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품경제가 무너지고 불황이 계속되는 일본 사회에서, 더 이상의 탈출구가 없이 극단적 상황에 몰린 사람들의 여섯 가지 이야기를 묶은 이시다 이라의 소설집입니다. 각각의 이야기는 Last ride, Last job, Last call, Last home, Last draw, Last battle등의 소제목이 달려 있으며, 제목과 소제목의 Last는 말 그대로 마지막이라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Last ride의 주인공은 사업을 하느라 진 빚 때문에, 딸과 아내를 유흥업소에 넘기거나, 생명보험을 들은 후 자살하란는 사채업자의 위협에 시달립니다. 주인공은 경찰에 신고를 할 수도 사채업자들 몰래 도망갈 수도 없이 딸과 아내의 안위와 자신의 생명이라는 두 가지의 극단적 결정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합니다. 각각의 주인공들은 모두 이 책을 집어든 독자들처럼 몹시 평범한 소시민들이며, 특별히 사악하지도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니고 조금 돈이 없거나 조금 현실적이지 못할 뿐인데도, 자본주의라는 사회 시스템에 의해 자신의 의지와는 별개로 이처럼 극단적인 상황에 처해진 것인데, 작가는 이런 것들은 소름끼칠만큼 일상적으로 담담하고 건조하게 풀어냅니다. 사회시스템이 개인의 소외에 얼마나 무심한지,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적나라하게 알 수 있습니다. 그나마 결말을 통해 작가는 약간의 희망을 남겨두고 있지만, 그것은 결코 상황을 바꿀 수는 없이 미미합니다. 더더욱 이 책이 와닿는 것은 이런 일들이 결코 일본만의 일이 아니라, 조만간, 아니 이미 곧 우리 사회에도 퍼져 있는 일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언뜻 보면 하드커버와 작은 판형이 가벼운 기획소설 정도로 보일 수 있지만, 이 책은 일반적인 포장의 책들과는 달리 현대인의 삶에 대한 훨씬 더 진지한 애기를 담아 내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검은 표지만큼의 충실한 느낌을 주는 괜찮은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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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나와서 생활을 하다 보면 종종 같은 학번인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중소기업 사장이었는데 회사가 어려워져서 사채를 끌어다 썼는데 상환 능력이 없어서 아내와 딸을 사창가에 팔거나 혹은 자기가 자살을 해서 생명보험을 빚을 갚아야 할 기로에 서 있는 40대의 남자. 어떻게 보면 우리와는 전혀 거리가 먼 사람 같지만, 바로 우리 사회에 우리와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기도 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입니다. 바로 이 사람들이 이 소설의 주인공입니다.
이 책은 막다른 벼랑 끝으로 몰린 일곱 남녀의 절박한 '라스트'를 소재로 한 일종의 옴니버스 소설집입니다. 각각의 소제목은 '라스트 라이드(LAST RIDE)', '라스트 잡(LAST JOB)', '라스트 콜(LAST CALL)', '라스트 홈(LAST HOME)', '라스트 드로(LAST DRAW)', '라스트 슛(LAST SHOOT)', '라스트 배틀(LAST BATTLE)'입니다. 어찌 보면 짤막한 신문 단신이나 텔레비전 뉴스 거리에 지나지 않을 것 같은 이러한 삶들이 바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또 하나의 삶입니다. 빛과 그림자이니, 양지니 음지니... 굳이 이런 말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그리도 동경해 마지 않는 자본주의의 이면에는 바로 이런 인간 군상들이 살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우리와 같은 도시에서, 우리와 같은 공기를 마시면서 말입니다.
일본 작가가 쓴 소설이지만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던 것은 이것이 단지 현대 일본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인생이 핑크빛이라고 믿는 분들이라면 당연히 이 책을 읽지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 사회나 이 시대에 대해 조금의 문제의식이라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내가 스쳐 지나갔던 사람들 중에도,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과 같이 삶의 무게에 짓눌린 사람들이 있을 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소설이라는 것이 한 사회를 반영하는 기능도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나름대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쉽게 '마이너' 혹은 '사회의 낙오자'라고 인식하는 사람들, 그들의 'last'는 어떠한 모습일까요? 제가 맘에 들었던 것은 작가가 섣불리 해결책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혹은 독자의 동정이나 연민을 자극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현대 사회의 모습을 있는 그래도, 객관적으로 묘사할 뿐입니다. 따라서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현실'이라는 것을 직시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LAST>. 도망가는 게 상책이 아니라면 혹은 외면하는게 상책이 아니라면 정면으로 맞부딪히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도 지금을... 인생의 'Last'라고 느끼시고 있다면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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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작가와의 만남은 일생에 한 번, 단 한 권의 책으로 한정되기도 합니다. 확실히 단 한 번의 기회는 귀중한 것이지요. 그 만남이 즐거웠다면 그 작가의 작품은 계속 찾게 되는 인연으로 발전합니다. 새로운 감동을 기대하면서 말이죠…
나는 오늘 한 작가와 특별한 만남을 가졌습니다. 다시 경험하기 어려운 행운이었습니다.
한가한 오후에 우연히 서점에서 본 강렬한 표지에 나도 모르게 손이 가 잡은 “라스트”란 이상한 제목의 책…
책을 다 읽은 후에, 몰락해가는 어른들의 이야기 속에 저의 자화상이 담겨 있는 듯한 느낌에 마음이 저려왔습니다. 경쟁사회에서 패배하고, 직장과 가족을 잃고, 빚에 허덕이고, 타인으로부터 회복 불가능한 상처를 입은 채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지는... 정말 구제할 길 없는 라스트의 인간들의 모습…
마치 텔레비전에서 다큐를 보는 듯한 기분과 함께 제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여름의 무더위 속에서 삶에 대해서 약간의 무게와 함께 느껴 보고 싶으시다면 이 책이 좋은 인연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인상깊은구절] "이제 끝났다는 거지. 마지막 탈출구도 없어. 아직도 자신이 덫에 걸렸다는 걸 모르는 모양이군. 살아남는 것도 지옥. 이것도 저것도 모두 당신 뿌린 씨앗이니 남 원망은 마." 라스트 라이드에 나오는 사채업자 후쿠모토 슈지의 말입니다. 우리의 인생도 이렇듯 남모르는 덫에 걸려 허우적 대는 가엾은 중생의 모습은 아닐런지.. |
| 지금은 이시다 이라라는 작가의 광팬이지만, 아마 내가 이시다의 작품 중 가장 먼저 접했던 것이 이 LAST였던 것 같다. 누군가의 추천으로 읽게 된 라스트는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감으로 나를 압도했다. 누군가 뒤에서 나를 노려보고 있을 것 같은 기분을 만끽하며 읽어 내려간 라스트. 특별히 나쁘지도, 그렇다고 특별히 착하지도 않은 평범한 사람들이 세상이라는 거친 파도 속에서 이리저리 내몰리는 모습이 그려진 책이다. 삶과 죽음의 가운데서 고민하고,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서 발버둥 쳐보지만 결국 극단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 원하든 원치 않았든 그들은 그 거친 파도에서 짜디짠 바닷물을 꿀꺽꿀꺽 삼키며 발버둥을 친다. 그 어느 누구도 손 내밀어 줄리 없는 심해의 한 가운데서 갈증을 채우기 위해 마셔버린 바닷물은 오히려 더 까끌한 갈증을 가져온다.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없는 그 상황에서 그들은 결국 마지막을 맞이한다. 읽는 내내 심장이 바싹 조여오는 느낌이었다. 한참 힘이 들어 버둥거리고 있던 내게 바짝 다가와 손을 흔드는 마지막이라는 단어.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이 힘들어하던 내게 경고하듯 혀를 차고 있었다. 네가 겪는 일은 희망이 보이는 일이라는 것을 이 책은 암시하고 있었다. 작은 절망에 몸부림 치며 괴로워하는 나를 꾸짖으며 다시 살아갈 것을 명령했다. 그리고 나는 이시다 이라의 그 명령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일어나서 다시 걸으면서 뛰는 것을 준비했고, 언젠가는 날아갈 것을 기약했다. 마지막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은 그리 쉽게 오지 않는다. 하지만 언젠가 오기는 온다. 우리는 늘 그 마지막을 준비하며 살아야 한다.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준비해야 할 것이다. LAST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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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데까지 가버린, 이제 한 걸음만 더 내디디면 추락할 것 같은 막다른 골목. 벼랑 끝에서 아슬아슬하게 한 팔로 무언가를 잡으려 손을 내미는 남녀들.
아침저녁, 나라 안팎으로 암울한 소식들만 가득한 번잡한 세상에서 마음 붙일 데 없이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이, 그중에서도 경쟁에 밀려 패배자의 모습으로 시들어가는 주인공들의 라스트가 가슴을 저릿하게 한다. 픽션다운 과장이 없진 않지만, 그게 없다면 또 소설 읽기의 즐거움이 없지 않을까.
한 편 한 편 모두 속도감 있는 내용 전개로 책을 읽는 내내 온전히 몰두해 단숨에 끝까지 읽어내려갔다. 가끔은 이렇게 현실과 밀착된 픽션을 통해 내가 사는 이 세상을 다시 한 번 바라보게 된다.
제길,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보다 어떻게든 살아야 하는 이 세상이 원망스럽다. [인상깊은구절] "바닥에 드러누우니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사람의 발밖에 없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표정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더러워진 구두 끝과 묘하게 밝은 도쿄의 밤하늘만이 또렷하게 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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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동안 내내 충격과 슬픔을 느끼게 하는 글들이었다. 전체적으로 우리네 정서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없진 않았지만, 왠지 소설속의 내용이 힘든 우리사회의 현실과 너무 비슷해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IMF 6년 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한국. 계속되는 구조조정과 청년실업시대를 맞아 현재 비정규직 근로자가 470만명을 넘어서고 신용불량자는 300만명에 이른다. 불안정한 고용정책에 희생된 사람들이 카드빚과 생활고에 시달리다 못해 이제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 하고 있는데...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고, 열심히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죽음으로 내몰리는 소설속의 내용이 우리의 지금 현실과 너무나도 비슷하여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일본소설 특유의 깔끔함과 긴 여운을 남기게 하는 소설이다. 이 글을 보는 사람들에게도 이 더운 여름, 이 책만은 꼭 읽어 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마음만은 추운 겨울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시베리아 벌판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않고 맨몸둥아리로 버탱기고 있는 우리 자신을 보는 기분.... [인상깊은구절] 절망의 바닥에서 바라보는 푸른 하늘. 사정없이 내리쬐는 한여름의 태양이 서서히 기울어가는 푸른 하늘. 그런 하늘을 바라보노라면,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을 정도로 짜릿한 마비에 빠져들 때가 있다. 거리를 스쳐 지나가는 회사원들은 어느 누구도 그 푸른 하늘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
| 1파운드의 슬픔을 읽고 이시다 이라의 팬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4teen, Last까지.. 하지만 다른 작가들과는 달리 작품작품마다 이시다 이라의 색체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았다. 특이한 소재에 특이한 감정표현.. 가슴아프게 느껴지다가도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 암울한 현실을 살아가는 보통시민의(물론 보통시민이라고 할수는 없겠지만)이럴 수도 저럴수도 없는 상황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아직은 한가지 색체를 가지지 않은 이시다 이라의 작품.. 계속해서 접해보고 싶은 바램이 생기는 작품이다. 표지에서부터 느낄 수 있는 우울, 허망.. 너무나 잘 표현되어 있어 읽고 나서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 주인공들의 마음에 동화되어가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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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우연히 책 제목을 보고 고르게 되었다.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니 제목이 LAST인 것처럼 일본 현대 사회의 불황 속에 패배자로 전락한 인간의 결말을 그대로 알 수 있게 묘사한 소설이다. 인간구제를 위하여 표현된 것도 없다. LAST라는 책을 읽고 7가지 주제마다 간략한 느낀 점을 아래 글로 쓰는 것으로 나의 감상을 마치겠다. 이 글을 읽는다면 LAST라는 책을 권하고 싶다. 이유는 현대 사회의 다른 면을 바라 볼 수 있는 시선을 갖게 된다. 그리하여 책의 내용을 토대로 한 감상이 아닌 내가 내용을 이해하고 마지막에 느낀 점만 소개 한다.
[라스트 라이드]
-인생에는 불가피하게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있다. 남을 배려한다는 마음이 때로는 더욱 비참하게 할 수도 있다. 인간의 본심은 극도의 한계에 도달 했을때 나온다. 무엇이 후쿠모토 슈지를 한계에 몰아 넣었는가?
[라스트 쟙]
-인간은 수치심을 느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위 글에서는 절대 도덕적으로 용납이 될 수 없는 일이라고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상황에 얽매어 어쩔 수 없는 합리화가 약간은 작용을 함으로 죄책감 없이 불상한 사람이라는 전제하에 섹스 상대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되었다.
[라스트 콜]
-사람의 공포를 느끼게 하는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우연히 전화방에 들어갔다가 상대 쪽의 자살 장면을 보고 카즈유키는 경악을 금할 수 없었을 것이다. 원하지 않던 장면을 누구로 하여금 자기 눈에 보여진다면 그것이 거짓이라고 믿게 되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살아가며 미래를 예상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없다. 단지 꿈꿔 왔던 그 무엇을 이루기 위하여 동경 속에 목표에 다가가는 기약없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라스트 홈]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서 살아 갈 수 없고 집단을 이루어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끼리 모여 산다. 집단에서 떨어져 혼자가 된다면 스스로 헤쳐 나아갈 길이 너무 많으며 한계에 부딪칠 수 있다.
[라스트 드로]
-평소에는 모르고 지내다가 누군가에게 의문 나는 얘기를 들었을 때 불안한 마음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분명 중요하지 않게 생각했던 것이 불안한 현실로 다가오면 어떻하지 라는 불안감... 이로 인해 일어나지 않을 큰 실수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고 반대로 위기에서 벗어 날 수도 있다. '생각에 대한 행동은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또 다른 생각에 대한 행동을 낳는다.'
[라스트 슛]
-쾌락을 추구하는 것은 모두가 다르다. 이 글에서는 부러울 것이 없는 의사가 어린 아이들을 상대로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분명 자기 스스로도 잘 못된 것 인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하소연과 함께 행동이 이루어 진다.
[라스트 배틀]
-인생의 밑 바닥은 어디일까? 누구나 사회 생활의 초기는 걱정이 없이 앞에 있는 것만 바라보며 주위에 변화에 관심을 갖지 않는 성향이 있다. 이 후 돈이라는 것이 본인에게 부족하게 되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잊어버리게 하고 또한 의지도 사라지게 되어 인생의 결단을 스스로 내리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 의해 내려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인상깊은구절] 경쟁에서 패배한 사람들이 갈 곳은 없다. 말 그대로 그때의 개인은 LAST를 실감하게 된다. |
| 내가 직장인을 이해하기 시작한건 서른이 넘어서였다. 직장인이란 겨우 회사다니면서 열받는다고 술이나 퍼마시고 주말에는 잠만 자며 주식과 창업, 부동산 얘기나 들먹이는 나약하고 쓸데없는 공상하기 좋아하는 외계인 같은 존재였다. 당시 나는 백수였으면서 뭐가 그리 풍족했는지 하여간 직장인의 생활을 잘 이해하기 힘들었다. 물론 지금 나는 이 시대의 직장인을 98%쯤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왜 그들이 만나면 돈버는 일이나 창업, 부동산 얘기를 했는지를 이해하게 됐다. 금요일날 술마시고, 토요일날 놀고, 일요일은 왜 몸을 사려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말끔히 가시게 됐다. 백수시절의 내가 직장인들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처럼 직장인들의 희비애환은 아마도 사회생활 해본 사람들이 가장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생활 하면서 자기계발, 외국어 공부, 책읽기, 글쓰기, 몸만들기 등등... 이게 말이 쉽지. 퇴근만 하면 놀고 싶고 쉬고 싶고 술마시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지는 것이다. 거기다가 음 결혼까지 한다면 결혼 생활은...(여기까진 잘 모르겠다.) 술마시고, 택시타고, 옷사고, 책사고, 영화보고, 데이트 하다보면 통장의 잔고는 어느새 바닥나고 이달따라 월급날은 왜 저리 멀리 가 있나 생각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퍼굴이의 말처럼 "월급쟁이의 고민은 맞은편 신호등에 파란불이 들어오면 끝"이 나는 것이다.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감우성이 아무리 심각한 고민을 하다가도 횡단보도에 파란 불이 켜지면 기를 쓰고 달려가듯이.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테마로 엮은 이 카툰집은 사회생활로 ''엔꼬''난 배터리를 공감으로 충전시켜주는 것 같다. 너무 피곤한 이야기들이 많은 것은 좀 안타깝다. 나도 직장인이라 슬픈 얘기만 해대면 기운이 빠지니까! 여기서 본받을 점이 있다면, 이 작가는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자기전에 짬을 내어 이 카툰을 꾸준히 그려댔다는 점이다.(카툰중 하나에 작가의 생활시간표가 있음) 아무리 아무리 피곤한 직장인이라도 자신만의 콘텐츠를 쌓아가지 않으면 언젠가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매일 조금씩 부단히 실력을 쌓아가야만 한다. 연극인이면서 영화감독인 장진은 군생활 중에서도 새벽에 깨어 틈틈히 글을 써댔다고 하니 지금도 왕성한 그의 창작활동은 그런 부지런한 수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
| <라스트>는 이시다 이라의 단편 여러개로 묶여있다. <라스트>속의 단편들은 몇가지 공통점을 가지는데 먼저 제목이 모두 라스트로 시작된다. 그리고 주인공은 모두 자신의 삶에서 라스트에 서 있다. 그래서 그들은 러시안 룰렛처럼 죽거나 혹은 잔혹한 선택을 타인에게 또는 자신 스스로에게 강요 당한다. 이 책이 나에게 꽤나 충격적이었나보다. 하루는 이 책을 손에 든 채 잠이 들었는데 꿈을 여러개 꾸었다. 새벽에 깨어 다시 잠들면 다른 단편이 꿈에 나왔다. 아마도 이시다 이라의 글이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만큼 감각적이고 영상에 어울리는 것이라서 그럴 것이다. 그들의 삶과 나의 삶을 비교해 본다면 난 물론 행복한 사람이지만 난 왜 행복하다 느끼지 않는걸까? 내가 부족한 것을 채우면, 내가 넘고자 하는 산을 넘으면 행복해질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물론 절박한 사람들의 인생을 보며 내 인생의 우위를 실감하는건 비겁하다. 하지만 내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가지 않으면 난 내인생의 라스트, 그 순간까지 그저그렇게 살 것같은 생각이 든다. 인생은 팍팍하고, 더럽고, 러시안 룰렛이고, 시궁창일지도 모르지만 어김없이 태양은 공평하게 떴다가 진다. 오늘같은 햇살 아래 잘 마른 빨래조차 행복인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