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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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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에 자살을 시도하고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인 소설이다. 헤르만 헤세가 라틴어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퇴학한 것이나, 시계 견습공, 서점 견습원으로 일했던 것은 한스 기벤라트가 신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퇴학한 것, 그리고 기계 견습공으로 일했던 것과 비슷하다. 둘 다 신경쇠약과 정신병을 앓고 자살을 시도하는 것조차 말이다. 한마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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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다섯에 자살을 시도하고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인 소설이다. 헤르만 헤세가 라틴어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퇴학한 것이나, 시계 견습공, 서점 견습원으로 일했던 것은 한스 기벤라트가 신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퇴학한 것, 그리고 기계 견습공으로 일했던 것과 비슷하다. 둘 다 신경쇠약과 정신병을 앓고 자살을 시도하는 것조차 말이다. 한마디로 한스 기벤라트는 헤르만 헤세의 분신인 셈이다. 그리고 우리 시대의 자화상인지도 모른다. 한스는 어쩌다 생겨버린 희생양이 아니라는 말이다.

 

 한스는 수레바퀴 아래에 깔리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그 아래에 짜부라진 달팽이가 되고 말았다. 물론 한스의 죽음이 자살인지 사고인지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자살을 늘상 꿈꾸고 있었으며, 그것에 대한 묘한 쾌감까지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는 사회부적응자인 셈이다.

 

 이 사회에서 사회부적응자가 아닌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리는 그저 사회에 익숙해지려 노력하는 견습생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고 생각했다. 죽음은 한스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언제나 가까이 있는 그림자이다. 그 그림자가 언제 자신을 잡아 먹을지 모른다. 모든 인간이 언제나 막다른 골목에서 현명한 방법을 떠올리고 실천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가 자살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이해할 수 있다, 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여 죽은 사람을 패배자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는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였다고 하여 패배자라고 하다니, 세상 그 어느 누구도 그런 비난을 할 수 있는 자격은 갖고 있지 않다. 만약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말인가, 라고 되묻고 싶다. 방관 또한 죄인 것을 모르는가, 하고 말이다.

 

  구둣방 주인인 플라이크씨는 한스의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한다. 저 사람들도 한스가 이 지경에 빠지도록 도와 준 셈이지요, 라고 말이다. 그렇다. 그 어느 누구 하나 한스의 죽음을 막으려고 노력한 사람은 없었다. 모두 하나같이 누군가를 상처주고, 모두 하나같이 누군가를 방관한다. 그것을 어떻게 막을 수가 있겠는가. 그 모든 것에 하나하나 일일이 참견하게 된다면, 사람들은 그런 이를 오지랖이 넓다고 욕을 할 뿐이다. 자신과 관계되지 않은 일에 참견하려 하다니. 그것이야 말로 어리석은 짓이지 않느냐고, 말이다. 하지만 그러한 방관이 결국 한스를 죽음으로 몰고 가지 않았는가.

 

 라틴어학교의 교장은 그에게 매일 공부를 시키고 은근하게 강요하였으며, 그것은 마을 목사나 수학 교사 또한 마찬가지지 않았던가. 그리고 신학교의 교장은 한스에게 그의 유일한 친구인 하일너와 함께 산책조차 하지 못하도록 금지령을 내리지 않았던가. 결국 그를 퇴학시키지 않았던가. 아버지는 그의 고민에 대해 들어 볼 생각도 않으려 하지 않았던가. 엠마는 그의 순수성을 이용하지 않았던가. 아우구스크는 그의 연약한 팔다리를 무시하지 않았던가. 모두가 하나같이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갈 수 밖에 없었다, 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런 상황에서 죽음을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는 한스이다. 사람들은 한스를 안다. 그렇다면 그 상황에서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을 왜 전혀 생각하지 않았나. 그것은 방관이었다. 한스가 수레바퀴 아래서 비명을 지를 동안 그들은 무엇을 하였는가.

 

 결국 한스는 홀로 고민하고, 홀로 결단을 내리고, 매일같이 두통에 시달리며, 자신의 마음을 말하는 방법조차 배우지 못해, 누구에게도 속내 하나 털어 놓지 못한다. 그저, 생각으로, 고민으로 그것을 고뇌하고 또 고뇌하였을 뿐, 그 어느 누구도 한스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것은 나 또한 마찬가지일지 모른다. 힘들어하는 부모에게, 형제에게, 친구에게, 지인에게 쉽게 손을 내밀지 못한다. 나 또한 그 손을 잡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수레바퀴 아래에 모두 깔려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감히 말한다. 수레바퀴 아래에 설 수 없다면, 위에 서라. 그것이 어렵다면 수레바퀴를 돌려라. 끌어라. 위치를 전복시켜라. 아니, 어쩌면 누군가의 말처럼 우리는 수레바퀴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레바퀴가 무엇이든, 나는 수레바퀴를 끌고 가겠다. 혹여 그 아래에 있더라도, 그것에 눌려 죽지 않겠다. 차라리 그것을 짊어 지겠다. 그것이 운명이다.

m*******y 2007.03.1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