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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할 필요도 없는 책. 미국내 중국사학계를 대표하는 예일대 조너선 스펜스 교수의 역작이다. 이산 출판사에서 나온 스펜스 저서 시리즈는 다 반할만한 책들이어서 서가에 주욱 꽂아 놓고 바라만 보아도 흐뭇하다.
저자는 보통 아편전쟁시기부터 중국 근현대사를 서술하는 다른 중국사책과 달리 명 말기부터 Modern China에 대한 서술을 시작한다. 뭐 굳이 책 내용을 요약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만 대강 이 현대 중국사의 도도한 대하를 따라 가보자면 이렇다. 명 말기의 상황과 만주족의 정복에서 책은 시작한다. 후금에서 청으로 이름을 바꾼 이 만주족의 나라는 강희제 시절 삼번의 난을 진압하고 현재의 강역에 해당하는 국경을 확정짓는다. 이어 옹정제와 건륭제를 거치며 전성기의 영화를 누린 후 제국은 기울기 시작한다. 아편전쟁으로 강제 개항당한 이후 태평천국의 난, 청일전쟁, 의화단 운동을 거치며 나름 양무운동이나 변법자강 운동을 펼쳐 보지만, 외세의 침략과 국내 문제에 대항하여 중앙집권 제국을 유지하기에 청은 이미 그 힘이 다했다. 한족의 저항도 거세다. 1911년 드디어 쑨원 지도하의 신해혁명으로 중화민국이 성립하지만 이는 군벌들의 난립으로인해 진정한 통일 중국이라고는 볼 수 없다. 1차대전을 거쳐 패전한 독일 조계에 대한 일본의 침략과 5,4운동, 1차 국공합작과 장제스의 북벌, 합작 결렬와 마오쩌둥 지도하의 대장정을 거쳐 1936년의 시안사변까지가 1권의 주 내용이다. 사이사이 이름만 들어도 어질어질한 중국사의 혁명과 반혁명의 숱한 인물들이 이 책갈피에서 별처럼 뜨고 지며 빛난다. 밝은 빛이든 어두운 빛이든.
방대하고 숨가쁜 역사이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다. 책소개에서 말하는 것처럼 소설처럼 술술 익힐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렵지도 않다. 저자는 정치사 위주로만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다방면의 문화 동향과 작가 소개도 곁들이고 있어서 500페이지에 깨알같은 활자로 인쇄되어 있는 이 책이 힘들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곳곳에 필요할 때면 등장하는 지도, 도표와 사진들도 독서를 재미있게 만들어 주는 요소들이다. 한마디로 이 책은 맘잡고 중국 근현대사를 일독하고 싶은 분에게 강추할만한 책이다. 관심있으면 닥치고 즐독!
나 개인적으로는 건륭제 시절의 번성을 홍루몽과 같이 서술한다던가, 청말 민중들의 저항을 태평천국뿐 아니라 염군의 난, 이슬람 교도의 반란도 더불어 이야기해주시는 점, 화교와 이민의 역사를 외세 침략과 현지 국가의 이민법 제정과 연결지어 서술한 점 등등이 특히 재미있었다. 얇은 통사가 아니라 두꺼운 책이어서 대강대강 큰 얼개만 알고 지나가던 역사사실의 내막을 들여다보는 재미는 두말하면 잔소리. 특히 군벌부분 서술은 정말 재미있다. 우리가 알고 있던 국민당과 공산당만의 중국사가 아니기에. 또 내국인이 서술한 자국사가 아니어서 그런지 서구, 일본 외세와 중국사를 관련지어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시야의 폭은 대단하시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 저자분 역시 국적의 한계를 못 벗어났나, 싶은 부분이다. 예를 들어 334쪽에서 "많은 미국 정치가들은 미국이 중국과 '각별한 관계'에 있다고 믿었다. 이는 19세기말 제국주의가 판치는 세계에서 미국은 특히 문호 개방정책을 통해 국제적 관행을 수정하려고 시도한 데서 잘 드러나듯 이타주의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 <= 이런 부분은 읽다가 웃겨 죽는줄 알았다.
지난 여름, 베이징 답사갈 때 가져가 호텔 바에서 혼자 옌징맥주 마시며 읽은 책이다. 스펜스를 처음 읽은 것은 10년도 더 전이었는데 지금 다시 읽어보니 예전보다 사건의 전후맥락이 더 잘 이해되어 행복했다. 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발전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는 이렇게 전에 읽은 책의 몰랐던 부분이 이해될 때, 내가 썼던 글의 후진 부분이 적나라하게 눈에 들어올 때이다. 아, 학생시절에 돈 없어 도서관에서 빌려서 대출기일에 쫓겨 급히 대강 읽었던 두꺼운 역사 명저들, 다시 구입해서 꼼꼼히 읽어 봐야겠다. 내가 얼마나 컸나, 함 확인해 보게.
*** 그외
1 지도에서 한반도는 계속 조선으로 나오는데 314쪽 지도만 조선이 아니라 '한국'으로 인쇄되어 있다. 1911년인데?
2 이산 출판사 여러분, 1권의 각주까지 모두 2권 말미에 있는 거, 잔인하십니다. 이 두꺼운 책을 2권씩 들고 다니며 읽어야 하다니! 저 손목 가늘어요.
3 이 부족한 리뷰글을 읽으시는 박학다식하신 분들께 묻습니다. 452쪽 만주사변 전후한 배경 설명에서 "조선에서 일어난 심각한 반중(反中) 폭동에 뒤이어, 국민당 역시 일본 수입품에 대한 광범위한 불매운동을 벌였다."라는 부분 말인데요, 이당시 조선의 반중 폭동이 어떤 사건이지요? 제가 몰라서 배우고 싶어서 묻습니다. 댓글이나 쪽지로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이 부분, 아래 댓글에 체리암님께서 알려 주셨습니다. 만보산 사건 오보에 따른 1931년 7월의 반중국인 폭동이었습니다. 체리암님, 감사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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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서가에는 이산의 책들만 따로 모아놓은 칸이 있다. 우습게 들리겠지만 이산의 책들은 멀리서 봐도 뽄떼가 좋다. 일렬로 늘어놓으면 마치 무슨 잘 차려입은 제국의 군대같다. 게다가 그 내용의 알참을 신뢰하기 때문에 모두 다 정예요원처럼 보인다. 그래서 나는 이산의 신병이 나올때 마다 얼른 내 병적부에 등재시켜 버린다. 그리곤 미래의 전쟁 - 독서 - 에 대비한다. "현대 중국을 찾아서"는 '조너선 스펜스'라는 학자와 '이산출판사'라는 이름을 동시에 나에게 각인시켜준 책이다.스펜스의 저서들은 이산에서 맡아 놓은 듯 줄줄이 번역되고 있고 가장 최근의 저서는 "강희제"이다.
저작의 제목이 말하는 중국의 '현대', 즉 modern이란 명대에서 현재까지를 아우른다. 중국의 맑스유물론에 의거한 교조적 구분방식과는 다르다. 이건 미국 중국학계의 전형적인 구분이고, 스펜스 박사의 구분도 이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또한 그는 중국사를 초연한 객관성에 의지해서 서술하지 않는다. 이것이 이 책을 긴장감있게 보이게 하는 특징인데, 우선 전체서술이 이 책이 쓰여진 현재인 '천안문 사태'와 음으로 양으로 연관되고 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또 다른 특징은 역시 역사구분방식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의 근대에서 제국주의의 영향을 강조하는 근대화 충격론보다는 중국 내부적 자생성과 자기변혁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서술되어 있다. 천안문은 그 대표적 실례가 된다.
얼핏 너무 두꺼워 - 두 권을 합치면 거의 1000페이지에 달한다 - 접근하기 힘든 것처럼 보이지만 일단 한 번 잡아보시라. 삼국지가 따로 없다. 여름은 금새 지나갈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다음에는 스펜스의 다른 책을 잡아 보시라. 현대분야에서 [천안문], 서양의 충격분야에서 [마테오리치-기억의 궁전]과 [칸이 제국]을 적극 추천한다. [인상깊은구절] 모든 것이 번성하고 하늘이 보호한다 사람들은 영웅이다. 이곳은 유명하다 그러나 이것을 광둥식 억양으로 읽어서 그 발음대로 재해석하면, 글은 몹시 우울해진다. 모든 것이 분열되고 하늘이 폭팔한다 사람들은 사라진다 이곳은 헐벗었다. 글쓴이는 중국인이 믿는 것은 첫번째 슬로건이 아니라 두번째 슬로건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
| 명말기부터 현재까지 중국의 역사를 다룬 책인데, 그 시기에 해당하는 중국의 역사를 정말 광범위하게 아우르는 역사책이다. 내용도 상당해서, 일독으로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는 듯하여 반복하여 읽어야 하며, 그렇게 했을 때는 정말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중국역사를 알기 위해서 일독을 하려는 사람에게는 그다지 적당하지 않으며, 중국 역사를 공부해보려거나 관련 연구를 하려는 사람에게 참고도서로 적당하다고 하겠다. 여담인데, 역사란 관점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진다는 말이 있는데, 이 책에서만큼 크게 느낀 적이 없었다. 국사책에는 중국의 5.4 운동이 우리의 삼일운동의 영향을 받아서 발생하였다고 '분명히' 나와 있다! 그러나 이 책을 보면 1차대전에 연합국에 참전하여 승전국에 포함되었던 중국이 패전국인 독일의 조차지인 칭다오 지방을 돌려 받을 줄 알았으나, 열강들이 또다른 승전국이 일본에게 할양하는 베르사유 조약이 체결되었다. 그리하여 그 분노로 인해 5,4운동이 발생하였다고 기술되어 있으나, 조선의 삼일운동의 영향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우리가 일본의 역사 왜곡을 말하지만, 우리는 얼마나 공정한 역사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한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
| 스펜서의 책인 천안문을 읽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만만치 않은 가격임에도 자꾸 눈길이 가서 결국에는 거금을 들여 사고 만 책이 바로 '현대 중국을 찾아서'였다. 천안문에서의 감동이 채 가시기 전에 다시 중국의 근대사 속으로 빠져들게 되었고, 난 아직 그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역사란, 지금 살고 있는 이 순간도 역사일 것인데, 왜 그리 아름다워 보이는 것일까? 사라져버린 왕조의 역사까지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작가의 장난이란 말인가? 몇해 전, 허물어져 버린 원명원의 돌을 밟던 기억이 새롭다. 중국은 그렇게 상처받고, 또 그 상처를 치유하며 긴 삶을 이끌어 왔다. 그리고 지금, 다시는 상처받지 않을 듯한 표정의 중국사람들을 보며 난 그 속의 상처를 또 기억한다. 숨이 차온다. 그러나 이제는 벗어나고싶다. 중국의 역사는 회상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차는 그런 것인가 보다. |
| 지금껏 중국역사를 접한 기회는 중고등학교시절의 세계사과목에서 잠깐 접한 것 말고는 없었는데 이렇게 중국에 대한 하나의 두꺼운 책을 접하게 되니까 반가웠습니다. 특히 관심있는 중국의 역사분야가 명/청대의 역사들인데 이 책 역시 자세하게 잘 다루어놓았더군요...도르곤이 산해관을 넘는 이야기가 나올 때는 정말 재미있었어요..물론 소설을 접하듯이 그렇게 읽는 책은 아니지만 역사란 것이 모두 그런 이야기들이니까 소설을 접하듯이 가볍게 읽을 수도 있었어요.. 그러나 점점 근대로 올 수록 책이 점점 지루해지더군요..공산혁명시절부터는 제 관심사항 밖이어서 그런지 읽어도 재미도 없었어요... 하여튼 저처럼 문화나 예술에는 관심이 없고 단지 역사적 사실에만 관심있는 분들도 읽기에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
| 역사책을 읽는 다는 것은 그리 쉽지도 즐겁지도 않은 것이 사실이다. 역사에 대한 깊은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쉽게 역사책을 집어 읽기란............ 하지만 이런 모든 고민과 갈등을 꺽어놓는 책이 바로 이책이다. 중국의 300년 역사를 마치 이야기 하듯 친절하고 조목모목 말해주는 저자가 무척 고맙다. 중국열풍이 일어나고 있는 이때에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역사에 관한 최고의 책이 아닌가 생각한다. 저자의 중국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폭넓은 시야가 책 전체에 스며들어 있는 것 같다. 깔금한 디자인과 고급종이를 사용한 출판사의 노고도 칭찬해 주고 싶다. 한가지 단점이라면 너무 글이 팍팍하다는 것... 하지만 중국의 역사를 책 한권으로 배울수 있다면 그정도의 어려움 정도는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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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내용을 어렵게 쓴 책입니다. 역사를 편년체로 기술한 책인데 정신을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문맥을 놓칠 정도로 인문적인 글쓰기의 전형입니다. 중간에 문맥이 많지 않는 곳도 많고, 특히 문화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전후 관계가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중국 역사에 대한 흥미를 가지고 있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들인 시간에 비해서 얻은 것이 별로 없는 책이라서 추천해주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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