 '자연선택'에 기초한 다윈의 진화론과 대조되는 '부자연선택'이라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알게 되니 소름 끼치기도 하더라고요. 몸집이 크게 자라고 늦게 성숙하는 유전자를 지닌 물고기들 비율이 줄어들고 대신 조숙하고 몸집이 작은 경향의 물고기들이 늘어나면서 한 종의 전체적인 조성 변화가 생기게 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어획량과 크기 규제가 아닌 어획량만 규제하는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을 보며 심사숙고한 사람들의 방식이 의외의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에 숙연해지기도 했습니다.
![]() 사회적 고립에 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100세 시대인 데다가 자녀도 겨우 1명 내외 수준이다 보니 미래에는 가족해체 상황이 심각해질 텐데 외로움이라는 단순한 심리적 상태가 아닌 사회적 고립이라는 현상을 생각해봐야겠더라고요. 고립된다는 것이 해롭다는 걸 알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변화를 일으키는 데 서툰 인간의 심리상 사회적 네트워크가 구축된 상황에서도 급변하는 사회를 따라가지 못해 고립되는 현상은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유전자 치료가 임상을 넘어 정식치료법으로 자리 잡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라든지, 비타민C 복용문제 등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슈, 다소 황당한 연구결과를 낸 과학자들에게 주는 이그노벨상에 관한 이야기, 실생활과 연관된 연구들 등 다양한 주제의 과학 에세이가 참 쉽고 재미있게 쓰여 있습니다. 저는 과학전문 작가 강석기 님의 이름을 믿고 읽었는데요, 12첩 반상 수라상을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다음번에 출간될 과학 에세이도 벌써 기대하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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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강력한 추천으로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를 읽게 됐다. 이 책은 특이하게 일러스트를 저자가 직접 그려가며 쓴 과학 에세이인데, 그림도 훌륭하지만 목차를 구성하는 이야기의 소재가 듣기만 해도 졸립고 따분하고 어려운 과학이 아니라 실생활과 밀접한 이야깃거리이다 보니, 부담 갖지 않고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이야.. 일 년에 이런 과학 교양 도서는 몇 권 정도는 읽어줘야 하는데~" 싶은 생각을 하면서~ ^^;
과학신문에서 연재했던 여러 편 중 골라 추려 책을 내게 됐다는데, 평생 과학신문 조차 볼 일이 없다고 생각했던 나였기에 이렇게 책으로 만나는 과학 에세이가 반갑기만 하다. 표지의 늑대의 눈동자 그림이 아주 인상적이어서 초딩 아들에게 이 책을 슬쩍 내밀었더니 재미난 책인줄 알고 후닥 뺏어간다. 그렇게 초딩 아들과 이 책을 같이(?) 읽고 읽어주면서 몇몇 목차에서는 와이즈만 과학학원에 다니는 초딩 아들과 비슷한 수준(?)의 질문 답변도 이어졌다.
"아빠, 해바라기에도 벌꿀이 날라와?" "글쎄다, 그러고보니 요즘 해바라기 본 적이 도통 없네, 여보, 서울에 해바라기 본 적 있어?" 아들의 질문에 엉뚱한 답변을 던지고선, 어릴 적 초등학교 가는 길에 빨간 뾰족한 꽃잎 따다 입에 물며 쭉쭉 빨아먹거나 해바라기 씨앗 몰래 따다가 입에 오물오물 물며 등하교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 맛있게 쪽쪽 빨아먹던 그 꽃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얘기를 못해주었는데 71쪽 '사루비아의 추억' 편을 보고서야 얘기해줄 수 있었다.
"아빠가 어릴 적에는 말이야, 너처럼 과자 먹고 그런거 없었어. 길거리에 핀 해바라기나 사루비아가 아빠에겐 과자였단다." "근데 아빠, 왜 꽃에는 꿀이 고여 있어?" "그건 말이지..하하!!" 자 이 책을 같이 읽어보자. 꿀벌 같은 곤충이 찾는 대부분의 꽃에는 꿀이 있는데, 이걸 화밀이라고 불러. 화밀은 속씨 식물 중에서 쌍떡잎식물에게 있는데, 겉씨 식물은 곤충이 아닌 바람에 의해서 수분이 이루어져서 화밀이 없단다. 식물이 광합성 작용하는 건 알지? 광합성에 의해 포도당이 만들어져서 꿀샘의 세포에 녹말이라는 형태로 저장되다가 꽃이 필 때가 되면 녹말을 분해해서 자당으로 만드는 효소가 생기고 이런 자당을 스위트9가 세포 밖으로 밀어내서 꿀벌들을 불러 모은대. 슬쩍 아이의 눈치를 훑어보니 잘은 몰라도 그럭저럭 알아듣는 모양이다. 휴 다행이군 ^^;
그 다음 설전이 벌어진 것은 '개는 정말 사람보다 후각이 뛰어날까?' (90쪽) 어느 동물의 후각이 가장 뛰어난지 인터넷을 뒤져보면, 후각 수용체 유전자가 몇 개가 더 많다는 식의 얼버부림 설명이 대부분인데, 저자가 직접 그리고 설명한 이 그림에서는 비교적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개와 사람의 후각 구조와 메커니즘을 그린 그림이 아주 재밌는데, 일단 개는 혀가 너무 길다. 개가 혀를 입 안으로 갈무리한 채 다물고 있는 개를 그림으로 보니 우습다. ㅋㅋ 코를 통해 들어마시는 들숨 통로가 사람에 비해서 긴데, 그래서 개는 1초에 킁킁 6~8회를, 사람은 4회를 넘지 못한다고 한다. 실제 몇 분동안 실험해 봤는데, 맞다. 아들은 3~4번, 나는 3번도 킁킁 거리기 힘들다. 이쯤해서 슬쩍 아들에게 퀴즈, "아들, 개가 냄새를 잘 맡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한참 생각할 줄 알았더니, 대뜸 "코가 항상 젖어 있잖아!" 그런다. 어라 책에는 그런 말이 없는데? 구강과 비강의 구조적 차이로 인한 설명만 나와서 할 수 없이 인터넷을 뒤져봤다. 개의 코가 항상 젖어있는 이유는? 작은 입자의 형태로 공기 중에 떠도는 냄새를 코의 기관에서 포착하기 좋도록 하기 위함이라 그런다.
'잠 부족하면 탄수화물 당긴다!(121쪽) 편도 재밌게 봤다. 수면 부족이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즉, 잠을 충분히 잔 집단은 수면부족 집단보다 아침을 더 먹고 수면부족 집단은 야식을 더 먹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잠을 충분히 못자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 멜라토닌 농도가 높아서 정신이 멍하고 입맛이 없어서 아침을 거르거나 대충 때우게 되는데, 생각해보면 아침과 점심을 대충 해치우고 저녁 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의 경우에 야식을 하게 되는데 수면부족일때 포만감과 식욕호르몬에 대한 반응을 무디게 만들어서 왕성한 야식이 비만에 이르게 되는 원인 같아 보인다. "아들아, 너희 반에 뚱뚱한 애들 있지, 개네들 잠은 충분히 자라고 얘기해줘라~" "아빠, 나도 큰일이거든. 엄마가 일찍 재워줘야 살 안찔텐데 큰일이다." "미안하다, 나도 니 엄마는 못 당하거든. 그래도 니 야식은 내가 먹어주마"
읽으면 읽을수록 진국이 우러나오는 책이다. 책장에 꽂아 두기엔 너무 아깝고 당분간 내 책상 한 켠을 같이 쓸 생각이다. 초딩 아들에게 제법 풀어서 이야기 해줄만한 소재도 많아서 당분간 과학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에 대해서도 잘 몰랐는데, 이 책의 뒷표지에 있는 추천사를 읽으면서 저자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 과학 저널에 실린 원문을 읽고 분석해서 자신의 시각으로 재해석하여 대중에게 전달한다는 글을 보면서, 아! 이 책도 그렇게 해서 집필한 책이구나! 싶었다. 물론 책 속에는 어려운 과학 용어도 있었지만, 저자가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직접 그림까지 그릴 정도의 열정이라면 독자는 모르는 용어는 사전을 찾아 이해하려는 정도의 노력은 보여야 하지 않겠는가. 과학 글쓰기의 대가 강석기 저자에 대해서 알게 되어 큰 소득이다. 어디가서 말하더라도 이제 나도 과학도서 애독자 행세는 할 수 있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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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에세이집에 실린 50편은 2013년과 2014년 상반기 1년 반에 걸쳐 연재된 70여 편에서 추려 업데이트한 것이다. 이 책의 제목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는 수록된 에세이 가운데 한 편의 제목이다. 참고로 첫 에세이를 포함해 2012년에 발표한 에세이 몇 편은 2013년 출간된 에세이집 <사이언스 소믈리에>에 수록돼 있다. - '서문' 중에서
'순간의 선택이 십 년을 좌우한다'
이는 한 가전회사의 예전 광고문구인데, 가전제품 선택 이상의 심오한 진실을 담고 있다. 저자가 이 책을 내게 된 것도 2년 전 '순간의 선택'에 따른 결과 때문이다. 즉 2012년 가을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타임즈>에 매주 과학에세이를 연재키로 했는데, 당시 편집장이 약간 고민하는 눈치였다. 왜냐하면 저자가 이미 동아사이언스의 인터넷 과학신문 <과학동아 데일리>에 과학에세이를 매주 연재하고 있어서 차별화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를 고민한 저자는 에세이와 함께 일러스트를 곁들이면 어떨까 제안했고 편집장은 좋은 생각이라며 반색했다. '일러스트가 있는 과학 에세이'라는 코너명이 확정됐다. 당시 그가 생각했던 일러스트는 학술지나 과학잡지에 나오는 것 같은 과학 일러스트였다.
2012년 10월 18일, 첫 에세이로 아스피린이 항암제로 재조명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쓰고 있던 그는 과학 일러스트를 그린다는 게 만만치 않음을 깨달았다. 이 경우 항암제로서 아스피린의 작용메커니즘을 묘사해야 하는데, 복잡한 내용을 단순화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막상 독자들에게 별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았다.
원고 마감 시한 때문에 그는 이메일로 문서파일만 보내며 일러스트는 포기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바로 몇 분 뒤 편집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의 구차한 변명에도 불구하고 편집장은 단호하게 "안 된다"며 아스피린 분자구조라도 그려서 보내라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에 아이디어라도 얻고자 절박한 심정으로 이미 써놓은 에세이를 읽었고, 바이엘의 화학자 펠릭스 호프만이 아버지를 위해 아스피린을 합성했다는 대목에서 일러스트를 구상하고 부랴부랴 그려 보냈다.
다행히 이를 받은 편집장이 "이 정도면 훌륭하다"며 만족감을 표시했고, 이렇게 해서 '일러스트가 있는 과학 에세이' 1회가 2012년 10월 19일자에 실렸다. 만일 당시 편집장이 저자의 처지에 너그러운 동정심을 보이며 일러스트 없이 가기로 했었다면 일러스트가 있는 과학 에세이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저자 강석기는 한국의 스티븐 제이 굴드(1941~2002)로 불리는 과학전문 작가다. 서울대학교에서 화학을, 동 대학원에서 분자생물학을 공부했다. LG생활건강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2000년부터 2012년까지 <동아사이언스> 과학전문 기자로 일했다. 현재 과학전문 작가로 전업하여 <과학동아 데일리>, <사이언스타임즈> 등에 과학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SERICEO에서 <일상의 과학> 동영상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과학 한잔 하실래요?>(2012), <사이언스 소믈리에>(2013),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2014) 등의 저서와 옮긴 책으로 <반물질>(2013)이 있다.
늑대와 개와는 다른 방식으로 놀이를 한다. 늑대와 개의 관계는 개와 강아지의 관계와 같다. 개들의 놀이는 15,000년간 이어진 유아증의 결과이다. - <철학자와 늑대> 중에서
젊은 철학자 마크 롤랜즈는 우연히 신문광고에서 96% 늑대인 강아지를 판다는 내용을 보고 농장을 직접 찾아갔더니 사실은 100% 늑대였다. 법적 제한 때문에 그렇게 광고했다는 말이 더욱 구미를 당겨 그는 약 50만 원을 주고 늑대 새끼를 샀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11년 동안 동고동락했던 그의 추억을 책으로 썼다.
유아증이란 성인이 된 후에도 정신적, 육체적으로 유아 상태에 머물러 있는 걸 뜻한다. 사람도 영장류 중에서 유아증을 보이는 종種이다. 자칭 개 전문가인 롤랜즈는 개의 유아증 예로 막대기를 던지면 물어오는 놀이를 든다. 개들은 이 놀이를 아무리 반복해도 물려하지 않는데, 늑대는 그렇지 않고 묘한 표정만 짓는다고 말한다.
개의 기원은 오래 전부터 많은 학자들의 관심사였다. 최근까지의 결론은 개가 늑대의 후예라는 사실과 인류의 농경이 시작된 1만여 년 전 무렵 늑대가 길들여지면서 개가 됐다는 것이다. 이는 1978년 이스라엘에서 함께 발견된 12,000년 전 개와 사람의 유골이 결정적인 증거다.
그런데, 2011년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로스 원>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시베리아의 알타이산맥 지역에서 개로 추정되는 뼈를 발견했는데 33,000년 전의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이다. 만약 이게 맞다면 늑대를 길들인 시기는 무려 2만 년이나 거슬러 올라가야 하고 따라서 농경생활이 계기가 됐다는 시나리오 또한 틀리게 된다. 그러나 이 뼈에 대해서는 논란이 아직 계속되고 있다.
네이처의 자매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2013년 5월 14일)에도 이와 맥을 같이 하는 논문이 실렸다. 중국 쿤밍동물학연구소 연구진들이 회색늑대 4마리와 중국 토종견 3마리, 기타 품종견 4마리의 게놈을 비교 분석했는데 이에 따르면 늑대에서 개가 분리돼 나온 시기가 32,000년 전으로 나왔다는 연구결과였다.
연구자들은 늑대가 처음 길들여진 게 남중국 일대라고 추정했고 그 직계 후손이 바로 중국 토종견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게놈을 비교하자 중국 토종견과 늑대 간의 유전적 차이는 독일셰퍼드를 비롯해 타 품종의 개들과 늑대 간의 차이에 비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늑대와 개 사이의 유전적 차이를 분석하자 흥미로운 패턴이 나타났다. 3만여 년에 걸친 진화를 통해 개가 획득한 변이 중 상당수가 바로 사람이 유인원의 공통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오면서 얻은 변이와 동일한 방향이었다. 특히 신경계, 소화계, 대사과정, 질병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변이에서 그런 특성이 보였다.
신경계의 경우 늑대에서 개가 되면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시스템이 바뀌어 공격성이 많이 줄어들었다. 정착을 하면서 집단이 늘어나 밀도가 높아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진화의 결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사람도 침팬지 같은 유인원에 비하면 공격성이 약한 동물이다. 결국 사람과 함께 살면서 환경을 공유하다보니 진화도 같은 방향으로 진행됐음을 보여준다.
이에 앞서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2013년 3월 21일)에서도 사람과 같은 방향으로 일어난 개의 진화 사례가 보고되었다. 즉 녹말이 풍부한 음식에 적응되도록 개의 유전자가 바뀌었다는 내용이다. 본디 늑대는 주로 육식을 한다. 반면 개는 농경생활을 하게 된 사람과 함께 살면서 식단이 바뀌었고 소화계도 이에 맞게 진화했다는 것이다.
마크 롤랜스와 늑대 브레닌
하지만 이 모든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영국 더럼대 고유전학자 그레거 라르슨 교수는 "남중국에 늑대가 살았다는 증거가 없다. 그런데 어떻게 늑대를 길들일 수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중국 연구자들은 논문에서 당시 남중국에 살았던 늑대들은 그 뒤 멸종한 것으로 보인다고 쓰고 있다. 또 자신들이 얻은 연대는 추정된 돌연변이 속도를 바탕으로 계산했다고 설명한다. 아무튼 중국 연구 논문은 신뢰성이 다소 떨어지는 듯하다.
"진정으로 위대한 사상들은 모두 걷다가 잉태되었다" - 프리드리히 니체
기원전 384년, 그리스 외곽 스타기라에서 태어난 아리스토텔레스는 17살에 아테네로 가서 대철학자 플라톤의 아카데메이아에 들어가 20년 동안 공부했다. 너무 뛰어난 제자를 경계한 탓인지 플라톤은 기원전 347년 80세의 나이로 사망하면서 조카에게 원장 자리를 물려줬다. 크게 실망한 아리스토텔레스는 아테네를 떠나 각지를 여행하다 기원전 343년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왕자의 교사가 된다.
알렉산드로스가 왕으로 즉위하고 1년 뒤인 기원전 335년 아테네로 돌아온 아리스토텔레스는 '리케이온'이라는 학교를 세웠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리케이온의 지붕 덮인 산책로, 즉 페리파토스를 거닐면서 제자들을 가르치는 걸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학문을 계승한 학자들을 '페리파토스학파'라고 불렀다. 국내에서는 '소요학파'라고 번역해 쓰기도 한다. 국어사전을 보면 소요逍遙는 '자유롭게 이리저리 슬슬 거닐며 돌아다님'이라고 풀이돼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뿐 아니라 위대한 철학자나 과학자들 가운데는 많은 시간을 좋아하는 산책에 할애한 경우가 꽤 있다. 18세기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매일 정확히 4시가 되면 산책을 나가는 걸로 유명했고, 칸트를 가장 존경했던 염세주의 철학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도 매일 반려견을 데리고 프랑크푸르트 시내를 산책했다.
아인슈타인 역시 인생 후반기에 미국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에서 머물 때 집에서 연구실까지 3킬로미터 거리를 매일 홀로 또는 논리학자 쿠르트 괴델과 함께 걸어서 출퇴근했다. 현대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독일의 다비트 힐베르트 역시 괴팅겐대학 교정을 산책하는 걸로 유명했다. 그렇다면 위대한 철학자, 과학자들의 산책 습관과 이들의 엄청난 창조력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학술지 <실험심리학저널> 에는 걷기가 정말 창의력을 높여준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자들은 피험자가 앉아있을 때와 러닝머신에서 편안한 템포로 걸을 때 길퍼드 대체 용도 테스트GAU를 실시했다. 이는 사람들에게 흔한 대상을 제시한 뒤 4분 동안 새로운 용도를 생각하도록 한 뒤 평가하는 방법이다. 즉 단추를 보고 "인형의 눈으로 쓰겠다"는 식이다. GAU는 인지적 유연성, 즉 창의력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이를 '발산적 사고'라고 부르기도 한다.
연구자들은 이렇게 얻은 대답을 기준에 맞게 분류해 창의성 점수를 매겼다. 그 결과 가만히 앉아있을 때 실시한 GAU보다 러닝머신에서 걸을 때 점수가 두 배 가량 더 높았다. 실제로 피험자의 80퍼센트에서 창의성이 높아진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이 차이는 창의성이 아니라 뇌의 활동 자체가 향상된 결과일 수도 있지 않을까?
연구자들은 이런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복합 원격-결합 검사CRA를 실시했다. 이는 '수렴적 사고'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주어진 세 단어를 연결해주는 한 단어를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cottage작은 집, 스위스, 케익'이라는 단어가 제시될 경우 '치즈'가 정답이다. 모두 16건의 세 쌍이 제시되고 각각에 대해 15초 내에 답을 해야 한다. 이처럼 꽤 집중이 요구되는 과제이다.
피험자들은 앞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먼저 앉아서 CRA를 받고, 이어서 러닝머신에서 걸으며 CRA를 받았다. 그 결과 GAU와는 달리 걸을 때 오히려 성적이 약간 떨어졌다. 즉 걷기는 발산적 사고만을 향상시킨다는 의미가 된다. 그런데 이 결과는 순서 효과일수도 있지 않을까?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두 번 다 앉아있는 상황과 먼저 걷고 나중에 앉아있는 상황에서 GAU 테스트를 했다. 그 결과 두 번 다 앉아있을 경우 두 번째에도 성적이 나아지지 않았다. 그런데 먼저 걷고 그 뒤에 앉아있는 경우 앉아있을 때도 꽤 높은 점수가 나왔다. 즉 앞서 걸었던 효과가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걷는 게 왜 발산적 사고, 즉 창의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까? 이전 연구에 따르면 걷는 게 무조건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즉 험한 등산로처럼 걷는데 집중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사고력이 떨어진다. 즉 우리가 걷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을 정도의 편안한 걸음, 즉 산책 같은 걷기가 효과가 있다는 것.
연구자들은 이에 대해 정확한 이유는 아직 모르지만 이 과정이 3단계의 복합인과因果경로로 이뤄져 있지 않을까 하는 가설을 내놓았다. 첫 단계는 걸음 그 자체다. 그 결과 신체적 변화가 일어나 순환계나 체내 신호분자 등에 변화가 생기는 게 두 번째다. 이에 따라 기분도 바뀔 수 있다. 끝으로 이런 변화가 인지과정에 영향을 미쳐 창의력을 높여준다. 연구자들은 걷기가 뇌의 '유연한 사고 경로'를 활성화하거나 '억제 경쟁'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추측했다. 억제 경쟁이란 뇌가 한 생각에 집중하기 위해 다른 경쟁적인 생각 또는 기억이 떠오르는 것을 억제하는 메커니즘이다. 그 결과 창의력도 떨어진다.
아무리 걷기가 창의력 향상에 좋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학교와 회사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리케이온처럼 늘 소요하며 공부하고 일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이 연구에 따르면 틈틈이 걷는 게 꽤 도움이 될 수 있다. 즉 걷고 난 뒤 앉아서 공부나 일을 해도 어느 정도 잔여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아이디어 회의나 브레인스토밍을 할 때 먼저 일이십 분 산책을 하고나서 시작하면 기발한 생각들이 쏟아져 나올 것 같다.
"고독하되 고립되지는 말라" -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 <공부하는 삶>중에서
미국의 경우 혼자 사는 사람의 비율은 1970년 17%에서 20011년 28%에 이른다. 중요한 문제에 대해 상의할 사람이 없다고 대답한 사람의 비율도 1985년 10%에서 2004년 25%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처럼 사회적 고립이 가속화되고 있는 셈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이 무색할 지경이다. 이런 경향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1인 가족이 급증하는 현대사회에서 사회적 고립은 중요한 이슈다. 최근 수년 사이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정신 건강은 물론 신체 건강을 해친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2013년 4월 9일)에는 사회적 고립이 외로움보다도 수명을 단축시키는 데 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힌 논문이 실렸다.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비슷한 것 아닌가?' 이런 의문이 들겠지만 그렇지 않다. 둘은 상관관계는 있지만 다른 개념이다. 사회적 고립은 객관적으로 수치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즉 결혼 여부, 혼자 사는가 여부, 한 달에 한 번 이상 만나는 친구 숫자, 가입한 동호회 숫자, 종교 활동 여부 등을 조사해 한 사람의 사회적 고립도를 산출할 수 있다. 반면 외로움loneliness은 심리적 상태다. 사회적으로 고립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고, 많은 사람이 북적거리는 대기업에서 일하면서도 외로움에 흐느낄 수 있다. 물론 사회적 고립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대체로 외로움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난다.
영국 런던대 역학공중보건학과 앤드류 스텝토에 교수팀은 2004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영국노화장기연구ELSA에 참여한 6,500명의 남녀 가운데 2012년 3월까지 사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사망률에 어떤 연관성을 보이는지 알아봤다. 이 기간 동안 918명이 세상을 떠나 사망률은 14.1%다.
연구자들은 참여자들을 사회적 고립이나 외로움 척도가 높은 집단과 낮거나 중간인 집단으로 나눈 뒤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사회적 고립도가 높은 집단은 이 기간 동안 21.9%가 사망한 반면 낮거나 중간인 집단은 사망률이 12.3%에 불과했다. 외로움은 높은 집단19.2%, 낮거나 중간인 집단은 13.0%로 역시 차이를 보였다. 그런데 사회적 고립이나 외로움은 나이나 소득, 건강상태와 관련이 있을 것이므로 이런 결과를 꼭 사회적 고립이나 외로움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실제로 나이가 많거나 미혼이고 교육수준이 낮거나 소득이 적은 사람이 사회적으로 고립돼 있을 확률이 높다. 또 만성호흡기질환 같은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을 가능성도 크다. 외로움도 경향은 비슷하다.
이런 의문에 답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나이와 성별뿐 아니라 재산과 교육수준, 결혼상태, 인종 같은 인구학적 요인과 암, 관절염, 우울증 등 건강지표를 따로 떼어낸 뒤 사망률에 미치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사회적 고립의 정도는 약해졌지만, 여전히 그 자체로 높은 사망률에 상당한 기여를 하는 요소로 나타난 반면 외로움 자체는 사망률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외로움이라는 주관적인 경험은 사회적 고립과 사망률 사이의 연관성을 설명할 수 있는 주된 메커니즘이 아니다"라고 결론지었다. 그렇다면 사회적 고립의 어떤 측면이 사망률을 높이는 데 기여한 것일까? 연구자들은 생활습관이 연관성이 클 것으로 추정했다. 즉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은 흡연과 활동부족, 부실한 식사 같은 건강에 좋지 않은 습관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 사회적 접촉이 없을 때 이런 행동에 빠져들기 쉽기 때문이다. 또 혼자 살면 급성질환이나 사고가 일어났을 때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망의 위험이 높아진다.
연구자들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둘 다를 줄이는 게 필요하지만 사망률만을 놓고 봤을 때는 사회적 고립을 줄이는 데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즉 사회적 네트워크를 더 많이 구축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게 쉬운 일일까. 1980년대부터 사회적 고립과 건강의 상관관계에 대한 선구적인 연구를 진행해온 미국 하버드대 리자 버크먼 교수는 "뚜렷한 차이를 느낄 정도로 사회적 네트워크를 바꾼다는 건 어려운 일"이라며 "진실은 사람들이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매우 서툴다는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사회적 고립이 이래저래 해롭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오히려 그쪽 방향으로 급격히 진행하고 있는 사회의 변화를 무력하게 지켜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고독하되 고립되지는 말라"는 세르티양주의 100년 전 글귀가 선견지명으로 다가올 듯하다.
이밖에 책에는 '정말 남자는 화성에서 왔고 여자는 금성에서 왔을까?', '대구의 진화 - 부자연선택을 아시나요?', '비타민 영양제 필요성 논란, 여전히 진행 중', '유전자치료, 꿈이 현실이 되다', '3만 5000년 전 유전자 변이가 동아시아인을 만들었다!'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넘쳐난다. 읽다보니 언젠가 인간의 신비로움이 모두 벗겨지지 않을까 겁이 덜컥 난다.
최근 에볼라 바이러스 때문에 지구촌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낀다. 아직까지 치료약의 개발이 되지 않아서다. 얼마전 후지필름이 당초 독감 치료약으로 개발한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보도가 있었다. 아무튼 빠른 시일 내에 효과적인 처방약이 개발되어 아까운 생명이 죽어나가는 것을 막았으면 좋겠다. 저자가 최근 <사이언스타임즈>에 올린 글에 의하면, 1950년대부터 항생제가 쓰이기 시작하면서 항생제 저항 균주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뜻밖에도 항생제 저항 유전자를 갖고 있는 균주들이 항생제가 없는 자연생태계에서는 경쟁력을 잃어(쓸모없는 유전자를 지니고 있으므로 세포분열 효율이 떨어져) 도태되고 다시 항생제 저항 균주가 나오고 또 도태되는 과정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즉 항생제 유무에 따라 자연선택의 선호도가 바뀌면서 박테리아의 진화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인류 역사에서 반복해 나타나는 박테리아성 역병과 팬데믹은 변이로 강력한 균주가 나타나 일어난 게 아니라 해외여행 같은 인류의 지리적 이동이나 도시화 등 환경의 변화가 주된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번 에볼라 창궐 역시 서아프리카의 급격한 개발로 인구가 밀집되고 왕래가 빈번해진 게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과 일맥상통하는 결론이 아닐까?
먼 먼 옛날 인간과 늑대는 한곳에서 생활하며 같은 사냥감을 노리는 앙숙 관계였다. 후각이 뛰어난 늑대는 사냥에서 늘 인간보다 한 수 위였고, 번번이 사냥에 실패한 인간들은 생존을 위해 늑대를 자신의 편으로 삼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 끝에 늑대를 길들이게 되면서 인간은 최고의 사냥꾼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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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가 개가 되었다고 한다. 약간 뜻이 다르긴 하지만 다른 말로 바꾸어서 하자면, 개의 먼조상은 현생늑대와 같은 조상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두려움의 대상인 늑대와 사람의 인생의 동반자인 개의 모습에서 닮은 점을 찾기는 어렵다. 독일산 새퍼드 정도가 그 모양에서 늑대와 닮은 것 같은 인상을 받을수는 있지만, 귀여운 작고 복슬복슬한 애완견의 조상이 늑대의 조상과 같은 가지에서 나왔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그것이 사실이라고 한다. 이 책은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그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단 4-5페이지의 분량의 독서로 나는 개와 늑대의 유사성에 관해서 확실한 지식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러면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의 나머지 페이지들은 과연 무엇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을까? 그 답은 늑대가 개과 된 과정을 설명하는 것과 비슷한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몹시 궁금해 하지만 잘 알지 못하는 것. 현대의 최신 과학의 결과로 만들어진 과학지식의 최전선이지만 일반인 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는 내용들을 가득히 담고 있다.
책이 포함하고 있는 각각의 에세이의 제목과 내용들도 무척 흠미롭지만,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이 책의 문체의 유려합이다. 과학에 대한 지식이 많은 사람이나 적은 사람이나, 책을 읽을떄 그 책의 문장 자체가 매력적으로 쓰여 있을때, 문장의 호흡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듯 자신이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던 새로운 지식을 깨우치게 된다면 얼마나 멋진 독서경험일까. 바로 이 책이 딱 그런 책이다. '사이언스 타임즈' 같은 곳에 연재하면서 인기를 얻었던 과학 에세이들을 모아서 펴낸 이 책은 무척 유익하다.
많이 아는 사람들이 정곡을 찌르는 말을 한다. 핵심을 파악하는 사람들은 작은 단어의 말로 그 뜻을 완벽하게 전달한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길고 복잡하게 말을 한다. 이 책의 저자는 과학의 최전선에 대해서 면밀하게 주시하면서 오늘날 인류의 집단지성이 이루어가고 있는 과학적 성취를 자신의 것으로 완벽하게 소화를 한다. 그리고 그런 내용들 중에서 일반인이 흥미를 가질것 같은 내용, 일반인이 알면 무척 유용할 것 같은 내용을 선정해서, 길지 않은 분량의 글로 쉽고, 재미있고, 흥미진지하게 이야기를 펼쳐간다. 그래서 이 작가의 글을 '꼭지' '챕터' 라는 식으로 부르지 않고, '과학에세이'라고 부르는 것이 알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머리를 맴돌고 있었던 것이다.
세상을 떠난지 오래된 과학자 칼 세이건. 한떄 우리나라의 모든 젊은이들에게 우주를 동경하는 마음을 품게 해주었던 최첨단의 과학자이자 로멘티스트이며 꿈꾸는 영원한 청춘이었던 그가 썻던 책들이 문득 떠오르는 것인 이 책의 저자가 과학을 단순한 관심의 대상만이 아니라, 지식에 대한 그리움과 미처 모르던 지식을 알아가는 것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그의 글에서 잘 나타나기 때문일 것이다. 오랜만에 책을 읽으면서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해준 저자와 좋은 책들을 거듭펴내는 MID 출판사에 감사의 뜻을 이 글로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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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 이야기 2014-174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 강석기 / MiD (엠아이디) 1. 책의 제목에 늑대가 등장한다. 그러다보니 진짜 늑대를 개처럼 키우던 한 사내가 생각난다. 저자도 인용 하고 있다. 마크 롤랜즈라는 젊은 철학자. 늑대와 함께 11년을 동거했다. 숲속에서가 아닌 시내에 있는 그의 집에서 말이다. 어느 날 필이 꽂히자 겁도 없이 거금을 들여 늑대를 사서 개처럼 끌고 다녔다(사실은 늑대한테 끌려 다닌 적이 더 많았다). 그 기록을 「철학자와 늑대」라는 책으로 남겼다. 마크 롤랜즈는 늑대와 함께 한 시간 속에서 크게 두 가지를 느낀다. 하나는 모든 생물은 타고난 존재가 아니라 환경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체화된 인지론’이다. 다른 하나는 동물권이다. 사람과 동물의 조화로운 미래를 희망하고 모색한다. 2. 초대 손님은 그만 보내고 리뷰 도서를 펼쳐본다. 타이틀인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는 저자가 이 책에 담은 50여개의 과학 에세이 중 하나의 제목이다. 다른 내용도 재미있고 충실하지만, 늑대 이야기가 우선 궁금하다. 개의 기원은 여러 설이 많다. 언제부터였나? 사람이 개를 키우기 시작한 것은? 개가 늑대의 후예라는 것과 대략 12,000년 전 부터라고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2011년 학술지 〈플로스 원〉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시베리아 알타이산맥 지역에서 개로 추정되는 뼈를 발견했는데 33,000년 전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이다. 3. 33,000년 전이라는 스토리는 중국 동물학 연구소 연구진들이 재확인을 시켜준다. 늑대와 개의 게놈 분석을 통해 32,000년 전에 늑대와 개가 분리되었다는 이야기다. 한편 늑대와 개 사이의 유전적 차이를 분석하자 흥미로운 패턴이 나왔다. 3만여 년에 걸친 진화를 통해 개가 획득한 변이 가운데 상당수가 바로 사람이 유인원의 공통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오면서 얻은 변이와 같은 방향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신경계와 소화계, 대사과정, 질병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변이에서 그런 특성이 보였다. 그나저나 절대로 늑대가 개가 되고 싶어 하진 않았을 것이다. 사람이 그리 만든 것이다. 늑대에게 어쩌다 개가 되었니 물으면 뭐라고 답할까? “우리가 뭐가 아쉬워서 개가 되었겠소” 4. 화학과 분자생물학을 전공한 이 책의 저자 강석기는 깊이 있는 통찰력을 지닌 과학전문기자이다. 여러 곳에 과학 칼럼을 기고하면서 이미 『과학 한잔 하실래요 』, 『사이언스 소믈리에』,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를 출간했고 옮긴 책으로는 『반물질』 (모두 MiD 출간)이 있다.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애쓰고 노력하는 모습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5. 책은 9파트로 편집되었다. 심리학 이야기를 시작으로 진화, 감각, 신경과학, 건강/의학, 과학사, 생물학, 물리학/화학 그리고 인류학 이야기가 이어진다. 타이틀만 보고 머리가 아파올지도 모르지만 내용은 그리 어렵지 않다. 아니 사실은 어렵다. 단지 저자가 쉽게 썼을 뿐이다. 6. ‘뇌에 힘 빼야 생각이 유연해진다.’ : 목에 힘을 빼는 것도 쉽지 않은데 뇌의 힘을 뺀다? 머리의 힘을 뺀다? 전전두엽 이야기가 펼쳐진다. 미국 펜실베이아대학 심리학과 샤론 톰슨-쉴 교수팀은 왼쪽 전전두엽의 활동이 인간의 유연한 사고를 억제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유연한 사고란 말 그대로 틀에 박힌 즉 상식적인 사고를 벗어난 비상식적인 생각을 말한다. 여러 테스터와 연구 결과를 종합해서 내린 결론은 인간의 전전두엽의 발달은 사고의 성숙으로 이어지지만 그 반대급부로 생각의 유연성을 희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주위사람들을 너무 너무 피곤하게 하는 피하고 싶은 사람으로 일생을 마치느니 차라리 조금 느슨한 것 같아도 생각만 해도 마음이 편해지는 사람으로 남고 싶으면 전전두엽의 발달이 더디길 바라야 할 것이다. 7. 각 꼭지 글마다 해당되는 그림이나 사진과 함께 저자의 일러스트가 실려 있다. 잘 그린 그림은 아니지만 참 열심히 성실하게 그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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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 서평 제목으로 뽑았던 것은,
"술마시면 개가 되는 사람들을 위한 추천 교양도서" 라는 자극적인 제목이었습니다.
![]() 이런 사진과 함께,
"어떻게 개가 되었나" 라는 말을 들으면 제목이 생각날 수 밖에 없는 삶을 살았던 것을 반성하면서 말이죠.
예전부터, 그리고 최근에 부쩍 과학 에세이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고,
얼마전 저자의 또다른 책인 "과학에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 의 서평을 쓴 적이 있었고, (http://gihmsehoon.egloos.com/4344423)
그래서 이번 서평 이벤트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어랏? 강석기님의 또다른 책 제목은 사이언스 소믈리에-이니..
과학과 술은, 아니 강석기 님과 술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건지, 아님 그렇게 생각하는 제가 문제인 것인지. ㅠㅠ
아.무.튼.
이번에도 운좋게 MID 에서 진행하는,
강석기님의 신간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의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좀 더 빨리 책을 접할 수 있게 되었네요.
(서평은 좀 늦어졌지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우.선
에세이들은 흥미로운 주제들을 담고 있으며, 강석기님의 특유의 재치로 재미있게 풀어져 있습니다만,
제가 과학에세이의 출간을 항상 반기고, 뒤에서 열심히 응원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서평은 좀 아쉬운 부분이나 마음에 안드는 부분을 위주로 작성함을 밝힙니다. ^^ (이러다가 다음번 서평단에선 짤릴지도 ㅠㅠ)
첫번째, 이건 꼭 이책에만 적용되고, 이 분야의 책에만 적용되는 건 아닌데,
대한민국 출간 서적들...책 표지에 광고문구나 추천의 글 같은거 좀 안놓으면 안됩니까? ㅠㅠ
정말 좋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임에도, 표지가 이뻐 꺼내놓고 싶은 책은 정말 드문것 같습니다.
![]() 이번책 또한 앞표지에는 핵심내용을 발췌해 놓았고, 뒷표지에는 (여느 책이 그러하듯) 추천의 글로 도배되어 있네요.
출판업계의 현실을 생각하면 어절 수 없다지만 매번 책을 사서 읽을 때마다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번에는 어떤 내용에 대해 책을 쓰셨을까..는 제목에 어느 정도 나와있지만,
과학자들에게도 논문 제출시 본인의 연구를 하나의 그림으로 요구하는 저널도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번 서평에도 지적했듯이) 항상 많은 과학 에세이에서 내용을 적절한 그림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이 아쉬웠는데,
계속해서 부각되는 광고문구인 "일러스트가 있는 과학에세이"라는 특징은 상당히 눈길이 갔었죠. 표지에 강석기 "글/그림"이라고 써있는걸 보지 못하고,
얼마나 센스있는 일러스트레이터가 참여했을까도 상당히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대충 펼쳤을때 처음 만난 그림은..
![]() 솔직히 "어?? 이건 뭐지?" 라는 생각.ㅎㅎ
그리고 다시 표지와 서문을 찬찬히 읽어보니,
![]() 아...강석기님이 직접 그림까지그린 것이었더군요.ㅎㅎ
잠깐 책을 손에 들고서 허탈한 웃음을 지으면서,
참 재미있는 시도를 하셨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동시에 꼭 그래야만 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분명히 삽입된 일러서트는 재미있는 부분이 있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일러스트가 있는 과학 에세이"라는 말을 받아들였을 때 상상하는 책의 내용은,
아마도 인문학적 감각이 있지만 일러스트 실력은 그다지 뛰어나지 않은, 저자의 그림이 삽입된 글은 아니었을 것 같다.
![]() 그리고 여러개의 에세이집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첫번째 에세이가 임팩트 있어야 독자의 흥미를 유발시킬텐데,
그러기에 첫번째 주제는 그닥 흥미롭지 않았으며, 삽입된 일러스트도, 내용을 드러내기 위한 도표 또한 훌륭하지 못했던 것 같다.
중간중간 에세이에 포함된 그림들 중 분명히 괜찮은 그림들도 있다.
문제는 그런 그림들은 전부 출처가 명시된 타인의 그림이라는 점.ㅠㅠ
분명히 저자는 사이언스 타임즈에 일러스트가 담긴 글을 기고 하는 동안,
일러스트에 대한 어마어마한 압박이 있었을 것이라 예상되고, 이러한 접근이 대한히 특별한 시도일 순 있겠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는 "일러스트가 있는 과학 에세이"라는 표현은 빼고,
이전 과학 에세이집의 연이은 시리즈물로 준비를 하는게 더 낫지 않았나 싶다.
(물론 그랬다면 이전과 중복된 몇개의 에세이는 빼야했겠지만)
그래서 이번 서평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약은 약사에게, 일러스트는 일러스트레이터에게
그리고 나름대로 많은 과학서적을 출간한 작가인 강석기 님이라면,
이제는 이전에 발표했던 글의 편집본이 아닌, 그간의 경험과 생각을 담은 단행본을 한번 내실때가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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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에 대한 답이 궁금해서 읽기 시작한 책이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 재미있고 실제 궁금했던 질문에 대한 답이 재치 있고 담백한 글 솜씨로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강석기 작가는 나름 과학에세이 저자로 유명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벌써 이번이 4번째 과학에세이라고 한다.
많은 내용들이 흥미로웠지만 그중 몇 개를 꼽자면, 꿀벌도 카페인을 본의 아니게 섭취한다는 것이다.
이런 독한 약물을 사람들은 커피나 차를 마시지만 섭취하는 양이 적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고 오히려 정신이 맑아질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내가 놀란 점은 화밀에 커피보다 약간 낮은 수준의 카페인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섭취하는 꿀벌도 카페인 덕분에 꽃향기를 더 잘 기억해낸다고 한다. 카페인은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아데노신이 아데닌과 구조가 비슷해 뉴런의 아데노신 수용체에 달라붙어 아데노신의 작용을 방해한다. 그 결과 낮은 농도에서는 정신을 맑게 하고 기억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커피가 사람에게 좋네 아니네 하며 여러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늑대는 개와는 다른 방식으로 놀이를 한다. 늑대와 개의 관계는 개와 강아지의 관계와 같다. 개들의 놀이는 15,000년간 이어진 유아증의 결과이다. -마크 롤랜즈, 『철학자와 늑대』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 그 밖에도 책 내용은 매우 흥미로운 질문들이 많다. 제리가 톰을 겁내지 않는 이유는 두려움을 느끼는 후각 시스템이 망가지면 공포 반응을 보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쥐가 고양이를 무서워 안 할 수도 있다고 한다. 새 친구를 사귀면 옛 친구와 멀어지는 이유는 사람들은 정서적으로 밀도가 높은 관계를 유지하는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누군가를 선호하는 네트워크에 올리려면 다른 누군가는 내려야 한다고 한다. 하루는 24시간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아는 사람이 늘었다고 해서 이에 비례하게 무작정 통화량이 늘어날 수는 없다. 즉, 기존 사람 가운데 누군가와는 통화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인간관계에서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옛말이 진리인 셈이다. pg38 잠이 부족하면 탄수화물이 당긴다! 잠이 부족하면 하루 종일 피곤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잠이 부족하다고 이것이 비만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은 좀 의아했다. 최근 연구들은 수면부족인 사람들이 깨어 있을 때 더 많이 먹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에너지 과잉이 돼 비만이 된다고 한다. 즉, 다이어트를 생각한다면 일찍 자는 것이 운동을 늦게까지 하겠다는 것보다 나을 수 있겠다. 책을 읽는 내내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즐거움을 만끽한 것 같다. 저자가 설명해주는 과학적 전문지식도 훌륭하지만 일러스트를 통해 예술 감각이 뛰어난 인간 강석기를 만나는 듯 인간미가 넘치는 책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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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서 하면 조금 어렵게 느껴지거나 딱딱하게 다가오기 마련인데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를 재미있는 일러스트와 함께 쉽게 풀어낸 과학 에세이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이번에 만나볼 책은 과학전문작가 강석기 작가의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 입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 제목과 함께 재미있는 일러스트가 있는 과학 에세이입니다. 과학서하면 깨알같은 글자들만 있어서 지루할수 있는데 그림이 가득 들어 있는 책이라 그림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심리학, 진화, 감각, 신경과학, 건강 의학, 과학사, 생물학 등 과학 분야 전반에 걸친 이야기들로 일상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최근 과학 이슈들을 작가가 직접 그린 독특한 일러스트와 함께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어서 따분하게 느꼈었던 과학 이야기들을 쉽게 이해하면서 읽을 수가 있네요
어렵게 느껴질 것 같던 과학 이야기들을 재미있는 일러스트와 함께 소개하고 있어서 내용이 딱딱하지 않고 유쾌하게 책을 읽을 수가 있네요 ^^
책 제목이었던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의 진화론에 대한 내용도 볼 수가 있습니다. 인간과 가까운 개의 기원이 어떻게 되었는가에 대한 궁금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개는 늑대의 후예이며 인류가 농경을 시작한 1만여 년 전 무렵 늑대가 길들여져 개가 됐다고 하는 과학계의 이슈에 대하여 유전 자 분석을 통하여 사람과 개는 함께 진화했다는 이야기로 개는 어디서 왔는가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날씬해야 오래 산다는 과학 상식을 믿어도 되나? 비타민 영양제의 필요성 논란 칼로리 제한이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일상에서 쉽게 접하고 관심을 가져 볼만한 과학 이야기 들을 맛깔 라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
딱딱할 것만 같던 과학 이야기를 일상에서 한 번쯤 관심을 가져 보았거나 들어 보았을 내용들로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누구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과학에세이입니다. 평소에 과학 이야기에 관심 있거나 기분 전환으로 흥미로운 주제의 읽을 만한 책을 찾는 사람들에게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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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제목부터가 나의 마음을 확 끌어당긴다. 바라보며 말을 걸어줄것 같은 늑대의 푸른눈에 매료되었다. 하얀 눈이 내린 숲속 나무사이에서 위풍당당하게 그렇지만 조심성을 가진 하얀 털의 늑대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나는 이 책을 이렇게 만났다. 늑대가 개가 되었다고? 어떻게 ? 라는 단순한 호기심만을 가지고서 ....... 그냥 몹시 궁금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만약 머리아프지 않은 과학 서적을 찾고 있다고 한다면 나는 주저없이 이 책을 추전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최근에 읽은 과학 서적인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였는데 나름의 재미는 있었지만 나에게는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 끝까지 읽어내려가는데 상당한 시간과 인내가 필요했다. 그래서인지 한동안 과학서적쪽은 살짝 내 선택에서 조금 벗어나게 되었다. 그러던 중 발견한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는 마치 작가가 내 생각을 들여다 보기라도 한 것처럼 말랑말랑하게 대중적으로 쉽게 과학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주었다. 실로 지은이는 읽는 이를 즐겁게하는 입담좋은 이야기꾼이라 감탄하였다. 실험실에만 갇혀 있을 것 같은 과학에 신발을 신겨 땅에 발딛고 함께 웃고 얘기하게 만들어 놓았다. 읽는 내내 계속해서 그 다음 이야기는 무엇이 나올지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고 지은이가 직접 그렸다는 삽화도 책읽기를 즐기는데 단단히 한 몫을 해주었다.
총 9개의 분야로 나누어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는데 인문학과 예술을 과학과 함께 맛깔나게 버무려놓았기 때문에 사고력과 논리력을 키우고 싶은 학생들이나 소위 비문학 지문이라고 불리우는 과학분야에 관련된 글읽기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가령 진화에 관한 부분 중 '부자연 선택을 아시나요?'와 같은 주제는 진화문제와 더불어 인간의 인위적 행위가 자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또 5살의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아이들에게는 낮잠도 수업시간'이라는 부분은 매우 도움이 되었다. 왜냐하면 잠이 없는 우리아이에게 낮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었는데, 나의 주장이 얼마나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지 발견하였기 때문이다. ^^ 이 책의 제목으로 나온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를 5살의 딸아이에게 읽어주었는데 전부를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개의 '유아증'을 설명하는 롤랜즈의 이야기에 푸욱 빠져서 5번이나 반복해서 읽어주어야했다. 얼마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썼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겠다.
과학이라는 주제는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지않다. 사실 우리는 현재 과학의 산물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그것을 이해하는데 어려운 수식과 기호화된 상징체계가 아니라 이렇게 재미있고 쉽고 즐겁게 만날 수 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하고 싶다. 그리고 지은이의 또 다른 책인 [Cheers Science]를 읽으며 나도 Cheers! 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