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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찌르레기가 등장하고, 곳곳에서 만난 다른 새들과의 대화를 통해 자연의 이치와 삶의 자세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함을 내용이라고 하겠다. 흑백으로 형상화된 그림에 최소한의 채색을 덧붙이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이 책은 산과 들 그리고 강이 흐르는 자연을 배경으로 찌르레기가 하늘을 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둥그런 지구 위로 넓게 펼쳐진 들판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찌르레기와 ‘너무나 아릅답’고 ‘푸른 낱알이 가득’한 푸른 대지가 흑백의 그림으로 제시되고 있다. 여기에 그림으로 표현할 수 없는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먼 바다에서 잔잔한 바람’이 분다는 내용, ‘꽃은 바람에 피어나고, 산에는 눈이 내리고, 사슴의 털은 보드랍’다는 저자의 설명이 이어진다.
여기에 ‘얼마나 맑은지 모’르는 하늘을 배경으로 나는 찌르레기 마음이 사랑으로 가득 차있다는 설명이 제시되고 있다. 찌르레기가 곳곳을 다니면서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노래를 부르겠다는 다짐을 하는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참나무 안에 깃든 딱따구리’를 만나고, 깜깜한 밤이 되어 만난 부엉이에게도 자신의 노래를 들려주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강가에서 만난 물총새, 꽃이 핀 가지에 앉은 울새, ‘채석장 위를 빙빙 도는 제비들’, ‘마실 나온 엄마 오리와 새끼 오리’, 그리고 우아하게 깃을 편 ‘공작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들이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찌르레기는 곁에 있는 다른 모든 찌르레기들에게도 노래’를 들려준다.
곳곳에서 만난 새들은 찌르레기에게 자신의 생각과 삶의 자세를 들려주고, 그들이 자신에게 건네준 말들을 진지하게 고민하며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 별도의 장면으로 그려진다. 개별적으로 만났던 새들은 각자 깃들어 사는 환경에 대해서 이야기를 건넸지만, 찌르레기는 그들의 이야기를 종합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폭넓은 관점을 배우게 된 것이라고 이해된다. 그리하여 찌르레기는 자신이 만난 새들이 건넨 말들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던 것이다.
“하늘과 땅을 잇는 나무. 모든 색으로 빛나는 밤.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물. 꽃이 시드는 아름다움. 가만한 지혜의 돌. 삶의 단순함. 나는 누군지, 우리가 함께 할 때 얼마나 온전해 질 수 있는지.”
실상 찌르레기가 종합한 이러한 인식은 진정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에게 필요한 넉넉한 삶의 자세라고 할 수 있다. 각자에게 주어진 환경이 다를 수 있지만, 넓게 본다면 이러한 삶의 조건들이 모여 ‘둥근 지구 위에 펼쳐진’ 다양한 세계의 모습을 만들어 간다는 사실을 주지시키고 있을 따름이다. 저자는 찌르레기의 시선을 빌어, 독자들에게 자연과 더불어 공존할 수 있도록 생각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각자의 조건과 이익에만 매몰되지 않고 다른 이들의 모습을 돌아보며 고민한다면, 그처럼 넉넉함 삶의 자세를 갖출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우리가 깃들어 사는 자연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자연과 더불어 어울려 사는 자세를 갖출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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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대지에는 낱알이 가득하고,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며, 먼바다에서 잔잔한 바람이 분다. 꽃은 바람에 피어나고, 산에는 눈이 내리고, 사슴의 털은 보드랍다. 하늘도 얼마나 맑은지 모른다. 넓게 펼쳐진 들판을 가로지르는 찌르레기에게 사랑이 차오른다. 둘러보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찌르레기가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노래한다.
찌르레기는 참나무 안에 깃든 딱따구리에게 노래를 들려준다. 딱따구리는 나무에 관해서도 노래하는 걸 잊지 말아 달라고 말한다. 깜깜한 밤이 되어 찌르레기는 부엉이에게 노래를 들려준다. 부엉이는 밤에 관해서도 노래하는 걸 잊지 말아 달라고 말한다. 딱따구리에게 강가에서 물총새에게 노래를 들려준다. 물총새는 물에 관해서도 노래하는 걸 잊지 말아 달라고 말한다. 찌르레기는 울새에게, 제비에게, 오리 가족에게, 공작에게, 다른 찌르레기들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그들은 꽃, 돌, 삶, 자신, 우리에 관해서도 노래하는 걸 잊지 말아 달라고 말한다.
찌르레기는 푸르른 대지, 들판, 구림, 꽃, 산, 사슴, 하늘에 관해 노래하거니와 잊지 않고 하늘과 땅을 잇는 나무, 모든 색으로 빛나는 밤,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물, 꽃이 시드는 아름다움, 가만한 지혜의 돌, 삶의 단순함, 나는 누군지, 우리가 함께할 때 얼마나 온전해질 수 있는지, 넓은 들판을 가로지르며 노래한다.
귀를 기울이면 들을 수 있습니다. 눈길을 주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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