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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만 남아있는 여인'을 찾는 남자의 기묘한 추리이야기
"'소리만 남아있는 여인'을 찾는 남자의 기묘한 추리이야기" 내용보기
돌 속의 거미. 얼마 전 우부메의 여름이란 추리소설을 너무 재밌게 읽은 탓에 이 책도 즐거운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우부메의 여름과 비교하자면 두 이이기의 주인공 모두 아픈 과거를 갖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상처가 진행되는 추리이야기에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다는 것이다. 돌 속의 거미는 한 남자가 새 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시작한다. 악기수리를 전문으로 살아간은 이 젊은
"'소리만 남아있는 여인'을 찾는 남자의 기묘한 추리이야기" 내용보기
돌 속의 거미. 얼마 전 우부메의 여름이란 추리소설을 너무 재밌게 읽은 탓에 이 책도 즐거운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우부메의 여름과 비교하자면 두 이이기의 주인공 모두 아픈 과거를 갖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상처가 진행되는 추리이야기에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다는 것이다. 돌 속의 거미는 한 남자가 새 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시작한다. 악기수리를 전문으로 살아간은 이 젊은 남자는 새 집을 계약하기로 한 날 이상한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실려간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남자의 귀가 지나치게 예민해져 온갖 세상의 소리들이 들릴 뿐 아니라 그 소리들이 시각화되어 눈 앞에 보이기까지 하는 것이다. 남자는 이 같은 증상을 기이하게 여기다 그것이 곧 새 집과 관련된 것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집에 살았던 한 여인. 소리로 그 집에 흔적을 남겼던 그 여인을 찾아 남자는 모든 생활과 정신을 그 여인에 집중하게 된다. 잇달아 살인도 일어나고 이상한 사람과 얽히기도 하면서 남자는 한발한발 여인을 찾아간다. 그러다 어쩔 수 없는 사건에 관계가 되어 범인으로 몰리기까지 하고.. 내가 주목했던 건 이 남자의 과거였다. 난폭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난 소년. 그 약하디 약한 소년은 어느 날 분노에 몸과 머리를 맡긴 채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아버지를 **하는 짓을 저지르고 소년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다. 무수히 많은 왕따경험. 그러면서 터득한 것은 자신이 남들과 같이 살아서는 안된다는 것. 그래서 혼자 살면서도 어느 정도 먹고 살 수 있는 직업을 소년원에서 열심히 배운 것이 악기수리였다. 이 남자는 자신의 어두운 내면을 그 여인에게 투영해 소리만 남기고 사라진 그 여인을 자신이 구출해내는 사명을 띤 것처럼 생각하기까지 한다. 자신이 찾아내고 보호하고 지켜줄 '갸냘픈'여인.. 그러나 드러난 진실은 가혹하기까지 하다. 이 이야기는 올 여름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을 비명을 내두를 정도로 흥분시키는 짜릿한 이야기들과는 거리가 좀 멀다. 냉혹한 논리도 등장하지도 않고, 혹 하고 반할만한 탐정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아픈 내면을 투영시켜 끝까지 여인을 찾아내는 한 남자, 마지막까지 결국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선택을 하는 남자를 천천히 책을 읽으면서 지켜보는 것도 무척 재밌는, 조금은 가슴시린 경험이었다.

[인상깊은구절]
다치바나의 목적은 분명했다. 확증을 얻기 위해서는 현재를 조사할 수 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기게 없는 미에를 등장시키는 것이다. 다만 소리로서. 그렇다고 가짜는 아니다. 소리로서 존재하는 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만 보이지 않을 뿐. 다치바나는 그것을 아플 정도로 잘 알고 있었다.
n********a 2004.08.1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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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고독과 소통에 관해 이야기하는 작품.
"현대인의 고독과 소통에 관해 이야기하는 작품." 내용보기
한 남자가 이사를 오려고 집을 보고 나오다 사고를 당한다. 뺑소니 사고를 당한 다음부터 남자의 귀가 이상해진다. 의사의 소견으론 아무 이상이 없는데 남자의 귀에는 모든 것이 크게 들리고 소음으로 남자는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된다. 악기를 고치는 것이 직업인 남자는 우연히 자신이 세를 든 방의 여자가 실종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여자의 체취를 소리로 확인하려고 숟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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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이사를 오려고 집을 보고 나오다 사고를 당한다. 뺑소니 사고를 당한 다음부터 남자의 귀가 이상해진다. 의사의 소견으론 아무 이상이 없는데 남자의 귀에는 모든 것이 크게 들리고 소음으로 남자는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된다. 악기를 고치는 것이 직업인 남자는 우연히 자신이 세를 든 방의 여자가 실종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여자의 체취를 소리로 확인하려고 숟가락으로 방을 두드리고 다닌다. 그러면서 점차 여자와 자신을 돌 속에 갇힌 거미라는 것으로 동질화시켜 나간다. 남자는 소리만으로 여자를 찾아 나선다.

 

냄새만으로 살인이 일어났던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나 손의 감촉만 가지고 느낄 수 있던 <사이코메트러 에지>, 오감을 총동원해 미래를 예감하는 <카케루>처럼 오감에 의한 미스터리 소설이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독특하기는 하지만 추리 소설이라기 보다는 한 사회에서 소외된 남자의 세상 살기라는 느낌이 들었다. 어디가 환타지라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환타지가 망상이라면 모르지만 이 작품을 보면서 영화 <거울속으로>가 생각났다. 마지막에 거울에 갇힌 것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발견하는 섬뜩함... 그런 것이 이 작품에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일방적인 한 남자의 이야기에 의지하고 그 남자의 행동만을 따라가기 때문에 지루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일관되게 소리라는 것에 집착하는 것은 작가를 칭찬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소리가 이런 식으로 이용될 수도 있다는 것... 이것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만난 것만으로도 좋았지만 작품이 좀 더 하드보일드적이거나, 좀 더 환타지가 강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차라리 오컬트적으로 나아가던가... 그 동자승 모양의 돌의 출현이 의미를 좀더 가졌더라면 했다.

 

모두가 약하고 미스터리마저 약해 돌 속에 갇힌 것이 거미가 아니라 소리에 집착해 나오지 못하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예 작가라고 하니 좀 더 나아지기를 기대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는 법이고 일본추리작가협회가 미스터리만으로는 한계를 느낀 것이 이 작품이 수상을 하게 된 것 아닌가 느껴졌다.

 

이 작품은 현대인의 고독과 소통에 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돌 속에 갇힌 거미처럼 사는 현대인들이 동류의 사람들을 만나려고 몸부림치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소통은 어렵고 고독은 그리 쉽고 간단하게 떨쳐 낼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말하고 있다. 그래서 더 깊이 자신만의 돌 속을 파고드는 거미, 그러면서 계속 출구를 찾아 헤매는 거미... 마치 현대인이 짊어지고 가야 할 멍에가 이것이라고 작가가 말하는 것 같은 작품이었다.

d*****g 2008.08.1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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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로 재구성된 그만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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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구레 미쓰후미의 돌속의 거미.이 작품은 독특한 소재와 스토리의 흡인력으로 나를 흥분시킨 작품으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작품이다.어느 날 일어난 사고로 인해 과민한 청각을 가지게 된 다치바나는 악기 수리사이다. 그는 어린 시절 존속상해치사라는 죄를 저지르고 소년원에 수감되었지만, 그때부터 그는 외부와의 접촉을 극도로 피하고 자신만의 세계에 틀어박힌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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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사구레 미쓰후미의 돌속의 거미.
이 작품은 독특한 소재와 스토리의 흡인력으로 나를 흥분시킨 작품으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어느 날 일어난 사고로 인해 과민한 청각을 가지게 된 다치바나는 악기 수리사이다. 그는 어린 시절 존속상해치사라는 죄를 저지르고 소년원에 수감되었지만, 그때부터 그는 외부와의 접촉을 극도로 피하고 자신만의 세계에 틀어박힌 사람이다.

그는 새로 이사한 집에서 그 집에 살던 어떤 여인이 남긴 소리를 듣게 되고, 곧 그 소리로 그 여인의 이미지와 그 여인의 삶을 이미지로 재구성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여인을 추적하면서 그 여인을 둘러 싸고 있는 비밀이 하나둘씩 밝혀진다.

소리.
소리는 무형의 것이다.
그런 소리가 다치바나에게는 유형의 것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사고로 인해 과민해진 청각은 소리를 이미지와 색깔이 있는 것으로 바꾸어 놓았다.

다치바나는 그녀가 남긴 소리의 흔적으로 그녀를 환상의 존재로 바꿔놓았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그녀 또한 자신처럼 돌속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고 보이지 않는 출구를 끊임없이 찾아다니는 자신의 동족으로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러나, 다치바나가 그를 쫓으면서 그녀에 대한 비밀이 한꺼풀씩 벗겨져 가면서 그녀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난다. 다치바나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그녀의 모습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원하는 다치바나의 욕구는 점점 더 강해질 뿐이다.

다치바나는 자신만의 세계와 틀에 박힌채 살아 가는 일부 현대인들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마치 출구가 없는 돌속에 갇혀 출구를 찾는 거미처럼 그는 그만의 세상에 갇혀 있다. 그리고 그것은 미에라는 한 여자를 자신의 동족으로 인식하게 만들었고, 환상같은 그녀의 발자취를 더듬어 간다. 

그 과정속에서 일어나는 세건의 살인사건. 나는 어느새 책의 분위기에 휩쓸려 이 사건에 다치바나가 관련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결국 그와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었다. 

자신이 만들어낸 환상과 현실의 그녀.
큰 괴리감이 있지만, 그는 결국 환상이란 쪽을 선택해버린다. 
그는 돌속에 영원히 갇히기를 원하는 거미였을지도 모른다.

소리를 이미지화하여 나타낸 작가의 필력은 놀랍다. 물질화뿐만 아니라 각각의 소리가 가진 색깔, 형태까지 만들어 내었다.
그리고 그 소리를 바탕으로 미에를 추적해나가는 다치바나. 다치바나의 미에에 대한 감정은 편집증에 가까울 정도였다. 현실의 그녀가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녀가 남긴 소리만을 가지고 영원히 자신안에 갇히길 원한다. 그런 것도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그건 아마도 다치바나의 세계에서만 허용되는 사랑일지도 모른다.

고독하고 외로운 현대인의 자화상, 그리고 소리의 이미지화라는 독특한 설정,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여인을 추적하는 한 남자.
그러한 설정의 일부는 우연히 발견한 한 여자의 이름으로 그녀의 발자취를 추적해 나가는 주제 사라마구의 <이름없는 자들의 도시>를 떠올리게 했다.

미스터리와 판타지가 멋지게 어울린 돌속의 거미.
그러나 그 저변에는 결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없었던 한 남자의 외로움과 슬픔이 깔려 있었다.

 


 



<기억에 남는 한마디>
인간이란 참 이상해요. 주위에 사람이 적을수록 사람에 대해 마음을 쓰거든요. 그런데 사람이 많아지면 반대로 상대를 무시하게 되죠. (145p)
y*****5 2009.11.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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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흔적을 따라가다
"소리의 흔적을 따라가다" 내용보기
집에서 악기 수리를 하는 30대 중반의 다치바나는 차도와 가까워 방음시설이 잘되어 있는 맨션 1층에 세들기로 한다. 거래하기로 하고 나온 순간 차도에서 의문의 뺑소니 사고를 당한다. 의식이 들어온 순간부터 그는 청각이 예민해지면서 모든 소리를  시각과 촉각으로 느끼게 된다. 심지어 소리 속의 감정까지 느끼며...   "....소리에는 그 인물의 감정까지 담겨 있다...."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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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악기 수리를 하는 30대 중반의 다치바나는 차도와 가까워 방음시설이 잘되어 있는 맨션 1층에 세들기로 한다. 거래하기로 하고 나온 순간 차도에서 의문의 뺑소니 사고를 당한다. 의식이 들어온 순간부터 그는 청각이 예민해지면서 모든 소리를  시각과 촉각으로 느끼게 된다. 심지어 소리 속의 감정까지 느끼며...

 

"....소리에는 그 인물의 감정까지 담겨 있다...."p.107

 

맨션에 돌아온 그는, 이전 집주인이 남겨놓은 소리나는 돌을 계기로 그녀 - 미모의 피아노 연주자 - 의 행방불명에 집중하게 된다. 그는 스푼으로 바닥을 두드리며 그녀가 남겨놓은 자취를 통해 그녀의 체격, 동선, 취미, 그리고 그녀가 자주 연주하곤 했던 곡 - 버클리 공원의 나이팅게일 - 을 파악한다.

 

여기까지 매우 특이하단 생각이었다. 시각과 촉각으로 별별 소리를 묘사하는 구절은 흥미로웠다. 하지만, 아무리 목재주택이라 하더라고 1년도 살지 않은 주인의 흔적을 찾아내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자 환타지다 (방바닥을 두들겨 다른 소리가 나면 여기는 밟았던 곳 여기는 안밟았던 곳, 그러니까 보폭은 얼마, 따라서 키는 얼마 등 계산해냄, 그러려면 항상 그자리만 밟고 다른 자리는 밟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 시간도 한 몇년 동안). 여하튼, 여기는 허구의 세계, 소설이므로 작가의 논리가 통한다고 보자.

 

고아로 자랐으며,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성격이라 오해를 많이 당해서 많은 불이익을 당했던 다치바나는 직업으로 악기 수리를 택했으며, 그로 인해 그가 접하는 사람들을 소리로 평가한다. 목이 졸리는 듯한 목소리는 스스로 억압하는 것이며, 딱딱하고 튕겨내는 목소리는 경계와 거짓 등이라고. 그가 유일하게 평안을 느끼는 소리는 악기의 조율이 끝나 음이 그자리에 있을때. 그래서 그는 자기처럼 사람들로 오해를 받고 불이익을 당했던 실종자 미에에 대한 애착과 애정을 느끼며 그녀를 곤경에서 구해주고 싶어한다.

 

작가의 다소 환타지적 논리 - 뭐, 그렇다고 아주 허황되다는 건 아니다 - 를 제외하고는 추리적 구성은 괜찮았다. 예전에 의학관련 오락프로그램에서도 목소리와 신체건강과의 관련을 얘기하곤 했는데, 목소리만 아닌 모든 소리에서 감정을 찾아내는 것은 매우 흥미로웠다.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이 어려운 다치바나에게 있어 다른 소리들의 감정을 찾아내는 것은, 자기 나름대로의 다른 방식으로 의사소통 채널을 찾은 것이 아닐까 싶다.

 

 

p.s: 작가가 소리에 관심이 많은 듯. A nightingale sang in Berkley Square나 Someone to watch over me, cheek to cheek 등 재즈곡들이 많이 소개되었다.  예전에 리뷰를 썼던 무라카미 류 작품 속의 재즈곡 컴필레이션 음반처럼 책 속의 음악들을 따라 듣는 것도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최대한 이해시키고 싶었던 의도를 충실히 따라가며 보다 나은 독서를 하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2005-09-07 09:05

YES마니아 : 플래티넘 k*****k 2009.11.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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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구레 미쓰후미, [돌속의 거미]
"아사구레 미쓰후미, [돌속의 거미]" 내용보기
참 특이하고 별난 소설이다. 이 책은 표면적으로 ‘일본 추리소설’이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이 많이 읽는 일본 추리소설을 생각하고 책장을 펼쳤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물론 이 책에도 사건이 나온다. 그러나 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내용은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주인공이 “듣는” 환경, “듣는” 사물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가이다. 따라서 여러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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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특이하고 별난 소설이다.

이 책은 표면적으로 ‘일본 추리소설’이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이 많이 읽는 일본 추리소설을 생각하고 책장을 펼쳤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물론 이 책에도 사건이 나온다.

그러나 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내용은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주인공이 “듣는” 환경, “듣는” 사물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가이다.

따라서 여러 가지 사물과 특히 소리의 미묘한 차이를 시각적으로 그려내는 묘사가 아주 절묘하다.


다치바나는 이사 첫 날 뺑소니 자동차 사고를 당하고 그 이후 청력이 비정상적으로 예민해진다.

자신을 친 자동차를 찾던 중 다치바나는 자기가 이사오기 직전에 살던 여자가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단지 그 여자가 이곳저곳 남겨놓은 소리의 반향을 따라서..

다치바나는 여자에 대하여 아무 것도 모른다.

이름도, 나이도, 생김새도, 목소리도... 어떤 정보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다치바나가 처음으로 여자에 대한 정보를 얻은 것은 그 방에 남겨진 여자의 ‘소리’였다.


다치바나가 웅크린 자세에서 일어서려고 할 때였다. 발밑에서 마룻바닥이 울렸다.

삐꺽하는 조금 깊은 반향.

벽을 주먹으로 두드릴 때는 조금 얕은 소리로 바닥이 울렸었는데,

이번 소리는 바닥의 다른 부분보다 더 깊게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었다.

소리는 그곳에서만 두텁게 마룻바닥에서 연기처럼 피어오른다.

목재가 일그러지는 것같이 희미한 소리의 연기가 먼지처럼 공간에서 춤을 추었다.

                             (중략)

다치바나의 발바닥이 바닥을 밟으면, 일정한 버릇을 지닌 부분만 먼지처럼 소리의 연기가 피어오르고,

그 소리와 함께 천천히 움푹 패는 듯이 일그러져 보이는 것이었다.

                             (중략)

누군가 밟은 흔적이다.

계속해서 바닥의 똑같은 자리를 밟은 것이 버릇처럼 되어 이런 소리를 내게 된 것이다.

이 방안을 걸어다닌 사람이 습관적으로 밟은 장소와 그렇지 않은 장소의 차이가 바닥의 반향에 버릇을 남겨 놓은 것이다.

즉, 이것은 전에 있었던 사람이 걸었던 흔적이다.


인간이 얻는 정보의 대부분은 시각에 의존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시각이 주는 정보의 불완전함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재미있는 놀잇거리가 되었다.

착시를 이용해 똑같은 길이의 선을 다른 길이로 보이게 한다던가, 곧은 직선을 굽은 곡선처럼 보이게 한다던가,

이렇게도 저렇게도 보일 수 있는 그림(토끼-오리 그림)이 등장한다던가...

숨은그림찾기 역시 주위와 유사하게 사물을 배치함으로써 눈을 속이는 놀이가 아닌가.

 

그러나 [돌속의 거미]는 정보의 원천으로서 가지는 시각을 거의 배제하고,

‘청각’이라는 다른 감각으로 시각을 대체하고, 청각을 통해 얻는 정보의 미세한 차이를 구별해 내는 과정을 풀어낸다.

[돌속의 거미]의 주인공인 다치바나의 청각은 너무나 예민해져서 세상의 모든 소리가 귀에 쏟아져 들어오기 때문에 약이 없이는 견딜 수 없을 정도이다.

뿐만 더 나아가 이제 귀로 들어오는 소리는 시각적인 형태로 변화한다.

소리가 기하학적인 모양을 갖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색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전철에서 들리는 차임벨 소리는 원뿔과 삼각뿔, 구체가 이루는 화음으로 보이고,

새가 우는 소리는 ‘가느다란 천을 개울에 흘려보내는 것 같은 새빨갛게 늘어나는 소리가 매끄러운 디가 되어서 바람같이 흐르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제 시각은 흐릿한 윤곽만 겨우 보여줄 뿐이며, 오히려 다치바나의 행동에 거추장스러운 감각이 되고,

다치바나가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은 근원은 귀로 듣는 청각으로 변한다.

저자인 아사구레 미쓰후미는 절대적인 시각에 대하여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는 있지만 그 중요성을 간과해 왔던 청각을 중심된 감각에 배치함으로써 세상을 인식하는 새로운 면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 책이 지속적으로 말하고 있는 ‘고독’, ‘갇힘’, ‘출구없음’과 같은 이미지들은 현대 사회와 그 속의 사람들에 대한 슬픈 형상화이기도 하다.

제목인 [돌속의 거미]는 일본 아이치현의 특산물인 ‘다카시 동자승’이란 돌멩이를 말한다.

이 돌은 암석 내부에 공간이 생겨서, 흔들면 속에 들은 이물질로 인해 소리가 발생한다.

이 소리를 다치바나는 돌속에 갇힌 거미가 발로 돌 내부를 긁어대는 소리로 듣는다.

결국 돌속에 갇힌 거미는 나갈 곳을 찾으나, 나갈 수 없다.

계속 돌 내부를 긁어대며 죽을 때까지 돌아다닐 뿐이다.

어쩌면 이런 거미의 모습은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나타내주고자 한 것이 아니었을까?

또한 책의 앞부분에는 다치바나가 꾸는 꿈이 자세하게 묘사된다.

‘단지속에 꼼짝없이 들어 있는’ 상태로 자주 묘사되는 ‘갇혀 있는 이미지’는 사방으로 막힌 현실과 그 속에서의 탈출을 기원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도록 해 준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그냥 술술 읽어내려가는 책을 원하는 분이라면 이 책을 좀 지루하게 여길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세밀한 소리의 차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과 같은 문장력은 정말 대단하다.

어딘지 특이하면서도 기묘한 점에 중점을 두는 분이라면 좋아할 듯 싶다.

 

뱀꼬리....

책표지에 나온 '판타지와 하드보일드가 결합된....' 이 말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s******e 2008.08.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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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하단 말로도 설명이 안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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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도 작품명도 생소한 이 작품에 저는 왠지 마음이 끌렸었습니다. 무언가 강한 포스가 느껴지는 제목에서 기존 미스테리 소설과 다른 참신한 것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던 바 컸다는 것을 고백합니다.책을 다 읽은 지금,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정형성의 탈피는 한 편으로는 환영할 만한 일이 되겠지만, 그것이 내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뛰어 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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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도 작품명도 생소한 이 작품에 저는 왠지 마음이 끌렸었습니다. 무언가 강한 포스가 느껴지는 제목에서 기존 미스테리 소설과 다른 참신한 것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던 바 컸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책을 다 읽은 지금,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정형성의 탈피는 한 편으로는 환영할 만한 일이 되겠지만, 그것이 내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뛰어 넘는 경우는 말 그대로 말짱 도루묵에다가 나의 독서수명에 치명적인 내상을 입힐 수도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이 작품은 그야말로 작년부터 올해까지 읽은 미스테리 소설 중 가장 문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무엇이 나에게 이 작품이 문제작이라는 생각을 들게 했을까요?

이 작품은 현실세계에서 상당히 비현실적인 과정을 거쳐 현실적인 결론을 도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비현실적인 과정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독자가 상상하는 초능력의 범주를 훌쩍 뛰어넘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가 살짝 들어갑니만...) 주인공 다치바나가 교통사고 이후 갖게 된 초능력(?)은 바로 청각의 시각화.

말 그대로 영화 <향수>를 떠올리시면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영화 <향수>의 주인공은 남들보다 몹시도 발달한 후각을 가지고 있죠? 그래서 마지막 목표(불멸의 향수를 완성할)를 찾는데 그녀의 향기를 쫓아 머나먼 길을 떠나 결국은 찾아내서...빠각(그녀의 머리 깨지는 소리). 이게 이 소설에서는 소리로 바뀌었다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정말 장난이 아닙니다. 책 초반부터 후반까지...너무나도 상세하게 그녀의 소리를 찾아내는 다치바나의 집요함에 저는 두손 두발 다 들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내용자체는 무척이나 간단하고...반전이나 이런 요소도 없어 보이는데, 이 과정이 너무나도 길다보니 환각 환청 속에서 휩싸여 다니는 주인공에 너무 몰입되서 읽을 때마다 쏟아지는 졸음과 싸워야만 했습니다.

너무 혹평인가 싶어서 한 마디만 변호하자면 이 작품은 작품성은 뛰어납니다(참고로 이 작품은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입니다). 하지만 난이도나 작가의 주관적인 의도가 너무 튀어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는(특히나 국내에서) 참으로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인기를 포기하고 작품성을 추구한 느낌. 그 결과는 다치바나와 함께 지난 일주일동안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들며 환상 속에서 보냈다는 것입니다.
h*****3 2010.05.2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소리 속에 갇힌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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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바나는 악기 수리공. 어렸을 때 가족들을 학대하던 아버지를 살해하고 소년원에 수감되었다가 대인기피증을 앓았던 남자이다. 30대 후반이고 아직도 대인기피증의 후유증으로 혼자 할 수 있는 일인 '악기수리'를 직업으로 택한 사람. 방음이 잘 되는 맨션으로 이사하려던 다치바나는 집을 보러 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하는데 그 사고로 청각이 비정상적으로 발달되는 기묘한 후유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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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바나는 악기 수리공. 어렸을 때 가족들을 학대하던 아버지를 살해하고 소년원에 수감되었다가 대인기피증을 앓았던 남자이다. 30대 후반이고 아직도 대인기피증의 후유증으로 혼자 할 수 있는 일인 '악기수리'를 직업으로 택한 사람. 방음이 잘 되는 맨션으로 이사하려던 다치바나는 집을 보러 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하는데 그 사고로 청각이 비정상적으로 발달되는 기묘한 후유증을 앓기 시작한다. 이제 다치바나는 세상을 '소리'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증폭된 청력으로 희미해진 눈보다 귀가 더 세밀하고 정확하게 세상을 감지한다. 이 시점부터 이 소설의 매력에도 시동이 걸리기 시작한다. 쥐스킨트의 '향수'는 냄새가 세상의 전부인 남자를 보여주더니, 이 소설은 내내 소리를 형태로 전환하여 보여주는 데 주력한다. 다치바나는 진통제로 뇌의 한쪽을 마비시킨 채 소리의 세상을 탐닉하기 시작한다. 그루누이와 마찬가지로 다치바나도 자신만 인지하는 세계를 파고드는 것이다. 하긴, 그렇게 극단적으로 발달한 감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자기만의 성을 쌓는 일이 더 쉬울지도 모른다. 그런 다치바나 앞에 나타난 (실은 나타난 게 아니라 들려온) 여자. 미에. 다치바나는 미에의 흔적에 사로잡혀 실종된 그녀를 찾아헤매기 시작한다. 이 소설은 다른 추리소설과 달리. 주인공의 행적과 사건이 평행선상을 달린다. 사건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던 다치바나가 스스로의 편집증적 호기심으로 사건에 뛰어든다. (결말에 이르면 그게 우연이 아니었다는 게 드러나지만, 그다지 강력한 반전은 아니었다.)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엔 증거라는 것들이 모조리 (보통사람은 감지할 수도 없는) 소리에 의존하고 있어서 그다지 긴장감이 크지는 않았지만,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매일매일 야금야금. 일주일간에 걸쳐 나도 다치바나와 함께 작은 소리들에 귀 기울이며. 마지막. 다치바나가 모든 사실을 알고도 소리의 세계에 투신한다는 결말은 예상 가능했으나 씁씁하다. 외로웠던 거겠지. 외로운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 새로운 추리소설에 머리가 맑아졌다.
h*******g 2005.09.1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