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난얼굴로돌아보라-노바소닉. 세상에서가장나쁜일-자우림. 아빠의청춘-윤밴.길고먼하루-전인권.그물에걸리지않는바람-이상은.이런 짝짓기가 억측같이 느껴진다면 무시해도 좋다. 단지 이 소설의 소제목 하나하나가 너무 아깝기 때문에 멜로디와 노랫말을 붙여 활자가 아닌 펄떡 뛰는 생명력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변해봐야 5%-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을 먼저 읽었다. 그 작품 또한 좋았지만 소설속 주인공과 내가 너무 닮아있는 탓에,읽는 동안은 물론이고 읽은 후 우울증까지 겪어야 했다. 그러나 이 소설은 나랑은 좀 떨어진 세상 얘기라 재.밌.게 읽었다. 그럼에도 읽으면서 난 두 소설을 문득 비교하고 있었다. 놀라운 건 차이점보단 닮은점 찾기가 훨씬 쉬웠다는 점. 변해봐야5%라는 인간에 대한 평가.여행 혹은 떠남을 이용한 매듭.지나치게 투철한 감정묘사..김형경님은 아직도 땅에 발을 디디지 못한걸까? 메이저에서 마이너까지- 이 글을 읽는 분중에 혹시 황미나님의<메이저에서 마이너까지>를 읽어본 분이 있을런지. 한국을 대표하는 순정만화가의 작품이니 이 기회를 빌어 꼭 한 번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좀 옛날 작품이라 구하기 쉽진 않겠지만.. 이 또한 다른점찾기 보단 닮은점 찾기가 쉬웠다. 만인의 마돈나인 여주인공. 구부정한 어깨에 기타를 끼고 있는 남자주인공. 무엇보다 대중음악에 대한 지독한 사랑. 그러나 막바지에 가서 난 결정적인 차이를 발견했다. <메이저에서..>가 희망을 품고 뒷얘기를 상상하게 한다면 <피리새..>는 다 끝난 이야기라며 그냥 회한,그리움만을 풀어놓는다. 왜? 난 김형경님께서 내가 언급했던 가수들의 노래를 들어봤으면이라고 감~히 청한다. 젊음의 한때가 거기 있었다- 얼마전 TV공익광고에서 빠르게 달리는 차일수록 교통사고 확률이 높다고 했다. 너무 빨랐을까? 소설 속도에 걸맞도록 밥이며,잠이며 다 거부하고 읽어서였을까? 마지막장에서의 서운함 아니 싱거움은 컸다.이.렇.게 끝나나? 하지만 한편으론 세상 모든 일은 진실 혹은 배면이 있다며 세상이 다 그런 거라며 자위하는 작가가 안쓰럽기도 하다. 어찌보면 나에 대한 안쓰러움일지도. 그치만 작가보다 십수년 어린 나는 아직도 희망이란 단어에 방점을 찍고 싶다."그렇지만,지금 이곳에 있는 것이 삶의 전부라고 받아들이며 산다면 너무 삭막하지 않냐?" 혁진의 말이 귓바퀴에,목구멍에,명치끝에 걸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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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세월>의 작가 김형경의 이 특이한 소설은 우선 너무 재미있다. 대중가수라는 우리 문학의 흔치 않는 주인공 설정이 신선하다. 왜 그리 우리 소설에는 독신 직장여성, 출판사 다니는 주인공이 많은지 모르겠다. 작가의 게으름으로 밖에는 해석할 수 없으리라. 물론 이 소설 또한 작가의 경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어디선가 작가가 대중음악계열 잡지사 기자였다고 읽었다. 그러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영숙이라는 아주 독특한 캐릭터를 창출하였다. 2편에서 갑자기 긴장감이 풀어지고, 대중가수에 걸맞지 않는(?) 너무 이지적인 성격묘사가 소설의 긴박감을 떨어트리게도 하였지만. 간만에 읽은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인상깊은구절] 여기는 분명 사막일거야. 조열한 불빛 아래서 살갗이 메마르고, 부서질 듯한 굉음 속으로 적막이 찾아들고, 모래알이 서걱이듯 팔다리를 뒤흔들며 춤추는 사람들이 있는, 여기는 분명 사막일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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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는 사실을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사색해 본 적이 있는가? 나는 그런 사색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었다. 때문에 '피리새는 피리가 없다'라는 이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막상 떠오른 것은 '피리새가 주인공인가, 사람으로 따지자면 노래부르는 사람이 주인공인가보군...' 이 책을 읽고 난 지금은 그런 피상적인 나의 생각이 얼마나 단순했던가를, 작가가 생각한 제목의 본질적 내용은 아주 심오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피리새는 피리가 없다’... 외형과 본질의 떨어질 수 없는 관계... 무심코 지나쳤던, 단순하게 생각했던 흔한 어구에서 이런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또 다른 감동을 맛보았다. 이 소설을 읽어가면서 중간중간 내가 주의깊게 살펴보던 것은 작가의 문체에 대해서이다. 영숙이 되어서 느꼈을 법한 극한 감정들과 고민들을 이렇게 와닿게 표현할 수 있는가. 과연 작가의 경험은 어디까지였을까… 나와 판이하게 다른 영숙의 사고방식, 가치관등은 나로 하여금 신선함과 안타까움을 주었으며, 평소에 나 스스로에게서 느꼈던 어두움을 새로운 시선으로 모색하게 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영숙의 내부의 소리를 통해 조금은 냉소적이고 어두운 그늘을 보았다. 세상의 밝고 따뜻한 곳이 아닌 그늘지고 누죽누죽한 현실에 맞춰가는 그녀를 느끼면서 어느 인간이나 지니고 있음 직한 한 단면을 본 거 같은 그런 기분이다. 그녀의 삶은 그녀의 윗 대에서부터 친구, 취미, 직업 등 모두 노래와 얽혀져 이야기되어진다. 가명으로 색스폰을 불던 아버지, 반대를 무릎쓰고 노래했고 좋은 시기에 대마초로 인해 꺾여진 밤무대를 나가는 오빠… 지운, 혁진, 상기, 명헌과 한때는 함께 노래를 불렀던 솔개바람이라는 락그룹, 이건후에게 스카우트된 뒤의 김서정이란 자신이 아닌 자신, 냉혹하리만큼 차디 찬 연예계의 세계... 특히나, 사랑과 노래하는 가수로서 얽혀진 인연의 끈들은 어찌보면 절망스럽고 고통스러울 정도로 얽혀있다. 혁진과 이건후란 두 인물...
세상 그 무엇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고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라던 혁진. 언제나 흔들리던 자아속에서 잡아당기고 밀어당기던 그의 사랑. 그는 솔개바람의 재기 무대에서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이런 혁진과의 사랑은 흔히들 말하는 연애가 아닌 그리움이란 감정의 사랑이었고 때문에 다소 현실감없이 다가왔다. 그가 진정으로 바랬던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또 다른 인물, 이건후의 양육강식의 세계에서 치열하게 몸부림치는 처세술로 김서정이란 인형을 가공시켰다. 조영숙을 한 인격적 존재로서가 아닌 상품가치로서의 그녀와 계약하고 여러 과정끝에 성공을 이루며, 자신의 이득을 위해 영래와 솔개바람의 가수생명에 대마초와 마약을 주선한 비인간적이고 냉철한 면모를 보여준다. 이런 이건후를 통해 세상의 절망적인 모습을 통해 다시 한번 씁씁함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구성들과 인물들. 그녀의 삶은 한 발자국씩 시간을 향해 흐를 뿐이다. 나아가는 것인지 머물러 있는지 그것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노래로서 삶을 걸어간 존재이며, 그 속에서 여러 갈래로 투영되어가는 갈등과 번민을 통해 한 인간을 느껴볼 수 있었다. "현상과 본질이 같지 않은 일들이 어디 한두 가지인가. 너무 깊게 절망에 빠지지 말고 너무 많이 세상의 배면을 보려 하지 말라" 이 구절은 소설 뒤의 작가후기에 나오는 말로, 말그대로 충고를 던져줌으로서 우리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하나를 일러준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는 흔한 어구를 통한 진리가 이것인가...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건 과연 무엇이었을까… [인상깊은구절] 세상이라는 게 큰 의혹과 호기심의 대상이어서 그 호기심만 큼 큰 기대와 환상을 품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나중에 번개가 그저 두 구름덩어리가 부딪치는 현상이고 천둥은 거기서 생기는 전파가 음파로 변해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때 그때는 더 이상 세상에 대한 환상을 품어서는 안 된다. 비는 하늘이 흘리는 눈물이 아니고 바람은 대지의 한숨이 아니며 무지개는 천사들이 건너는 구름다리가 아니다. 물론 세상도 더 이상 거대한 요술모자는 아닌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