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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極樂)’은 지극한 즐거움이란 의미로, 흔히 불교에서 평생 선업을 쌓은 사람이 죽은 다음에 다시 태어나는 이상적인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불교적 이상향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왕생(往生)’이란 표현 역시 죽은 다음에 다른 세상으로 가서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이며, 특히 서방에 있다는 극락정토의 세계에서 다시 태어나는 것을 일컫는다. 하지만 이승에서 억울한 사연이 있어 저승으로 가지 못하는 이들은 구천을 떠돌며 원귀(?鬼)로 지내면서, 때로 인간세계에 나타나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고 믿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귀신을 보았다거나 혹은 귀신의 기를 느꼈다는 증언이 등장하는 흥미로운 까닭이라고 하겠다.
이 책은 불교적 세계관에 입각해서, 귀신을 저승으로 인도하기 위한 협시보살들의 역할을 상정하고 만화로 형상화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극락왕생>이란 책의 제목은 불교적 이념에 따라 죽은 이가 아무런 괴로움과 걱정이 없는 안락하고 자유로운 세상에 다시 태어나는 것을 기원한다는 의미로, 첫 번째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당산역 귀신’의 사연을 들어주기 위해 환생시켜 그 삶을 추적하면서 내용을 이끌고 있다. 비만 오면 지하철 합정역에서 당산역까지 구간에서만 나타나 체리필터의 ‘낭만 고양이’를 부른다는 ‘당산역 귀신 박자언’을 극락왕생을 시키기 위해 지장보살의 협시인 도명존자를 비롯한 다양한 존재들이 등장한다. 당사자인 박자언은 자신이 죽은 이유를 알지 못하고, 이들과 더불어 과거로 환생하여 그 삶을 더듬어가는 내용이라고 하겠다.
작품을 구성하는 상상력의 뼈대는 불교적 관념에 입각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민간신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귀신들의 역할과 의미를 여러 에피소드로 녹여내어 드러내고 있다. ‘내기 한판’이라는 2화의 에피소드는 고3으로 환생한 박자언과 일행들이 무엇이든지 내기를 좋아하는 내기귀신들과 만들어내는 사건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여기에서는 몸집은 작지만 허황된 말을 일삼는 허풍선이귀신이 등장하는데, 이 존재는 이후의 에피소드에서도 심심찮게 나타난다. 누군가의 신발을 훔치면 그 사람이 죽는다는 의미의 ‘신발도둑’은 3화에서 등장하는 귀신이며, 인간의 몸으로 파고들어 사는 항아리귀신의 사연을 다룬 ‘목구멍 속의 얼굴’이라는 제목의 에피소드가 이어진다.
모두 4개의 에피소드로 시작되는 시리즈의 첫 번째 권으로 인간의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다양한 귀신의 존재들이 주인공 박자언과 그 일행들과 함께 갖가지 사건에 맞닥뜨리는 내용이라고 하겠다. 어찌 보면 이러한 작품의 설정은 모든 결과는 그 원인으로부터 비롯된다는 불교적 연기관(緣起觀)을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이해된다. 이 책의 구상 자체는 독자들에게 조금은 삶과 죽음의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라고 하겠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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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은가? 인터뷰에서 흔히 던져지는 질문이고, 그에 대한 대답은 또 사람마다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나 역시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지만, 그 대답은 언제나 과거의 나로 돌아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었다. 당시의 선택에서 더 나은 방법이 있었을지라도, 만약 당시에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현재의 나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의 시점에서는 명확하게 생각되는 상황이 당시로 돌아간다면, 그 시절에는 너무도 당연하게 똑같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그 이유의 하나로 꼽고 있다. 과거는 현재의 나를 이루는 삶의 과정이기에, 현재와 미래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지극히 원론적인 해답을 제시할 수 있을 뿐이다.
죽어서 저승에 가지 못하고 이승의 주변을 떠도는 박자언을 환생시켜, 과거의 시점에서 그 비밀을 찾아내기 위해 그를 돕는 보살들의 활약이 그려지는 작품이 바로 <극락왕생>의 주요 내용이다. 귀신이 존재한다는 설정과 그들을 통해 인간 삶의 다양한 면모를 형상화하면서 다채로운 에피소드로 풀어가는 내용이 벌써 6권에 이르고 있다. 어쩌면 ‘귀신’이란 존재는 그것을 믿는 자에게는 확고한 실체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 본다면, 이 세상에 인간의 지각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현상을 그저 귀신 혹은 도깨비의 탓이로 여기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러한 내용들이 소설이나 영화 혹은 만화 등으로 제시되어, 사람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6권에서는 모두 3편의 에피소드가 제시되어 있으며, 귀신이 출현하기 좋은 조건인 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내 이름은 보라’라는 첫 번째 에피소드는 ‘보라’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을 납치하여, 사람을 재료로 술을 만든다는 ‘술도깨비’들의 축제와 관련된 내용으로 구성된다. 술 재료에 따라 그들이 빚은 술을 마시면, 재료와 같은 모습으로 변신한다는 설정이다. 그래서 술도깨비들이 인간을 납치하려고 하는 것이다. 박자언과 그를 돕는 도명의 활약으로 인간들의 납치는 불가능하게 되고, 도깨비들은 박자언을 그들만의 축제에 초대한다.
이어지는 에피소드는 도깨비들의 축제에 초대를 받아, 그들과 함께 하는 모습을 그려낸 ‘어두운 밤의 축제’라는 제목으로 진행된다. 축제에서 어설픈 인간의 모습을 한 도깨비들이 자신들이 빚은 술을 마시며 즐기는 장면이 제시되는데, 사람들이 소홀히 버렸던 손톱이나 머리카락을 재료로 술을 빚어 도깨비들이 신체 일부만 인간의 모습으로 변했다고 설명한다. ‘깨끗한 안녕’이라는 제목의 마지막 에피소드는 흔히 ‘학교 괴담’이라고 논해지는 내용을 토대로, 학교 미술실을 어지럽히는 귀신의 존재를 등장시키고 있다. 매일 밤마다 지저분하게 어지럽혀진 미술실을 찾아가, 그 원인을 찾는 박자언과 도명의 활약이 제시되고 있다. 언젠가 학생들이 밤에 몰래 미술실에 들어가 어지럽혔던 시점 이후로 그러한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말끔히 청소하는 것을 즐기는 ‘청소귀신’이 그때부터 청소하는 법을 까먹엇기 때문이라는 설정이다.
작품에서 박자언은 고등학교 3학년으로 환생을 하여, 1년 동안의 삶을 반복함으로써 ‘극락왕생’에 이르는 길을 찾는다는 설정이다. 그 자신이 귀신이기에 이승에 존재하는 다양한 귀신들을 만나 그들의 사연을 들어주고, 때로는 그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작품에서 다뤄지는 대상들이 귀신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그들의 사연을 통해서 우리 인간 사회의 다채로운 면모를 반영하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아마도 작품의 결말이 가까워졌는지 이승에 대한 미련을 토로하는 박자언과 그를 극락왕생시키려는 보살들의 입장이 작품 곳곳에서 간간이 노출되고 있다. 어쩌면 환생 혹은 과거의 삶을 반복한다는 설정이 현실에서는 불가능하기에, 독자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소재라고 여겨진다.(차니) * 개인 독서 카페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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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1부 완결’로 출간된 이 책은 억울하게 죽은 귀신을 환생시켜 ‘극락왕생’으로 인도한다는 줄거리로 진행되는 내용의 시리즈물이다. 귀신이 존재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믿는 사람도 있고,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기에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자주 발생하고, 때로는 직접 귀신을 목격했다는 이들도 존재한다. 그래서 진실의 유무와는 상관없이 귀신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하고, 그로 인해 갖가지 작품들이 탄생할 수 있다고 하겠다.
1부의 마지막 권에서도 모두 3개의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달에 토끼가 산다는 전설을 소재로 한 ‘달토끼와 자장가’라는 제목의 에피소드는 토끼들이 산다는 가상의 귀신달을 등장시켜, 주인공인 박자언과 그를 돕는 협시보살들의 활약을 그려내고 있다. 아마도 흥미를 유발시키기 위한 장치이겠으나, 협시보살들이 서로 갈등 관계에 있다는 설정은 개인적으로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빨 너머에’라는 제목의 에피소드는 죽음의 세계로 통하는 관문을 커다란 입으로 상정하여,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보도록 하는 내용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마지막 ‘일체개고’라는 제목의 에피소드에서 작자언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암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1부를 마무리하면서 새롭게 시작하는 2부로 연결시키려는 작가의 의도일 것이라고 이해되나, 그동안 조금은 지루하게 읽었던 터라 새로운 에피소드에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기로 했다. 책을 감싼 띠지의 표현처럼 주인공인 박자언이 ‘착하지 않은’ 인간이라면, 왜 보살들이 그의 극락왕생을 위해 돕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아울러 ‘착하다’는 기준 역시 지극히 자의적인 관점에서 내리는 판단일 수밖에 없다고 하겠다. 삶과 죽음의 문제를 색다른 관점에서 풀어내는 것에 관심을 가졌지만, 나로서는 1부의 마지막 권이 이 책과의 인연의 끝이 될 것이다.(차니) * 개인 독서 카페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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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의 주요 건물이라고 할 수 있는 법당의 이름은 어떤 부처를 모시느냐에 따라 그 명칭도 다르고, 각각의 부처 옆에 모셔져 있는 협시불도 그 명칭과 역할이 서로 다르다. 예컨대 현세불인 석가모니를 모신 법당은 대웅전이라고 하고, 그 옆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자리를 하고 있다. 이 책에서 환생한 박자언과 함께 이승에서 활동하게 되는 도명존자는 무독귀왕과 함께, 지옥으로 가는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모두 구제한 후에 스스로 부처가 될 것을 서원한 지장보살의 협시불로 소개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당산역 귀신’으로 떠돌고 있는 박자언의 극락왕생을 돕기 위해, 지장보살의 명을 받아 함께 환생하여 동행하는 역할을 담당한 것이라 하겠다.
이렇듯 그 소재는 불교적 관념을 취하고 있지만, 작품에 등장하는 여러 귀신들의 존재는 전통적인 민간신앙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4권도 모두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11화의 ‘산할머니’는 흔히 산신이라고 하는 존재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이해된다. 동굴의 우물을 지키는 산할머니를 찾아가서 대학 시절 박자언의 교수를 만나게 되는데, 이 내용은 아마도 후속편에서 다른 방식으로 연결되는 에피소드로 그려질 것이라 예측된다. 지금은 집집마다 정수기가 있어 약수를 길어먹는 사람이 드물지만, 과거에는 운동 삼아 새벽에 산기슭에 위치한 약수터까지 가서 물을 길어오기도 했다. 그 물을 마시면 건강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던 것인데, 이 역시 자연을 존중하는 사람들의 관념이 반영된 관습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둘, 영원히’라는 제목의 12화에서는 지옥도의 감시를 피해 수백 년 동안 그림 속에 숨어사는 ‘청화’라는 존재를 쫓는 이야기라고 하겠다. 이러한 발상도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 귀신이 있다는 관념을 형상화한 것이라 여겨진다. 마지막 ‘만파식적 블루스’는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만파식적을 소재로 하여, 10화에 소개했던 거울 속의 우물귀신과 연결되는 에피소드이다. 아직도 박자언의 죽음에 얽힌 사연을 풀지 못했지만, 이 작품의 구상은 불교의 인연관을 통해 인감의 삶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이해된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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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귀신(鬼神)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은 결코 쉽게 답할 수 없는 문제라고 하겠다. 인간의 이성과 과학으로는 절대로 인정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오랫동안 귀신은 사람들의 이야기들에서 실재하는 존재로 믿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귀신 이야기’는 옛날이야기의 단골 소재 가운데 하나이고, 무언가 논리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상황을 가리켜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비록 빛의 왜곡으로 카메라에 이상한 형상이 찍히더라도 그것을 귀신의 존재로 인정하기도 한다.
일단 귀신은 살아있는 존재가 아니라, 사람이 죽어서 이승에 미련이 남은 존재들로 그려진다. 우리는 망자(亡子)가 살아생전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다면 죽어서도 귀신이 되지 않고 저승으로 떠났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불행한 삶을 살았거나 억울한 일로 죽음을 당한 이들의 경우 저승에 가지 못하고 귀신이 되어 이승을 떠돌면서 인간세상의 일에 관여한다고 믿는 것이다. 이 작품 역시 이러한 관념에 근거하여, 불교적 사유를 바탕으로 박자언의 죽음에 얽힌 사연을 풀어내고자 한다는 내용이라고 하겠다.
모두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3권에서도 박자언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풀고 극락왕생시키기 위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누군가 아끼던 물건에 생전의 그의 혼이 붙어있다는 관념이 8화에 등장하는 ‘저주가 있는 상자’라는 사연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 비밀의 주인공은 원망을 품고 죽어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는 원귀의 형태로 등장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자주 지나다니는 길에 우뚝 서있어, 많은 이들의 소원을 받아주었던 당산나무를 소중하게 여기는 관념이 존재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주위의 돌을 주어 당산나무 주위에 던져 모아놓기도 하고, 각자의 소원을 정성스럽게 비는 대상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한 믿음을 지니는 이들이 줄어들고, 과거에는 마을의 수호신으로 여겨지던 당산나무들도 하나씩 베어지고 있다고 한다. ‘비밀을 지켜줘’라는 9화의 내용은 바로 이러한 관념을 형상화한 것으로, 사람들의 비밀을 토로하는 대상으로서 ‘쏙닥나무’와 관련된 내용이 펼쳐진다.
물론 이러한 예화들은 사람으로 환생한 박자언의 사연을 하나씩 드러내는 것과 동시에 예부터 존재했던 민간신앙의 관념들을 접합시킨 것이라고 이해된다. 아울러 인간의 삶에서 쉽게 이해되지 않는 현상들을 인간세상과는 구별되는 이계(異界)의 작용이라고 설명하곤 하는데, ‘우물 속으로’라는 10화의 내용이 바로 그러한 관념에 토대를 두고 있다고 하겠다. 박자언이 우물귀신에게 얻은 거울이 바로 이계로 통하는 입구이며, 그곳으로 들어가 다양한 사연을 접하는 내용이 이어진다. 이러한 에피소드들은 결국 박자언의 죽음에 얽힌 사연을 풀어내기 위한 장치라고 하겠는데, 당사자도 모르는 그 비밀을 푸는 과정에서 고교 친구들을 비롯한 살아생전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가 드러나기도 한다. 누군가에게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이야기지만, 또 다른 이들에게는 이러한 관념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그래서 오랫동안 ‘귀신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고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는지도 모른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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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미 죽어 귀신이 된 박자언이 관음보살의 배려로 환생하여 겪는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만화이다. 무슨 사연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녀는 비가 오는 날 합정역에서 당산역 사이에 나타나 체리필터의 ‘낭만고양이’만을 불러 ‘당산역 귀신’으로 불리기도 한다. 26살에 죽어 귀신이 된 박자언의 사연을 확인하라는 것이 바로 관음보살로부터 도명존자가 내려받은 화두인 것이다. 박자언의 고3 시절로 환생하여 도명존자를 비롯한 다양한 존재들이 그의 죽음의 사연을 캐는 과정에서 다양한 귀신들과 만나는 에피소드가 펼쳐지게 된다.
1권에 이어 2권에서는 모두 3개의 삽화가 제시되는데, 동해에서 마지막으로 사라진 용와의 후손을 찾는다는 ‘용의 아이들’이라는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다소 황당하기는 하지만, 마지막 용이 죽으면서 수천의 갈래로 산화해서 그 정기를 받은 후손들이 곳곳에 살고 있기에 ‘우리는 모두 용의 자손이다’라는 결론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이어지는 6화에서는 ‘비와 당신’이라는 제목으로, 비가 오는 날 나타나는 귀신의 정체와 사연이 펼쳐지고 있다. 수업 시간에 너무도 차갑게 느껴지는 분위기 때문에 ‘싸이정’이라고 부르는 서이정 선생의 친구와의 사연이 담겨있다. 학창 시절 친하게 지냈지만 졸업을 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멀어질 수밖에 없었던 친구의 죽음에 대한 회한을 그리고 있다고 하겠다.
2권의 마지막 에피소드는 사람의 몸에 들어가 꿈을 통해 그 사람의 과거와 무의식의 세계를 들여다본다는 ‘꿈벌레’라는 제목의 구성이다. 용의 후손을 찾기 위해 문수보살이 가져왔던 꿈벌레가 남아 환생한 박자언의 몸속으로 들어가서 그의 과거를 캐묻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설정이라고 여겨진다. 다만 에피소드를 계속 이어가기 위하여 그 단서만을 보여주는 것으로 형상화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26살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박자언의 죽음에 얽힌 사연을 풀어내기 위한 설정이지만, 우리의 민간신앙에서 운위되는 귀신과 그에 얽힌 다양한 관념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여겨진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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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게 살다가 죽은 이가 저세상에서 다시 태어나 지극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바로 불교적 세계관으로 형성된 ‘극락(極樂)’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의 제목인 <극락왕생>은 죽어서 극락세계에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는 불교적 염원을 담고 있는 표현이다. 아직 그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죽어서도 저승에 가지 못하고 귀신으로 이승을 떠도는 박자언을 환생시켜, 다양한 에피소드로 구성하고 있다. 그 자신 귀신에서 환생했기에 박자언은 이승을 떠도는 다양한 귀신들을 만나고, 때로는 그들의 억울함이나 기원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박자언을 돕는 지장보살의 협시보살인 도명존자를 비롯한 다양한 형상들이 작품에 등장한다.
모두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5권에서도 다양한 귀신들이 등장하고, 보살계를 오가면 문제를 풀어가는 도명과 부속 인물들의 활약이 펼쳐지고 있다. 여전히 연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하는데, 새로운 에피소드가 전개되면서 박자언의 죽은 이유에 대해서는 관심이 희미해진 것처럼 느껴진다. 그저 새롭게 등장하는 귀신들의 존재가 부각되고, 도명존자를 비롯한 보살계의 갈등이 나열되는 등 본래의 줄기가 아닌 곁가지의 사연들만이 제시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파도가 내게로 온다’는 제목의 14화에서도 물을 떠나 길을 잃은 ‘고둥’에 깃들어 사는 귀신을 박자언이 바다로 돌려보낸다는 사연과 함께, 협시보살들인 문수와 관음의 ‘사랑’이라는 문제가 초점을 흐리게 만들고 있다. 또한 바다를 찾은 고둥귀신의 사연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채 박자언과 문수의 서로 다른 독백으로 에피소드를 마무리하고 있다. 이어지는 ‘자명고 소동’(15화)은 잠시 보살계를 찾은 도명과 갈등관계에 있는 귀왕반과의 문제를 소개하는 것에 그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에피소드인 ‘행운을 주세요’에서는 소금을 얻으러 다니는 오줌대장귀신의 사연을 해결해주면서, 귀신축제에 초대를 받는 장면까지 그려지고 있어 사연이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마도 새로운 스토리를 발굴한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애초에 설정했던 주인공 박자언의 죽음에 얽힌 사연과 그 문제를 해결하여 극락왕생시키려는 본질에서 다소 멀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이다.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는 흥미롭지만, 계속해서 읽으면서 스토리의 흐름이 본류를 벗어나 곁가지에 머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계속될 연재에서는 애초의 작품 의도를 살피면서, 그에 걸맞은 에피소드들로 엮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차니) * 개인 독서 카페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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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서는 종이책을 잘 구매하지 않는 편인데, 극락왕생은 웹에서도 정말 재미있게 봤던지라 예약판을 구매해 버렸어용. 예스24에서는 인센스 스틱을 특전으로 준다고 해서 다른 서점 플랫폼 말고 예스24를 골랐네요. 아까워서 피워 보진 못하겠지만. ㅎㅎㅎ 불교, 신화, 여성 중심의 서사, 자비로움, 따뜻함... 그것들이 이 만화의 강점이고, 거기에 고사리박사님만의 감성이 들어가 더욱 풍부해졌다. 책에 손 자국이 나는 게 너무너무 싫어서 한 권 더 살 걸 그랬다고 후회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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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단행본 두께에 놀라곤 하는 작품인데, 이번에는 더욱 더 볼륨이 어마머아마하네요. 단순히 컷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고 있는 서사가 너무 좋았어요. 도명 이야기도 인상 깊었고, 다양한 세계를 넘나들면서 전환되는 페이지의 분위기가 꼭 '직접 체험'을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희로애락이 가득한 작품이다, 라는 말이 절로 들 정도로, 다양한 감정을 느끼면서 '소름'까지 돋게 만드는. 귀한 작품입니다. 작가님 항상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좋은 만화 많이 많이 그려주세요. (지금 연재중이신 법법궤궤(네이버 웹툰)도 화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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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박사님의 《극락왕생》 은 참으로 묘해요. 6권을 읽다가 문득 박자언이 당산역 귀신이었다는 사실이 떠올랐어요. 고등학교 3학년으로 돌아가 학생으로 지내는 모습이 익숙해져 지금의 생활이 계속될 거라고 착각했나봐요. 자언이의 마음도 그랬나봐요. 일 년이 너무 짧아서 시간 가는 게 너무 무섭다고, 끝이 있다는 게 아쉽다고요. 나중에 아쉬워서 극락 안 가고 싶어지면 어떡하냐고요. 그러자 도명이 단호하게 안 된다고 말해줘요. 그런 마음은 잘못됐다고, 박자언은 극락에 가야 된다고 말이에요. 자언이 발끈해서 왜 그렇게 말하냐고 되묻자, 도명은 "너 같은 사람은 행복해져야 돼." 라고 말해요. 헉,,,, 이 장면에서 뭉클했어요.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귀신을 도우려는 자언 VS 세상만사 다 귀찮아 나몰라라 문수보살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문수보살이 자언에게 자극을 받아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보여주고 있어요. 도명도 왠지 자언에게 더욱 살갑게 구는 것 같고, 다들 알게 모르게 자언의 영향을 받았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처음엔 일방적인 관계였는데 점점 마음이 오가는 사이로 바뀌고 있어요. 모든 건 결국 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 환생, 업보, 카르마, 뭐라 부르건간에 말이죠. 깜짝 선물로 각 화의 BGM 모든 플레이리스트가 적혀 있는 책갈피가 들어 있어요. 고사리박사님은 자우림의 '죽은 자들의 무도회'과 크라잉넛의 '5분 세탁'을 선택하셨는데, 저는 자우림의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와 이적의 '빨래'를 추가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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