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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느낌들을 알고 있어요. 그렇지 않나요?” (p22)
그 여자는 가장 나중에 태어난 아이, 사무원, 우체부, 부처꽃, 새 사육사, 미니멀리즘 음악가, 지팡이를 든 산책자, 풍경, 겨울바람, 사라진 늙은 여자, 의미 없는 말, 신 없는 여자, 바우키스, 그리고 보리수다. 그리고 검표원, 커다란 검은 개, 회색말, 검은 외투의 주인, 나뭇잎 모양의 눈꺼풀을 가진 아이, 자연사박물관의 경비원, 음악가, 예술 애호가, 풍경, 얼음 방울 안개, 필레몬, 그리고 보리수는 그다.
<나>와 <모형 비행기 수집가>는 모든 것이며, 동시에 모든 것이 아니다. 나선형 계단에서 울리는 발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언제부턴가 그 소리는 계단을 오르는 소리인지, 내려가는 소리인지 알 수 없게 된다. 우리는 무한한 빛으로 만들어진 뫼비우스 띠의 빛 먼지들이다.
“오직 바람이 말하게 하라”(p19)
배수아의 <바우키스의 말>은 방금 누군가가 빛으로 사라진 검은 산비탈 위 언덕에 나를 홀로 세워둔다. 아니, 우리는 처음부터 거기 그렇게 서 있었으며, 언제까지 거기 그렇게 서 있을 거라고 바람이 전하는 소리를 듣는다.
나는 그 언덕 위에서 내가 알던 것들이 “미친 듯이 죽어가고(p43)” 있는 것을 '듣는다'. “마치 축제를 벌이듯이, 바람도 없이 무거운 소리를 내며 한꺼번에 떨어지는 낙엽처럼.”(p43) 하지만 “아무도 어디로 가는지” 묻지 않는다.
<나>와 <모형 비행기 수집가>는 작별을 영원히 마중하는 이들이다. 작별은 시작된 적이 없기 때문에 끝나지도 않을 것이다. 모든 존재는 어긋난 채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멀어지고 가까워지고 다시 멀어진다. 언제나 듣기 원하는 것은 “돌과 나무의 내부로부터”(p43) 울려오는 “최소의 음악”(p43)이다. 그것은 유일한 위로의 음악이다.
“예를 들자면 권력과 거리를 두는 방식으로, 중심으로부터 가장 멀리 있는 방식으로 하나의 혁명이, 하나의 예술이 생존할 수 있는 방법 말입니다.” (p36)
언제부턴가 길을 잃기 위해 배수아를 펼쳤다. 그의 문장 속에서 길들은 사라진다. 길들이 지워진 곳에 우묵한 정원이나, 검은 숲이 펼쳐진다. 깊은 나무 그늘 속에 수많은 눈들이 나를 바라본다. 하지만 기묘한 것은 그 낯선 장소들과 낯선 시선들이 전혀 두렵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깊은 안도의 날숨을 뱉게 한다. 이번 <바우스키의 말>을 읽으며 알았다. 길은 없다. 길 같은 것은 처음부터 없었다. 무수히 중첩되는 빛의 산란만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어지러운 산란 속에 희미하게 떠도는 어휘들의 명멸.
“나는 난간 위로 허리를 깊이 숙인 자세로 나선형의 깊은 심연을 들여다보았다.” (p35) 붉은 가을, 대지 위에서 썩어가는 낙엽을 본다. “이제 그녀는 영원히 이 자리에 머물 것이다. 손바닥에 피어나는 초록빛 이끼” (p53) 우리는 하나의 어휘가 해방된 자리에서 오직 바람이 전하는 것을 듣게 될 것이다. 강물 안에서 우리는 수면 위로 허리를 깊이 숙인 보리수를 바라본다. 우리는 심연이다. 심연을 가볍게 스치며 웃는, 혹은 연민하는 바우키스의 숨결을 느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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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아의 작품은 아름다운 어떤 연주곡을 글로 풀어쓴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 느낌이 아마도 심사평에서 말한 ‘정교한 기계가 느리고 아름답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과 같은 맥락이리라. 단 번에 쉽게 이해되는 글은 아니었지만 다시 문장들을 천천히 살펴보면서 현실 속에 있다가도 어느새 바우키스와 필레몬의 신화속으로 빨려들어가곤 했다. “ 이 소설은 끝없이 흘러가는 강물처럼 읽히지만 동시에 정교하게 설계된 기계처럼 보이기도 한다. 배수아 소설의 특별한 점은 이 정교한 기계가 제자리에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라 느리고 아름답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마치 심연으로 다다르는 나선형 계단처럼 영원히 움직이는 소설. 이 소설에서 반복적으로 울리는 “끝없는 나선형 계단을 내려가는 발소리”, 그리고 그 발소리가 사라진 이후에 따라올 침묵에 귀 기울여주시기를 바란다. 누구도 떠나지 않고 영원히 머무는 문학의 순간이 그곳에 있을 것이다. ” | p10, 심사평 배수아 작가 외에도 이미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다섯 작가의 작품이 실려있는데 작가마다 고유한 글 스타일이 있어 읽는 동안 지루할 틈이 없이 조화로운 한 권의 소설집을 읽었다. 나에게는 최근 읽었던 소설집 중에서 최고- ‘김유정 문학상’은 매해 찾아볼 것 같다. ;) 표제작이 워낙 특징적이어서 다른 작품들은 오히려 편안하게(?) 읽혔다. 꼭 고른다면, 다른 작가들 보다는 덜 친숙했지만 글을 통해 더 진한 여운을 남겼던 두 작가가 떠올랐다. ” 예소연과 전춘화 “ 두 작가 모두 처음 읽어본 글이었다는 점, 그리고 그 다음 작품이 몹시 궁금해져서 앞으로도 이런 좋은 느낌으로 계속 찾아볼 것 같다는 점, ‘ 이건 직접 읽어봐야 해. ’ 20대 조선족 여성 청년의 서울 적응기를 담은 전춘화의 <여기는 서울>, 아버지의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아버지만을 위한 장례식이 완성되기까지의 이야기인 예소연의 <그 개와 혁명> 특히 전춘화 작가의 글을 읽으며 조선족에 대한 나의 인식이 과연 내가 직접 어떤 지식에 근거해 판단을 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남들이 그러니까 그러더라 하는 식의 오랜 고정관념이었는지, 그렇다면 이쯤에서 다시 한 번 정체성에 대한 정의를 리셋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의 사고의 반경을 넓혀주는 것이 문학의 효용이라면 이 책은 나에게 그 모든 효용을 다 했다. (서평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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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아 외 5인 - 바우키스의 말 제18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수상작 배수아 작가의 <바우키스의 말>은 물론이고 문지혁, 박지영, 예소연, 이서수, 전춘화 등 역대급으로 심사가 어려웠을 것이라 예측되는 주옥같은 작품이 실려있다. 배수아 작가의 <바우키스의 말>은 릿터45호의 단편소설에서 전춘화 작가의 <여기는 서울>은 창작과비평 계간지 봄 호에서 올해 미리 만나본 터라, 반가운 마음과 함께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후보들의 이야기였다. 사랑하는 부부의 소원은 한날한시에 죽는 것, 그렇게 소원을 이룬 부부는 나무는 점점 굳어가는 입으로 마지막 순간 무언가를 꼭 전하려고 했으나 실패한다. 그 마지막 말을 배수아 작가는 우리에게 전하려고 한다. 우리 안에서도 아직 터져나오지 못한 말이 무엇인지 꼭 내뱉고픈 마지막 말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자유롭게 풀려난 어휘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겨울 새 떼의 거대한 무리가 일제히 날아오르는 모양을 이루며 비상했다. 바람이 불어오자 소리의 육신은 바람의 방향을 따라 자라는 나무처럼 비스듬히 기울어졌다. 릿터 45호에서도 배수아 작가만의 조용하고 차가운 느낌의 글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따뜻한 침대에서 수면양말을 신고 읽고 싶게 만드는 추운 겨울의 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아름다운 글이었다. 독서를 할 때 계절감을 크게 따지는 편은 아니지만 계절감 맞는 글을 읽을 때 주는 묘한 희열이 있다. 하루가 다르게 추워지는 이 시기에 어울리는 글이다. 나무가 된 바우키스의 마지막 말은 "사랑해" "고마워" 같은 너무나 당연한 인간의 말보단 풍경의 일부분이 되었을 거라 상상해보는 일, 나의 마지막 단어도 예상해보는 일이 재밌었다. 문지혁 작가의 <허리케인 나이트>는 나를 조금 부끄럽게 만들었다. 주인공이 피터를 부러워했던 행동들은 하나같이 철이 없었고 어른이 되고 나서도 극복하지 못한 콤플렉스가 나에게도 그대로 전해져 왔기 때문에. 박지영 작가의 <장례 세일>은 민음사 출간 소설집 <이달의 이웃비>를 읽은 독자라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잠깐의 언급이 전부라 읽는 것에는 하등 어려움이 없음에도 수록작 중 하나인 <쿠쿠, 나의 반려밥솥에게>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내가 유일하게 내 맘대로 가격 정할 수 있는 건 고작 내가 내 손으로 만든 반찬 몇 가지뿐인데, 그냥 이것만큼은 내가 생각하는 공정한 방식으로 가격표 붙이면 안 되는 거니? 평생을 최저임금으로, 아니 최저임금보다 더 낮은 금액이 자신에게 붙여진 채로 살아왔던 엄마가 자신의 반찬가게를 내며 한 일은 인기 없는 미역 반찬과 인기 많은 전 반찬의 할인율을 똑같이 매기는 것이었다. 늘 누군가에게 인정 받은 나의 (싼)값어치가 사는 내내 서글펐기 때문에. 예소연 작가의 <그 개와 혁명>은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떠올리게 한다. 다른점이 있다면 <그 개와 혁명>은 더 유쾌하고 <아버지의 해방일지>처럼 너무 늦게 아버지의 존재를 알아차리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딸이 장례식에서 아버지의 버킷리스트를 이뤄주는 장면은 나에게도 감동이었다. 우리는 꼭 장례식은 엄숙해야 한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규칙도 손님 맞이 방법도 모두 없는 그런 장례식을 꿈꿔본다. 이서수의 <몸과 무경계 지대>는 관심을 갖고는 있지만 여전히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자가 남자가 되고픈 것을 이해하고, 여자가 여자를 좋아하는 것도 이해하는데 여자의 몸을 가지고 태어난 자가 여자도 남자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는 대체 무엇일까. 여전히 알 수 없다. 그러나 나는 계속 들어줄 수 있다. 전춘화 작가의 <여기는 서울>은 대도시에서 공부하고 일하는 조선족 청년의 고군분투이지만 그 깨달음의 깊이가 남다르다.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으리라 짐작해 보며, 나는 이 작가의 다른 이야기를 또 언제 만나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바우키스의말 #배수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한국문학 |
<바우키스의 말-배수아>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인 <바우키스의 말-배수아>와 함께 5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있다. ??<바우키스의 말-배수아> 바우키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바우키스와 필레몬은 제우스에게 한날한시에 죽을 수 있게 해달라고 청하고, 같은 순간에 각각 한 그루의 나무가 되어 죽음을 맞이한다. 사실 이 작품을 읽을 때 작가님의 호흡을 따라가기 어색했다. 아직 내가 많은 책을 접하지 않아서 일테지만 어색한 문장에 두 번씩 읽었다. 작품을 다 읽었을 때 뭔지 모를 심오함을 느꼈고 ‘과연 수상작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록된 수상후보작들과는 느낌이 달랐다. 나는 왜 이 작품이 시 같을까? 문장 중간 중간 찍힌 쉼표에 숨을 들이쉬고 멈춰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찾아내고, 뒤이어 찍힌 마침표에 숨을 내쉬며 감정을 정리했다. 반복되는 쉼표와 마침표는 자연스럽게 리듬을 생성했다. 아무 말 하지 않고 나무를 가만히 꽉 안는 장면과 피아노 건반을 누르는 피아니스트와 돌을 떨어뜨리며 음절을 뱉는 관객들의 장면이 인상 깊게 남았다. 영상이 선명히 재생되었고 관객들의 합창이 귓가에 울려퍼졌다. ?? p.47 돌이 어휘로 변신하는 순간이었다. 어쩌면 나는 자라서 하나의 어휘가 되었을지도 몰랐다. ?? 그리고 난 이 책에서 반한 두 명의 작가가 있다. ??<허리케인 나이트-문지혁> 주인공은 자신의 처지와 다른 부자 친구를 곁에 두었다. 그의 이름은 피터 초이. 피터 초이는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는데 주인공과는 학창시절부터 가깝게 지냈다. 성인이 되고 피터 초이는 주인공을 자신의 집에 데려간다. 나는 주인공이 피터 초이를 질투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나보다 잘난 친구를 보면 부러워하거나 질투를 하기 마련인데 주인공의 모습에선 전혀 찾아볼 수 없어 의문이었다. 소설의 중후반 쯔음 부터 보여지는 주인공의 모습과 결말의 반전이 너무나 흥미로웠다. 찜 해두었던 문지혁 작가님 다른 작품들의 우선순위를 앞으로 당겼다. ??<몸과 무경계 지대-이서수> 세진이는 유년시절 이태원에서 화려한 장신구와 화려한 옷을 입은 여자들을 보며 자랐다. 누룽지 언니에게 사랑에 빠졌고 성인이 될 때까지도 잊지 못한다. 세진이는 남자와 여자로 성별이 갈리는 것을 싫어했다. 여자는 남자를 사랑해야하고, 남자는 여자를 사랑해야하는.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르는 빌어먹을 순리를 싫어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면 되는 것 아닌가? 사랑의 대상이 왜 꼭 이성이어야 하는 것인가. 작가는 독자에게 상처받는 세진이를 그리며 정체성을 알게 하지 않고 세진이가 품은 사랑을 통해 정체성을 알게 했다. 소설에서 세진이가 상처받지 않아서 좋았다.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세진이가 좋았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작가님의 <몸과 여자들>이 기대된다. ?? p.218 거기도 연탄이 있어. 저는 그제야 비로소 안도했습니다. 그 애를 조금씩 잊어도 될 것 같았습니다. ?? p.239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 본다는 게 실은 보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는 걸 말이야. ?? p.244 이 공간이 진정한 우리의 집이라는 것을 단밤은 언제쯤 깨달을 까요. 누군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더라도 썩 나가시오, 호통을 친 뒤 다시 이불을 덮고 나른하게 누워 있을 권리가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요. ??그리고 <그 개와 혁명-예소연> <사랑과 결함>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소설을 이 책에서 다시 읽게 되어 행운이었다. 다시 읽어도 좋아 뿌듯한 마음이다. #바우키스의말 #배수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한국문학 #문지혁 #박지영 #예소연 #이서수 #전춘화 #소설추천 #소설집 #독서평 #독후감 #북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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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키스의말 #배수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문지혁 #박지영 #예소연 #이서수 #전춘화 #한국문학 #은행나무 #도서협찬 제18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에서 수상작인 배수아 작가님의 <바우키스의 말>도 궁금했지만 예소연 작가님이 내겐 더 시선이 간다. 예스마담의 예가 아닌 나의 성을 가진 가진 작가님..기쁜 마음으로 책속으로 들어가보겠다. 바우키스의 말_배수아 모든 것은 우연히 들려온 말로부터 시작된다. 일행이 아니었는데 영원히 기억 속에 남는 한 조각이 된다. 그를 두 번째 만났을 때는 친척의 값비싼 만년필을 훔친 사실을 알고 추적하기 위해 따라다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는데... 신화속 '바우키스'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나그네를 정성껏 돌바준 바우키스와 그의 남편 필레몬은 소설 속에서 '나'와 '모형 비행기 수집가'에 비유한다. 한 그루의 나무라는 모형 비행기 수집가의 선물은 타이프라이터도 열쇠도 아닌 삶이 아닐까. 허리케인 나이트_문지혁 바닥에 물이 차오르자 망설이다 피터에게 전화를 건다. 허리케인으로 동네 전체가 패닉이라 한다. 피터의 차로 그의 펜트하우스에 도착해 랍스타와 와인을 먹으며 그와의 기억을 떠올리는데...좁혀지지 않는 신분과 계급차이가 심리적인 압박감으로 오더라도 결국 그런짓이 위안을 주진 않을텐데. 장례 세일_박지영 현수의 바람은 연명 치료를 증단한 아버지가 이왕이면 계약직으로 있는 장례식장에서 직계가족 할인을 받는 것이다. 현수가 근무하는 기간 동안에 친지상을 당한 직원이 있기 때문인데...인생은 타이밍이고 할인된 가격에 부담 덜어주는 게 존엄사라고 공정한 죽음 비용 계산 하더니 완벽히 불공정한 선의를 깨달아서 다행이다. 그 개와 혁명_예소연 아버지 태수 씨의 장례식 첫 조문객 성식이형은 태수 씨와 엄마의 85학번 민주화 운동권 동기다. 북조선의 지령으로 러시아로 떠났다 붙잡혀 오랜시간 복역했던 성식이형을 이제야 마주하게 된 것인데...상주 수민의 아빠의 마지막 지령을 지키려고 유자까지 데려오다니 대박이다. 몸과 무경계 지대_이서수 누룽지 언니는 쥐눈이콩의 첫사랑이다. 트랜스젠더라는 걸 어른이 되어 알게 된다. 단밤은 몸이 상품이라 한다. 단밤과 버스킹하는 청년을 구경하며 경계가 사라진 무대에 대해 생각하는데..무대에 오른 윤세진을 통해 몸이 하나의 경계가 되는 세상을 들려준다. 여기는 서울_전춘화 대학원에 입학 예정인 연길에서 온 영화는 아버지의 도움을 받고 회장님을 만나러 간다. 사무국장의 면접은 망한듯 한데 아버지가 또 힘을 싫어 결국 일하게 되는데...조선족 여성이 시민 단체에 근무하면서 자아를 찾아가며 서울에 녹아드는 이야기로 북한 마른 낙지가 꽤나 궁금하다. 수상작품인 만큼 심사평과 수상 소감이 서두에 실려있다. 베를린의 쇄기풀이 자라는 어느 오두막은 글을 쓰는 유일한 장소이고 이곳에서 작품이 탄생했다고 한다. 소설가이면서 번역가이신 배수아 작가님의 수상작 너무 근사하다. 그 개와 혁명은 82학번 언니가 운동을 열심히 하느라 집에 안들어오는 동안 보도블록 만큼 깨져간 유리창으로 특별 보너스를 받던 내가 운동은 한 명 만으로 제발 족하다고 느꼈던 시절이다. 예전 생각도 나고 향수에 젖는 시간이었다. 다른 작품들도 작가님들 마다의 색깔이 묻어나는 작품들이었다. 작가님들 내력을 보니 하늘에서 뚝 떨어진게 아니라 글을 쭉 써오고 수상 경험이 있는 실력자들이었다. 전춘화 작가님은 중국 길림성 출신이라니 어쩐지 영화가 곧 춘화같이 느껴질 정도로 교포의 시선이 잘 담겨 있었다. 여섯 작품은 현재 우리 사회의 다양한 면면과 문학의 결실을 확인할 수 있을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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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8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인 '바우키스의 말'을 비롯해 6편의 작가들의 작품들이 수록된 작품집이다. 올해 배수아 작가의 당선작인 책 제목이기도 한 '바우키스의 말'은 신화 속 인물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그동안 저자의 작품들의 느낌보다 더 인상 깊게 와닿은 작품이다. 조금 무겁고 진중한 느낌으로 와닿은 작품이 '바우키스의 말'이었다면 문지혁 작가의 작품을 비롯한 다른 작가들의 작품들은 이에 비해 덜하지만 모두 특색 있는 감성을 갖고 있는 소설들이다. 외고를 함께 다녔던 동창생을 미국에서 가깝게 지내던 주인공이 허리케인을 맞으면서 하룻밤을 친구의 집에서 보내는 이야기 속에 담긴 롤렉스 시계 이야기는 짧은 단편이면서도 그 안에 담긴 분위기를 쉽게 가라앉을 수없는 느낌을 준다. 이외에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장례식장이 쓸쓸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현수의 이야기는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던져 볼 수 있는 이야기로 평생 실패한 세일즈맨으로 살아온 아버지에 대한 장례를 장례세일이란 주제로 담아낸 것이라 신선했다. 이외에도 부모세대와 자식 세대 간의 혁명의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는 ' 그 개와 혁명', 서이수, 전춘화 작가의 작품도 모두 감성 있게 그려진 작품들이었다. 작가들마다 오랜 시간 동안 그들의 시선을 통해 다져진 내공들이 쌓여 글로 표출된 문장들 하나하나가 우리 사회 속에 여러 가지 모습들을 그려 보였다는 점에서 골라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집이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