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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가 죽을 때까지 네 소매를 잡아 당겨 여며 줄 거야."
""나는 네가 죽을 때까지 네 소매를 잡아 당겨 여며 줄 거야."" 내용보기
?65일. 나와 아이가 처음 맞은 겨울 방학은 장장 65일이다. 오늘 아침에도 드라이빗으로 왜 머리를 빗느냐, 지퍼를 목끝까지 채워라, 이제 더 이상 잔소리 않을 테니 네가 할 일은 네가 알아서 해라 하고 으름장을 놓는 것으로 끝났다. 반복되는 아침인데 더 예민해지고 더 지치고 조금 더 자주 지긋지긋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이가 자랐다는 그리고 자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나는 네가 죽을 때까지 네 소매를 잡아 당겨 여며 줄 거야.""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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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일. 나와 아이가 처음 맞은 겨울 방학은 장장 65일이다. 오늘 아침에도 드라이빗으로 왜 머리를 빗느냐, 지퍼를 목끝까지 채워라, 이제 더 이상 잔소리 않을 테니 네가 할 일은 네가 알아서 해라 하고 으름장을 놓는 것으로 끝났다. 반복되는 아침인데 더 예민해지고 더 지치고 조금 더 자주 지긋지긋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이가 자랐다는 그리고 자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웬만한건 혼자서 처리할 수 있고, 무엇보다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어 아이가 읽고 싶은 책이 아니라 각자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해방감을 가져다 주는 일이다.

그 시간에 <모든 아름다움은 이미 때 묻은 것>을 펼쳤는데, 또다시 젖먹이 똥기저귀 이야기라고? '고맙지만, 사양할게요.'라는 마음이 앞섰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아이 낳고 키우는 이야기가 군대 이야기 보다 더 유명해(?)지도록' 과 같은 나만의 정의감을 앞세워 책을 읽어 나가다 치밀하고 촘촘한 작가의 문장을 통해 다양한 시공간의 나를, 다양한 자아의 나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그러니까 유축할 공간이 없어 같이 연구실을 쓰는 남성에게 한 시간만 자리를 비워달라고 말하는 것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 학교 측의 잘못(p.110)이라거나, 베이비시터가 제공하는 노동에 대한 죄책감을 누그려뜨려 주는 것까지 (p.112)베이비시터에게 부탁한다는 내용을 읽으며 공감의 끄덕끄덕을 이어나간 것이다.


이 책은 부제인 '모성, 글쓰기, 그리고 다른 방식의 사랑이야기'에 충실하게 아이를 낳은 직후 이혼을 경험하며 겪은 작가의 일상을 치밀하게 다루고 있다. 글을 읽으며 아이를 낳고 남편과의 관계에서 완전한 고립감을 경험한 나, 미국에서 술을 잔뜩 마신 뒤 피자로 숙취를 달래던 나, "나는 네가 죽을 때까지 네 소매를 잡아 당겨 여며 줄거야."에 줄을 긋고 있는 나를 소환해 보게 됐다. 분명 다른 공간과 시간의 경험인데 이토록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무엇보다 생생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낱낱이 담은 문장의 힘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부모가 된다는 건 새로운 형태의 단주와 마찬가지인지도 몰랐다. 내가 생산적이라 증명하기 위해 무모함이 아닌 규칙성을 필요로 하는 상태이자, 번뜩 깨달음이 찾아오는 분수령보다는 매일의 누적으로 이루어지는 삶이라는 점에서였다. 아이를 기르는 사람은 자신을 희생 제물로 바치는 불길 속이 아니라 핸드폰 스크린에서 나오는 불빛, 또는 메트로놈을 닮은 유축기의 박자에 의지해 글을 쓴다.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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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 2025.02.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