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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유행에 민감하고 스스로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헤겔의 절대정신에 관한 생각을 현대의 탈(脫) 형이상학적 분위기 속에서 유령의 이야기처럼 여기곤 한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서는 정신을 "지각·기억·고려·평가·결정 등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이런 사전적 정의는 현대의 '시대정신' 속에서 정신(精神)은 개인적인 차원의 심리학적인 의식이나 생물학적인 신경계로 환원되어 버렸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한마디로 지칭하면 현대는 '정신'이 사라진 시대라 할 수 있다. 이를 우리말의 속어 중의 하나인 '정신없는 놈'을 빗대어 말하면 '정신없는 시대'라 할 수 있다. 현대는 기술로 인한 사회 변화의 속도가 빨라 정신없고, 자본주의의 상업화와 경쟁의 물결 속에서 넋 놓지 않기 위해 정신없고, 가치 상대주의와 허무주의의 흐름 속에서 방향을 잡지 못해 정신없는 시대라 할 수 있다. 이 정신없는 시대에서 정신에 대해 이야기해 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우선 헤겔의 대표적 저작인 <정신현상학>의 6장은 '정신'이라고 제목이 달려 있다. 우선 헤겔이 정신을 정의하는 대목을 인용해 보면, "보편적이고 자기동일적인 불변의 실체로서의 정신은 만인의 행위를 받쳐주는 확고부동한 토대이자 출발점이며 동시에 모든 자기의식의 사유 속에 본원적으로 깃들어 있는 목적이자 목표이다." 여기서 헤겔이 말하는 마음(정신)은 단순히 한 개인의 심리적 상태나 중추신경계를 일컫는 말이 아니다. 헤겔이 마음을 정신이라고 표현한 데는 이유가 있다. 정신으로서의 마음은 일단 개인적이고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즉, 헤겔이 의도한 정신은 개별적 마음이 아니라 원효 스님이 말씀하신 한마음(一心)과 비슷하게 개인 중심주의적이고 인간 중심주의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있다고 할 수 있다. 헤겔은 개인이 자기동일성을 지닌 인격의 소유자인 것처럼 그런 보편적인 정신을 자기동일적인 불변의 것(실체)이라고 부른다. 다중 인격이나 정신 분열이 심각한 병리적 현상이기 때문에 개별적 인격이 스스로 자신의 동일성을 유지하는 일은 중차대한 일이다. 자기동일성의 상실이란 곧 인격의 함몰(陷沒)을 의미한다. 마찬가지 의미에서 헤겔은 현실의 실체로서의 보편적인 정신도 자기동일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또한 인격이 개인적 행위의 토대이자 기초인 것처럼 정신도 만인의 행위의 토대이자 기초로 규정된다. 예를 들어 비록 개인적인 인격은 아니지만 일종의 인간 모임체인 회사라는 법인(법적인 인격)은 모든 회사원이 행동하는 토대이자 기초이면서 그 자체가 스스로 하나의 행위 주체이기도 하다. 그리고 모든 회사원들의 행위의 목표와 목적은 회사라는 법인체를 향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모든 개별적 자기의식의 목적이나 목표는 보편적인 정신을 향한다고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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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중 하나가 바로 헤겔일 것이다. 입문용이나 요약 서적을 읽어보면 대충 감이 잡힐지 모르나 정작 직접 접해보면 난해하기 짝이 없는 게 헤겔 철학이다. 그래서 이 책을 구매했다. 쉽게 풀어내려고 저자는 다양한 소재를 이용해 헤겔에 접근한다. 원체 어려운 철학이라 이렇게 해도 아리송한 게 함정이다. 그나마 삽화로 실린 그림을 보면서 머리를 환기시키고 쉬어가는 데 도움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