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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거리(학창시절 국어시간에 공부한 바에 의하면 먹거리가 아니라 먹을거리가 맞다. 누가 왜 먹거리라고 쓰기 시작했을까..)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제철음식이 궁금해졌다. 시도때도 없이 마트에 진열되어있는 채소(이 역시 야채가 아니라 채소가 바른 우리말이라고 배웠다.)와 과일에도 분명 제철이란게 있을텐데.. 힘들여 친환경 농법를 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그래도 내력이 짧아 미덥지 않은 유기농이나 친환경에 곱절의 비용을 (그분들께) 드리는 것보다는 제철에 길러 거둔 농작물을 찾아 먹는 게 가계부에도 이로와 보였다. 그런데 머릿속엔 가사 시간에 배운 간략한 내용밖에 없고 지식인에게 물어보기엔 넘 방대한 내용이고..^^; 그래서 주문한 책이 자연달력 제철밥상이다. 최소한 감자가, 양파가, 그리고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한 많은 곡식들이 어떻게 자라고 언제 거둬지는지 알고 싶어서였다. 이 책은 농사를 제대로 구경도 못해 본 도시내기인 저자의 4가족이 무주에 정착하여 집짓기로부터 그야말로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는 365일의 생활을 담은 달력을 풀어 쓴 것이다. 2월엔 장담그고 3월엔 쑥캐고 땅고르고..이런 식으로 말이다. 밥상에 올라오는 쌀밥, 나물, 장은 물론 쑥쑥 크는 아이들의 군것질거리까지 그 하나하나가 입에 들어가기까지 얼마만큼의 수고가 필요한지, 알면 알수록 먹는다는 일이 돈 몇 천원 주고 해결할 수 없이 황송한 일이란 걸 배우게 되었다. 그런데 읽다보니 나날의 그 댁 농사를 지켜보는 것 같은 친근감과 함께 의외의 즐거움이 있다. 마트에서 장보고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던 보통의 도시 주부였던 저자가 자연의 섭리를 배우면서 토종 농군이 되어가는 과정과 함께 도시에서 나서 자란 21세기의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철들어가는 과정이 보이는 것이다. 내신과 선행학습에 치이는 게 아니라 농사철따라 어린이날 모를 내며 뿌듯해 하고, 토끼 먹을 풀을 뜯으면서 스스로 맛보고 익혀가는 틈틈이 스스로 하는 공부와 독서의 즐거움을 알아가는 것 말이다. 그저 한 공간에 하숙생처럼 모였다 흩어지는 가족이 아니라 하루 3끼 밥을 같이 먹고 종일 같이 일하는 한 식구로써 배우는 유대감과 갈등의 해결도 성장 과정에 있었다. "우리 집은 여러 채다. 우리 식구가 사는 살림채, 그 옆에 곳간과 닭장이 있는 아래채, 그리고 조금 떨어져 뒷간. 하루에도 몇 차례씩 그 집으로 볼일 보러 간다. 뒷간이 이층이라 우리는 위층으로 드나든다. 아래층은 똥장군이 드나들고. 뒷간에 들어가면 한쪽에 책장이 있다. 물을 쓰지 않으니 물기가 없어 책, 신발 따위를 넣어놓았다. 자리에 앉으면 앞에 책을 펼칠 작은 상이 있어 거기에 책이 서너 권 놓여 있다. 식구마다 한 권씩 펼쳐놓은 거다. 나도 시집 한 권 펼쳐놓고 한두 편 읽는다. 읽다가 고개를 들면 반달 모양으로 뚫린 창구멍 사이로 앞산이 보인다. 휘어진 나뭇가지로 만든 창구멍이다." 휴양지 리조트 사진에서 가끔 보는 새파란 바다 배경의 꽃잎 띄운 욕조가 부럽지 않을 화장실 전망^^이겠다. 용기있는 저자처럼 도시를 떠날 엄두가 아직은 나지 않지만 최소한 지금보다 더 편하기 위해 무리한 뭔가를 노력하지는 말아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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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꾼 장영란의 [자연달력 제철밥상] -장영란 / 도서출판 들녘 - ** 2월 장담그기 : 장을 담그는 일은 간단히 말하면 소금물에 메주를 띄우는 일이다. 장항아리를 깨끗이 닦고 소독하고 작년 쑤워놓은 메주를 정리해서 소금물에 메주를 띄운다. 간장이 나오고 된장이 나오고 고추장이 나온다. ** 3월 어떻게 농사를 짓나? 먼저 땅힘을 살려야 한다. 땅에서 나는 생명은 되도록 그 땅에 돌려준다. 풀을 뽑아도 그 자리에 놔주고, 열매를 정리하여 열매만 먹는다면 나머지는 모두 그 자리에 둔다. 일년 내내 맨땅이 드러나지 않도록 풀을 베어 땅을 덮어준다. 풀로 풀을 막고 또 거름이 되라고. 가을에는 볏짚을 구해서 덮어준다. 일년 내내 산에서 검불, 물가에서 갈대, 밭둑에서 풀, 뭐든지 부지런히 덮어준다. 밭을 구획하고 심을 것을 생각하고 결정하는... 3월은 논밭에서 꿈꾸는 때다. ** 4월 고추장 담그는 때 : 메주가루, 고춧가루, 찹쌀조청을 넣고 열심히 만든다. 돈 주고 사오는 건 모두 쓰레기를 남긴다. 자연에서 내가 몸을 움직여 얻은 것에는 쓰레기가 없다. 나무, 흙, 돌로 만든 물건은 다시 돌려놓으면 된다. 한데 밖에서 들어오는 건 하다못해 포장지라도 남긴다. ====================================================================================== 마음은 늘 시골가서 농사짓는 나는, 그래서 자꾸 시골이야기와 농사이야기, 나무, 텃밭 등에 관심을 갖게 된다. 장영란씨의 글은 홈페이지를 통해서 알게 되었고 그들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1996년 서울을 떠나서 1998년에 벌써 지금 장소에 자리를 잡았다니 벌써 그곳에서 농사짓고 산지도 10여년이 되었다는 소리다. 나보다 10여년 시골 생활의 선배라는 이야기이다. 참으로 많은 경험과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어 참 좋았다. 퇴비를 쓰고 농약을 치지 않고 김매서 땅을 덮어주면 지렁이가 사는 친환경 땅이 된단다. 지렁이가 땅의 산성화를 막고 토질을 바꾸어서 손으로 헤집으며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 된단다. 그런데... 지렁이가 나타나면 지렁이를 잡아먹는 두더지가 나타나고 두더지를 잡아먹는 뱀이 나타나고. 산넘어 산이다. 지렁이는 좋은데 두더지는 싫고 뱀도 싫다. 친환경 농법을 해야 맞느냐... 고민이다. 돈 주고 사오는 건 모두 쓰레기를 남긴다. 맞다. 요즘 최대한 재사용하고 재활용하고 아니면 분리수거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내 몸 움직여 얻은 것에는 쓰레기가 없단다. 정말 그렇게 살고 싶다. 쓰레기 남기지 않고 사는 삶.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